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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마크
◆HyGq1u04Nun 2020/05/21 22:16:57 ID : twHxyE5Xzhu
잔인하게 평가해줘...
◆HyGq1u04Nun 2020/05/21 22:19:10 ID : twHxyE5Xzhu
영국의 작가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의 단편작 원숭이 손의 리메이크 작입니다. 즐겁게 봐주세요. 아들이 죽었다. 자랑스럽게 육군 공수부대에 입대해 아프간 작전에 투입되었던 아들은 적이 던진 수류탄을 육탄으로 방어하고 장렬하게 전사하였다. 하지만 아내는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모양이었다. 아내는 매일을 울음으로 지냈다. “여보 그만 울어.” 나는 아내를 위로하려고 했지만 아내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아내가 우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 아내를 위해서 아니었다. 내가 미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내의 울음을 멈추기 위해 나는 오랫동안 쓰지 않던, 깊고 어두운 검색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버 컴퓨터를 켰다. 컴퓨터가 켜지고 자동적으로 컴퓨터는 깊고 어두운 검색망, 일명 딥웹이라고 부르는 사이트에 접속 되었다. 암호를 디코딩하는 데에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긴 시간을 기다려 딥웹에 접속했다. “죽은 자를. 살리는. 방법.” 입력창에 키워드를 넣고 엔터키를 눌렀다. 제일 첫번째 등록물. 「일본에서 건너온 저주받은 원숭이 손입니다.」 나는 그 글을 클릭했다. 「어떤 소원도 들어주는 저주받은 원숭이 손. 일본 굴지의 대기업 도요마시타의 창업주도 저 원숭이 손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는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고 일본 민의원이 되었습니다. 그런 저주받은 원숭이 손. 당신이 제2의 도요마시타 창업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물건이 단 돈 만달러. 만달러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다른 글을 볼 정신도, 기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바로 글을 올린 사람에게 쪽지를 보냈다. 눈알이 아파왔다. 잠시 안경을 벗고 눈을 감은 채, 안구를 문질렀다. 그때 쪽지가 왔다는 알람음이 울렸다. 「쪽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물건을 사고 싶으시군요. 하지만 선생님.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 「값은 현금으로 치뤄 주실 수 있겠습니까?」 「만 달러를? 알겠습니다. 내겐 당신의 물건이 필요합니다. 부디 다른 계약은 맺지 말아주십시오.」 「당연합니다. 저는 직거래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구매자께서는 어디 사시나요?」 「엘에이에 살고 있소.」 「그러시군요. 그러면 엘에이 코리아타운에 있는 화작이라는 식당에서 12시에 만나시죠.」 「알겠소. 그럼 내일 봅시다.」 판매자의 전화번호를 받고 딥웹서버 컴퓨터를 껐다. “여보.” 대답이 없다. 아내는 울다가 지쳐서 잠이 든 것 같았다. 나는 차키를 가지고 차고로 갔다. 만달러를 넣을 서류가방을 사기 위해 단골인 슈퍼마켓으로 갔다. 아내와 친한 캐셔 캐시씨가 나를 알아보고 말을 건넸다. “아들 소식 들었어요. 정말 유감입니다.” “감사합니다. 괜찮습니다. 아들은 자랑스러운 미국 군인으로 죽었으니까요.” 괜찮다. 내일이면....... 내일이면 아들은 살아 돌아올 테니까. 다음 날. 코리아타운 화작이라는 음식점. 나는 한 테이블에 앉아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내가 식당에 들어올 때 가볍게 눈인사란 계산대에 있던 사람이 다가왔다 “구매자시군요.” 그 남자는 웃으면서 한국풍의 문양이 가득한 상자를 내려놓았다. 나는 만 달러가 든 가방을 테이블에 올리고 서둘러 그 상자를 집었다. 뚜껑을 열자 바싹 마른 손이 들어 있었다. 팔꿈치부분까지 잘라서 말린 것 같았다. “뭔가 드시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명색이 식당인데.......” 판매자는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묻는다. 하지만 나는 한시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아니오. 괜찮습니다.” “아쉽군요. 저희 집 음식이 정말 맛있는 데 말이죠.” 판매자는 잔뜩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내가 쥐고 있는 원숭이 손이 담긴 상자를 바라보았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원숭이 손을 세 번 문지르면 빛이 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소원을 비세요. 원숭이 손으로 빌 수 있는 소원은 세 개. 값진 곳에 쓰시길 바랍니다.” 나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 왔다. 아내는 잠이 들었는지 조용했다. 나는 아내가 깨지 않도록 2층의 서재로 올라갔다. “세 번의 소원을 빌 수 있다고 했어. 그럼 그게 사실인가 확인 해 봐야지.” 나는 그 원숭이 손을 세 번 문질렀다. 그러자 환하게 빛이 났다. “나에게 지금 만 달러가 필요해. 줄 수 있겠어??” 원숭이 손은 세 번 깜빡이고 원래의 상태로 돌아왔다. 벨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아내가 잠에서 깼는지 밖으로 나갔다. “우편물입니다.” 우편물을 수령하는 중인지 잠시 침묵이 흐르고 아내가 나를 찾기 시작했다. “어, 나 2층 서재에 있어.” 잠시 후, 아내가 서재로 들어왔다. “당신 앞으로 온 우편물이에요.” 나는 아내가 건넨 서류봉투를 받아들었다. 아내는 움직이지 않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보, 미안해. 내 개인적인 우편이라…….” “아, 미안해요. 나갈게요.” 아내가 문을 닫고 1층의 숙소로 내려가는 소리를 확인하고 나는 우편물을 열었다. “…….”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서류봉투에는 100달러짜리 지폐 100장, 한 뭉치가 들어 있었다. 원숭이 손을 쳐다보았다. 나는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원숭이 손. 너는 도대체 무슨 존재인 거냐??’ 뭔가 거북한 느낌이 들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공포감. 나는 서둘러 그 원숭이 손이 담긴 상자를 닫아버렸고 서재에서 빠져 나왔다. 그리고 몰려오는 피로감에 소파에 누워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아내가 나를 깨운다. 여전히 기운 없고 우울한 목소리로 나를 깨운다. 눈을 떠 아내를 바라봤다. 아내의 눈에는 이미 생기라곤 찾아 볼 수 없었다. 미안했다. 괜히 내가 미안했다. 아들이 죽은 것이 내 탓은 아니었지만, 미안했다. 저렇게 괴로워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내 자신이……. ‘아……?’ 나는 왜 그 원숭이 손을 기억에서 지운 것일까? 하지만 잠시 그것을 떠올린 것만으로 불쾌감이 몰려왔다. 내 본능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것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내가 그것을 구입한 이유가 떠올랐다. 괴로워하는 아내를 위해서였다. 아들을 살릴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지불해도 좋다는 생각이 내 본능과 싸우고 있었다. “으으, 여보. 내가 얼마나 잔거지?” 나는 아내의 뺨에 키스를 하고 소파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 물을 한잔 마시고 아내에게 말했다. “저녁 먹어야지.” 아내는 내가 누워 자던 소파에 앉아 멍한 상태가 되었다. 당연히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냉장고에서 레토르트 식품을 꺼내 포장을 벗기고 전자레인지에 넣었다. 넘어가지 않는 것을 억지로 넘기고 서재로 올라왔다. 원숭이 손이 담긴 상자가 보였다. 나는 그 상자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1층으로 내려와 아내의 옆에 앉았다. “여보. 여보! 제시카!” 나는 아내의 어깨를 잡아 내 쪽으로 돌아보게 했다. “여보. 이게 뭔 줄 알아?” 나는 원숭이 손이 담긴 상자를 아내에게 보여줬다. 아내는 그것을 힐끔 내려 보고 나를 쳐다본 뒤, 별 관심이 없다는 듯, 다시 허공을 바라보았다.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는 요술봉이야.” 나의 말에 아내의 눈이 커지며 나를, 그 상자를 다시 쳐다보았다. “무엇이든!?” 3주 만에 생기 있는 아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 무엇이든.” “그럼 그거. 그거. 아들.” 아내는 흥분했는지 어린아이처럼 말을 더듬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자, 이것을 세 번 문질러봐.” 아내는 흉측한 원숭이 손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렸지만, 이내 그것을 세 번 문질렀다. 그러자 원숭이 손에서 빛이 났다. “이제 소원을 비는 거야. 제시카? 소원을 빌어봐.” “아들을. 우리 아들을. 돌아오게 해주세요.”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소원을 빌었다. 원숭이 손이 몇 번 깜빡이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됐어? 된 거야? 우리 아들 돌아오는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무런 변화도 오지 않았다.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고 3시간이 지나도록, 우리의 숨막히는 일상은 변하지 않았다. 아내는 펑펑 울면서 내 어깨를 때렸다. “돌아온다며!!! 돌아온다고 했잖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처음 빌었던 그 소원, 만 달러는 그렇게 빨리 이루어졌건만……. 아내는 나를 원망하고 저주하며 울다가 지쳐 잠이 들었다. 나는 아내를 침실에 눕히고 거실 소파에 앉았다. 내 가슴속 깊은 곳에 한 울림이 울려왔다. 너는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고. 멍청한 녀석이라고. 넌 원숭이 손의 저주에 의해 비참하게 죽을 것이라고. 그리고 가슴 속의 다른 곳에선 또 다른 울림이 울리고 있었다. 잘했다고. 아내의 슬픔을 지워준 훌륭한 남편이라고. 곧 그 결과가 올 것이라고. 고개를 들어 시계를 봤다. 소원을 빌고 난 뒤 다섯 시간이 흘러 있었다. 다섯 시간 동안 똑같은 자세로 있어서였는지 몸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내의 잠꼬대가 들린다. 꿈속에서도 슬퍼하고 있다. 저 작은 몸으로 어떻게 저런 고통을 이길 수 있는지……. 제시카는 참 엄청난 정신력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아버지. 저예요.”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세 번 울렸다. “어머니 저예요.” 이상했다. 몹시 이상했다. 살아 돌아왔다면 이래서는 안 되었다. 왜 문을 두들기는 것인가! “아버지, 어머니. 문 열어 주세요. 추워요.” 또 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이건 아니다. 뭔가 잘못 되었다. 이래선 안 된다. 이건 뭔가 잘 못된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추워요. 문 좀 열어주세요!!!!” 문을 두드리는 소리도, 일정하게 세 번씩 두들기던 것에서 이젠 마구잡이로 두들기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아내가 잠에서 깨었다. “어머니! 아들 왔어요. 문 좀 열어주세요.” 아내의 동공이 얼굴을 벗어날 것처럼 커졌다. “여보! 우리 아들이…….” 아내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모습에 나도 조건반사적으로 일어났으나 몸이 굳어있어서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우리 아들이 돌아왔어.” 아내는 맹렬하게 현관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몹시 흥분했는지, 여러 개가 되는 잠금장치를 쉽게 열 수 없었다. 잠시 몸을 푼 나는 현관으로 달려가 아내를 문에서 떼어냈다. “안 돼! 여보. 정신 차려. 지금 이건 뭔가 잘못 되었어.” “저리 비켜! 아들이 돌아왔다고 아들이!” 아내는 조그만 체구의 여성이 낼 수 없는 힘으로 나를 밀쳐냈다. 나는 힘없는 인형처럼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말았다. “어머니. 빨리 문 열어 주세요.” 쿵! 쿵! 쿵!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에게는 이제 그 문 두드리는 소리가 공포가 되었다. “에잇! 슈발!” 아내는 생각대로 잠금장치가 풀어지지 않는 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나는 그런 아내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는 내가 말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한참을 공황에 빠져 있던 나는 원숭이 손을 기억해 냈다. 그것이 들어 있는 상자는 소파위에 있었다. 아내를 한 번 쳐다보았다. 아내는 잠금장치를 푸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아내의 눈치를 한 번 보고 냅다 소파로 뛰었다. 거칠게 상자를 열고 원숭이 손을 문질렀다. 빛이 났다. “아들을 원래 있던 곳으로 보내줘!!” 아내가 마지막 잠금장치를 풀고 문을 엶과 동시에 소원은 이루어졌고 아들은 사라졌다. “야 이 개새끼야!” 아내는 미친 듯이 달려와 내 목을 조였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미치나 저렇게 미치나 똑같이 미치는 거다. 그렇다면 이렇게 미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나는 옳은 선택을 했다. 아내는 광기에 사로잡힌 얼굴로 내 목을 졸랐다. 정신이 아득해진다. 꼼짝없이 죽겠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이 떠졌을 때 나는 지옥에 온 줄 알았다. 하지만 눈에 들어온 풍경은 우리 집이었다. 그 일이 있기 전의 우리 집의 모습과 똑같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의 난간에 밧줄을 매고 목매달아 죽은 아내의 모습을 제외하고……. 침실에서 아내의 유서를 발견했다. 나를 원망하고 저주하는 글들로 가득했다. 나는 아내의 시신을 거두고 눈을 감겨주었다. 너무 피곤했다. 몸이 무거웠다. 그 무거운 몸을 이끌고, 깊고 어두운 검색망에 접속할 수 있는 서버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갔다. 전원을 켜고 접속되기를 기다렸다. 너무 무거워진 눈꺼풀을 가까스로 뒤집으며 접속되기를 기다렸다. 오랜 디코딩시간이 끝나고 사이트에 접속되었다. 나는 글을 올렸다. “일본 굴지의 대기업 도요마시타의 창업주도 사용한 소원을 이루어주는 원숭이 손을 판매합니다.” 팔에 더 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스르륵, 책상을 지지하고 있던 팔이 떨어진다. 나는 완전히 편안한 상태가 되었다. 영원히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원숭이 손의 저주. 그것은 우리의 생명을 담보로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아내의 생명을 거두어갔고 이제 내 생명을 거두어가려 하고 있다. 원숭이 손이 담긴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의 잘못 된 인연. 여기서 끝이다.” 원숭이 손. 그것의 저주. 이제 안녕. The End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십니까?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죽었어요. 아내가 충격 받을까봐 보여주지 않았지만 아들은 팔과 복부 대부분을 잃었습니다. 가슴 위의 상체와 허리 아래의 하체만 남은 거예요. 손이 없었습니다. 손이 없었다고요.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우리 집엔 초인종이 있었지만, 손이 없었기 때문에 누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쿵쿵거리며 문을 두드리는 소리. 그것이 뭐였겠습니까?” 여자는 로젠버그씨의 일기를 보고 있었다. 그 일기엔 남자가 겪은 일들이 모두 적혀 있었다. 그 일기에 따라 경찰들은 현관에 뉘여 있던 제시카 로젠버그의 시신과, 서재에서 죽어있던 크리스 로젠버그의 시신을 찾을 수 있었다. “선배. 믿겨지십니까?” 여자가 선배로 보이는 남자에게 묻는다. “이야기의 사실 여부를 누구에게 묻는 거야?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라!” 남자의 말에 여자는 입을 쀼루퉁하게 내민다. “아들이 돌아왔을 때 남자가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뭔지 설명해봐.” “저는 이 이야기를 사실로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여자를 바라봤다. “정답이야. 나는 사실이라고 믿으니까 설명해 줄게. 로젠버그 부부가 살린 아들은 전장에서 죽은 그 모습 그대로 돌아왔던 거야. 팔이 없고 복부가 없는 상태. 가슴 윗부분과 허리 아랫부분. 팔은 없고.” “문을 발로 찼다는 뜻이군요.” 여자가 대답했다. “그거야. 그 사실이 남자를 패닉으로 몰아갔고. 마지막 소원을 빌 수밖에 없었겠지.” “하지만 선배!” “응?”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정작 물증은 없잖아요. 그거요.” “원숭이 손?” “네.” 남자가 여자에게 찡긋 윙크를 날렸다. “그거. 어제 내가 구입했어. 로젠버그씨에게서.” “네?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로젠버그씨는 3일 전에 죽었다고요.” “이런 이런. 오컬트도 모르는 말괄량이 아가씨 같으니라고. 오컬트를 모르는 여자는 재미없다고요.” 남자의 말에 여자는 “그냥 재미없는 여자로 살겠습니다!”라고 외치며 그 방을 빠져나갔다. 여자가 나가는 것을 확인한 남자는 폰을 꺼내 사진을 열었다. 한국풍의 문양이 새겨진 작은 상자. 그 위에 올려진 바싹 마른 무언가의 손.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원숭이 손. 그 저주는 실재하는 거야.”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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