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10/31 21:33:15 ID : lA7vClzTPa7 3
별로 특별한 얘기는 아니지만 내가 이 세상에 정말 미지의 것들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해준 이야기야!
2 이름없음 2021/10/31 21:33:36 ID : lA7vClzTPa7 0
내 이야기는 아니구, 엄마랑 외할아버지 이야기!
3 이름없음 2021/10/31 21:35:28 ID : lA7vClzTPa7 0
나는 외할아버지가 기억이 잘 안나. 왜냐하면 난 태어나고 1년도 채 안 돼서 외국으로 왔거든 근데 엄마는 할아버지가 날 엄청 좋아하고 예뻐해주셨대. 이야기도 맨날맨날 들려주시고(어차피 알아 듣지도 못하지만) 그래서 나도 할아버지를 엄청 좋아했대
4 이름없음 2021/10/31 21:37:58 ID : lA7vClzTPa7 0
근데 그 때 당시에 항아버지가 몸이 편찮으셨을 때였어 폐가 많이 안 좋으셨대. 왜냐하면 늘 방앗간에서 일하셔서 안 그래도 약한 폐에 먼지가 너무 많이 쌓이셔서 그랬대. 그래서 거의 항상 집 안에 계셔야 했어.
5 이름없음 2021/10/31 21:39:51 ID : lA7vClzTPa7 0
그래서 내가 집 안에 있을 때는 매일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연세도 드시구 기억도 가물가물 하시니까 했던 이야기를 또 하시구 그랬거든? 근데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도 기억 날 정도로(엄마가 대신 이야기 해주셧엉) 많이 해주신 이야기가 나비 이야기야
6 이름없음 2021/10/31 21:41:27 ID : txO1eGnyE5S 0
ㅂㄱㅇㅇ
7 이름없음 2021/10/31 21:44:59 ID : lA7vClzTPa7 0
엄마도 내 옆에서 흘려 듣듯이? 들은거라 잘 기억은 안 났지만 엄마가 어릴 때두 많이 얘기해주셔서 드문드문 기억이 났대. 딱히 긴 이야기두 아니양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한겨울에 마당에서 놀고 있었는데, 문득 집 뒤 쪽에 있는 연못에 가서 놀고 싶어지셨대. 그래서 가서 나뭇가지로 집도 짓고, 밤도 따보고 놀았는데 그 한겨울에 무늬도 없이 샛노란 나비가 날아다녔다는거야.
8 이름없음 2021/10/31 21:47:04 ID : lA7vClzTPa7 0
고마웡 그래서 노란 나비가 신기해서 날아가는걸 따라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보니까 나비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었대. 잘못 봤나 싶기도 해서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조금 더 크셨을 때 한겨울은 아니지만 겨울 시작 할 때쯤 쌀쌀한 날에 또 샛노란 나비를 보셨다는거야
9 이름없음 2021/10/31 21:48:02 ID : lA7vClzTPa7 0
나비 이야기는 이게 끝이래. 근데 너무너무 신기한 기억이라서 계속 기억하고 계셨다는거지.
10 이름없음 2021/10/31 21:50:42 ID : lA7vClzTPa7 0
그리고 우리 가족이 외국으로 떠났어. 아빠가 여기로 발령 받아서 와야 했거든? 근데 그러고 한 2년이 지나고 할아버지가 결국 돌아가셨어. 몸이 많이 쇠약해지시기는 했지만 그래도 너무 예상치 못해서 우리는 바로 한국으로 가지도 못하고 겨울 될 때까지 기다려서 가야 했다는거야.
11 이름없음 2021/10/31 21:52:44 ID : lA7vClzTPa7 0
그렇게 한국으로 가서 어린 날 안고 할아버지 무덤에 가서 제사를 지냈대(형식적인건 아니고 그냥 우리끼리). 외삼촌 둘이랑 엄마, 할머니, 그리고 나. 이렇게 다섯 명이서 할아버지 무덤 앞에 절도 하고(난 유모차에...) 술도 무덤에 뿌리구
12 이름없음 2021/10/31 21:54:43 ID : lA7vClzTPa7 0
그렇게 마무리하고 떠나려 하는데 내가 계속 얌전하다가 갑자기 와앙 울었다는거야.ㅋㅋ 진짜 와앙악 하고 울었대. 그래서 엄마가 나 품에 안고 일어서는데 나비를 봤대. 그 한겨울에, 눈도 소복하게 쌓여있는데.
13 이름없음 2021/10/31 21:56:01 ID : lA7vClzTPa7 0
샛노란 나비는 아니구, 새하얀 나비. 완전 새하얀, 아무 무늬 없는 나비였대. 엄마만 본 것도 아니고, 외삼촌들, 할머니 다 봤대. 나도 나비가 있는 쪽을 보고 울음을 그치고 손도 허우적거렸댔으니까 나도 본거겠지
14 이름없음 2021/10/31 21:57:47 ID : lA7vClzTPa7 0
엄마는 이 때 내가 아니었으면 나비를 못 볼 뻔했다고 항상 말해주셔. 할머니랑 외삼촌 한테 물어봐도 다들 봤대. 분명 할아버지일거라고 말씀하시더라
15 이름없음 2021/10/31 22:00:31 ID : lA7vClzTPa7 0
이게 끝이야.. 이야기 푸는 재주가 없어서 되게 싱겁게 끝났네..ㅎ 있을 법 하지만 경험해보면 또 되게 신기한 일이라 나는 항상 할아버지 제사 갈 때마다 생각나. 할머니도 제사 갈 때마다 이 얘기 하셔. 어우 영감 어우 속 썩이는 영감 하고 엄청 욕하시는데 얘기 많이 하셔. 보고 싶으신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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