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6/02 02:47:42 ID : Y4E9wE3AY9s 1
지금은 고2야. 갈피를 못 잡고 헤매기만 해 자꾸. 내 꿈은 소설가였어. 그냥 내가 상상하는 걸 좋아하고, 그걸 쓰는 것도 좋아해서 꿈꿨는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확신이 없더라고. 내 글은 나조차도 보기 부끄러워. 남들에게 보여주기는 더 끔찍해. 그래서 제대로 완성한 글도 없고. 써놓고는 항상 찢어서 버리기만 했어. 다른 친구들을 보면 책도 많이 읽고, 인터넷에 글을 올려보기도 하고, 많이 써보고, 대회도 나가고 그러는데 나는 한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 재능도 없고, 그만큼의 열정도 없어. 어처구니없게도, 나는 글쓰는 게 무섭더라. 내 글이 읽기조차 끔찍하고 수준 떨어진단걸 아니깐, 펜을 드는 순간부터 또 그딴 쓰레기나 만들 테니깐 쓸 수가 없더라. 새가 날고싶은데 날개가 없는 것처럼, 소설가 하고 싶다던 인간이 글을 쓸 수가 없다니.. 우습지않니? 친구들은 벌써 꿈을 정하고, 꿈을 위해 준비해 나가는데. 나만 몇 년째 제자리야. 불안해. 꿈에 대한 확신이 없어. 이제 뭘 해야 하는지도, 뭘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겠고 앞으로 살 자신이 없어 그냥 살고 싶지가 않아. 가족이나 친구에게는 고민을 어떻게 털어놔야 하는지조차 몰라 이야기할 수가 없었어. 다들 아직도 내꿈이 소설가인줄 알지. 나는 뭘 해야 할까?
2 이름없음 2022/06/02 12:47:58 ID : RClDAi04Gmm 0
작성 시간을 보니 상당히 늦은 시간에 글을 써냈구나, 잠은 잘 자고 일어났어? 스레주, 꿈이라는 게 말야... 어느 때는 사람을 꽉 붙잡아주기도 하는데, 동시에 스스로에게 많이 시험을 던져주기도 하더라. 원하는데 재능이 없다고 자책하면서 좌절하는 경우를 나도 수없이 겪었고, 또 많은 사람들이 겪어가.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구나. 상황도 상황이고, 시국도 시국이니 흔들리기도 분명 정말 엄청 많이 흔들릴 거야. 당연한 것이니 자책이나 스스로를 혐오하지 않아도 돼. 이곳에 글을 남겨준 것만으로도 이미 몇 걸음은 나아갔잖아, 스스로를 되짚어서 생각을 했다는 뜻이니까. 그렇지? 솔직히, 재능이 있다 없다는 모르겠어, 스레주 스스로가 알아줬으면 하고, 내가 판단할 부분도 아닌 듯 해. 다만... 스레주는 자신에게 완벽함을 주고 싶어서 시작을 굉장히 머뭇거리는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은 나아가는데, 나보다 더 잘할 텐데 나는 왜 이러나, 하는 게 없구나, 하고 자책도 많이 했을 거라고 짐작을 해. 내가 좋아하고, 새기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어. 완벽한 구현은 아니야, 하지만 의도는 비슷하고, 좋은 말들도 많이 하신 분이었던 것 같아서 출처?! 를 밝히고 싶은데,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 미안! 대부분의 사람들이 역설적이게도 자신을 너무 사랑해서 완벽한 것만 남기고 싶다보니 도전과 시작을 많이 두려워 한대. 사실... 모든 일은 정말, 정말로 시작만 해봐도 절반 이상은 가는 것이 맞으니 가볍게 재미로라도 시작해보면 어떻겠느냐고. 그것이 설령 완벽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매일 하루의 시작들을 맞이하는데 분명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컨대 당신은 강한 사람이라고. 네가 언급했던 열정의 문제도 짚고 가자. 의지와 열정이 없다며 자책한다는 건 지금 네가 많이 지쳤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야. 슬프게도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매정하고 둔해, 특히 우리나라는 타인이, 그리고 자신이 정신적으로 지친 것에 대해 관대하지 못하거든. 스레주만 해도 자책하고 있잖아. 그래도 무턱대고 주변 상황이나 남들에게 화풀이를 하지 않아서 참 기특하구나 싶어, 다시 한 번 글을 써줘서 고마워. 장하다! 당장 글을 써내는 건 어려울 거야, 창작이라는 게 정말 대단한 과정이고, 그만큼 힘겨운 자신과의 싸움이자 정말 긴 마라톤 같다는 것을 나도 알아. 타고난 재능과 작품의 길이에 대한 건 별개로 치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그러니까 18살은 충분히 방황하고, 흔들리는 게 정말 너무 엄청 당연해. 그러니 소중한 자신을 호되게 꾸짖는 것은 잠시 멈추자. 여기까지 읽었으면 잠시 심호흡도 몇 번 할까?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고. 무책임하고 이상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흔들리는 것이 참 다행이고 스레주 네게 많이 고마워, 자신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그렇게 흔들리고 고민도 하지 않고 도전이 두렵지도 않아. 스레주야. 꿈은 언제나 변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내면에 쌓이기도 해. 분명, 살면서 시간이 지나면 스레주의 꿈도 변할 지 몰라. 하지만 네가 바라왔던 꿈이 아프게 남는 것을 원하지 않아, 적어도 나는 그래. 글이 너무 장황하네. 방황과 막막함과 자책이 많이 괴롭고 힘들지, 심호흡 했으니 잠시 쉬어도 괜찮아. 꿈에 대한 확신은 없어도 돼. 다른 목표나 꿈에서 찾을 수도 있는 거야. 당장 뭘 할까? 라고 물어준 것도 충분히 기특하고 많이 애써왔다고 생각해. 지금은 자신을 뽀담뽀담 보듬어주자. 점심은 뭘 먹을 거야?
3 이름없음 2022/06/02 15:58:19 ID : Y02moHB807b 0
글 보고싶당
4 이름없음 2022/06/02 22:26:12 ID : mk9uraq0q6n 0
'행동하는것을 멈춘다면 그 세계의 시간또한 흐르는것을 멈춘다'라는 말이 있지 너의 시간은 너한테 맞춰서 흘러가고 있는거야 멈춰있다면 계속해서 제자리걸음만 할 뿐이지 일단 손에 잡히는거 마음에 가는걸 이것저것 시도해보는게 어때? 남들보다 앞서나가려 하지말고 오로지 너한테만 집중하면서 말이야
5 이름없음 2022/06/02 22:44:23 ID : tvyMpbBcGoN 0
있지 난 고3인데 생각보다 인생이 참 길다? 세상이 고2 고3되면 뭐라도 해두고 20살 되면 뭐가 되어있어야할 거 같이 구는데 전혀 아니야 30살 넘어서 방황하는 사람도 있고 50살에야 자기 꿈을 찾는 사람도 있고 그래 난 그림하는데 나도 공모전 하나 제대로 못나가고 있고 어디다 잘 올리지도 않고 그래.. 내 친구들도 당연히 그림그리는데 걔들 그림 보고 있으면 난 왜 그렇게 못그리지 생각이 들기도 해. 사람마다 그림체도 스타일도 다른건데 원래 남을 보면 내 모난점만 보이기 마련이야. 소설이나 그림이라는게 참 그렇지 뭐가 되었든간에 그렇지만.. 눈으로 확연히 보인다고 해야할까.... 그것 때문에 참 많이 울었어.ㅋㅋ 솔직히 나는 고3인데 무슨 대학 가고싶은지도 잘 모르겠거든 어떤 친구는 대학 하나를 열심히 노리고 어떤 친구는 포폴 준비도 하고 그러는데 난 잘 모르겠어ㅋㅋ 어느 대학을 가면 좋을지.. 뭐 어떤 대학이 좋다는건 알겠는데 갈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래도 나는 이 길이 참 좋아 솔직히 꿈이 우리가 좋아서 꾸는거지 꿈이 내 길을 따라주는건 아니거든 짝사랑같다고 해야하나..ㅋㅋ 그래도 계속 짝사랑하고싶어. 근데 그러려면 자주 쉬어야하는 거 알지? 짝사랑도 말도 못걸어보고 제풀에 지치기만 하면 마음이 다 식거든. 좀 쉬는 것도 괜찮고 꼭 글로 써야만 뭐가 되는게 아니라 아웃풋이 나오려면 인풋도 채워져야하니까 남의 글을 많이 읽거나 영화나 만화도 추천할게... 그리고 꼭 짝사랑은 이뤄져야한다 그런건 아닌 거 알지? 다른 길도 여전히 응원할게 예전에는 꼭 원하는걸 이루기를 바랬는데 생각보다 다른 길로 가도 즐거운 일은 많더라.. 나는 그림 전공을 하려고 하지만 다들 취미로 하는건 어떠냐고 그랬거든. 그림을 꼭 그리지 않아도 나는 행복하다는 글도 많이 보고.. 옛날에는 난 그래도 그림을 그려서 행복해질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엔 생각이 바뀌더라.. 그게 다 무슨 말인지ㅋㅋㅋ 꼭 소설가가 아니어도 꼭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나는 나라고 해야할까. 세상이 막 변하진 않아. 고삼이 되어서도 주위도 나도 충분히 방황은 하더라 너무 막막하게 생각하지말고 좀 쉬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야. 응원할게. 남에게 털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아. 난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거나 친구들한테 자주 상담했던 거 같네
6 이름없음 2022/07/18 04:35:17 ID : Y4E9wE3AY9s 0
>>2 >>3 >>4 >>5 내가 이 글을 올린지 벌써 한 달이 넘었네. 좋지 않은 생각까지 할 정도로 안 좋은 상황들이 겹겹이 있었고, 숨쉬기
내가 이 글을 올린지 벌써 한 달이 넘었네. 좋지 않은 생각까지 할 정도로 안 좋은 상황들이 겹겹이 있었고, 숨쉬기도 어려울 만큼 지쳐있었어. 그런 상황에서 하소연이라도 해보고 싶어서 적은 글이었는데.. 너희들 덕에 다시 일어서 볼 수 있었던 거 같아. 너무 늦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거 미안해. 결코 까먹고 있던 건 아니었어. 정말 고마워. 아무것도 모르는 낯선 사람에게 응원을 해주고 용기를 줘서. 아직도 내 글이 부끄럽긴 마찬가지야. 하지만 덕분에 생전 처음으로 끝까지 도전해 봤어. 너희들에게도 무엇이든 하고 있는 일들이 잘 풀리길 기도할께. 그리고 훗날 여기가 아닌 도서관에서 다른 글의 모습으로 만나자.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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