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눈물도 적고 여자애가 왜이리 돌같냐고도 많이 들어본 사람인데 아까전부터 이상하게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나면서 눈물이 나는거야. 갑자기 보고싶고. 평소에 그렇게 그리워 하는 편도 아니었고, 돌아가신 당시에도 해외에서 그냥 멀리서 소식듣고 울지도 않고 너무나도 평온하게 있어서 엄마한테 넌 손자녀들 중에 제일 많이 이쁨받던 애가 그래도 되는거냐면서 뭐라하셨던 적도 있을 만큼 진짜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밥도 평상시처럼 잘 먹고 잘 자고. 근데 진짜 아주 가끔씩 밤이 깊어질때 슬픈 문구나 잔잔한 음악 듣고 있을때면 가끔 생각이 나는데. 어쩔때는 그냥 스쳐지나갈때도 있지만 유독 곱씹고 할아버지랑 같이 있었던 기억이나 마지막에 아빠보고 나한테 꼭 전해달라는 말을 생각할때마다 눈물이 그냥 자동생성이 되어버려. 막 슬픈지도 모르겠을 정도로. 눈물이 나와도 되나 할 정도로 평상시 막 애정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는데 넌 내 마지막 사랑이라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씀만 생각하면 신가하게 그런다? 원래 가슴이 막 미어진다는데 나는 그런것도 없이 그냥 눈물이 뚝 뚝 떨어져버리거든. 그러면 또 당황해서 눈물도 제대로 안나와. 확실히 보고싶기는 해서 지금 가지고 있는 감정이 최소 그리움이라는 것만은 알아. 할아버지 생각을 10초 이상하면 내가 내가 아니게 되서 생각을 안하려고 하는데, 알잖아. 뇌는 그러면 그럴 수록 정반대로 해버린다고. 그래서 너네들한테 묻는거야. 너넨 그리움을 어떻게 마주하고 있는지. 한달만 더 오래 살아계셨어도 나 졸업하는 모습, 대학가는 모습,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볼 수 있었는데. 5년을 기다렸으면서 한달을 못 기다리고 가셨을까 그렇게 건강했던 분이. 보고싶다면서 왜 얼굴 한번 안보고 가셨지. 성인되고 결혼하는거 본 다음에 가시겠다고 하셨는데. 참 의문이야. 그래도 바라셨던 대학에 떨어졌다는 소식과 그에 대한 실망은 전하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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