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헤드윅을 우선으로 해볼까

난 뮤지컬도 봐봤지만 일단 가장 접근이 쉬운건 영화니까 영화로 시작해볼게. 헤드윅이란 영화 특성만큼 인물의 감정과 생각에 대한 해석이 많을거야. 물론 스포주의.

시작하시죠!!

영화 헤드윅은 계속해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 아빠가 자기에게 준 사랑 미군이 자신에게 준 사랑 토미가 자신에게 준 사랑 The origin of love 라는 노래로 모든 사람은 원래 두 사람으로 이루어진 하나라고 얘기하며 그래야 완벽해진다고 하지 그리고 토미를 포기하지 못해 자신의 불완전함에 대해 슬퍼하고 완벽해지길 바라 마지막 midnight radio 라는 토미가 바치는 노래로 헤드윅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돼. 마침내 스스로에게 바치는 사랑으로 완전해지지.

>>4 어찌찾은건진 모르겠지만..내 귀찮음을 꺼내줘서 고마워..

The origin of love 라는 노래를 보면 완벽한 고대의 사람들은 신이 두려워할정도로 강력했어 행복했고. 사랑을 했기 때문에. 평생을 불운하게 살던 헤드윅에겐 사랑이라는것이 자신을 여기서 꺼내줄 구원이라고 보겠지.

Midnight radio에서는 그런 헤드윅에게 이렇게 얘기해 Breathe feel love 숨쉬어 사랑을 느껴봐 Live free 자유롭게 살아 Know in your soul 네 영혼은 알고있어 Like your blood knows the way From your heart to your brain 네 피가 심장에서 뇌로 통하는 방법을 알듯 Knows that you're whole 당신은 하나라는것을

권력에대한 이야기 또한 나오지 헤드윅의 엄마는 절대권력이란 반드시 망하는 것이라 하였지만 헤드윅에게 들려준 이야기 속 고대의 사람들은 신들이 두려워할정도의 힘을 갖고있었고 미군을 만난뒤 헤드윅은 달콤하다는 절대권력을 맛보았어. 그를 위해 성전환수술을 하고 미국으로 나올정도로. 여기서 헤드윅에게 절대권력이란 락스타가 될 수 있는 자유, 그럴만한 공간인 미국을 뜻하는것이 아닐까

성전환에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아 헤드윅은 억지로 한것이다, 아니다 트랜스젠더가 맞다 보통 베를린 벽이 무너지고 나서 아...싶은 그 장면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내 생각엔 헤드윅은 여성이냐 남성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을 불완전하게 만든 그 수술에 고통스러운게 아닐까. 사실 완전한 인간이 되고 싶다는 the origin of love 이야기를 먼저 꺼냈지만은 실제 순서는 이게 아닐까해. 성전환수술 -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름 - 불완전한 자신을 완벽하게 만드는것은 사랑, 또 다른 사람 여성도 남성도 아닌 자신이 무언가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것은 또 다른 사람이 주는 사랑. 이것에 집착하게 된 것 같아.

이제 영화 헤드윅의 또 다른 중요 요소인 헤드윅의 남편 이츠학에 대해서 얘기해볼게. 영화 속 헤드윅은 이츠학에게 질투를 해. 자신보다 노래를 잘부르고 행복해하는, 왜 우리는 똑같이 하나인데 쟤는 행복하지? 이런 질투. 그래서 그 행복을 가져가 드랙퀸을 가져가고 혼자 콘서트를 하지 못하도록. 이츠학은 그런 헤드윅을 애증해. 언제든지 여권을 갖고가 도망칠수있을텐데 헤드윅을 동정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지 그리고 나중엔 우리 모두 지치지 않았냐며 넌지시 말을해. 속 뜻은 토미를 계속해서 찾는 그 뜻을 알았다는게 아닐까.

Exquisite corpse 이 노래 속 헤드윅은 자신이 느끼는 자신에 대해 얘기해. 불완전하고 꿰매진 콜라주 같은 나라고. The midnight radio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모든 슬픔을 노래 그리고 술로 잊고 지냈었어. 가발을 쓰고 또 다른 내가 되어 잊었는데 토미가 자신을 계속해서 부정하는 그 모습을 보고 이제는 폭발한거라고 생각해. 더 이상 자신은 완전해져 행복할수없다고 생각한것이겠지.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헤드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마칠게.. 각 배우의 다양한 해석들 모두 좋아하지만 특히 손에 꼽자면 조승우 배우님의 해석을 좋아해. 아직 순수하고 어린 한셀의 면이 있고 그 한셀을 지키기 위해 헤드윅이란 자아를 만들어 겉으로 둘러싼듯한 다크지 않은듯한 어른같았고 이츠학과의 관계는 나 너무 외로우니 내 옆에 있어줘 하고 자유를 뺏은 친구. 애증이 아니라 애정. 그래서 보면 이츠학을 괴롭히는 모습은 없다. 이츠학 또한 마지막에 가발을 받고 헤드윅을 떠날때 금방 갔다오겠다는듯 헤드윅을 안타깝게 봐. 앵그리 인치 밴드 모두가 언제라도 쓰러질듯한 헤드윅에게 언제라도 다가갈듯이 보는게 너무 좋음.. exquisite corpse 노래에서 헤드윅은 덤덤히 그 모든 혼란스런 노래를 듣기만 해. 잔잔해서 더 무서운 그 느낌 그리고 이츠학에게 가발을 주고 떠나는데 아무래도 자살을 암시하는것 같았고 그 모습이 안타깝고 슬프기 보단 그것이 자신이 생각한 자유의 길이라고 떠나는것 같아서 오히려 먹먹히 받아들일수밖에 없을것 같았음.

이규형씨의 술에 취한 헤드윅도.. 렌님의 어린 헤드윅도 오만석씨의 원조 헤드윅도 너무너무 좋기 때문에 다들 뮤지컬 한번씩 봐주고.. 다음은 어떤 영화/드라마를 할까?

비밀의 숲 봤으면 이것도해주라

>>15 이건..잘하는 사람들이..워낙 많아서... 굳이 몇자 쓰자면 제일 재밌는건 동재와 창준의 관계였어. 창준은 동재를 신뢰하지않았어. 동재라는 인간을 잘 알았기에 나오는 행동들이었지. 그러나 동재를 불쌍히 여기고 아꼈어. (네 어깨는 쇠로 만들었어?) 동재는 창준을 믿었지 정확히는 자신이 이만큼했으니 돌아오는게 있을것이다 라는 것을 믿었지. 이제까지 창준을 업고 오른것도 있었고. 그러면서 진정한 관계는 없고 가족들하고도 많이 떨어져지내는게 길어졌는데 (시즌2 참고) 유일하게 창준에게 걱정이라는 애정어린 관심을 받은거지. (장례식 이후 장면) 이때 동재의 얼굴에 잠시 창문으로 빛이 반사되는 연출이 최고야. 근데 이 관계의 제일 재밌는점은 이게 아니야. 동재가 10년간 모신 창준의 진면모를 몰랐다는것. 이창준이란 사람을 잘 아는것처럼 행동했다는 것. 이창준이 연애결혼으로 평생 연재만 보았다는것도, 인물이 사실은 이 모든것을 계획하고 있었다는것도 그리고 그 계획의 동기나 이유도 원래 성정도. 서동재는 비숲에서 제일 발이 넓고 목적이 있다는 전제하에 친근하게 다가가는것도 잘해(은수 아버지에게 했던 행동) 근데 그런 캐릭터가 주위의 진정한 사람이 어쩌면 이창준을 뺀 지금은 아무도 없을것이라는게 재밌어. 굳이 따지자면 이런 서동재를 지켜보고있는 황시목 정도? 가족과의 관계도 시즌2가 되어서야 겨우 회복된것 같긴하다! 끝!

다음은 어떤 영화/드라마를 할까?

혹시 공포영화 괜찮으면 유전 어때? 생각할 여지가 많아서 재밌을 것 같아!

>>18 유전 방금 다 봤어 https://youtu.be/xdDwCNUKwxs 이분 영상들 좋아해서 추천할게, 각본으로 보는 유전이야 일단 나는 유전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공간이 사실은 문제의 근원지이며 나갈 수 없는 공간임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해. 처음부터 중간중간 나오는 애니의 작품들은 주 배경인 집을 모형처럼 느끼게 하더라. 집 또한 커다란 하나의 모형일 뿐이라 생각하니 안전한 공간이라기 보다는 무너지기 쉬운 공간으로 보이지 극 중에서 애니가 작품을 부시기도 했고. 대부분의 일들이 집 안에서 일어나며 가족들간의 적은 갈등 또한 집 안에서 일어나는것을 생각하면 집은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라기 보다는 문제의 근원일 뿐이지만 그 누구도 쉽사리 집을 떠나지 않지. 거기다 피터가 여동생의 죽음 후 회피하는 공간 또한 집이야. 여전히 그 도로에 있었을수도 있었고 보통은 전혀 다른 장소에서 문제를 회피하곤 하는데 다시금 집으로 돌아와. 그 의미는 자신의 집을 아직은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 아닐까 싶어. 그런데 점차 피터의 침대조차 안전하지 못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피터는 집 안에서조차 쫓기게되어 다락방으로 숨게돼. 여전히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 상태지. 겨우 창문을 깨고 나가게 되었을때 조차 마당인걸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하지. 집 뿐만이 아니야 보통 공포영화는 "밤"을 주로 배경으로 설정하는 편이지만 유전에서는 낮 또한 안전하지 않음을 나타내지. 안전하고 지켜준다고 생각했던 공간에서조차 안전하지 않았음을 깨닫게되었을때, 그런 공간을 잘 활용한 영화 아니었을까 해. 아 특히나 좁은 배경 (집) 이 주 인데도 클로즈업 장면조차 많은것이 관객들을 이 상황을 지켜보는 제2의 가족처럼 느끼게 하는 이유가 아니었을까 하는데 이상하게 이 가족들 사이에는 빈칸이 많아. 서로 나누는 대화가 거의 없고 감정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음에도 공감이나 대항, 커다란 부딪힘이 거의 없어. 가장 큰 애니와 피터의 부딪힘조차 스티브의 침묵으로 빈공간이 만들어져있어. 이 공간이 오히려 캐릭터들만의 상황이 아닌 관객이 함께 겪고있는듯한 상황으로 느끼게 해주는것 같았어. 여러모로 독특했지만 내가 이 영화가 공포라는걸 잊고 봐서 그런가 뭔가..내 스타일은 더더욱 아니었다..

이제 뭘해볼까

짱이다…… 영화 보고 저렇게 본인만의 해석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 난 뭔가 계속 생각해보려다가도 벽에 부딪치는 느낌이던데 인셉션 봣으면 인셉션은 어때?

>>21 벽에 부딪히는것 부터가 대단해 벽이 어디있는지도 모르기때문에 벽 안에서만 뱅뱅 돌때도 있거든. 이제 벽을 넘기만 하면돼. 그렇지만 벽을 넘지않고 그 안에서 너만의 세계를 꾸릴수도 있지. 같은 해석을해도 어떻게 그 해석에 다가갔느냐는 다르니까. 벽이 어디있는지는 다른이들의 해석을 보면돼. 아 다른이들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저 사람은 나 혼자 생각한다면 생각못했을 해석 즉 벽을 넘었구나 하고. 남들이 어떻게 벽을 넘는지 보고 다른 해석에도 적용할수있는지 보고 변형하고 그러면 되는거야 취미일뿐이니까 더 재밌고 즐겁게 그래서 더 멀리 내다 볼 수도 있는거라고 생각해 나는 부담을 가지면 뭐랄까 오히려 더 말도안되는 생각을 하게된달까. 무튼 인셉션에 대해서 얘기해볼께. 사실 이 영화는 이미 각기 다른 해석들이 많아.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 팽이가 토템이다, 반지다, 아이들이다, 감독이 현실이라 말했다 등등. 사실 감독이 어떠한 의도로 영화를 만들었던간에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떤 생각, 감정 즉 누구이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수밖에 없어 그리고 창작자는 대부분의 그러한 의견들을 받아들여야하지 않나 (환경을 파괴하지 말자로 만들어진 영화를 환경따위 지금을 마음껏 즐겨라!! 로 하는 해석은 당연히 안되겠지만) 생각해. 그래서 이 영화는 사람들이 어떤 해석을 하는지를 보는게 더 즐겁지 않을까? 싶어. 결말의 끝을 현실이라 생각하는, 꿈이라 생각하는 이유가 아니라 현실이라 생각하고 싶은, 꿈이라 생각하고 싶은 이유를 들어보자는거지. 해석한다고 한 스레에 이따위 레스를 다는 내가 웃기지만 나는 이게 나름대로 내가 만든 벽안에서의 성 같은거라서 즐겨준다면 좋겠네 아니라면 어쩔수없고

다음에는 뭘해볼까?

인타임 보고있는데 이런거 너무 좋다. 길게 영화에 설정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필요부분만 적당히 앞에 몇줄로 얘기하고 곧장 시간 줄 테니 사먹어 하면서 사람들 끼리 시간을 줄 수 있다는것 + 어떤식으로 시간이 보여지는지 보여주는거..

캐릭터의 행동으로 캐릭터를 설명하는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 다른 캐릭터가 a는 착해, 저번에 저랬어 하고 길게 얘기하는것보다 그걸 사건화 시켜서 직접 보여주는게 좋음 여기에 세계관에 대한 설정까지 주면서 풀어나가면 한번에 두 정보를 쓰는거니까 효율적이고. 물론 처음부터 세계관 설명+캐릭터 설명 한다음에 사건을 풀어내면 이해하기가 쉬울지도 모르나 설명하는 부분에서 지루해지기 쉬운법이거든 나한테는. 물론 어떠한 방식이든 간에 천재는 재밌게 만들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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