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선 거창하게 블랙회사 라고는 했지만, 사실 어느 곳이나 조금씩 부조리와 텃세 정도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군대까지 다녀온 입장에서, 그리고 수년간의 아르바이트 경험 (식당, 술집, 피씨방, 카페, 극단, 호텔, 일용직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과 여러 회사의 정직원 생활을 했던 나는 가소롭게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아를 실현함과 동시에 수입까지 얻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한국에 얼마나 될까? 당장 친구들과 지인들만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혹은 꿈을 위해 일시적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어린나이에 일을 한다면 요식업에 뜻이 있는 젊은 청년이 아니고서는 대부분 '돈'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힘들지 않은 건 없지만 단순 업무의 강도가 아닌 동료들에 의한 직장에서 괴롭힘, 따돌림, 부조리를 당하면서 까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돈'을 벌 필요가 있을까? 정말 일할 곳이 이 곳 밖에 없을까? 자기가 당하는게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이 부조리를 당해 분위기가 십창난 곳에서 일을 해야할까? 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철이 덜 들었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참아야 어른이고 사회인이다' 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난 어제 일을 시작한 (누구나 알만한) 매장 판매직을 출근 첫 날에 블랙회사라고 할 만한 특유의 분위기와 싸늘함을 느꼈다.

대부분 올라올 스레는 내가 직접 하루 하루 일을 하며 목격한, 혹은 당했던 부조리를 일기 처럼 적을 생각이다. (실화입니다) 출근 전 서울에서 일을 하던 나는 원래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기에 사정이 생겨 잘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고 본가인 부산으로 내려왔다. 집안이 넉넉하지 않아 어렸을 때 부터 일을 많이 해왔고 일을 쉬면 안되기에 자연스럽게 부산에서의 일자리를 바로 구하지 않으면 안됐다. 코로나 시국이라 구인구직 사이트를 뒤져봐도 마땅히 일 할 곳을 찾는 건 상당히 애를 먹었다. 그러던 와중 사이트에 올려놨던 나의 이력서를 보고 한 기업에서 전화가 왔다. "xxx님 안녕하세요 사이트에 올려 놓으신 이력서 보고 연락 드렸어요" "네 안녕하세요" "일자리 아직 찾고 있는 거 맞으시죠?" "네 요즘 일자리 찾는게 쉽지 않네요" "저희는 ooo 라고 하는 회사입니다, 매장 판매 경력이 아주 많으신데 저희 회사 공고 확인해보시고 괜찮으시면 면접 일정 신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일자리가 빠르게 필요했던 나는 전화가 걸려왔던 같은 번호로 문자가 남겨진 링크를 타고 면접 일정을 신청했다. 누구나 들어봤을, 하지만 한국에는 수가 굉장히 적은 매장 판매직 면접이었다. 정해진 일정에 매장을 방문 했고 깔끔한 매장과 그에 걸맞게 선해보이는 직원들이 매니저라는 사람에게 안내를 해주었고 평범하게 면접을 본 뒤 당일 저녁에 바로 다음 날 부터 출근해 줄 수 있겠냐는 전화를 받았다. 어러운 시국에 일을 구했다는 생각에 그 날 저녁은 친구들과 맥주를 한 잔 했다.

출근 1일차 전 날 마셨던 맥주의 가벼운 숙취를 뒤로하고 버스에 몸을 맡겨 매장으로 첫 출근을 했다. 면접을 봤을 땐 보이지 않던 다른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 뒤 계약서 작성과 간단한 설명을 듣고 유니폼을 지급받고 개인 락커를 지정받았다. 락커에 붙은 명찰의 수를 보고 대충 직원 수를 예측 할 수 있었다. '직원은 15명 정도 되네..' 그 때 명찰에 적힌 대부분의 이름이 여성스러운 이름임을, 또 그게 이 매장의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한 몫을 했음을 그 때 당시에는 전혀 알지 못했다. "xxx님은 당분간 저희 기존 직원들이 돌아가며 교육을 할거에요" 바로 일에 투입되는게 아닌 매장의 메뉴얼에 따라 교육기간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교육은 말 그대로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정보와 다른 매장 판매직이 다 그렇듯 고객님들 응대 메뉴얼 교육 따위 였다. 교육이라지만 실제 고객들이 드나드는 매장에서 교육이 이루어졌고 가끔 직원들 빽룸 (스태프 룸), 사무실 등에서 교육을 했다. 빽룸에서 교육을 듣고 있는데 한 직원이 거칠게 문을 밀고 들어오며 "아 씨X 존나 빡치네" 라며 거친 대사와 함께 담배를 입에 물었다. 남중과 남고를 나오고 대학에서도 여자인 사람 친구가 많이 없었기에 여성의 입에서 욕을 듣는건 오랜만이었다. 그 사람은 면접을 봤던 매니저 바로 아래급인 직급으로 인상도 쌔거니와, 한 두번이 아니라는 듯이 자연스럽게 고객에 대한 불만을 동료 직원들과 나누는 모습에 '뭐지 이 사람..' 이라고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더 충격적이었던건 그 사람의 화를 가라 앉히기 위해 했던 여자 직원들의 표정과 행동, 그리고 말들이었다. (애초에 나 포함 남자 직원의 수가 적다) 겉으로는 동등한 위치, 같이 일하는 동료이지만 그 모습은 공주와 시녀를 보는 기분이었고 동시에 기분 나쁜 위화감을 느꼈다. 첫날에 빠르게 다양한 교육을 받은 탓에 정신없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퇴근 시간이 되었고 직원들은 마감을 시작했다. 나는 아직 포스기나 손님들이 드나드는 플로어에 나갈 수 없으므로 빽룸에 있는 직원 전용 커피머신을 청소하고 있었다. 카페에서 일한 경험도 있고 청소하는 방법도 들었기에 묵묵히 머신을 청소하던 중 머신 내부를 청소하는 알약같은 소독제를 넣었을 때 커피 찌꺼기 가루를 버린 통을 끼운 상태로 넣었어야 했음을 순간적으로 깜빡했고 뒤에서 아까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줬던 쌘 인상의 직원이 말을 걸었다. "순서가 그게 맞아요?"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아.. 죄송합니다 말로만 설명을 듣고 하다보니 실수했습니다" 곧 이어 "죄송하ㅂ.." 죄송하다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 직원은 나를 교육했던 직원에게 "이거 신입들 실수 많이 하는 부분인데 아까 교육 제대로 안했어요??" 순간적으로 정말 듣기 싫은 고음이라고 생각했다. 나를 교육해주신 직원의 사죄같은 사과가 끝나고 직접 머신 청소를 마무리 했다. 아까 까진 친자매처럼 붙어다니던 두명에게 묘한 긴장감이 돌았고 나는 옆에서 당황했다. 그 당황이 끝날 때 쯤 교육해주신 직원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퇴근해서 집에가는 버스 안에서 아까 그 상황이 자꾸 떠오르며 그렇게 될 상황이었는지를 곱씹었다. '첫날이라고 기강을 다지는 건가?' '자기 위치가 그렇게 해도 된다는 걸 보여주는 건가?' '좋은 말로 설명해 주는게 많이 어려운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생각했다. '익명으로 스레딕에 앞으로의 일을 기록해보자' 그리고 나서는 퇴근 하는 버스 창가에 기대 눈을 감았다.

개쎄다.... 나도 여자지만 여초 회사 기피해 면접볼때도 여자 면접관들이 더 무서운 분위기인거 같고...ㅜㅜ 남초도 기피하지만 여초도 기피... 힘내라 스레주

>>4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이 나네요 평소에 꿈을 잘 꾸지 않는데 새벽에 잠들어서 그런지 교육하는 꿈을 꿨네요 오늘 있었던 일도 퇴근하고 적어보겠습니다

면접 다음날부터 출근하라길래 싸하다했더니 역시....

ㅂㄱㅇㅇ... 오늘은 별 일 없길

출근 2일차 출근을 준비하기 위해 맞춰 놓은 알람보다 눈이 떠지는 것이 더 빨랐다. 출근 첫 날에 맞춰 놓은 알람보다 30분 정도 더 일찍 알람을 셋팅해놓았다. 어플을 이용해 출근 시간을 찍는 것 보다 30분은 일찍 미리 도착해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출근 준비를 한 뒤 무거운 눈꺼풀 만큼이나 무거운 발걸음으로 버스 정류장에 향했다. 버스 안에서 새벽에 올려놓은 스레딕을 확인했다. '81 Hit...' 81명이나 내 이야기를 들어줬다는 것이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적게 될까 생각하다 보니 매장 근처의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첫 날 배정 받은 개인 락커를 열고 유니폼으로 환복한 뒤 다른 직원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직급이 높은 사람일수록 정시에 출근하는 것 같은건 기분탓일까. "오늘도 xxx님은 교육을 할거에요" 어제 나를 교육해주었던 직원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 그 직원의 웃는 얼굴을 보자니 어제 커피 머신 청소의 일이 생각나 마음이 불편했다. 교육을 받다보니 어느 덧 점심 시간이 되었고 식당에 가는 인원과 휴게실에서 도시락을 먹는 인원이 나누어졌다. 나는 샐러드를 집에서 챙겨왔기에 몇 직원들과 휴게실로 향했다. 식사를 하다보니 입이 씁쓸했다. 드레싱을 뿌린다는게 깜빡한 것이다. 식사가 끝나자 대부분 직원들은 스마트폰에 얼굴을 묻고 몇 직원들은 담배를 폈다. 한 쪽 구석에 대학교에서 인기가 많을 것 같은 동그란 얼굴의 젊은 여직원이 말을 건넸다. "교육 받는 건 좀 어떠세요?" "이제 2일차라 모르는 것도 많고 외울 것도 많아서 힘드네요" "금방 적응 되실거에요" 동그란 얼굴의 여직원은 계속해서 웃는 얼굴이었다. 서로 간단한 자기소개를 했기에 나는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동그란 얼굴의 직원)님은 일한지 얼마나 되셨어요?" "저는 3개월 정도 됐어요, 이제 막 수습기간 끝났어요" 대화는 대부분 서로에 대한 질문이었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생겼다. "여기 매장은 퇴사율이 좀 높나요?" 최대한 거만해 보이지 않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제가 3개월 동안 5명 정도 교육 받다가 그만두시거나 잠수를 타셔서 얼굴도 못 본 직원도 있어요"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다. 그 때, "자, 이제 올라갑시다" 시계를 보니 휴게시간이 아직 5분 이상 남았있었다. 동그란 얼굴의 직원이 그 말을 듣고 제일 먼저 일어나는걸 보고 나도 뒤따라 일어났다. 정신없이 교육을 받고 시간이 흐르자 퇴근시간이 1시간 정도 남았다. "xxx님 오늘은 플로어에 고객님이 없으니 상품들 정리를 해보실게요" "네" 상품을 정리하며 각을 잡고 있는데 말 한 번 섞어보지 않은 나이 많아보이는 여직원이 나에게 다가왔고 가까이 오라며 손짓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잘 정리했던 상품을 엄지와 중지를 튕겨 흐트려트렸다. 순간 정신이 멍해졌고 상품이 바닥에 까지 떨어질지는 몰랐다는 듯이 "어머 정리하는거 다시 알려주려고 했는데.." 라는 말만 남기며 바람소리를 내며 다른 곳으로 향했다. 바람소리가 웃음소리였다는 걸 알아채기 까지 단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저기요 뭐하시는 거에요' 라는 말이 목에서 기어올라오고 있었다. 교육을 담당하는 직원이 황급히 뛰어와 상황을 정리했고 가슴이 뜨거워져 기억이 멍해졌다. 결국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 1시간이 흘렀고 퇴근을 했다. '부조리다 이건 부조리야' 라고 생각하며 스레딕에 접속했다. 지금 나는 집에가는 버스 안이다. 내일은 쉬는 날이니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가야겠다. (다음 출근은 28일 이므로 28일 저녁에 3일차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일기가 아닌 소설처럼 되버렸지만 실화입니다)

헐... 뭐야 엄청 무례해

블랙회사라길래 회사 윗사람들이나 복지같은게 전반적으로 끔찍한 곳이라는줄... 블랙회사가 아니라 여왕벌은 아니지만 그런거 비스무리한 유형 같은데? 하는거 보니 딱 중고생때 다른애 꼽주고 괴롭히던 그 정신연령 그대로다. 술마시고 스레딕에 한탄할 시간에 다른 일자리 최대한 빨리 알아보는게 나을듯. 다른일 구하면 통보하고 예의상 한달은 일하고 나오던가, 아님 걍 그만둔다 하고 빤쓰런을 하든 스레주 맘이고 혹시 그만두는 날에 구인하시는분 개인적으로 뵐 일 있으면 동료들과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하고 나오는게 어때. 부조리 그런거 다 좋아. 그런걸 어느정도 참는 능력은 필요해. 하지만 일한다는게 꽁돈 받는것도 아니고 내 인력을 제공한 만큼 대가를 받는거잖아? 얼마 받는지는 몰라도 많이 받았음 이런 글도 안썼을테고. 빠른 시일 내에 다른 일을 구하길 바랄게 스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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