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7/23 19:33:16 ID : dPgY3xClxwp 0
어릴때, 상상도 못 할 만큼 어릴때. 딱 한번. 내 용돈으로 수면제를 사서 열알 다 먹고 죽으려고 한 적이 있었어. 바보같이 수면유도제는 족을 확률이 극에 달한다는 것도 모르고 영어학원 가기 전에 후딱 죽으려고 했었지. 버스를 안 타니 전화가 오고, 울렁거리면서 어쩔 수 없이 영어학원에 갔어. 처음으로 학원에 양호실이 있다는걸 안 날이었지. 자꾸 심장이 쿵쿵 뛰고 아파서, 사람은 죄를 짓고는 못 사나보다 하며 엄마한테 그 사실을 털어놨어. 엄마는 다음날 쓰레기통을 뒤져봤다 하더라. 난 다섯알을 먹었다고 말 했거든. 그리고 다섯알은 버렸다고. 그때부터, 내 마음 안엔 또 하나의 벽이 있어. 아무에게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 아니 사실은 문이 없는. 그냥 끝없는 벽. 가끔 난 아파트 꼭대기 층에서 뛰어내리는 생각을 해. 창문을 타고 꾸역꾸역 내리면 어떻게 하던 죽지않을까? 하고. 그냥 죽을까, 하다가 아직은 내 꿈이 이뤄지지 않았으니 죽지 않기로 하고. 그렇게 다시 그 벽을 바라보지. 내가 한 70살 쯤 되면, 그땐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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