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1/21 08:13:32 ID : y3U1woGrdTW 0
어쩌다가 어렸을 때부터 글쓰는 걸 진로로 삼고 싶어서 예고 문창과도 가고싶었고 대학도 문창과에 가고 싶었다 예고는 비용, 거리, 일반적인 경험 등의 이유로 가지 못했고 현재는 대학교 삼수생이며 내일 대입 실기가 있다 재수를 실패하고 고3 선생님을 만나러 갔을 때 선생님께서 내가 재수를 실패한 게 안타깝고 마음이 많이 좋지 않다고 하셨다 고3때도 나의 글쓰기에 크게 응원해주셨고 국어 선생님이셔서 내 글을 많이 봐주셨던 분이셨다 나는 경제적인 이유로 실기 학원이나 과외를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었다 선생님께서는 종종 내 글에 함께 뛰어들어주셨고 응원도 많이 해주셨다 작년 수시, 그러니까 삼수 수시때에 나는 선생님께 연락을 드리지 못했다 내가 수시를 또 망쳤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나를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셨던 선생님께 더 좋은 이야기로 연락드리고 싶었고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았다 연말 분위기에서도 가벼운 안부인사를 드리지 못했고 당연히 새해인사도 여전히 드리지 못했다 내일 실기가 끝난 뒤에 나는 선생님께 다시 연락드릴 수 있을까 친구들은 올해 3학년이 된다 나는 여전히 1학년도 시작하지 못했는데 벌써 졸업생각을 하고 취업 준비를 시작하려는 친구들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친구들에게도 내일 실기라고 이야기하기 두렵다 친구들은 당연히 응원해줄 것이다 나는 그게 무서울 뿐이다 내가 또 실패했을 때 이번에도 떨어졌다고 이야기해야하고 또 그대로 위로해줄 친구들을 마주하기 싫다 친구들이 진심으로 응원하지 않는다거나 위로해주지 않을거라는 생각 때문이 아니다 나는 내가 이런 모습이라는 게 싫다 내가 치열하게, 열심히 시와 소설을 쓰고 책을 읽었다는 것에 의문이 든다 내가 과연 치열하게 쓰고 읽었을까 삼수를 하는 동안 나는 정말 간절했던 걸까 나는 내가 글쓰지 않는 인생을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 길이 아니라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응원받고 위로받을 자격이 나에게 있는 걸까 내가 열심히 했다는 것에 대한 확신도 없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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