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QnDwJVamtvv 2020/07/17 13:48:25 ID : rdXs066kmsq 0
삼켜진 별의 종말 언젠가 지나쳤던 유성 그건 하늘에 흠집 하나라도 냈었을까
2 이름없음◆QnDwJVamtvv 2020/07/17 14:16:44 ID : rdXs066kmsq 0
아가미가 있었다 떼어내기 싫어 이 주나 버텼다 세상은 나를 억지로 물속에서 끄집어냈다 내던지고 메마르게 두었다 코로 쉬는 숨은 오염된 지 오래였다
3 이름없음◆QnDwJVamtvv 2020/07/17 14:38:12 ID : rdXs066kmsq 0
내가 경로를 자주 이탈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걸 '일탈'이라고 불렀다 나는 목적지를 정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4 이름없음◆QnDwJVamtvv 2020/07/17 15:11:14 ID : vzQk7dSLhwK 0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나 몸이 고단했다. 이불에 파묻혀 녹아 없어지기 직전이었으나 부모님의 등쌀에 못 이겨 어거지로 집을 나섰다. 주택가 사이에 덩그러니 열려있는 우리 집 현관이 축소되기를 멈췄다. 한참을 집 밖에 서성이다 걸음을 옮겼다. 현관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대신 새로운 문을 열었다. 커피 향이 가득 들어찼다. 구석자리를 꿰차고 음료를 주문했다. 음악을 듣고, 쓴 글들을 일기장에 옮겨 썼다.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갔다.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켰다. 다정한 담임 선생님의 문자가 들어있다. 내 부탁도 들어있었다. 내용은 부모님으로부터 비밀이었다. 나는 오늘 학교를 쉬었다. 먹고 싶은 걸 먹었다. 오랜만에 글도 썼다. 일기장의 첫 장을 너절한 시로 장식했다. 내 시였다. 즐겁다는 감정이 들지 않았다. 학교에 있을 때와 다를 바 없었다. 지루하고 무료했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다지만, 당장은 하고 싶은 것만 했다. 아무런 감상도 느낄 수 없었다. 평범하게 됐다. 끔찍한 일이다.
5 이름없음◆QnDwJVamtvv 2020/07/17 16:24:11 ID : vxDzcE2k8i7 0
친하진 않지만 무척이나 좋아하는 애가 있다. 그 애의 성격이나 취미나 그런 것들이 마음에 들었다. 성격상 깊어질 수 없는 사이지만 괜찮았다. 그냥 마주 보고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굳이 가까워지고 싶은 열망도 없었다. 이 정도 거리가 내가 그 애를 가장 좋아할 수 있는 거리였으므로.
6 이름없음◆QnDwJVamtvv 2020/07/17 21:19:53 ID : vxDzcE2k8i7 0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들은 일제히 무시하고 단순히 그런 감정이 드는 것에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을 보면 속이 답답하고 아프다. 처음부터 스스로 그런 생각이 들도록 자랄 사람은 없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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