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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빠 때문에 너무 힘든데 어떻게 해야할까 (5)2.퇴사하고 싶은데 이게 맞는걸까 (8)3.부모님이 나한테 했던 말이나 행동중에 제일 상처받은거 쓰고가줘 (577)4.고어영상을 봐버렸어 (10)5.우울할 때 이거 하면 나아진다 하는 행동 있어? (17)6.생일이 싫어 (7)7.대학에 부담스러운 사람이 있어 (1)8.일본 대학 간거 너무 후회중임...지금이라도 자퇴할까? (3)9.빚 안갚고 자살하면 .. (15)10.집나가면 집가고싶고 집오면 집나가고싶고 (1)11.담배핀다니까 친구한테 맞았다 (7)12.친구들한테 자꾸 실수하는거 같아 (1)13.🥕 성고민 잡담/질문스레 🍇 (458)14.인혐이 심한데 의료보건 계열이 맞을까? (7)15.ㆍ (1)16.부모가 자식에게 화나면 화나는대로 '씨발년' , '개같은 년' 이런 말 막 쓴다면... (26)17.술먹고 말실수한 친구에게 어떻게해야할까 (3)18.내가 너무 이기적인거라고 생각해? (2)19.칼답하는거 부담스러워? (10)20.20살인데 친구가 한명도 없어 (1)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지 미안해
이건 그냥 내 망한 인생에 대해 잠시 고찰하고자 쓰는 글 같다
난 미대 가려고 고2 중반에 입시미술 시작했어
그런데 더 이상 대학을 미술 쪽으로 가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어
입시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거든
평소에는 경력에 비해 잘한다는 소리도 들었었고
(우쭐대거나 그런건 절대 아니야.. 이런 칭찬 들을 때 마저도 좀 부정적으로 들었던거 같아-> 어차피 내가 늦게 시작했고 못났으니 이정도는 그냥 해야한다.)
최근에 열린 대회에서는 상도 탔었지만
결국에는 큰 상도 아니고, 평소 원장샘이 날 안좋게 봐서(내가 매번 늦잠을 자는 바람에 지각을 자주했거든) 한 2 주 전부터 학원에 나가는 일이 너무 무서워졌어.
평소에 원장샘이 나 불러서 하는 소리가 대부분
내가 너같은 애들 많이 봤는데 넌 이대로면 어차피 인생 잘 안풀릴 타입이다, 진짜 병신이다 넌
이런 위주였는데
솔직히 나 병신같은거 절대로 인정해
그래서 위에 저런 소리 들었을때조차도 원장샘께 너무 죄송해서
열심히 해서 만회해야겠다는 생각뿐이였어
나도 적어도 고2때까지는 학교나 학원 지각하는 애들 진짜 이해 안됐었거든
몸이 아파도, 졸려도 학교나 학원에 지각한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였어
그런데 중학생때부터 있던 만성 우울증이 고2때 결국 조증으로 바뀌면서 공황장애는 더 심해지고, 해야할 일을 심각할 정도로 미루는 일이 많아졌어
솔직히 시간약속에서부터 사람 기본이 다 보인다는거 알아
계속 지각하는 사람은 아마 나같이 뿌리까지 썩어있을거야..
대학이든 회사든 알바든 누가 이런 정신병자년을 원하겠어?
이미 다 보이는데..
그런데도 늦게 시작한 미술이 재밌어서, 발전이 느껴질 때 마다 성취감도 느껴지는게 좋아서 학원에 나오는게 괜찮다고 느꼈는데.. 학원에서 자꾸 모두에게 실망만을 안기게 되니까 그냥.. 도망치고 싶어
물론 이렇게 하던것도 힘들어하면서, 안하던 걸 하면 얼마나 더 힘들지 예상이 가.. 아마 이런 정신력으론 어딜가든 안된다고 생각하고 여기저기 피해다니기만 하다가 결국 성적에 맞춰 이도저도 아닌 일 하면서 그저그런 대우 받고 입에풀칠 하면서 살거란 것도.
하고싶은게 너무너무 많았는데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니까 나도 정말 이런 내가 너무 싫어
단순히 학원에 가기 싫어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게 아니라
나가야 하는 시간 4시간 전부터 눈이 안감기고 심장이 터질듯이 쥐어짜이는 것 같고 숨이 잘 안쉬어지는 경험이 계속 지속되고 결국 나가야 하는 시간이 됐을때도 못나가게 됐어
이게 다 대학에 대한 간절함이 없어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현재는 그런 간절함 같은 걸 느낄 수 있는 여유조차(솔직히 진짜 간절했던 사람들은 내 글 보면 웃기긴 할거야) 못느끼겠어 하하..
솔직히 이렇게 그만 두고자 하는 과정이 훨씬 스트레스가 심한 것 같아
이대로면 정말 멘탈터져서 미대입시 재수할 것 같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너무 심해져
당장 아침에 학교를 가는데, 당장 오전에 학원으로 가야하는데, 새벽마다 부모님이랑 싸우고 맞고 등신ㄷ고 집에서 쫒겨나서 출근할때까지 계단 비상구에서 자다가 비몽사몽한 채로 학교나 학원에 가면
내가 내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서 더 좋을때도 있었어
친구나 선생님이랑 정상적인 대화를 하고 웃고 배우는게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이런 생활도 유지하는게 한계가 있더라
졸리고, 지치고, 그대로 자다가 지각하고, 실망시켜드리고, 애 인생이 뻔히 보인다는 눈빛
그래서 문득 고민이 들었던거야
이렇게 망한 입시를 유지할 바에 차라리 수학을 좀 더 해서 빨리 취업할 수 있는 전문대 라도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너무 뭣모르고 하는 소리일까?
입시미술 개빡쎄다고 들었는데 그런 멘탈이면 마음 가는 대로 해도 되지않을까? 그리고 내가 성인이여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고3 절대 늦은 거 아니야. 20살에 무조건 대학을 가야한다는 주입식 교육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어. 누군가 20살 때 뭐할래? 라든가 친구들이랑 차이가 나면 당연히 힘들어진다 같은 말들 서슴없이 하고 당연하다 생각하는데 돌이켜보면 대학 가서 후회하고 자퇴하는 애들 짖짜 개 널렸어. 어쩌다 몇명 아니야? 가 아니라 5명 중 3명은 그러고 2명은 졸업한다 해도 어찌저찌 취업하는 애는 1명이고 나머지 1명은 학위 따고도 별 생각 없어. 선택은 너가 하는 거고 고3이라는 나이에 너무 압박 갖지마. 인생에 시기라는 건 없고 방향은 너가 정할 뿐임. 나라면 입시미술 그만두지 못한다 해도 한달에서 3개월은 수학에 매진해봉 거야. 그리고 어치피 그림그릴때 수학적 사고나 계산도 필요하잖아? 언젠가 분명 도움이 될 거고 포기한다 해서 다음에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니까 그거 하나 잠깐 포기한다고 어두운 미래만 그리지 마.
세상에 레주야 내가 고3 때 입시미술 준비하면서 가진 마음가짐이랑 너무 같아서 글 달아
너는 학원에 돈을 내고 다녀. 그런데 너는 시작한 것에 비해서 실력이 좋아. 학원은 너에게서 돈을 빼먹으면서 (입시미술학원비 엄청 깨지는 거 알어) 너한테 병신이라고 한다? 그 학원이 진짜 되바라진거야. 학생 사기 끌어올린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하면 안되지 ㅋㅋ 그냥 인격모독이잖아. 감정에 상처주면서 배우는 것 중에 좋은 것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
레주야, 너 정말 잘 버텨온 거야. 진짜 고생많았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도 고3 때서야 겨우 설득해서 늦게 입시 미술 시작해서 다녔는데 도중에 스트레스 너무 심해져서 간질오고 수시는 결국 다 떨어지고 학원 그만두고 정시 수능점수로 대학 붙었어 ㅋㅋㅋㅋ,.. 난 지금도 빨리 포기하라고 안한 학원선생님이 원망스러워. (다 잘했는데~ 스케치랑 채색이랑 구도랑만 좀 더 하면 되겠네~ : 안됐다는 소리잖아요;;) 혼자 점심 저녁먹고 학원에서 따 시키는 줄... 내가 선택한 길인데 너무 아프고 외롭고 지옥같더라. 학원 그만두고 싶었는데 약한 소리하는 것 같아서 결국 악쓰고 수시까지 다니긴 다녔어,,ㅎ 그런데 지금은 후회해.
어느 전공을 지망하고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지금 너무 힘들다면 쉬어야 해. 몸, 마음 다 망치고 대학 붙었더니 할 수 있는 거 하나도 없더라. 난 지금 그냥 스레주가 얼마나 대단한지, 얼마나 잘 걸어왔는지 알려주고 싶다.
스레주야, 나는 원하는 예체능 전공 대학 붙었는데 아직도 넘을 산이 많더라. 그래서 힘이 들 때 계속 생각해. 사람이 사는 이유는 대학가기 위해서, 공부 잘하기 위해서, 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살기 위해서 사는 거라고. 시원한 공기, 풀, 비 맞으면서 자라라고 태어나서 먹을 수 있는 것 맛보는 거라고. 그러면 조금 더 눈 앞의 목표가 명확해지더라.
말이 많아져서 미안해. 스레주가 좋은 선택을 해서 더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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