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8/16 22:29:05 ID : NxO3A6o7wHu 0
우리 아빠는 내가 공부하면서 힘들다고 하면 요즘 얘들은 복 받았다, 자기는 더 힘들었다, 누구는 더힘들다.. 이런식이야. 작년에 우울증 때문에 진짜 힘들었거든. 성적이 크게 떨어져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 아빠한테 힘들다고 했더니 엄마는 회사에서 더 힘들대. 시험 압박감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시험 망해도 좋으니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그랬더니 말 부정적으로 한다고 식당에서 사람들 다 있는데 큰소리로 혼내더라.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는데 내가 배부른 소리 하는건가? 내가 그냥 나약해서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악물고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버텼어.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고 손이 달달 떨리고 시험이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줄줄 흐르고 심장 소리가 너무 커서 아무것도 못할 때도 아무한테도 못 말했어.. 그리고 셤 끝나고 몇달 지나니까 괜찮아 진 줄 알았는데 아닌가봐. 몇달 전에 작년에 힘들었다고 하니까 자기가 더 힘들었대. 자기도 죽고싶었대. 물론 나도 아빠가 많이 힘들었던건 아는데... 말문이 막히더라. 진짜 악에 받쳐서 엉엉 울면서 나 정신과 상담받고 싶다고 했는데 엄마가 그정돈 아니래. 내일 지나면 괜찮아질 거래. 난 정말 매일밤 죽고싶었는데 말이지. 아빠는 나 하는 얘기 듣더니 그거 못버티면 나중에 더 힘들거라서 그렇게 말했다고 그러더라. 오늘도 학교 시험 일정이 불만이라는 말을 했는데 아빠가 사촌언니 들먹이면서 사촌언니가 더 힘들다는 식으로 말하더라. 진절머리가 났어. 우리 아빠 날 아껴주시고 좋은 분이신건 맞는데, 이럴 때마다 너무 힘들어. 위로, 공감 한번이 그렇게 어려운걸까. 내가 너무 큰 걸 바라는 걸까. 그리고 좀 외람되지만 난 어렸을 때 글쓰는걸 좋아했어서 장래희망도 그쪽이었어. 아빠한테 소설가 하고싶다고 했더니 소설가는 돈 못번다고 그랬고, 드라마 작가 하고 싶다고 했더니 드라마 작가는 아줌마들이나 한대. 그래서 난 자연스럽게 하고싶은것도, 장래희망도 없어졌어. 그래놓곤 목표가 없다고 뭐라고 하더라. 그래서 돈 잘버는 안정적인 직업 아무거나 할거라고 했더니 돈이 전부가 아니래. 너가 하고싶고 잘하는걸 하래. 근데 이제 난 내가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모르겠어.. 내 동생은 초등학생인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 그럼 장래를 그쪽으로 가질 법도 한데 그림 그리는 직업은 돈 못번다고 안할 거라고 그러더라.. 동생도 나처럼 하고 싶은것도 잘하는 것도 다 잊어버릴까봐 걱정되고 안쓰러웠어.. 글을 급하게 써서 횡설수설하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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