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첫키스 썰 풀어봄

우선 걔랑 나는 어렸을때 엄청 친했어 4살 때부터 알았는데 유치원에서의 첫인상이 아직도 기억나... 얼굴 작고 눈이 얼굴의 거의 반이었던걸로 기억해 초등학교도 같은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교도 같은 중학교 졸업하고,, 지금은 같은 고등학교 다니는 중이야

걔는 초등학교 같은 반이었을 때부터 발표도 잘하고 숙제도 잘하고 반장도 하고.. 암튼 넘사벽이었음,, 요즘 매일 공부한다고 말도 안걸어줬거든 솔직히 초등학생 때부터 걜 남몰래 좋아했긴 했었어 얼굴도 평타 이상 치고 암튼 엄친아 느낌이니까.. 근데 항상 그런 남자들 옆에는 여자들이 몰리잖아? 여자애들 땜에 말도 잘 못걸고 눈치보면서 말이라도 걸면 애들이 꼽주고 인스타 찾아와서 욕하고 그런게 일상이었어 뭐,, 소꿉친구란 이유로 눈치 되게 많이 받고

좋아했다가 정 떨어지고 또 좋아했다가 정뚝떨.. 계속 이런 마음이 반복되니까 나도 초조해지기 시작했어 걔는 날 좋아하는 걸 모르는데 나만 이렇게 짝사랑해야하나 싶어서 맘을 아예 접었거든

근데 걔는 너무 내 맘을 설레게 하는거야 머리카락에 붙은 꽃잎 떼주고 우산 안가져왔을때 빌려주고.. 그때까지만해도 확신이 서진 않았었어.. 그냥 친한 친구니까 이런 것도 해줄 수 있지 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거든

확신이 들기 시작한건 작년이야 인스타 안하던애가 인스타 깔아서 나 팔 해주고 애들한테 돈도 잘 안쓰던 애가 나한테 먼저 뭐 먹으러 가자 하고 그러더라고?

그때부터 썸을 탔다고 해야하나.. 하루하루가 걔 때문에 핑크빛이었어 학교도 같이갔다가 하교할때 떡볶이 먹으러 가고 또 주말에 만나서 놀고

뭐야 궁금해 빨리 말해줘

그러다가 이번주 금요일에도 약속을 잡았어. 이번에 내가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가 개봉했더라구.. 바로 걔랑 약속 잡았지.

영화 다 보고 나와서 버스 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나는 조용히 에어팟 끼고 노래를 듣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걔가 내 에어팟 한 쪽을 빼더니 나를 빤히 쳐다보는거야 나는 뭐야 ; 하고 눈 좀 마주치다가 다른 한 쪽도 뺐어

걔는 가까이서 내 눈을 계속 쳐다보더니 귓속말로 레주야 나중에 나랑 같이 가자 라고 속삭이더니 다시 자세를 고쳐앉았어 나는 어리둥절해서 막 뭐냐고 물어봤는데 걔는 피식 웃었어..

내리는 역은 같았고 집 쪽으로 걸어가는 방향이 달랐는데 여느 때처럼 갈림길에서 헤어지지 않고 계속 나를 향해 걸었어 나는 여기는 네 집으로 가는 길 아니잖아, 왜 여기로 와? 라고 했더니 갑자기 내 손목을 잡더니 자기 방향 쪽으로 나를 틀더라고?

나는 너 오늘따라 이상하다고 말하면서 대놓고 싫어했지.. 평소에 안그러던 애가.. 사람이 바뀌면 죽는다는 말도 있으니..

근데 입 맞추는 건 내가 먼저 했어 삘이 들어서 몸이 움직이는 대로 걔 볼 잡고 내 배 쪽으로 밀착시킴

그 뒤는 잘 모르겠고 혀 들어가는 느낌하고 얽히고 풀어지는 느낌만 기억나 한 1분 지났을까 내가 숨차서 입 먼저 떼고 걔는 나 어색하게 보고 있었는데 그때 심장 터지는 줄 알았음

나는 급 현자타임 와서 어깨 살짝 밀치고 오늘 재밌었어 다음에 또 놀자 하면서 급하게 뛰어갔지..

여기까지만 보면 완전 개연성 없고 드라마틱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오늘부터 첫 연애 하게 됐어 진짜 연애? 이런거 해본 적도 없어서 혼란스러운데 지금도 앞으로 걔랑 또 키스할 생각만 하고 있음...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