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미자 때까지만 해도 그냥 완전 벽장 퀴어였고 어디 익명에다가 털어놓지도 않았어 성인이 되고 많이 프리해지니까 레즈가 내 주변에 있으면 찾아보고 싶다한 생각이 들더라? 뭔가 주변에는 나만 레즈고 성소수자가 전혀 흔할 것 같지도 않아서 진짜 레즈를 실물로 보고 싶은 거야

만남 채팅 어플 구경하는데 어떤 사람한테 메시지가 왔어 읽어보니까 지랑 함뜨 하자는 내용이었는데 이게뭐야 하고 차단했었어 근데 나말고 여자에 성욕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거 보니까 신기하기도 했고... 근데 원나잇은 진짜 생각 안해봐서 그냥 거절했어

그러다 레즈에 관해서 검색하는데 트위터에 #레즈 #트친소 이런게 있더라 트위터 사용해본적이 없어서 (그냥 계정만 있었음) 대충 나도 똑같이 따라하고 그대로 냅뒀어 근데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까 어떤 사람한테 답글로 자기랑 친구하면 안되냐고 하더라

근데 난 딱 나이랑 어디지역 거주한다 등등이랑 트친소만 해놓고 사진도 안 올렸거든 왜 나한테 친해지자고 하는거지 하면서 그 사람 계정을 보는데 자기 셀카 하관만 가린 사진들이랑 마음칸에는 성소수자 지지 같은 거 있더라고

자기 얼굴 까는 거 보면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고 맞팔하는 사람들도 좀 있는 거 보니까 괜찮겠다 싶어서 수락을 했어 아 참고로 걘 나랑 동갑이었어

듣고있어 재밌다!!!

맞팔하겠다고 하고 몇 분뒤에 디엠이 왔었어 난 좀 딱딱하게 인사를 했고 걔는 깨발랄하게 말을 했는데 자기는 어디 살고 지금 대학생이다 등등 얘기를 하더라고 난 신기하기도 했고 좀 떨리기도 했우 나말고 레즈랑은 완전 처음이니까

>>7 고마워 그러다 며칠 후에 얘를 실제로 만나보고 싶었거든 애초에 트위터 시작한 이유도 실제 레즈를 보고 싶으니까 만든거니까 디엠으로 좀 망설이다가 우리 만날래? 평일 날에 이런식으로 보냈어

걔는 잠시 후에 오 그럴까? 어디서 만날래? 하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어 난 경기도 살고 걔는 서울에서 살았었어 좀 먼거리였는데 지하철 타고 서울 쯤은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어서 서울에 있는 대학가역에서 만나기로 했어

약속 시간이 오고 난 최대한 꾸미고 갔어 넷으로 사람 만나는 거 자체가 처음이었고 그래서인지 더 긴장되서 신경써서 꾸몄어 얘가 머짧이었는데 긴머리를 좋아할려나?해서 난 페미닌룩으로 꾸미고 갔어 렌즈도 끼고 향수도 뿌리고 약속장소로 갔다

약속장소 거의 다와가니까 디엠으로 ㅇㄷ임? 하고 왔어 나 거의 도착했어라고 보내니까 나 6번 출입구 앞에 있을게 하면서 거기 사진 찍어서 보내주더라 근데 서울 지하철역이 출구가 많아서 좀 헤맸어

출구 앞에 누가봐도 쟤구나 싶은 애가 짝다리 짚고 서있더라 난 걔 앞에 가서 혹시○○○...?하고 말걸어봤어 되게 반갑게 인사해주더라 와 반가워 너 되게 예쁘다! 하면서 나 수줍음을 많이 타는데 긴장도 되고 그러니까 얼굴이 좀 달아올랐어....

걔는 목소리 안들어보면 진짜 남자? 같을 정도로 키도 한 160후반대?로 좀 컸고 머리도 완전 숏투블럭이었어 보통 남자애 패션같은 부치였지

성격도 털털할 줄 알았는데 걍 깨발랄한 여자애 같았고... 걔가 여기 동네에서 자주 놀아봤는지 적극적으로 어디 데려갈려고 하더라 옷에 관심이 많았는지 남녀공용 편집샵도 가봤고 중간에 지쳐서 카페에 갔는데 자기랑 만나줘서 고맙다고 원래 부른 사람이 예의니까 자기가 사겠다 하더라 난 아냐괜찮아 내껀 내가 계산할게 하는데 걔가 어거지로 직원한테 이걸로 전부 계산해주세요 하고 쿨하게 자기가 다샀어...ㅋㅋ

난 근데 당시에는 되게 소심하고 남들한테 뭔가를 잘 못받는 성격이었어 좀 수동적인 애였는데 5000원짜리 음료를 자기가 그냥 사주니까 좀 미안하기도 했었어 카페에 구석탱이에 앉아서 얘기를 하는데 어디 살아? 학교 다녀? 여친은 사귀어 봤어? 등등 이것저것 질문을 해줬어 나도 질문 좀 했었는데 고딩 때 이미 자기는 여친 한 번 만났었다고 하더라 근데 권태기 때 너무 힘들어서 헤어졌다나

그러다가 저녁이 됐고 걔가 내가 곱창 맛있게 하는 곳 아는데 하면서 곱창 맛집을 데려가줬어 나도 곱창은 되게 좋아했었고 얘랑 말하니까 되게 즐거우니까 우리 술 시킬까? 하면서 소주 2병을 시켰어 난 주량이 좀 쎈편이라 잘 취하진 않는데 얘는 소주 1병 마시고 좀 맛이 가더라

나도 좀 지쳐서 역에서 헤어졌어 헤어지기 전에 너 전번 좀 알려주라 하면서 자기 폰을 주더라고 연락처 찍고 인사한다음 막차 겨우 타서 난 집으로 돌아왔어

다음 날 아침에 잘 들어갔냐고 걔한테 톡이 왔었어 난 잘들어갔어 넌? 했는데 술때문에 손이 저린다고 하더라 그래서 술을 잘 못마시는 구나...싶었어 어제 너랑 놀아서 너무 재밌었다 다음에도 또만났음 좋겠다 하더라 그래서 다음주에 여기 놀러갈래? 하고 내가 애프터 신청을 했어

술은 저번에 마셨으니까 이번엔 낮에 만나서 ○○동에서 놀자는 식으로 얘기했어 거기가 맛집도 많고 감성카페 많은 곳이었거든

근데 톡으로 이번에는 향수 안 뿌리고 오면 안돼? 이러더라 내 향수냄새가 별로인가? 했는데 한편으로는 왜 뭐라하지 했어 근데 굳이 뿌릴 필요는 없는 것 같아서 그냥 이쁘장하게 꾸미고 나갔어

걔는 이번에도 되게 트렌디한 남친룩으로 꾸미고 왔는데 향수를 뿌리고 왔더라 시원한 쿨워터향이 나던데 너 향수 뿌렸어? 라고 하면 괜히 나쁜 일 벌어질 것 같아서 같이 내가 찾아놓은 맛집으로 갔어 파스타랑 스테이크집이었는데 걔는 파스타 먹고 난 필라프를 먹었어

둘이서 에이드 마시고 계산하려는데 걔가 이번에도 자기가 사겠다고 했어 난 아냐 내가 계산할게 하고 둘이 좀 투닥거리다가 결국에도 걔가 사더라 내가 마음에 드나? 하면서 속으로 살짝은 설렜다...ㅎㅎ

그리고 좀 걸어서 분위기가 좋은 디저트 카페에서 음료 각자 시키고 디저트도 먹었어 이번에는 내가 낼게 하면거 카드를 꺼내는데 이미 자기가 계산하고 있더라 계속 사니까 나도 부담돼서 아 내가 살건데....얼버무리니까 괜찮으니까 잘 마시면 된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더라고 연애경험이 있는 애라 그런가(?) 상대방한테 좀 책임감이 있는 편인가...싶기도 하더라고

난 좀 불편한 마음으로 아메리카노 마셨어 연인이라면 모르겠는데 뭐든지 자기가 대부분 내니까 난 좀 불편했었지 그래서 아 그냥 다음부터는 만나는 빈도를 좀 줄여야겠다 싶더라

그러다가 좀 해가 지고 우리 이번에도 술마실래? 하더라 자기가 알고 있는 레즈바가 있다 좀 멀긴한데 그래도 같이 갈래? 하더라 레즈바는 너무 생소했었고 그냥 서울 어디에 있다라고만 들었는데 얘가 적극적으로 가자 하니까 거절하기도 뭐해서 따라갔어

오잉 향수 왜 뿌리지말라캣지 궁금하네

그때 해 완전 지기 전이어서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처음에 너무 머짧에 덩치도 커서 남자로 착각했었어 내가 귓속말로 여기 레즈바 맞아? 했는데 여기 레즈바 맞아 남자 절대 못들어온다 하더라고

난 술이라곤 소주나 맥주 이런 거 밖에 없었고 내가 칵테일을 잘 몰라서 고민하니까 이거 맛있다 먹어봐라 식으로 추천해줬어 대충 과일 칵테일이었는데 사실 취향은 아니어서 좀 별로였다...ㅎㅎ

걘 술도 못마시면서 좀 도수 쎈 칵테일 마시다가 또 취하더라 저번 만큼은 아니었는데 눈이 좀 풀린상태였어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여친 만날 생각은 없냐 하는거야 근데 레즈긴 하지만 오랫동안 너무 벽장으로 사니까 사귄다라는 말이 어색했었어 그냥 난 여자에게 성욕을 느끼는 레즈비언이다 이런 생각만 했었지 연애를 한다?는 전혀 생각을 안했어

개꿀잼이다 근데.레즈바에 부치들만 있다니...ㅜ

>>31 부치만 있는 건 아닌데 부치가 상대적으로 많긴 했었음 난 연애할 생각이 없다고 내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는데 얘는 무표정으로 아 그렇구나...하더라 자기는 사귈 수만 있다면 사귀고 싶다 하는데 설마 날보고 하는 소린가 하면서 당황했어 둘이 대화하다가 새벽 쯤에 나왔는데 사람 없는 외진 곳에서 너한테 호감이 생겼는데 넌 어떻게 생각하냐는거야

ㅂㄱㅇㅇ

엥 나 고백받은건가? 싶어서 당황 크게 왔는데 거절한다면 어쩔 수 없다 근데 생각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해줬음 좋겠어라하더라 근데 얘랑 사귀고 싶단 생각도 안들었고 내가 연애란 걸 진짜 안해봤으니까 망설여지는거야 아까 향수 땜에 뭐라한 거 빼면 적극적인 것 같고 많이 베푸니까 좋은 사람일 것 같고... 근데 섣부르게 판단하긴 그래서 생각할 시간을 좀 달라고 했어 그렇게 헤어지고 난 새벽내내 어떡하지 하다가 잠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 얘한테 고백받았었지 하면서 다시 고민했어 얘랑 사귀어도 괜찮긴 할 것 같은데 좀 두렵기도 했어

결국 망설인 끝에 사귀자고 결심했어 톡으로 많이 생각했는데 너랑 사귀어봐도 좋을 것 같아라고 보냈어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톡 보내서 오늘 보자고 하더라

과제를 다 끝내고 처음으로 사귀는 거니까 진짜 열심히 꾸미고 갔어 향수를 뿌릴까 하는데 얘가 또 싫어할까봐 이번에도 향수 뿌리지마? 하고 물어봤어 이번에는 니가 뿌리는 거라면 좋아 ㅎㅎ 하더라 저때는 되게 이상하게 설렐정도로 되게 좋았는데 지금생각해보면 좀 오글거려...;

이번에는 어느 공원에서 만났어 걔가 연애 다시 하면은 이 공원에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거 먹으면 데이트하고 싶다하더라 나는 흔쾌히 그렇게하겠다 했고 진짜 처음만났을 때보다 더공들여서 꾸미고 갔어 진짜 걔 때문에 일치감치 백화점에서 좀 비싼 예쁜 옷 사입고 갔다 지금 생각하면 참 돈 아깝네... 한적한 산책길 있는 공원이었는데 얘도 나랑 같은 생각이었는지 더 신경쓴 게 티나더라

오늘 너 진짜 예쁘다 멋있다 하면서 어색한 칭찬을 하고 둘이서 셀카도 찍었다 왠지 얘가 더 멋있어 보이고 좀 설레고 나쁘지 않는? 느낌이어서 사귀길 잘했단 생각도 들었어 같이 꽃밭길 걸으면서 손잡았는데 얘가 머짧에 키도 커서 그런지 위화감 전혀 없더라 사람들도 그냥 보통연인으로 생각하고 신경 안썼어

처음으로 이런게 사랑이구나..싶더라 같이 푸드트럭에서 간식도 사먹고 음료수 맛있는데 진짜 행복했어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랑 같이 어디 앉아있는 것 자체가 너무 마음이 벅차오른다 해야되나 좀 문장력이 서글퍼서 미안한데 저 마음이었어

같이 있는데 어색한데 설레고 기분 들뜨는 마음 뭔지 알아? 쨋든 그런 기분으로 서로 손 깍지낀 채로 오늘 뭐했어? 이거 되게 맛있다하면서 먹여주고...지금 생각해도 진짜 오그라든다 ㅋㅋ 이번에도 해가 질때까지 서로 걷다가 저녁까지 먹었어 닭갈비집에서 볶음밥까지 야무지게 먹고 술까지 좀 곁들였다 만날때마다 술마셨어

그러다 걔가 담배 피워도 돼? 하더라 나도 담배 피운다 같이 맞담하는데 얘 담뱃갑을 보니까 타르가 좀 쎈편이었어 와 너 되게 쎈 거 피운다 언제부터 피운거야? 하니까 사실 고딩때부터 피웠대 어? 하면서 당황하는데 고딩때 여친이랑 헤어지고 나서 너무 힘들고 화가나서 피우기 시작했대 그때 고3이었다는데 사실 고3이나 스무살이나 한살 차이인데 그냥 거기서 거기 아닌가? 하면서 애써 신경 안쓰려고 했다

그렇게 서로 즐담하고 취기도 적당히 오르는데 왠지 얘랑 더 있고 싶은거야 2차까지 가자고 했는데 얘가 근데 오늘은 가족이 일찍 오라고 해서 안될 것 같아 미안해 나도 더 있고 싶은데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미련 남기더라고 나도 아쉬웠는데 그냥 거기서 보내주고 또 만나기로 했다

헤어지기 전에 서로 꼭 껴안고 걔가 이마에다 키스해주더라 난 되게 놀랐는데 걘 쿨하게 조심히 들어가~하고 귀가했어 집까지 가는 내내 와 내가 뭘하고 온걸까 하면서 되게 설레했었다...ㅋㅋ

좀 급전개스러울텐데 얘랑 헤어졌어 거의 반년 조금 안되게 지냈는데 한 4개월? 사귀고 헤어졌어 헤어진 이유가 좀 연인으로서의 다정함이 안 느껴졌다고 해야되나? 그리고 100일 지나고 나니까 얘가 나랑 있어도 딱히 즐거워하지 않는다는게 행동에서 느껴졌어 나랑 말할 때도 폰을 더 보고 데이트 시간도 좀 짧아지고... 그리고 무엇보다 나한테 뭔가를 바라는게 느껴졌어

내가 상대방한테 얻어먹기만하는 꽃뱀같은 게 아니고 원래 뭔가를 바라고 해주는 게 아닌게 연인인데 내가 이렇게 많이 샀으니 너도 이만큼 해줬음 해 이런 마인드가 좀 있더라고 좀 쉽게 사랑이 식는 타입이었던 것 같아 얘 전여친이 왜 헤어졌는지 알것 같았어 근데 웃긴게 얘가 먼저 헤어지자고 하더라 난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소심했던 나는 충격이 컸었고 그 뒤로 연락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어 헤어지고 며칠 내내 우울하고 되게 허무하게 느껴지더라

한동안 우울했었고 사실 바보같게도 미련이 남아있었어 얘 트위터 계정 간신히 찾아냈었는데 여기저기 답글 달면서 자기랑 친해질 생각 없냐고 하더라 근데 팔로워많고 인기 있는 애들이 아니라 나처럼 트윗 거의 없고 좀 처음 들어오는 애들만 골라서 사귀는 것 같았어 지 여친이랑 셀카 찍으면서 올리던데 얘도 얼마 못가서 상처받고 헤어지겠구나...싶더라

그 뒤로 트위터 계정 삭제하고 다시 트위터 들어가지 않았어 여기서 또 근황이 궁금해서 똑같이 행동하면 걔를 미련두고 있을 것 같았거든 연애는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행복한 기억도 있었지만 사실 상처가 더 컸던 연애였던 것 같아

음....ㅋㅋ 알겠다 걔 어떤 타입인지 그냥 지가 별거아니니까 이쪽판 잘 모르는 애들만 건들인거 아닐까 사실 그래서 난 넷상연애 잘 추천안해. 아무튼 걘 진짜 별거아닌 사람 같으니까 얼른 잊어버려!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녕 술안주거리 될테니까 너무 슬퍼하지마

>>49 고마워 니 글 읽으니까 니 말대로 좀 처음 들어오는? 사람한테 찝쩍거리는 애였나봐 근데 술안주거리는 평생 안될 것 같아 그 일이 있고 난 후 좀 내가 레즈라는 것에 회의감이 들었다 해야되나 원래 레즈에 이런 애들이 많은건가? 싶기도 하고 이성애자여서 평범한 남자를 만났다면 적어도 어디에 쉽게 털어놓을 수라도 있을텐데하며 좀 괴로웠거든 일단 내 잘못은 크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가끔은 좀 흑역사가 돼서 몸부림 쳐 ㅋㅋ... 이 뒤로 난 레즈 커뮤도 안하고 그냥 레즈라는 거 계속 숨기고 살고 있어 앞으로도 쭉 커밍아웃 안할 예정이지만!

>>50 사랑이든 우정이든 좋은 형태의 정으로 새로운 인연이 찾아와서 스레주한테 위로가 되길 바랄게 많이 상처받은 것 같아 보인다 괜찮아질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