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군대 보내기 10일 전

벌써 싱숭생숭해서 잠이 안 온다... 새벽감성을 빌어서 레스 몇 개만 쓰고 갈게 나랑 남자친구는 대학에서 처음 만났어 ㅋㅋ 남자친구가 같은 과 한 기수 후배였징 한번 우연히 같은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처음엔 솔직히 별 관심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나는 전남친이랑 헤어진 지 얼마 안 됐었거든 아 내 전공이 좀 특수과라서 특정될까 봐 약간의 각색을 하려구 해 근데 큰 에피소드는 절대 뻥 안 칠 거임! 전공이나 수업 이름, 내용 이런 것만 살짝 바꿔가면서 쓸게 아무튼 난 지금 남친이랑 같은 조가 됐어 한 학기 내내 싫어도 붙어다녀야 했지... 나는 좀 음침한 데다가 무지막지하게 낯을 가리는 성격이고 남친은 내가 본 사람 중에 제일 외향적인 사람이었어... 절대 얘랑은 못 친해질 거라고 확신했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고 우리는 서로 그 수업에서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점점 가까워지다가 학기가 끝나기 2주 전에는 연애까지 하게 되었지... 참고로 고백은 남친이 했어ㅋㅋㅋㅋ 내가 그 학기 끝나면 졸업이었는데 남친이 내가 졸업해버리면 영영 못 볼까봐 무서웠대 그래서 서둘러서 고백했다고 그러더라구 내가 졸업하고도 우리는 잘 만났어 내가 알바 끝나면 매일매일 학교에 출석하면서 남친 밥 챙겨 먹이고 캠퍼스 데이트 하고 과제도 같이 하고 그랬거든 연애 극초반에는 서로 너무 달랐고, 연애 상대로써 서로의 모습을 잘 알기도 전에 성급하게 사귀어서 그런지 정말 많이, 크게 싸워댔어 헤어질 위기도 몇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남친이 붙잡아줘서 잘 화해할 수 있었어 그래서 남자친구도 졸업한 시점에서 우리는 정말 평화롭게 잘 사귀고 있었당 각각 다른 곳에서 기간제로 일을 해서 데이트할 시간이 없어도 남친이 내 자취방에 와서 지내면서 밤에 퇴근하면 꼭 얼굴 보고 손잡고 동네 산책하면서 도란도란 얘기하고 둘이 운좋게 쉬는 날이 겹치면 가까운 곳이라도 놀러가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꼭 안고 누워서 넷플릭스 보고 서로 요리해주고 바쁜 와중에도 재미있게 잘 사귀었어

여름엔 남친이 군대가기 전이라 놀고싶다고 일을 쉬었다 그래서 내가 쉬는 날에는 거의 항상 데이트를 했어 생각해보면 얼마 안 되는 시간임에도 진짜 알차게 놀았다... 뮤지컬도 보고 좀 무리해서 멀리 여행도 다녀오고 1년을 넘게 사귀어서 컨텐츠가 떨어질 법도 한데 남친은 항상 어디선가 신기한 것들을 가져와서 심심할 틈이 없었어 8월 중순부터는 내가 바쁘기도 했고 남친도 입대를 한 달 앞두고 있어서 가족이랑 친구들이랑 시간을 많이 보냈어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만났당 이번주도 같이 맛있는 거 잔뜩 먹으러 다녔고 다음주에도 하루 데이트하기로 했어 근데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지 뭐야......

솔직히 나 걱정 많이 된다... 나 외로움 무지막지하게 탄다... 집착도 한다... 남자친구는 집착 나보다 더 많이 한다...... 우리가 1년 6개월을 떨어져서 잘 지낼 수 있을까? 남자친구 군대를 기다린다<<는 선택지는 내 2n년 인생에 원래 없던 거였다 근데 올해 봄에 입대 날짜 정해진 남자친구가 강아지 같은 큰 눈을 울망울망거리면서 "누나... 나 군대 기다려줄 거야...?" 이러더라... 그 순간 나의 머리에 꽃신을 신는다는 선택지가 생겨나 버렸다 이제는 후회해도 늦었다 사실 남친도 엄청 오락가락했다 기다려달랬다가 힘들면 다른 남자 만나면서 기다리다가 자기 제대하면 돌아오랬다가 다른 남자랑 눈 맞으면 탱크 끌고 나오겠다고 했다가... 오락가락하면서도 죽어도 군대 가기 전에 헤어지자거나 힘들면 헤어지자는 말은 안 꺼내더라 그 모습 보면서 별 감정이 다 들더라... 나랑 헤어지기 싫어하는 게 고맙다가도 자기 인생에 여자는 나밖에 없다는 듯이 구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고 군대가 얼마나 스트레스면 그렇게 똑부러지던 애가 저렇게 갈팡질팡할까 싶어서 안쓰럽기도 했다

지금 남친 상태가 어떠냐면 해탈했다 어제는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된다는 말까지 하더라 당분간 못 만날 친구들 만나러 다니고 있다 나는 눈물이 엄청 많다... 내가 안 슬퍼도 누가 울면 따라 울어버린다 만약에 내가 조금이라도 슬프면? 뻥 좀 보태서 슬프다는 걸 내가 인지하기도 전에 눈물이 수도꼭지 튼 것처럼 좍좍 쏟아진다 이거 잘 그치지도 않는다... 근데 나 남친 군대 보내면서 울기 싫다... 쪽팔리기도 하고 안그래도 스트레스 심할 애한테 짐 하나 더 얹어주고 싶진 않다... 인터넷 보니까 눈물 참는 꿀팁:발로 전화 받는 상상을 한다 뭐 이런 거 나오던데 해보고 후기 가져올게

남친은 입소식 전날에 미리 부대 근처에 숙소 잡고 가 있을 거래 너만 괜찮으면 나도 같이 가도 되냐 같이 있고싶다 이렇게 물어보니까 그때 가봐야 알겠는데 뭐 상관은 없지 않겠냐고 그러더라 말투 되게 사람 속상하게 하지? 근데 난 이제 남친어 번역 스킬이 생겨서 괜찮다 저 말은 나만 별 일 없으면 무조건 같이 갈 것이라는 뜻이다 머리 밀 때도 꼭 나 데려가라고 부탁해놨다 남친이랑 알고 지낸지 1년 반, 연애한 지 450여 일 만에 드디어 빡빡이 남친을 보겠구나 철없이 조금 들떴다... 아기야 미앙... 위에 쪼끔 언급했다시피 남친이 나보다 어리다 그래서 난 남친이 군대를 가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돼 아니 나는 아직 응애거든? 그러면 남친은 나보다 어리니까 더 응애거든? 근데 왜 군대를 가지??? 군대는 완전 어른들이 가는 거 아니었어?? 왜 나보다 어린 애가 군대를 가지????? 반쯤 농담이다 난 내가 더이상 어리지 않다는 걸 받아들였지만... 내 아기 남자친구가 군인아저씨가 되어야 한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어제 꿈에 남친이 나왔다... 근데 내용이 판타지였음 내가 어떤 방에 일주일 갇혀있다가 탈출하니까 대학 친구들이랑 남친이 나를 구하러 와줬더라구 살았다는 안도감+일주일 만에 보는 사람+나를 데리러 와줬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가지고 친구들한테 고맙다고 나 괜찮다고 하고 남친부터 찾았걸랑 근데 남친이 나한테 당장 안 달려오는거임... 내가 달려가서 껴안으니까 뭔가 어정쩡하게 안겨있구... 얼굴을 가까이서 봤더니 묘하게 늙어있어 다른 친구가 그러는데 내가 7년 넘게 실종 상태였대 다들 내가 죽은 줄 알았다고 훌쩍훌쩍 우는데 남친은 계속 왼손을 뒤로 숨기면서 어색해하는거야 남친이 방심한 틈에 보니까 우리 커플링이 아니라 다른 반지가 끼워져 있더라궁... 내가 죽었다고 알았으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뭘 그런 거 가지고 그러냐고 했더니 남친이 뚝뚝 울면서 미안하다고 용서해달라고 다시 시작하자고 그러더라 나는 내연녀 되기 싫다고 말하다가 깼다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남친한테 꿈에서 왜 그랬냐고 따짐 ㅋㅋㅋㅋㅋㅋㅋ 자기는 항상 누나만 기다릴 건데 왜 그런 꿈을 꿨냐고 억울하다고 답장 왔다 귀여운 놈

곰신카페 가입할지 말지 고민중이야 아직 열흘 정도 남았는데 너무 설레발치나 싶기도 하구... 곰신카페 보면 다들 소포 상자 꾸미고 부대에 뭐 돌리고 너무 대단하신데 나는 그렇게까지 뒷바라지할 자신은 없걸랑... 남친한테 혹시 소포나 예쁜 편지봉투 같은 거 바라냐고 물어봤더니 아무것도 보내지 말래 ㅋㅋㅋㅋ 내가 부담될까 봐 본인이 이렇게 말해주는 마음은 너무 예쁜데 그래도 어떻게 아무것도 안 보내!!

스레주 좋은 사람이네 남자친구가 마음이 든든할 듯

>>10 헤헤 고마워 ☺☺☺☺

스레주 오늘도 새벽에 왔다 싱숭생숭... 은 핑계고 늦게 일어났더니 잠이 안 오네 ㅋㅋ큐ㅠㅠㅠㅠ 남친이 새벽에 전화하기로 해놓고 몇 시간 동안 연락이 없어서 카톡해보니까 아직 친구들이랑 놀고있다네 약간 서운한 티 냈더니 나 늦게까지 논다고 해짜나!! 하면서 앙탈을 부린다 나는 이제 졸린데 오늘은 통화 못 하겠군... 남친이랑 나랑 생활패턴이 엄청 다르다 나는 늦어도 오전 10시~낮 12시에는 일어나서 활동하고 새벽 3시~5시에는 자는데 남친은 보통 오후 4시~7시 사이에 일어나서 아침 9시쯤 잔다 떨어져있으면 음 연락이 잘 안 되는군... 하면서 쫌 속상해하고 마는데 같이 있으면 이게 진짜 쫌 빡세다... 연애 초반에는 정말 극악이었는데 이제는 둘이 중간지점을 찾았다 둘이 있으면 오후 2시나 3시쯤 일어나서 새벽 6시 전에는 잔다 ㅋㅋㅋㅋㅋㅋ 기막힌 합의점을 찾아냄...

인터넷에서 봤는데 군대 가기 전의 남자들은 원래 친구들을 그렇게 찾는다더라 나는 친구가 별로 없어서 공감은 안 되지만 이제는 뭐 그럴 수도 있지 않나 싶다 솔직히 저번달까지는 좀 서운했다... 나랑 데이트하던 시간을 쪼개서 친구 만나러 다니고 피시방 가서 연락도 안 되니까 짜증도 났는데 이 기간에 남친이 친구 만나는 걸로 서운해하면 안된다고 그러데...? 그래서 요즘은 서운한 티 안 내려고 노력한다 나랑 있기로 해놓고 가족들이랑 시간 보내야된다고 하고 쏠랑 가서는 집에 안 들어가고 친구들이랑 피시방에서 밤샐 때는 좀 괘씸하지만... 얘 인간관계를 망칠 수는 없으니까 참으려고 노력 많이 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고향 친구를 만났다 얘기하다보니까 남자친구가 곧 군대를 간다는 말을 꺼냈는데 나보고 왜 그런 선택을 했냐고 묻더라 내가 선택했니... 사귀다 보니까 얘가 군대 갈 때가 된 거지... 모르고 사귄 건 아니다 사귀기 전에도 졸업하고 군대 갈 거라고 했으니까 얘 졸업하려면 한참 남았으니까 괜찮겠지~ 하고 연애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갔고 생각보다 얘를 더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생각보다 무거운 관계가 되어버려서 끊어내기도 힘들고 끊어낼 생각도 절대 없다 군입대가 우리 연애의 작은 복병 중 하나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긴 하지만 내 할 일 열심히 하면서 커리어 쌓고 있으면 나오겠지 하고 있다 외로움 탈 겨를도 없이 바쁘게 살고 있으면 괜찮을 거다

얘는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 괜히 군대에 커플링 들고갔다가 잃어버릴까봐 본가에 두고 가라고 권했는데 죽어도 싫다고 어떻게든 지니고 다니겠다고 한다 또 울먹거리면서 누나는 커플링 빼놓고 다닐 거냐고 묻길래 일할 때 빼고는 항상 끼고 다닐 거라고 약속했더니 실없이 좋아했다 아 왜 일할 때는 빼냐면... 내 직업 특성상 일할 때 커플링을 낄 수가 없다... 그런데 뭐 일이 매일 있는 것도 아니고 많아야 한 달에 2주 정도? 그 때도 출근할 때는 끼고 가서 잠깐 빼놓고 일하고 퇴근할 때는 꼭 다시 끼고 퇴근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커플링을 끼고 다녀야 괜히 불편한 일도 안 생기더라 제대하면 좋은 걸로 새 반지 맞춰주겠다고 했더니 싫다고 했다 우리도 남들처럼 보석 박힌 반지 한번 껴보자고 하니까 자기는 지금 반지가 마음에 쏙 든다면서 반지가 망가질 때까지는 바꾸기 싫다고 한다

와 중대한 고민거리가 생김... 원래 남친 입대 전날에 나랑 남친 둘이 훈련소 근처 가서 숙소 잡고 하루 놀고 들여보내기로 약속했었거든 근데 남친 친구가 낄 수도 있대 이건 뭐 상관없다 남친 친구가 나랑 막 어색한 사이는 아니고 전에 내가 한번 밥 얻어먹은 적 있어서 이참에 밥 사먹이고 숙소도 내가 잡아주면 되겠다 오히려좋아~ 이렇게 생각했다 근데 남친 아버지도 오실 수도 있대... 그 말 듣고 순간 두려웠지만 남친은 아버지랑 같은 숙소 쓰라고 하고 내 숙소 따로 잡으면 되겠지 예의바르게만 굴면 괜찮을 테니까... 하고 생각하고 나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근데 가족분들 전부 오실 수도 있대 ㅎㅎㅎㅎ 아 이건 좀... 그렇게 되면 오붓한 가족의 시간에 방해꾼(나)이 끼는 꼴이잖아...? 남친은 전날에는 나랑 친구랑 셋이서만 있고 싶어서 가족분들께 좀더 얘기해보겠다는데 나 까딱하면 입대 전날에 남친 얼굴도 못 보고 보낼 위기에 처했다

뭐 얼굴 못 보면 못 보는거고... 큰 기대는 안 하고 있기로 했다 괜히 기대했다가 못 보고 보내게 된다 이러면 엄청나게 속상할 테니깐... 속상한 건 속상한 거고 평발인 남친이 1년 6개월 동안 딱딱한 군화를 신고도 무사히 살아남기를 기도하면서 군인 깔창 중에 제일 유명한 깔창을 샀다 물집방지패드도 같이 샀다 훈련도 힘들 텐데 발까지 아프면 너무 슬플 거 아냐 남친의 개운한 발을 위해 풋샴푸도 사고싶었는데 군대에서는 샤워할 시간도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고이 접었다 다른 것들은 어제 군필 친구랑 쇼핑했다더라 편지지를 안 샀다는 말에 약간 삐질 뻔했지만 군대 편지지가 낭만 있으니까 안 샀다는 얘기를 듣고 납득해서 삐진 게 풀렸다 손편지는 사실 큰 기대 안 한다ㅋㅋㅋㅋ 남친이 편지쓰는 걸 안 좋아해서 연애하면서 손편지 거의 못 받다 보니 얘가 군대 가서 편지 보낼 애가 아니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았다

남친이 군대 간다고 하면 모든 사람들이 그럼 곧 헤어지겠다고 한다 농담이라는 거 아는데 쫌 많이 속상하다... 왜 사람 면전에 대고 악담을 스스럼없이 하는건지도 모르겠고 설령 헤어진다 해도 우리 나름의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 것일진대 남친 군대감?->너네 훈련병 끝나기도 전에 백퍼 헤어짐 ㅅㄱ~ 이렇게 되는 게 넘 상처임... 나랑 남친은 서로를 믿고 잘 사귀고 있는데 왜 저런 저주를 받아야 할까 비슷한 결로 남친 군대 가니까 클럽 실컷 다니겠네~ 하는 것도 정말 싫다 오늘 두 얘기를 한번에 듣고 와서 서러워서 한풀이하는 거 맞다 남친이 군대를 가는데 내가 클럽을 왜 가나...? 떨어져있으니 당연히 바람이 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고 내가 그렇게 가벼워 보이나 싶어서 화가 난다 내가 클럽이 좋으면 남자친구를 안 사귀고 클럽만 다니든가 했겠지 나는 사람 많은 거 싫고 시끄러운 것도 싫어서 헌팅포차 비슷한 곳 근처도 안 가는데 진짜 서럽다 안그래도 오랫동안 못 볼 생각에 심란한데 왜 사람들은 저렇게 무례하게 구는지... 내가 반박하면 너희 결혼할 것도 아니잖아~ 하면서 웃어넘기려고 한다... 결혼할지 아닌지는 그때 가봐야 아는 것 아닌가???

나에게는 원대한 목표가 있다 남친한테 장난스럽게 몇 번 말하기는 했는데 남친 제대하기 전까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어놓는 거다 그 돈으로 번듯한 집을 사고 가구도 채워넣고 차도 한 대 사서 어엿한 어른의 모습이 된 다음 남친 전역날에 차를 끌고 데리러 가는 거다 차에 태워서 내가 산 집에 데려간 다음 프러포즈를 갈기는 게 내 꿈이다 진짜 헛소리 같겠지만 내가 일하는 직종이 나만 열심히 하고 운이 적절하게 따라와준다면 1년 반 안에 저게 가능하다 그래서 열심히 커리어를 쌓고 있는데... 더 정진해야겠다

스케줄러 정리하다 보니까 이제 일주일도 안 남았네... 남친이 제일 심란하겠지만 나도 마음이 울렁거린다 cc로 만나서 1년은 거의 내내 붙어있었고 석 달은 그래도 일주일에 이삼 일은 꼭 같이 있었는데 이렇게 오래 떨어져있는 게 처음이야 잘 견딜 수 있겠지? 심심하면 인편 쓰고 사진 보고 그러면 괜찮겠지?

이틀만 있으면 남친 만난당 헤헤 남친이 보고싶다던 사주도 보러갈거고 먹고싶다던 고기도 사줄거야 또 뭐하고 놀지?? 이번주가 입대 전 마지막 데이트야...... 1분 전까지 들떠있었는데 갑자기 슬퍼졌다...

레주 계속 글 써주라 보고있을래!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겠지만 막상 지내면 또 순식간에 지나갈테니 걱정말고 잘 보내주자!!

>>21 정말 고마워 감동이야... 남친 제대하는 날까지 꾸준히 스레 쓰는 게 목표야 히히

왜그러고 사냐..

갑자기 입소식 전날에 남친 친구고 가족이고 아무도 안 온다고 한다 나랑 남친 둘이서 입대 전 마지막 하루 보내기로 했다... 대체 뭘 하면서 보내야되지 아 일단 입소식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편 알아보고 음... 맛있는 거 실컷 먹이면 되나 입소식은 아침 8시 30분이라는데 아침 먹여서 보내고싶다... 남친 성격상 밥보다는 잠을 택하려고 하겠지만 으으 어떡하지 아까 남친이랑 전화했는데 나 진짜 곧 들어가네 이러더라 얘도 엄청 심란한가봐... 뭐라고 말해줘야 아주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까 잘 다녀와? 편지 쓸게? 면회 갈게? 아니 뭐라고 말해도 놀리는 것 같다

>>23 나 뭐 잘못함...?

남친 인편지기는 내가 안 한다 ㅋㅋㅋㅋ 남친이 한번 물어보기는 했는데 나 내 인스타도 잘 안 보는데 그런 거 잘 관리할 자신 없다고 둘러대니까 바로 수긍하고 자기 친한 친구한테 맡겼다 나는 편지나 꾸준히 쓰도록 노력할 것이다 사실 주변에 남친 인편지기 하면서 인스타도 관리하는 곰신 친구들 많이 보긴 했는데 걔네들은 진짜 대단한 애들이다 나는 관리는 둘째치고 중간에 헤어지면 그 계정은 누구한테 넘길 것이며 넘기는 동안의 어색함은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기타등등이 신경쓰여서 안 하기로 일찌감치 마음먹었었다

내일 퇴근하고 남친한테 들려서 보낼 인생네컷 찍으러 가려는데 와 벌써 걱정돼서 포즈 열심히 찾아보고있다 나 사진 찍히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 혼자서는 셀프사진관 절대 안 간단 말야... 어떡하지 벌써 오그라들어서 죽어버릴 것 같다 나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사진 찍으려고 카메라 앞에만 서면 뚝딱뚝딱 굳어버리고 예쁜 척 귀여운 척하는 내 모습을 보면 두드러기가 올라올 것만 같다 그래도 남친 줄 거니까 예쁘게 찍고는 싶은데... 와 진짜 큰일났다 인터넷에 인생네컷 혼자 포즈 사진 1인 포즈 이런 거 열심히 검색하다가 현타맞고 스레딕 들어왔다 귀여운 척 예쁜 척은... 내가 어떻게든 해내야겠다... 남친이 훈련소에서 힘든 하루를 마무리하고 아휴 여자친구 사진이라도 봐야겠다 하고 꺼낸 사진이 뭐임마 팍씨 뭘봐 우웩 이런 표정만 짓고있으면 힘이 안 날 거 아냐... 나 힘내볼게

곰신카페 가입했당 ㅋㅋㅋㅋ 근데 가입만 하고 글은 하나도 안 썼다... 등업하려면 글 몇개 댓글 몇개 쓰라는데 아직 쓰고 싶지가 않다... 남친 진짜 입대하고 나도 마음 추스리면 그때 쓸래...

군대 가는 건 남친인데 왜 유난은 내가 떠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쓴다 그냥 내 성격이다... 내 사람이 큰일 겪으면 꼭 내 일인 것 같고 걱정되고 마음 아프고 태생이 그렇다... 그럼 일기장에 쓸 것이지 왜 스레딕에 쓰냐면...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줬음 좋겠거든 글 쓰면서 차분하게 감정 정리도 하고 다른 사람한테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는 만족도 하고 이래저래 외로울 때 견디기 좋을 것 같아서 스레를 세웠다 레더들한테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어 이거 좀 재미있다 싶은 썰 생기면 달려올게! 만약에 재미없으면... 유감...

일주일만에 남친 만났다 ㅜㅜㅜㅜ 이제 4일? 5일? 있으면 진짜 보내네... 입대 전 마지막 데이트 즐기는 중이다 새벽 내내 여기저기 쏘다니다가 해 뜰 때쯤 집에 들어왔다... 내일이랑 모레까지 데이트하고 주말에는 훈련소 데려가야 해... 기분이 영 울적한데 남친 속은 어떻겠나 싶어서 티 안 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오늘도 기다려줄 거냐고 물어보길래 기다리고 말고 할 게 어디 있냐 나는 열심히 살고 있을 테니까 때 되면 건강하게 나와라 이렇게 대답했거든 입이 댓발 나와서는 기다려준다고 해줘... 이러길래 그래 기다릴게 했다 그래도 영 불안해하네... 며칠 붙어있는 동안 실컷 사랑을 퍼부어 줘야겠다

남친 개부럽네 요즘 세상에 저런 여친 없는데

>>31 남친이 나한테 진짜 잘해주거든 허허

이제 진짜 진짜 진짜 얼마 안 남았다... 내일이면 간다... 수목금 내내 알차게 데이트했어 남친 필요한 물건 같이 사러 가고 남친이 평소에 보고싶어했던 연극도 보여주고 집에 오면 딱 붙어서 같이 유튜브 보고 가보고 싶었다는 곳도 다녀왔다 아까 친구들이랑 머리 밀러 갔다고 동영상을 보내왔는데... 난 남친이 머리 미는 거 보면 슬플 줄 알았거든 슬픈 건 모르겠고 알밤 같아서 너무 귀엽당 입소식 전에 만나면 돌하르방 만지듯이 쓰다듬고 있을래 마음 좀 추슬러진 것 같아서 다행이야... 입소식 때 추하게 울진 않을 것 같아!! 남친 군대 가서 쓰라고 깔창이랑 물집방지패드랑 충전기 사서 챙겨놨다 입소식 전이나 아님 끝나고 저녁 시간에 보라고 편지도 한 통 썼고 남친이 좋아하는 케이크도 한 판 사놨다 오늘 오후에 둘이 훈련소 근처로 가서 하루 자고 입소식 볼 거라서 숙소 들어가서 케이크 먹이려구... 최소 두달은 먹고싶어도 못 먹을 거 아냐... 아 갑자기 또 슬프네

잘 보내주고 와 마음고생 심하겠다

>>34 고맙다 ㅜㅜㅜㅜㅜㅜ

남친이랑 둘이 훈련소 근처 숙소다! 나랑 남친 둘다 생각보단 괜찮은 것 같아... 같이 밥먹고 산책하면서 남친 지인들한테 전화 돌리고 왔어 빡빡이 남친 왕 귀엽당 돌하르방 쓰다듬듯이 계속 쓰다듬게 되네... 내일 울면서 보내줘 웃으면서 보내줘? 하고 물어보니까 적당히 슬프게 웃으면서 보내달래 ㅋㅋㅋㅋㅋㅋ 노력해보겠다고 했다

입소식 끝났다! 집까지 또 언제 가냐 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웃으면서 보내주기는 반만 성공했따... 울음이 터졌는데 다행히 갈무리했거든 빵끗 웃으면서 마지막 인사 하러 갔는데 갑자기 눈물이 질질 나오는거 있지... 진짜 창피했다... 안면근육 부들부들 떨면서 웃는 얼굴로 눈물 콸콸 흘리면서 짐 챙겨주고 반입금지 물품들 내 가방에 챙기고 그래도 진짜 마지막에는 울음 그치고 웃으면서 들여보냈다... 다행히 남친은 별 걱정 없어 보였다 너무 태연해서 울고있는 내가 정말 쪽팔릴 정도였다... 7080 감성으로 편지 써주겠다길래 그럼 나는 소네트풍으로 답장해주겠다고 했어 ㅋㅋㅋㅋ

입소식 보는데 기분이 묘하더라 줄지어 서 있는 스무살 스물한살 까까머리 남자애들... 그 사이에 끼어 있는 까까머리 내 남자친구... 방금 폰 끈다고 연락왔어 이제 일주일은 꼼짝없이 더캠프 어플 들락날락하면서 소식 기다려야겠다... 보고싶을 때마다 차라리 편지를 쓰려구

곰신카페 찾아보니까 각대봉투 꾸미기라는 게 있네 아 이건 못 참지... 그림 그리는 거랑 다꾸 좋아하는 나에게 합법적으로 큰 봉투를 꾸밀 기회가 왔어 너무 신난다 오늘 집 가는 길에 각대봉투랑 편지지, 손코팅필름 사가야겠다!

나 어떡해 좀 많이 큰일났다 훈련병은 현금 소지 지양하래서 남친이 현금 다 나한테 맡기고 이따 내 계좌에 입금한 다음에 본인 나라사랑카드로 보내달랬거든? 알겠다고 하고 계좌번호 열번 다시 확인하고 잘 적어왔는데 입금하려고 보니까 잘못된 계좌번호래... 어떡하냐... 남친 토요일 저녁에나 연락 확인할 수 있을텐데 얘는 그러면 토요일 저녁까지 잔고 없는 카드를 긁으며 엥 누나가 왜 돈을 안 넣어놨지...? 하고 있을 거 아냐... 송금 안되는거 보고 길바닥에서 울 뻔했다... 진짜 어떡하지 기적이 일어나서 남친이 콜렉트콜로라도 전화하길 기도해야 하나??

전에 남친이 나라사랑카드 무슨 오류 때문에 재발급 어쩌구 해놓고 재발급 안 받고 갔거든 혹시 그거 때문인가?? 넘 무서우니 빨리 주말이 되어서 연락 왔음 좋겠다

어제 집 도착하자마자 기절잠 잤다... 어제 저녁까지는 각대봉투 꾸미고 편지 쓸 생각에 들떠있었는데 아침에 씻다가 갑자기 울음 터졌다 팅팅 부은 채로 출근중...

어제 저녁에 인편 열렸다! 바로 한 통 쓰고 꾸나 계정에 인편지기 글 올렸어 각대봉투 꾸미다가 인편 열렸다는 알림 받아섴ㅋㅋㅋ 색칠하던 거 다 던져놓고 바로 핸드폰 붙잡았거든 인편도 쓰고 글도 올리고 정신 차려보니까 책상이 크레파스 가루로 난장판이더라... 그래도 기분은 좋아서 실실 웃으면서 다 치웠다 편지는 벌써 세 통 써놨어... 꾸나 말대로 7080 연애편지 풍으로 쓰고 있다 이거 은근히 어렵다... 주말은 언제 오고 다음주는 언제 오고 전역날은 또 언제야 오나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간다

안뇽 그동안 바쁘기도 했고 우울하기도 해서 안 들어오고 있었어 오늘은 꾸나 입대하고 첫 주말이다! 폰 받는 날이지! 어제부터 들떠서 미뤘던 집안일 싹싹 하고 편지 쓰고 밥도 챙겨먹었어 근데 너무 들뜬 나머지 2주차 각대봉투를 벌써 다 꾸며놨당... 아직 1주차 편지도 안 보냈는데 허허 꾸나네 부대는 오후에 폰을 준다고 하더라구 연락 하고 나면 또 레스 남기러 올게!

>>40 이 일은 잘 해결됐엉 운좋게 수요일에 잠깐 연락이 됐는데, 꾸나가 오류 있는 카드를 가지고 들어가서 폐기하고 재발급 기다리고 있다고 하더라구... 괜히 심장 떨어지게 하고 있어 이 양반이... 재발급 받으면 바로 계좌 보내달라고 했다

잠 안 오는 김에 레스 하나만 더 남기고 감 꾸나는 자기 잘못으로 내가 삐지거나 화내면 꼭 보이는 일정한 행동이 있다 뭐냐면 선 사과 후 상황설명(변명)이야 ㅋㅋㅋㅋ 내가 카톡으로 화를 내기 시작하면 바로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받으면 여보세요 할 틈도 없이 미안해 누나 진짜 미안해 한번만 들어봐? 이러고는 설명을 시작함 ㅋㅋㅋㅋㅋㅋ 얘가 참 똑똑하다 싶은 게 그렇게 되면 1차로 사과를 들어서 화가 좀 누그러지고,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전제 하에) 2차로 납득 갈 만한 설명을 들어서 얘기 다 듣고 나면 보통 화가 거의 다 풀려 하지만 내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아니면 더 화가 나긴 해 ㅋㅋㅋㅋ 예를 들면 하루종일 연락이 안 됐는데 가족 모임이 있어서 그랬다거나 뭔가 바빠서 그랬다-이거는 다음부터는 미리 말해줘 나 걱정돼~ 하고 넘어간다 근데 하루종일 친구들이랑 피시방 가 있느라 연락을 못했다-파국

전화 왔다!! 전화 왔어!! 으하하하하!!! 주말마다 한 시간씩 핸드폰을 나눠주는데, 그 중에 30분이나 나한테 써줬어 ㅠㅠㅠㅠ 전화 받자마자 눈물이 찔끔 났걸랑 근데 전화 받는 사람이 울면 훈련병은 더 힘들다고 그래서 꾹 참았다 꾸나 얘기 들어보고 통화 중간중간에 다른 훈련병들이랑 얘기하는 거 들어보니까 잘 지내는 것 같더라! 소대장 맡았다더니 목이 좀 나간 것만 빼면 밝아 보여서 마음이 놓였어... 이번 기수 중에 꾸나네 소대가 제일 분위기 좋대 ㅋㅋㅋㅋ 인편 다 읽었다고 감동이라고 하길래 월요일엔 손편지 부칠 거라고 미리 말해줬다 편지지가 부족하대서 패드 편지지 한 권 넣었어

일요일에도 전화받았다! 내가 일이 있어서 15분 통화했어 ㅜㅜ 분명 토요일까진 소대장이었는데 일요일에 말하길 중대장 후보가 됐다네?? 운전병 한다더니 조교를 지원했대 ㅋㅋㅋㅋㅋ 군생활 알차게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다 편지 쓸 시간 없다고 들었는데 벌써 한 통 써놨다더라구 누구한테 쓴 걸까 약간 기대중이야! 월요일엔 우체국 가서 1주차 편지 부치고 왔어! 준등기 우표를 미리 사 놨었는데 우편물 무게가 200g을 초과해 버린 거야ㅠㅠ 다행히 내가 혹시나 하고 여분 각대봉투를 가져갔었거든 나눠 담아서 잘 보냈다! 보낸지 하루 됐는데 벌써 사서함에 도착했대 꾸나가 빨리 받아봤으면 좋겠어!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니까 더캠프에 훈련병 단체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일주일 사이에 살이 조금 빠지고 까맣게 탔더라구... 마음이 아픈데 새까맣게 탄 얼굴이 좀 귀여웠다... 꾸나는 고생하고 있는데 이런 생각 해서 누나가 미안...

꾸나 부모님께서 더캠프를 안 쓰신다고 들었거든 그래서 사진 올라온 거 보자마자 꾸나 아버지께 바로 보내드렸어... 어른과의 연락은 언제나 어려운 것 같아ㅋㅋ큐ㅠㅠㅠㅠ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도 괜히 긴장하게 된다... 벌써 2주차 화요일이야! 며칠 있으면 또 전화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행복해

꿈에 꾸나가 나왔는데 나쁜 꿈이었다 ㅜㅜㅜㅜ 꾸나가 진짜 말도 안 되는 걸로 질투하고 트집잡아서 꾸나 입대하기 하루 전에 대판 싸우고 헤어지는 꿈 꿨어... 꿈이라서 다행이다 ㅜㅜㅜㅜㅜㅜ 월요일에 보낸 편지를 부대에서 수거해 갔대! 꾸나가 오늘 바로 수령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