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어느 순간부터, 나 혼자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번 실수 때문에 그러는 걸까?' '누나가 헤어지자 하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으로 나를 버리면서, 누나에게 더 투자 했어

어느 날부터, 누나랑 같이 밥 먹으면, 항상 체했고 눈치를 항상 보느라 불안 장애까지 얻게 되면서 우울증약을 처음 먹어 봤어

그렇다고 누나한테, '날 좋아하긴 해?' 라고 물어보기에는 남자 답지 못 한다고 생각해서, 말을 못 꺼냈어 마지막까지 버티다가, 내가 도저히 죽을 것 같아서, 우리 관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고, 결국에는 헤어졌지

헤어지니까 오히려, 편해졌고, 사람이 보상심리 때문에 그런지, 억울하고 화나더라고

나도 잘 못한 부분도 있고, 누나도 잘 못한 부분이 있겠지. 어느 쪽이 더 잘 못했는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야 하지만 내가 제일 화난 부분은 나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나더라고

예전부터 자존감이 낮아, 나를 항상 깎아내리기 바빴는데, 이번 연애에서 더욱 나를 늪에 빠지게 만들고, 내가 나를 죽였어 누나가 어떤지 눈치 볼 것도 아니였고, 나를 먼저 챙겼어야 했는데 내가 나한테 한 짓이 너무 화가나

지금은 마음 정리가 되었고, 전 보다 다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게 되었어

헤어진지 얼마 안 되서 그런지 추억들이 떠오르는데, 내가 마음이 생기든, 누나가 다시 연락이 와도, 그 때로 돌아 갈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어 누나가 울고 빌어도, 난 다시 불안하고 눈치 봤던 연애는 다시 하고 싶지 않아. 좋았던 순간은 그 때 밖에 없었고 그 이후는 지옥 시작이었으니까

서로 좋아했던 순간은 나도 잊지 못 해. 그건 전의 연애에서도 못 잊고 있으니까 우리가 인연이 아니였나보지

난 정말 최선을 다 했어. 내가 눈치 보고 힘들었던 기억들은 후회가 돼 나 자신한테 미안해서 그렇지만 난 누나한테 실수 한 적은 있어도, 미안한 행동들을 하지 않았어. 후회하지 않아

어떻게 보면 누나 덕분에 나 자신을 챙길 줄 아는 사람이 되었어. 물론 나 혼자 힘들고 슬플 때, 혼자 힘들어하고, 헤어진 이후에 나 혼자 겪게 되었으니까 누나 덕분은 아니야

고생했어

수고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