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02/10 15:33:26 ID : 6Y8klhbDzhy 0
우선 이 글을 읽고 혹시나 마음이 불편할 당신을 위해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하고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게시판 이름이 하소연인데, 이런 곳에서 글을 읽어준다는건 그만큼 당신이 공감 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나며 뛰어난 공감능력 때문에 남의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마냥 받아들여 당신의 하루가 찝찝할 수도 있으니까요. 미안합니다. 20대를 보내면서, 나는 사람들을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때로는 거대한 집단에도 있어보고, 때로는 몇명 뿐인 집단에도 머무르고, 어쩌면 오늘 이후로는 마주칠 것 같지 않은 그런 사람도 만났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렇게 많은 사람을 직접적으로 대면할 필요가 없는 일을 선택했지요. 언젠가, 세상을 바꿀만한 거대한 일을 꿈꾼적도 있지만 그런 일을 하기에 저는 많은 사람들을 마주하며 얻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수입적으로 썩 만족스럽진 않지만, 결혼을 하지 않는 선 안에서 적당히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지요. 이러한 일을 하는 데에 가장 큰 원인을 주는 사람들은 정말로 이유없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치 상처를 주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행동과 말 하나하나가 나에게 상처가 되는 그런 사람. 학창시절동안 홀로 괴롭힘도 견뎌내 왔기에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닐거라 생각했지만, 이걸 어쩌나요.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어떠한 일이든 기술이 늘어나는 것을. 남에게 상처를 주는 일 조차 기술이라 그런지 뛰어난 스킬로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이 많았지요. 처음에는 이들을 이해하려 무던히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이 사람이 나를 싫어할 만한 행동을 했는가? 내가 한 말이나 행동이 이 사람에게 상처를 줄 만한 무언가였나? 그렇게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살았습니다. 물론 너무나도 큰 상처를 받은 날에는 다른 사람에게 무례한 사람이 되어 상처를 받지 않겠노라 다짐한 적도 있었지만, 그런 저를 녹이는 것은 정말 별 것 아닌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마음을 위해, 열이면 아홉이 나에게 상처를 주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이라도 따뜻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 언제나 예의바르고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했습니다. 물론 이것이 말처럼 거창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선택지가 놓여진 상황에서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무던히 노력을 했지요. 배려로 고마움을 느끼기는 커녕 당연하다 생각하는 순간이 와도 저는 스스로 만족하며 잘 살아왔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태도는 제가 많이 감정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겠지요.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게 섬세하고 예민하기에. 하지만 사회는 저같은 사람은 원하지 않지요. 저같은 사람을 원하는 때는 팀에서 누군가 책임을 지고 퇴사를 맡아야 할 때 뿐일 겁니다. 만만하니까요. 따뜻한 연애는 어림도 없지요. 저는 늘 친구에게든 애인에게든 좋아하는 것을 해 주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것을 안하도록 고치려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실상은 티도 나지 않고, 그렇다고 <내가 이거 너 싫어해서 안함!> 이라고 광고판을 달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이런 성격을 가지다 보니 속으로 삭이는 것들이 많아지고, 번화가를 나가는 것 조차 꺼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몇주 전 쯤, 모 업체에 일을 보러갔었습니다. 일이 이미 처리된 물건을 수거하러 간 것이라 가볍게 방문했는데, 잘 처리하고 대가를 지불하려는데, 카드는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 계좌이체를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원래 알고 있던 액수보다 좀 더 비싸더군요. 그런가요? 다시 보내 드릴게요 라고 하려는 찰나 마치 제가 몇천원 아끼기 위해서 그런 액수를 보낸 것 처럼 말을 하더군요. 좋게 미안합니다, 다시 보낼게요 라고 하니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냐, 자기네는 그런 곳 아니다 이런 식으로 매도를 하더군요. 욕설만 없었지 너무나도 기분 나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화를 내려던 찰나 함께 간 지인이 가게에 들어왔기에 조용히 계산하고 나왔습니다만 화가 식혀지질 않아 아직도 남더군요. 제가 인터넷에 글을 잘 쓰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화가나고 억울해도, 글을 쓰다보면 이성적으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 생겨서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는 게 보통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 부류처럼, 저의 잘못은 쏙 빼놓고 상대의 잘못만 써서 올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게 도움이 되냐 하면 그건 아닌 것 같네요. 물론 내일이라도 당장 그 업체가 망한다면 속은 시원하겠지만, 제 양심에 거짓을 올려 피해를 주고 싶진 않았습니다. 어리석죠 참. 그 사람이 저를 노려보며 했던 말도 말이지만, 그 표정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일이 한참 잘 될 시기의 표정이지요.. 그런 시기에 별 것 아닌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오는 표정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한때 지었던 표정이기 때문이죠.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다시금 그 일이 떠올라 화가 올라오는 군요. 제발 이 글을 쓰고 나면 조금은 편안해지길 바랍니다. 물론 세무조사를 넣을 수도 있을 것이고, 어른다운 복수는 많겠지만 어른 다운 복수를 하더라도 제 마음이 후련해질까요? 제 차에 흠집이 나서 속상할때, 흠집 낸 자동차를 두드려 부숴버린다고 후련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그런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적어도 경험을 통해 그것이 썩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술이라도 잘 한다면 며칠 쭉 마시고 싶은데 건강상 문제로 술도 마실 수 없구요. 그리고 늘 그렇듯, 이런 일을 겪고 나면 밖이 두려워지죠. 사람들이 무서워지고, 평소의 모든 것들이 예민해져 피해망상 환자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 지경에 갑니다. 정신과를 다니고 있지만 한참 괜찮아지던 시기에 이런 일을 겪으니 또 제자리 걸음인듯 하여 화도 나지요. 이성과 감성의 발전에서 왜 저는 이성은 없고 감성만 남았는지 의문을 표하기도 하고, 남에게 아무렇지 않게 상처주는 사람들은 왜 저렇게 잘 살 수 있는지도 궁금해 하지요. 별일 아니지만, 너무나 감정에 기대어 썼기에 부디 이 글을 보는 당신이 너무 이입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도 이 글을 써서 가슴 속 불씨가 사그라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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