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02/16 04:43:27 ID : XvyGre7z82r 0
고3 여자야. 우리집은 어릴 때부터 맞벌이 하면서 엄마가 집안일을 다 했어. 물론 엄마는 8시 출근 6시 퇴근인데 아빠는 회사 운영중이라 8시 출근(정해진건 아닌 것 같은데 사장이라고 맘대로 쉬지도 않고 늦어도 9시까진 출근하는 것 같아)7시 퇴근? 인 것 같아. 퇴근 시간은 안 정해져있는 것 같긴한데 그냥 사무실에서 죽치다 올 때도 있는 것 같긴 해... 월급은 엄마랑 아빠랑 다섯배 정도 차이나고...다른집은 그래도 집안일 나눠하는 경우 많은 듯 한데 우리 엄마는 아빠 일이 더 힘들고 그러니까 본인이 희생했어. 엄마는 모든 집안일을 했고 아빠는 회사 끝나면 본인 취미 생활 하느라 매일 새벽에 들어왔어(도박 골프 낚시 등등...) 어릴 땐 이게 이상한지 몰랐는데 초등학교 들어가고 하면서 이상하단 걸 알게 됐지.
2 이름없음 2021/02/16 04:46:08 ID : XvyGre7z82r 0
아빠는 그냥 집안 일에 무관심 그 자체였어. 언니나 나나 가족끼리 놀러간 기억이 전혀 없어. 아 대구 이월드 한 번에 자동차 극장? 몇 번, 영화관 몇 번(기억 하는 걸로는 두 번. 영화 제목도 기억나 ㅋㅋ 아 한 번은 영화관 까지 가서 아빠 혼자 다른 영화 봄). 평생 이 정도가 끝이니 말 다했지. 엄마는 해외 여행을 친구들하고 가곤 했고 나도 친구들하고 가거나 친한 사촌들하고 갔어. 아빠랑 언니는 해외에 관심도 없고. 이 정도로 무관심 했어. 대충 느낌 알려나...?
3 이름없음 2021/02/16 04:49:07 ID : XvyGre7z82r 0
근데 나도 성격이 고분고분한 편은 아니고(이건 아빠 닮은 듯)유대관계 그런 거 전혀 형성 안 되어있는데다 이런 말 좀 그렇지만 남혐 아닌 남혐을 하기도 해(아무한테나 그러는 건 아닌데 그런 워딩을 쓸 때가 있어. 페미니 뭐니 하기 전부터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턴가 여성 인권에 관심이 많았어. 집안 환경 덕인 듯). 이런 내 입장에서 아빠는...음...언니는 그래도 참고 사는데 난 그게 안 되는거지.
4 이름없음 2021/02/16 04:51:19 ID : XvyGre7z82r 0
그래서 중1때 한 번 크게 싸웠는데 오해 때문이었어. 설명하자면 길고 어쨌든 아빠 혼자 오해해서 온 몸에 멍이 들고 장대 우산이 부서질 정도로 때렸어. 그 와중에 나도 너무 어이없고 '아빠' 라는 그런 느낌이 없으니까 쌍욕하고 집 나가고 진짜 집 개판... 그렇게 나는 아빠랑 못 살겠다면서 다른 지역에 있는 친한 친척 집으로 가버렸어.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거기 사는 중.
5 이름없음 2021/02/16 04:54:36 ID : XvyGre7z82r 0
그 후로는 아빠가 많이 반성하는 듯 했어. 안 친한 친척들은 다 나를 욕하더라고 싸가지 없다고(아 생각하니까 빡친다...미친년들 뭘 안다고 씨부리긴 씨부려 평소엔 관심도 없는 것들이). 그래도 꿋꿋하게 한 2년 정도 사과 안 받아줬어. 한 번씩 문자도 오고 하더라고. 아빠가 미안하다고. 방학 때 집 내려가서 아빠 들어오기만 하면 쌍욕을 했는데도 뭐라 못 하고 엄마한테 들어보니 그래도 요리나 그런 거 하려고 노력 한다길래 풀렸지. 그 후로는 그래도 예전의 그 서로 완전 무관심 그런 것보단 가까워졌어. 아빠도 집 일찍 들어오는 날이 많아지고 외식도 1년에 한 번 할까말까 했었는데 요즘은 내가 방학 때 내려오면 밥이라도 먹으려곤 하니까.
6 이름없음 2021/02/16 05:02:00 ID : XvyGre7z82r 0
그런데...아직도...그 가부장적인 마인드는 안 사라지나봐...... 나는 방학도 짧고 그러는데 언니는 대학생이라 방학도 길고 7살때 이후론(난 4살, 언니는 7~8살 정도까지 친한 친적 집에 살았어)고3까지 쭉 집에 살았으니까 아빠 하는 얘길 많이 들었을 거잖아...? 근데 얼마전에도 자기 발톱을 깎아달래서 언니가 극혐하니까 언니 들으라는 듯 "다른 집은 딸이 아빠 발톱도 깎아주고 같이 놀고 한다던데~" 이러길래 언니가 너무 어이가 없었단 거야...거기다 엄마가 티비 보다가 언니한테 "니네 아빠는 너 가졌을 때 병원을 한 번도 같이 안 가줬다. 레주 가졌을 땐 계속 뭐라해서 딱 하룻밤 자줬고 너 가졌을 때 너네 외할머니가 같이 병원 갔다가 할머니 집까지 걸어갔어(그 산부인과 위치 아는데 할머니 집이랑 차 타고도 최소 10분은 걸리고 버스타면 30분이야...지금 네이버 지도 보니까 걸어서 최소 1시간 30분이고)" 이러면서 글썽거리는데 아빠는 그냥 티비 보고 있었다더라고...?
7 이름없음 2021/02/16 05:04:15 ID : XvyGre7z82r 0
그리고 또 집안일 가지고 엄마가 뭐라하니까(요즘은 쓰레기는 아빠가 버린다더라...)남자들은 그런 거 잘 안 한다, 너네 딸 시켜라(언니)했대. 그래서 엄마가 짜증을 내면서 기숙사 살면 알아서 혼자 할거고 나중에 자취해도 하게 될텐데 왜 벌써부터 시키냐면서 니가 하라고 뭐라하니까 뭐라 못 하고 빨래를 개더래...ㅋㅋㅋㅋ 그래서 그래도 자주 도와주나보네 했더니 언니가 보기에 1년에 한두 번 도와주면서 꼭 저런식으로 말을 한다더라고 ㅋㅋㅋㅋㅋ...
8 이름없음 2021/02/16 05:06:53 ID : XvyGre7z82r 0
거기다 딱 마인드 알 수 있는게 언니랑 엄마랑 티비 보면서 '요즘 어떤 여자들이 남자들 집안일 안 하고 그러는 거 참고 사냐 이혼하고 말지' 이런식으로 말하니까 아빠가 언니한테 "ㅇㅇ이 넌 남편이 저러면 이혼할거냐?" 이래서 언니가 당연하다고 하니까 비웃으면서(?) 콧방귀 뀌면서(?) 다 참고 산다고 누가 저런걸로 이혼을 하냐고 해서 엄마가 "요즘 여자들은 저런 거 안 참고 산다. 요즘은 여성 성위시대야" 이러니까 버럭 했다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
9 이름없음 2021/02/16 05:10:39 ID : XvyGre7z82r 0
근데 내 앞에선 저러진 않아. 아마 내 앞에서 하면 또 뭐라 할 거 아는 것 같기도 하고...어제도 아빠 엄마 나 이렇게 셋이 차 탔다가 나랑 엄마랑 얘기하면서 내가 "요즘 여자들은 다 능력이 있어서 혼자 살아도 돼~ 연구 결과도 보면 여자는 혼자 살아도 괜찮은데 남자는 외롭다더라. 예전이면 여자가 본인 일도 없고 하니 결혼 하지 요즘은 안 해도 모임도 있고 본인 일도 있고 해서 괜찮아~" 이러니까 아빠는 진짜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더라고. 아마 나 대신 언니가 있었으면 한 마디 했을 것 같긴한데... 그것도 그렇고 그냥 내 앞에서는 남자가 어쩌고 이런 말을 안 해. 내가 생각해도 언니나 엄마니까 참고있지 나였으면 화냈다가 말 안 통하면 욕을 하든 물건을 던지든 할 것 같거든...
10 이름없음 2021/02/16 05:12:48 ID : XvyGre7z82r 0
어쨌든 내 앞에선 안 그러는데다 노력하는 것도 알긴 아니까(저 마인드는 잘못된 걸 몰라. 다만 행동에 대해선 워낙 뭐라하니까 쓰레기라도 버리고 오려고 하고 그런 행동적인 노력은 하는거지)밉진 않거든...이왕이면 아빠가 마인드 좀 바꾸고 했음 좋겠어... 솔직히 저런 마인드는 진짜 아...내가 극혐하는 그런...딱 내가 남혐스러운 워딩을 쓰게하는 그런 마인드란 말이야...언니한테도 말했지만 아빠니까 더 뭐라 안 하는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진짜 쌍욕부터 나갔어...
11 이름없음 2021/02/16 05:16:41 ID : XvyGre7z82r 0
진짜 아빠가 마인드 좀 바꾸고 나도 아빠를 좀 좋게 보고 잘 지내고 싶은데 아빠의 이런 생각을 바뀌게 할 순 없을까? 진짜 이런 걸 바랄 수 밖에 없는 게 나한테는 안 그런 아빠거든 나는 뭘 해도(뭘 배우고 어떤 직업을 가지려고 해도)무조건 밀어주고 나 나중에 취업 못 하면 아빠가 먹여살려주겠다 하고 그럴 정도로 나랑 잘 지내려고 하고 집안일 같은 거 시킨 적도 없고 언니한테 하는 것 처럼 한 적도 없어...근데 이게 나를 넘어서 전체적으로 진짜 마인드가 바뀌고 엄마 집안일도 돕고 언니한테도 빻은 소리 안 했으면 좋겠어 아 진짜 너무 답답해
12 이름없음 2021/02/16 05:20:17 ID : XvyGre7z82r 0
아 진짜 이런 거 나도 싫은데 경상도에다 본가가 시골이라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ㅠㅠㅠㅜㅠㅠ 내가 지금 사는 지역은 그래도 광역시인데 본가에서 본 것 처럼 가부장적인 남자가 많진 않은 것 같거든...오죽했음 본가 살 때까진 결혼 절대 안 할랬는데 이사(?)오고 세상에 이런 남자들도 많구나...를 느끼고 결혼하고 싶어졌거든...
13 이름없음 2021/02/16 05:20:23 ID : XvyGre7z82r 0
이런 아빠였다가 생각 고쳐 먹은 경우 본 적 있어? 어떻게 해야 아빠가 생각을 조금이라도 바꿀까...
14 이름없음 2021/02/16 09:14:30 ID : pU6lA440pPb 0
레주 개사이다ㅋㅋㅋㅋㅋㅋ성격 부럽다....아빠가 가부장적으로 굴때마다 태클걸어보셈 꾸준히 그러면 아빠도 조금씩 변하지 않으실까?? 우리 아빠도 집안일 되게 안했었거든? 맨날 티비보고..근데 동생이 맨날 왜 엄마만 하냐, 엄마한테 시키지 말고 아빠가 해라 이런얘기 자주 했거든 그랬더니 아빠도 뭔가 느낀게 있는지 요즘은 많이 나아짐ㅋㅋ매번 꼭 장황하게 말할 필요도 없고 한마디씩만 툭툭 던져도 됨 가족 사이에서 '집안일은 분담하는게 당연하다'라는 인식을 심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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