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1년전쯤 죽고싶다는 글을 쓴 후로 잠시 입원을 했었어
그리고 잘 살아내고 있고 버티고 무너지고 일어나고
어쨌든 잘 살아. 미래에는 덜 후회하면서 살고싶어서
그런 미래를 꿈꾸면서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있어.
다시 여길 찾아온 이유는 여전히 내가 말할 곳이 없어서야
이제는 나의 찌꺼기가 얼마나 타인에게 짐이 되는지
그동안 많이 알게됐거든.
나는 오빠가 2명있고 그중 둘째오빠한테 7~8살 쯤
더 됐을지도 모르는데 점점 기억이 흐려져서 정확하진 않아.
아무튼 친오빠에게 강간 시도를 당했었고 내가 너무 어렸을때라
시도에서 끝났고 구강성교나 키스를 강요당했던 경험이 있어.
그사람은 그렇게 사춘기를 겪었고 그후로는 자주 때리곤 했지
뺨도 맞고 피도 났었고
우리집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고 누군가에겐 부러울 수도 있는
먹고 사는데 문제없는 그런 집이었지만
부모님은 직장생활에 전념을 하셨고 큰오빠는 일찍 사업을 시작해서 집에는 항상 그사람이랑 둘이 있었어.
어느 순간부터 난 의지하는 사람, 의지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인식했고 믿었던거 같아.
믿지 않아봤자 이사람 말곤 나와 있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아무튼.. 난 그때 이후로 성격이 어두워졌었어
그래도 곧잘 웃거나 개그를 치거나 하곤 했어서 내 기억에 왜곡이 있나? 꿈이었나 싶었는데, 성인이 된 후로 첫 성관계를 했을 때
모든 기억이 다시 떠오르더라.
내 몸이 더럽다고 여겨졌어
웃고 떠들고 사랑하거나 신나거나 하고 싶지 않아져서 그렇게 쭉 우울증을 달고 살게됐고 작년에 그게 터져서 마지막 시도 후에 자의로 병원에 입원을 했었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잘못한게 없는데, 있다면 기억하는 것 외에
내가 왜 자책을 해야할까 수도 없이 고민했는데
그사람을 혼내거나 내치지않는 부모님을 보면서 그리고 정신과는 정말 값비싼 지옥이더라. 그냥 죽어도 상관없다고 독하게 마음 먹고 버텨냈어
둘째오빠도 상담을 받고 암튼 그 거지같은 광경 역겨워서 부모님보는 앞에서 화해를 했어
화해라고 하는것도 사실은 괴로워 여전히
퇴원 후로 어찌저찌 살아내서 지금은 열심히 지내는데
그사이 둘째오빠가 10살 넘게 차이나는 고등학생을 사귀게 됐거든
그리고 여자애가 최근 임신을 했고 낙태도 했대.
내가 왜 여기에 다시 왔냐면
그 소식을 듣고 내가 너무 기뻤어 미친년처럼
잠시나마 통쾌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참 역겹더라
그사람은 왜 내인생 하나 조진거에서 안끝내고
다른 생명까지 죽였을까
그런사람과 같은 핏줄인것도 괴롭고
그래도 당한건 죄가 아닌데 정말 아닌데 모든소리가 섞여
이 핏줄이 끔찍하고 나 스스로마저 지겨워서 소리를 지르고 싶었어.
그렇게 살지말라고 차라리 죽어버리라고 기도했는데
그사람이 쓰레기처럼 살 동안
결국 나도 여전히 바뀐게 없던거야
어떻게 해야 이 생각을 버릴수있을까 모든걸 태워버리고 싶어
전혀 죽고싶지 않은데 정말 끝까지 살고싶은데
이 몸을 얼굴을 볼때마다 역겨움을 참기가 힘들어
그치만 자고 일어나면 나는 또 잘 살아가겠지
그냥 말하고 싶었어 그냥이렇게 다 말해보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