1 이름없음 2019/10/16 14:37:47 ID : dClzWrxXAo2 1
내가 할 이야기는 사실 다른 스레처럼 흥미진진하지 않을수도 있어. 그래도 신기한 마음에 써 보려고 해.
2 이름없음 2019/10/16 14:40:12 ID : dClzWrxXAo2 0
우리집은 지어진지 20년 조금 지난 시골 단독주택이야. 어렸을 때 아파트에 살다가 외할머니 중풍오시고 외할아버지 치매가 심해지셔서 같은 지역에 살던 우리가 그 집에 들어가서 간병해드렸어. 결론적으로 두분 모두 돌아가시고 지금 우리가족만 산지 딱 18년 됐네
3 이름없음 2019/10/16 14:42:25 ID : dClzWrxXAo2 0
외갓집은 원래 터는 넓었는데 앞마당이 좁고 뒷마당이 엄청 넓은 곳이였어. 뒤에 소 두마리가 사는 작은 축사와 고추밭이 있었지. 아빠는 그자리를 밀고 뒷마당 자리에 집을 지어서 이사했어. 그 후에 아무도 안살게된 옛날 외갓집을 철거하고 마당으로 쓰기 시작했지
4 이름없음 2019/10/16 14:44:44 ID : dClzWrxXAo2 0
처음에 이사왔을땐 너무 좋았어 ㅋㅋ 그도 그럴게 전에 살던 집은 아파트였거든..작은 방 세개에 작은 거실 하나. 게다가 그땐 부모님이 맏벌이 하셔서 나는 늘 엄마 가게에서 티비보고 놀거나 옆동네 작은할머니댁에서 놀았어 부모님이 퇴근하실때까지 말이야
5 이름없음 2019/10/16 14:46:24 ID : dClzWrxXAo2 0
근데 이사하고 외갓집이 있는 외진 동네로 이사오고나니 너무 좋은거야. 나는 외할아버지 좋아했거든 엄마는 못먹게하는 사탕이랑 캬라멜을 맨날 주셔서 ㅋㅋㅋㅌ 그리고 이사오자마자 엄마는 가게를 처분하시고 전업주부 시작하셨어. 나는 너무 좋았지
6 이름없음 2019/10/16 14:48:27 ID : dClzWrxXAo2 0
엄청 넓은 거실에 방이 세개였어. 안방 작은방 그리고 그보다 조금 더 작은방. 안방은 외할아버지가 쓰셨고, 제일 작은방에서 엄마랑 나랑 둘이 잤어. 아빠는 치매걸린 외할아버지께서 혹시 밤에 밖에 나가실까봐 혼자 거실에서 주무셨고
7 이름없음 2019/10/16 14:48:50 ID : Vhs5Qljy1yE 0
ㅂㄱㅇㅇ
8 이름없음 2019/10/16 14:50:14 ID : dClzWrxXAo2 0
아무튼 처음 이사와서 가구넣기전에 집을 둘러보는데 너무 신기했어. 방마다 부적이 붙어 있었거든.. 우리집은 미신을 안믿는 집안인데 말이야. 심지어 엄마는 크리스찬인데 방에 부적이 적으면 두개 많으면 세개가 붙어있으니 신기했지
9 이름없음 2019/10/16 14:51:48 ID : dClzWrxXAo2 0
오 봐주는사람이 있으니 힘이난다..! 그렇게 첫 2년은 별일없이 잘 보냈던것 같아. 특별했던 기억이 없거든. 그사이에 외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외할머니 돌아가셨어.
10 이름없음 2019/10/16 14:53:49 ID : dClzWrxXAo2 0
그리고 내가 8살이 되던 해에 엄마랑 아빠가 내 방을 꾸며주셨지! 안방 옆에있는 작은방이였어. 근데 말이 작은방이지 컸어 엄청. 이불장이랑 장농두개 서랍장 두개 넣고 퀸사이즈 침대 들어가고도 자리가 좀 있었거든 ㅋㅋㅋ 근데 나는 이집이 좋았다그랬잖아? 근데 부모님이 그렇게 꾸며주셨는데 되게 싫은거야
11 이름없음 2019/10/16 14:55:28 ID : dClzWrxXAo2 0
그냥 자기도 싫고 다 싫었어. 밤만되면 자는거 무섭다고 찡얼거려서 맨날 엄마랑 같이잤어 ㅋㅋ 결국엔 부모님도 두손두발 다 드시고 침대는 제일 작은방에, 책상은 내가 싫어하는 그 방에 뒀어. 앞으로 공부방으로만 쓰라고 하시면서
12 이름없음 2019/10/16 14:56:26 ID : dClzWrxXAo2 0
사실 어린마음에 거기에 혼자있는게 너무 무서워서 그 공부방 내버려두고 거실에 교자상꺼내서 공부했어. 속으로 아 저방 진짜싫은데 왜자꾸 엄마아빠는 저길 쓰라는거야 하면서
13 이름없음 2019/10/16 14:57:38 ID : dClzWrxXAo2 0
사실 이유가 있긴했어. 안방은 외조부모님 두분 다 돌아가신 곳이니 쓰기가 좀 그렇고... 제일 작은 그 방은 서향이라 진짜 존나게 더웠거든. 부모님이 나 위해서 그 두번째방 쓰라고 하신거같긴 했어.
14 이름없음 2019/10/16 14:59:02 ID : dClzWrxXAo2 0
아무튼 제일 작은방이 존나게 덥다그랬잖아? 그래서 여름엔 어쩔 수 없이 책상이 있는 그 방에서 자야했어. 나는 맨날 무섭다고 징징거리고. 엄마는 엄마가 옆에서 자는데 뭐가 무섭냐고 뭐라그러고, 아빠도 아빠가 거실에서 지켜줄게! 이러고... 나는 그래도 무서워서 칭얼거리고 밤마다 전쟁이였어 그때는
15 이름없음 2019/10/16 14:59:49 ID : Vhs5Qljy1yE 0
그러네 근데 그런얘기 들은적 있어 애기들은 어른보다 더 예민해서 뭐 그런거 무의식적으로 잘 알아차린다 하던데...?
16 이름없음 2019/10/16 15:00:29 ID : dClzWrxXAo2 0
그래서 그날도 한바탕 하고 공부방에 끌려가서 잤어. 엄마는 옆에서 있어줬고. 나는 그때 무서워서 이불 덮어쓰고 잤지.
17 이름없음 2019/10/16 15:01:15 ID : 4JPdzU3Qnwo 0
ㅂㄱㅇㅇ
18 이름없음 2019/10/16 15:01:18 ID : lck9z9g6rBs 0
ㅂㄱㅇㅇ
19 이름없음 2019/10/16 15:01:47 ID : dClzWrxXAo2 0
그러다 새벽 쯤 됐나? 발소리 들리는거야. 저벅저벅 말고 그 끈적한 발바닥이 장판에 닿았다가 떨어지는 쩍쩍거리는소리... 그게 되게 천천히 들리더라.
20 이름없음 2019/10/16 15:01:50 ID : fWkrhvu5TXu 0
보고있어!
21 이름없음 2019/10/16 15:03:53 ID : dClzWrxXAo2 0
나는 겁이 많았거든..그래서 무서워서 눈을 못뜨겠는거야. 그래서 계속 눈감고 있었어. 근데 그 쩍쩍거리는 소리가 계속 나 미친 ㅋㅋㅋ 내 코앞에서 나는거야 제자리걸음하듯이.. 그때당시 내가 교회다니고 있어서 속으로 얼마나 빌었는지 몰라 하나님 살려주세요 하면서
22 이름없음 2019/10/16 15:05:04 ID : dClzWrxXAo2 0
어느순간 발소리가 그쳤어. 그리고 슬슬 아침 되려는지 새소리도 났고 눈감고있어도 밝은지 아닌지는 분간이 되잖아. 그래서 아 아침이니까 이제 괜찮겠다 싶어서 눈을 떴어.
23 이름없음 2019/10/16 15:06:30 ID : dClzWrxXAo2 0
이불 덮어쓰고있었는데 어느순간 이불이 내려가있더라고 대충 앞이 보였어. 엄마는 내 뒤에있었고, 내 앞에는 장농이 있어야 하는데, 뭐 허연게 있는거야
24 이름없음 2019/10/16 15:07:47 ID : dClzWrxXAo2 0
정확히 말하면 되게 긴 치마였어. 바닥까지 끌리는 치마. 그래서 아 엄마가 빨래걸어놨나? 싶었는데 우리집엔 긴치마가 없어. 한복도 없어. 다 친할머니댁에 있지...
25 이름없음 2019/10/16 15:08:58 ID : dClzWrxXAo2 0
소름돋고 눈을 다시 감고싶은데 눈이 안감기더라.. 그래서 뜬채로 계속 있었어. 위쪽을 보고싶은데 진짜 귀신이면 어쩌지 싶어서 막 고민하고 혼자서
26 이름없음 2019/10/16 15:09:25 ID : k5O5Xs7dSKZ 0
ㅂㄱㅇㅇ
27 이름없음 2019/10/16 15:09:54 ID : dClzWrxXAo2 0
그리고 결심하고 천천히 시선을 위로 올리는데 어....그 치마가 끝이없더라. 이쯤되면 끝이겠지 싶은 지점이 있었는데, 차마 거기까진 못보고 혼자 울면서 엄마 불러서 깨웠어
28 이름없음 2019/10/16 15:10:59 ID : dClzWrxXAo2 0
엄마는 놀랬지 애가 자다가 울고있으니까... 아무튼 엄마가 왜그러냐고 묻길래 저기에 뭐 있다. 이러면서 장농을 가리켰는데
29 이름없음 2019/10/16 15:11:41 ID : dClzWrxXAo2 0
아무것도 없었어. 그냥 장농 문만 있었어. 나는 그때부터 그걸 귀신으로 믿었고 엄마는 내가 헛것 본줄 알더라고
30 이름없음 2019/10/16 15:12:35 ID : dClzWrxXAo2 0
그러고나서 몇년간은 내가 너무 싫어하니까 책상까지 제일 작은 방으로 옮겼어. 그 사이에 나는 고등학생이 됐고..
31 이름없음 2019/10/16 15:13:40 ID : dClzWrxXAo2 0
그때도 나름 별일없이 지냈는데, 아마 고3때였나 스무살때였나 아빠는 당직이라 주말 집에 나랑 엄마 뿐이였어. 둘이서 왔다 장보리 보고있었어
32 이름없음 2019/10/16 15:15:46 ID : dClzWrxXAo2 0
소파에서 보고있는데 엄마가 옆에서 공부 안하냐고 갑자기 잔소리 하시더라고. 그래서 좀 말다툼을 했어. 그냥 내가 화를 좀 낸거지... 엄마가 그 뒤에 뭐라고 했는데 진심 기억안나고 나는 막 화만 나더라? 그래서 엄마한테 소리를 질렀어. 원래 나로서는 절대 안하고 못할일이야. 그런데 그렇게 되더라고
33 이름없음 2019/10/16 15:17:09 ID : dClzWrxXAo2 0
그리고 화가나서 내방문 쾅 닫고 들어갔지. 그랬더니 엄마가 문 세게 닫는다고 또 밖에서 뭐라하는거야.. 그래서 그거알지? 혼나기 무서운데 화났을때 아 내가 그런거 아니라고~~~ 바람때문에 그렇다고~~~~~
34 이름없음 2019/10/16 15:18:32 ID : dClzWrxXAo2 0
그러니까 밖에서 엄마가 또 뭐라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그래서 나왔어. 티비는 켜져있는데 엄마가 그 공부방에 누워있는거야. 누워서 화를 막 내셨어. 그래서 나도 같이 막 화내고 있었는데 뒤에서 엄마목소리로 레주야 너 뭐해? 하는 소리가 들렸어
35 이름없음 2019/10/16 15:20:02 ID : dClzWrxXAo2 0
진짜 평소에 상냥한 엄마목소리. 내가 당황해서 뒤를 돌아봤는데 아까전까지 누워있던 엄마가 화장실에 있는거야.. 그리고 아까전엔 거실불이 다 켜져있었는데 부얶불만 켜져있고..나는 아무도 없는 그 방에 혼자 서있고...
36 이름없음 2019/10/16 15:20:58 ID : dClzWrxXAo2 0
너무 황당해서 엄마 나한테 화난거 아니였어? 하고 물었거든? 그랬더니 엄마가 더 이상하게 나를 보더라고 너한테 왜 화가나는데???? 이러시는거야
37 이름없음 2019/10/16 15:22:31 ID : dClzWrxXAo2 0
진짜 뭐지 뭐지 하면서 거실로 나가서 시계보니까 새벽 두시 반이더라 ㅋㅋㅋㅋㅋㅋㅋ진짜 존나 패닉이였어.
38 이름없음 2019/10/16 15:24:41 ID : dClzWrxXAo2 0
나는 당황스러워서 엄마 진짜 우리 싸운거 아니야? 드라마보다가 싸웠잖아. 하고 말하니까 엄마는 아니래. 내가 여덟시 반쯤에 잔다고 방에 들어갔대. 그리고 갑자기 새벽에 나와서 아무도 없는방 가서 소리지르길래 이상했다는거야
39 이름없음 2019/10/16 15:26:33 ID : dClzWrxXAo2 0
내가 당황해 하니까 엄마가 나보고 홀렸네, 홀려서 헛것봤네 하셨어. 그냥 여즘 피곤해서 몽유병인가봐 하고 엄마는 대수롭지않게 여기는거 같더라
40 이름없음 2019/10/16 15:27:32 ID : dClzWrxXAo2 0
근데 그 후에 가끔 손님들 놀러오거나 친척들 오면 그방은 절대 안내준다. 안방 제외하면 제일 넓은방인데도 굳이 내 방에 손님들 재우시더라 부모님 둘다. 내방 다 차면 거실에서 손님 모시고..
41 이름없음 2019/10/16 15:28:10 ID : dClzWrxXAo2 0
좀 신기했어 뭐 아예 남의집이었던 걸 사서 이런일이 일어난것도 아니고.. 외갓집에서 이런일이 일어난다는게 ㅋㅋㅋ
42 이름없음 2019/10/16 15:29:56 ID : dClzWrxXAo2 0
잡 이야기는 허무하지만 이게 끝이야 ㅎㅎ..머쓱하다..비슷한 일로는 대학생활할때 좀 있었어. 8층인데 창문 밖으로 여자 머리통 본거나.. 옆방이 너무 시끄러워서 항의하려고 했는데 내 양옆방이랑 맞은편방 공실이였던거니 등등 ㅋㅋㅋ
43 이름없음 2019/10/16 16:05:19 ID : Vhs5Qljy1yE 0
신기하당 ... 그리구 부모님이 그런거 보통 잘 안믿으시자나.. 근데 믿으시는거 보면 좀 신기해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꺼리신다던징
44 이름없음 2019/10/16 16:05:29 ID : Vhs5Qljy1yE 0
잘들었어 스레주! ^ㅇ^
45 이름없음 2019/10/16 16:57:18 ID : g6mJQpPhbDt 0
재밌게 봤어!! 내 눈을 즐겁게 해줘서 고마웡ㅋㅋ
46 이름없음 2019/10/16 17:36:53 ID : ctvCrtbfXs4 0
잘 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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