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0/03 23:02:04 ID : u5O64Y09AnO 0
안녕! 스레딕은 처음이라 글 쓰는게 좀 어설플 수 있지만.. 너무 타박하지는 말아줘 ㅠㅠ 최대한 열심히 써볼게! 어디가지 않으니까 끝까지 봐줬으면 좋겠어 ㅎㅎ 이건 몇달 전에 내가 전생 체험을 했던 얘기야! 그때 당시에 왜인지는 몰라도 애들끼리 전생 체험을 해보는게 유행이었어. 어디 특별한 곳에 가서 하는건 아니고 그냥 간단하게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 틀어놓고 하는 방식이었어. 친구들끼리 뭐 됐네, 안 됐네 하면서 서로 얘기하고 그러더라고. 얘기하는 걸 보니까 꽤 재밌어 보여서 나도 해보기로 하고 날을 잡았어.
2 이름없음 2020/10/03 23:03:13 ID : 4K0k781jy6n 0
ㅂㄱㅇㅇ
3 이름없음 2020/10/03 23:03:27 ID : 9AqpdRAZba4 0
ㅂㄱㅇㅇ!
4 이름없음 2020/10/03 23:05:20 ID : u5O64Y09AnO 0
나도 친구들을 따라서 유튜브에 영상을 검색했어. 전생체험이라고 검색하니까 영상이 꽤 많이 뜨더라. 그래서 맨 위에 뜨는 영상에 들어갔어. 이어폰을 끼고 침대에 누운 다음 딱 눈을 감았지. 처음에는 평화로운 음악을 배경으로 아저씨가 인자한 목소리로 뭐라뭐라 하니까 좀 어색하고 웃겨서 집중을 못했어.
5 이름없음 2020/10/03 23:08:11 ID : u5O64Y09AnO 0
그래도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어. 처음에는 몸에 힘을 풀고 진정을 하랬지. 그 다음엔 내가 아주 넓은 들판에 와있는 상상을 했어. 나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 연두빛 들판 한가운데에 서 있었어. 평소에 상상력이 좋은 편이라 진짜 거기 있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나는 계속 앞으로 걸어나갔어. 얼마 안 가서 울창한 숲이 나오더라. 나무들은 나보다 몇십배는 더 컸고 정말 깊어서 햇빛이 잘 들어오지도 않았어.
6 이름없음 2020/10/03 23:10:50 ID : u5O64Y09AnO 0
그렇게 나는 또 숲을 하염없이 걸었어. 그러다 앞에 동굴이 나오더라. 그 동굴도 정말 정말 깊었어. 계속 걷고 걸으래서 좀 지루했지만 최대한 마음을 다잡고 동굴로 들어갔지. 불빛 하나 없고 진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새까만 동굴이었어. 조금 무서웠지만 그냥 내 머릿 속 상상이니까 쭉쭉 걸어갔어. 거의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쯤 되니까 생뚱맞게 나무 문이 하나 나오더라.
7 이름없음 2020/10/03 23:12:09 ID : u5O64Y09AnO 0
혹시 보고 있는 사람 있어..? 없어도 풀거긴 하지만 ㅎㅎ
8 이름없음 2020/10/03 23:14:54 ID : yLglA2E2k4F 0
보고았
9 이름없음 2020/10/03 23:16:46 ID : u5O64Y09AnO 0
없나보네.. 뭐 나중에라도 봐주는 사람이 있겠지? ㅠㅠ 어쨌든 영상에서 문을 열고 들어가라길래 나는 문을 열었어. 근데 문을 열었는데 아무 것도 안 나오더라. 그냥 뭔가가 보이지도 않는 말 그대로 그냥 검은 화면이었어. 우리가 눈을 감았을 때처럼. 이상하게 영상에서도 그 다음부터 별 말이 없고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기 시작하니까 나는 그냥 아.. 실패했네. 생각하고 그만 두려고 했지. 그래서 딱 눈을 뜨려는 순간에 갑자기 쾅하고 엄청나게 큰 소리가 났어.
10 이름없음 2020/10/03 23:17:10 ID : u5O64Y09AnO 0
아아 ㅠㅠ 고마워!!!
11 이름없음 2020/10/03 23:20:14 ID : u5O64Y09AnO 0
쾅 소리가 딱 나자마자 화면이 딱 바뀌었어. 내가 직접 눈을 뜬 건 아닌데 눈이 딱 떠지는 것 같은..? 아무튼 내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은 전쟁터였어. 포탄이 하늘에서 계속 떨어지고 총소리가 계속 내 귀를 울렸어. 아무래도 처음 들었던 소리는 포탄이 떨어지는 소리였을거야. 흙으로 범벅이 된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뛰어가거나 땅에 쓰러져있거나 했어.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 나는 무언가를 들고 계속 달려가고 있었어. 여기서 나는 내 의지대로 뭔가를 할 수는 없었어. 그냥 1인칭 시점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
12 이름없음 2020/10/03 23:23:11 ID : u5O64Y09AnO 0
나는 품에 기다란 상자를 들고 뛰어가고 있었어. 나무로 된 상자였는데 굉장히 무거웠어. 전쟁터였으니까 아무래도 총탄이 들어있던 상자가 아니었을까 싶어. 다른 군인들에게 전달하려고 했었나봐. 그 커다란 나무 상자를 들고 있던 손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정말 작고 앳됐어. 나는 그제서야 내가 어린 남자아이였던걸 알아챘어. 그래서 여태껏 시야도 꽤 낮았었던 거였어.
13 이름없음 2020/10/03 23:26:55 ID : u5O64Y09AnO 0
계속해서 떨어지는 포탄과 사방에서 들려오는 총소리와 곡소리에 나는 몇 번이고 넘어졌어. 가뜩이나 작은 체구에 그 커다란 상자를 들고 가려니 어지간히도 힘들었어. 그러다가 갑자기 쾅 소리와 함께 나는 그대로 눈을 떴어. 그리고 이게 내 전생체험의 끝이야. 정말 짧지? 나도 체감 상으로는 거의 5분 정도 밖에 지난 것 같지 않았어. 하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30분이 넘는 영상이 모두 끝나 있었어. 물론 앞에서 동굴에 들어간 곳까지만 해도 10분 남짓됐을 거야.
14 이름없음 2020/10/03 23:29:30 ID : u5O64Y09AnO 0
그렇다고 나는 내가 잠에 들어서 꿈을 꾼 것 같지는 않았어. 자고 일어났을 때에 그 느낌이 아니라 정말 내가 어딘가에 잠깐 홀렸다가 딱 깨어나는 느낌이었거든. 아무래도 내 전생에서의 최후는 어린 나이에 전쟁에 나갔다가 포탄을 맞고 죽은 것 같았어. 아직도 그 어리고 조그마한 손이 정말 생생해. 이게 끝이라니 정말 허무하지?
15 이름없음 2020/10/03 23:31:07 ID : u5O64Y09AnO 0
전생의 영향일지는 몰라도 나는 실제로 전쟁 영화를 정말 못 봐. 남들이 생각하는 무서운 정도가 아니라 두렵다고 할까? 사람들이 고통에 빠져 마구 비명을 지르는걸 듣기만 해도 당장이라도 토가 나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16 이름없음 2020/10/03 23:33:51 ID : u5O64Y09AnO 0
하하.. 뭐 이제 정말 끝이야! 정말 허무하지? 나도 내가 이런 방법으로 전생을 보게 될 줄은 몰랐어. 몇달 전에 있었던 일인데 그냥 갑자기 떠올라서 써봤어. 전생 체험을 할 때 들었던 영상은 잘 기억은 안 나. 그냥 어떤 아저씨가 나와서 차분한 목소리로 어찌해라.. 하는 영상이었던 것 같아. 여기까지 읽어준 사람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재밌게 읽어줬으면 좋겠다! 그럼 안뇽~
17 이름없음 2020/10/04 00:47:15 ID : yLglA2E2k4F 0
잘 읽었어! 뭔가 여운이 남고 슬픈 장면이네. 어린나이에 전쟁터에서 생을 마감하다니ㅠㅠ 찡하다.. 내가 알기론 전생체험은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이 잘 성공한대! 나는 예전에 하다가 포기했지만..암튼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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