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4/12/07 11:11:11 ID : gqo1u7e0twM 0
저는 꽤 심한 공포회피형인데요, 고1 1학기 때 쭉 친구가 없다가 2학기쯤에 미술을 하게 되면서 제가 꿈에 그리던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어요. 정말 그 친구들이 너무너무 좋았고 다른 친구들을 사귄다는건 생각해보지도 않았는데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저희 사이의 사소한 불화로 그 친구들과 멀어졌어요... 그 애들말고는 다른 친구는 필요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진짜 좋아한 친구들이었는데... 정말 하루하루가 너무너무 힘들고 다른 친구를 사귀어야겠단 생각은 들지도 않더라고요. 제 탓이 어느 정도 있어서인지 그런게 더 컸던것 같아요. 게다가 학원 친구들이다 보니 마주치고 싶지 않아도 만나야 되는데 남들에겐 힘들티를 내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괜찮은척 하다보니 더더욱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더라고요. 집에 오면 온 기운을 다 써서 공부같은건 하고 싶어지지도 않고... 그림은 영 늘지를 않고... 그렇다고 해서 남들에게 말할 생각은 더더욱 안 들고요. 말할 사람도 없고 즐겁게 대화할 친구도 없다보니 고독감도 꽤 심했어요. 그냥 시간이 약이겠지 하며 버틴 고2는 정말 제 인생에서 제일 힘든 시기였어요. 고3으로 올라가면서 중학교 때부터 알던 친구랑 같은 반이 되면서 대화상대가 생기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무텨져서 인지 고독감과 우울감은 점점 없어졌어요. 하지만 친구를 사귈 마음은 여전히 들지 않아서 저랑 반에서 친하다고 할 수 있는 관계는 그 친구 하나뿐이었어요. 또 공부는 여전히 할 생각도 안들고 그림은 제자리걸음이고 학원에 가서 그 친구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점점 우울감이 2학년때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올라오더라고요. 게다가 남들의 시선도 많이 신경쓰는 편이라 제가 모르는 사람이 많은 학원에서 뭔갈 해야된다는게 너무 스트레스였어요. 특히 저는 그림을 못 그리니 사람들이 날 한심하게 보겠지라는 생각에 더더욱 위축되더라고요. 회피성도 점차 심해져서... 결국 학원 가는 시간을 늦추려고 돌로 제 팔을 긁어서 쓸린 상처를 내기까지 했어요. 그때가 학원에 지각하게 된 상황이었는데 전에도 몇 번 늦은적이 있어서 사람들이 절 지각쟁이로 여길거란 생각에 저지른 짓이었어요. 그 뒤로 쭉 이렇게 살다가 어느날 내가 너무 많은걸 바란거구나, 내가 원한건 있을 수 없는건데 내가 욕심낸거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어서 성적, 그림, 친구관계에서 제가 바랬던 모든걸 내려놓고 포기하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살만해지더라고요. 확실히 감정이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수능이 끝나니까 학업 스트레스도 사라지니 더 밝아지기도 했고요. 근데 근본적인게 해결됐다는 생각은 안 들어서 엄마한테 정말 용기내서 정신과에 가고 싶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집 근처에 있는 정신의학과에 갔는데 제가 정상이래요... 스트레스 지수도 평균이래요 엄마는 제가 힘들다니 가보긴 하겠지만 솔직히 저는 우울증이라기엔 너무 잘 지냈대요. 확실히 저는 힘들었던 기간동안 잘먹고 잘자긴 했어요... 근데 납득이 안돼요 그럼 저는 멀쩡했을 때에 비해서 쓸데없이 예민해지고 남들이 절 조금만 짜증나게 해도 살인충동이 들고 생각자체가 비관적으로 바뀌었는데 왜 나아졌는데도 이게 쭉 유지되는걸까요? 울면서 그림 그린적도 한두번이 아닌데 사람이 너무 싫고 오히려 혼자가 좋은데 새로운 관계를 만들 의지조차 생기지 않는데 이게 정말 나아진건가요? 깨닫고 나서는 수능을 보러가도 수능을 망쳐도 제 일이 아닌것마냥 아무생각도 안들고 버즈 본체를 잃어버려도 돈 아깝다는 생각이 안들어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까?란 불안이나 기대도 느껴지본적 없고 불합격해도 멀쩡해요 제 일이 남 일같이 느껴져요... 부모님께 재수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제가 수능이 끝나고 밝아진걸 보니 대학에 가서 더 큰 세상을 경험하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거래요. 근데 저는 옆방에서 동생이 공부하는 소리만 들어도 열등감에 동생이 저보다 좋은 대학을 갈 것 같아 불안해지고 동생을 죽이고 싶고 비참해지는데 이것도 대학가면 나아지는건가요? 대학을 가도 이 열등감이 계속되고 회피성이 유지되면 그것도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건가요? 사실 저는 별거 아닌걸로 지금 엄살을 부리고 있는 걸까요? 제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어떻게든 증명받고 싶은 걸지도 몰라요 부모님의 말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고요... 근데 정말 모르겠어요 어딘가로 가야한다는 건 아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방향을 모르겠어요 제가 정말 객관적으로 힘든게 맞을까요? 저도 절 잘 모르겠고 제가 하는 모든 생각을 믿을 수 없어요 끊임없이 의심하게 돼요... 뭐가맞는걸까요 전이제어떡해야할까요...
2 이름없음 2024/12/07 11:14:32 ID : gqo1u7e0twM 0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혹시 괜찮으시면 다 읽고 조언주심 감사하겠습니다...
3 이름없음 2024/12/07 11:34:38 ID : beNxRB82mr9 0
정신과 결과가 정 인정이 안 되면 다른 곳도 가보고. 아니면 심리상담센터를 가봐도 좋고. 난 상담센터를 추천하는데,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을 때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느낌이라 좋았음. 문제는 1회당 50분, 10만원 정도로 좀 비싸. 그래서 나도 1년 동안 알바해서 돈 벌어놓고 다녔어. 남들보다 좀 늦을 거란 생각은 있었지만, 정신적인 것부터 해결을 하고 다음 단계를 밟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힘듦에 객관성은 없어.
4 이름없음 2024/12/07 12:12:11 ID : jyY5Pba01hh 0
정말 감사합니다... 글도 긴데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5 이름없음 2024/12/09 15:41:53 ID : 7fcMjcpO64Y 0
일단 지금까지 너무 힘드셨을텐데 고생 많으셨어요. 제 생각엔 이인증이 조금 있으신 것 같은데 이건 살면서 한 번쯤은 겪는 거니까 너무 걱정 마시구 일단 쉬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친한 친구랑 헤어진 충격이 커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 것 같은데 다시 친해질 수 있다면 당연히 하는게 좋겠지만 그게 안 되도 너무 속상해하지 마세요☺️ 일단 지금은 대인관계나 미래 걱정보단 자존감 올리는게 중요해 보여요. 남들이 비난한다 하더라도 당신은 존재만으로도 가치있는 사람이고 무언갈 더 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자격은 충분하답니다! 너무 우울할 땐 계속 누워있지 말고 글을 쓰거나 자아성찰 하는게 좋아요. 가능하면 샤워 하거나 산책 가는 것도 좋고요!(우울증에 큰 도움이 되거든요) 그리고 자기 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데 개인적으로 오은영 선생님 강의 듣는 것 추천해요! 또 힘드시면 글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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