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2/09 00:23:26 ID : 84HAZeMryZh 0
전 중학교 때 학교폭력을 당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남자는 약하면 안 된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기에, 집에 말은 못했었어요. 그냥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체육관을 등록하고 재능도 없는 몸뚱아리 굴려가며 죽어라 노력하니 학교 폭력은 극복됐어요. 문제는 그 이후인 것 같아요. 그 일을 겪고 벌써 10년이 흘렀는데 제 정신상태는 그때 중학교 1학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약해지면 누군가가 나를 잡아먹을 것 같은 강박증에 늘 시달려요. 그래서 10년간 운동을 마음 편히 쉰 적이 없습니다. 식단도 늘 조절하고 어디가 아프더라도 체육관에 꾸역꾸역 나갔어요. 남들이 보면 제가 엄청 강한 사람인 줄 압니다. 겉으로는 엄청나게 쎈 사람인 것처럼 자신감 넘치게 다니거든요. 누구한테도 약한 소리 하지 않고 언제나 당당하게요. 그런데 전 사실 그런 사람이 못 돼요. 겁도 엄청 많아서 스파링 할 때마다 무섭고 긴장돼요. 누구하고 트러블이 생기면 심장부터 뛰고 도망치고 싶구요. 힘든 일 있으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방에 틀어박히고 싶어져요. 하지만 그렇게 못해요. 저는 언제나 당당해야하고, 자신감 넘쳐야하니까요. 조금이라도 제가 만든 이미지가 흔들리면 그날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제는 누가 괴롭히는 것도 아니고, 폭력에 시달리는 학생도 아닌데 저는 왜 아직도 무언가를 무서워하고 살까요. 제가 강해지면 이런 일이 안 무서워질까요? 그럼 여기서 얼마나 더 노력해야 그만큼 강해질 수 있을까요. 정말 극복해보려고 엄청나게 노력했어요. 주짓수, 복싱, 킥복싱 근처에서 배울 수 있는 건 전부 배웠습니다. 누가 덤비더라도 이길 수 있으면 불안감이 사라질거라 생각해서요. 그런데 오히려 불안감은 점점 심해져만 가네요. 아파서 운동을 쉬는 날에도 불안해지고 무서워지니까요. 오늘도 무릎 부상 때문에 쉬던 와중에 갑자기 심장이 뛰고 말도 안 되는 상상들이 들어서 결국 맨몸 운동 끝내고 나서야 괜찮아졌어요. 두서도 없고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어디다가 하소연 할 곳이 없어서 그냥 주저리 주저리 적어봤어요...
2 이름없음 2020/02/09 00:24:44 ID : fdO4HBak05P 0
힘내세요..
3 이름없음 2020/02/09 00:25:23 ID : fdO4HBak05P 0
중학교때 자신을 괴로폈던 애들에게 사과를 받아보는건 어떠나요?
4 이름없음 2020/02/09 00:25:42 ID : fdO4HBak05P 0
그러면 마음이 편해질수도 있을것갈아서..
5 이름없음 2020/02/09 00:27:47 ID : 84HAZeMryZh 0
마주치기도 싫어요;; 진짜 걔네는 사람이 아닙니다
6 이름없음 2020/02/09 00:29:48 ID : 6qpfdO062Mn 0
~4 그런말 함부러 하는거 아니야.... 나도 감히 뭐라고 할 순 없지만 운동을 한다고 강해지는건 아니야 문제는 마음이잖아. 아무리 네가 강해지려고 운동을 해도 결국 네 마음이 그렇게 되어 있지 않으면 강해지는게 아니야. 미안. 내가 이런말할 처지는 아닌데. 근데 몸 망가져가면서까지 운동하는건 아니다.
7 이름없음 2020/02/09 00:30:27 ID : bB89wMmLe3W 0
해답은 외부적으로 강해질 것이 아니라 그 불안감에서 벗어나야 할 것 같아요. 누가 약해지면 나를 공격할 것 같은 그런 불안감 강박감이요.. 아무리 외부적으로 강해져도 더 심해지기만 할 것 같아요. 거기다 사람은 언제나 강할수만 있는게 아니잖아요. 올지 안올지 모르는 적을 대비한다고 24시간 가시를 세우고 있으면 본인이 제일 지칠 것 같아요. 제가 당장 어떻게 하라고 실질적인 조언을 드리기가 조심스럽네요.. 각 시에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만24세 이전이면 청소년상담센터 이용할 수 있는걸로 알고있는데 그런곳을 이용해보면 어떨까요?
8 이름없음 2020/02/09 00:31:25 ID : 6qpfdO062Mn 0
내가 조안을 해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닌데 ~4가 너무 눈살 찌푸려져서 한말 얹어봤다 별 도움 안되서 미안해 네 몸은 강해졌을지라도 마음은 여전히 약한거 같아. 자존감을 높이면 돼. 그런데 나도 방법은 몰라. 자존감을 높이라니 나는 도저히 못하겠더라.
9 이름없음 2020/02/09 00:37:31 ID : 84HAZeMryZh 0
다들 감사합니다. 그래도 어디다가 말하니까 좀 편하네요. 가끔 술 마시고 농담하듯이 넋두리는 해봤는데 아무도 진지하게 안 받아들여주더라구요. 자존감 높이고는 싶은데 만들어둔 이미지하고 실제 저는 완전히 반대라 점점 더 그거에 눌리는 기분도 들어요...노력은 해봐야죠. 중학교 때 일로 성인이 되서도 이러고 있으니까 되게 착잡하네요. 상담은 쉽게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사실 익명으로 글을 쓰는 건 쉽지만 제 목소리로 말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서요. 다들 조언해주셔서 감사해요.
10 이름없음 2020/02/09 02:35:12 ID : FdAZfU0si2q 0
소년기때의 기억이 트라우마가 되고 그 트라우마가 대인기피 혹은 그에 준하는 상태에 자신은 이렇게 해야한다는, 자신이 만든 모습에대한 강박증상까지 이건 홀로서기로 될 문제가 아니야. 약은 필요없을거같고, 전문가와 상담하고 천천히 바꿔나가야해.
11 이름없음 2020/02/09 04:16:16 ID : oNzgmIE5UY7 0
어린 나이에 힘든일을 겪었는데 그 당시에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고 너에게 정신적으로 기댈 곳이 없는게 너무 안타까워. 아무도 도와주거나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은 것도 화가나. 주위사람들에게 진지하게 고민을 털어놓았다가 어떤 반응을 받을지 무서울 수 있어. 상담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나는 다시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어. 나도 실제로 상담을 받아봤는데 상담가들은 너의 모든 말들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너와함께 고민해줄거야. 그들은 철저한 타인이기 때문에 너의 만들어진 이미지는 몰라. 그냥 너의 본래의 모습만 볼 수 있어. 만약 대학에 다닌다면 대학의 상담실에서 상담 받는것도 좋아. 용기를 내서 너가 더이상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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