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4/12/09 15:40:59 ID : nSFdu5SFa8i 2
안녕. 난 고3이야. 수능이 끝난 후로 학생들이 많이 안 나오는데, 그 와중에 항상 나오는 남자애가 있어. 걘 내 중학교 동창이야. 심심해서 나와 운동 같이 하고, 바둑이랑 체스 두고, 밥도 같이 먹고, 집도 겹치는 길까지 같이 가게 되었지. 오늘 내기바둑을 둬서 내가 이겼고, 걔가 내게 간식을 사줬어. 그냥 할 일도 없고 둘이 장난치면서 길을 걷는데 그 녀석이 힘들다고 자기 업어달라고 그러는 거야. 나는 ''ㅉㅉ 이 ㅈ밥아 운동 좀 하셈 ㅋㅋㅋ 이 녀석 최약체 (원래 평소에 서로에게 이런 말투를 씀 오해 ㄴㄴ)'' 이랬는데, 걔가 그러면 자기가 나를 업어줄거니 중간에 바꿔서 자기를 업어달래. 그래서 난 처음엔 그럼 뭐해줄건데 라고 했어. 걔는 종종 내게 간식을 사주겠대. ''ㄹㅇ? 찐으로?'' 하니까 진짜 그러겠다나.. 그래서 걔가 날 업었어. 그러면서 좀 가다가 생각보다 안 무거우니까 자기를 업어달래. 그래서 업어줬지. 나는 약올리고 싶어서 그 녀석에게 ''내가 너 업어줬으니까 애교 부려봐'' 라고 했어. 근데 그 녀석, 뿌잉뿌잉 거리면서 찐으로 애교를 부리더군ㄷㄷ.. 걔도 나보고 애교로 '뀨' 한마디 해보라 하길래 그냥 흔쾌히 해줬어. 그러자 걔가 내 볼을 꼬집었어. 그래서 난 ''ㅇㅇ? 뭐임?'' 이랬는데 걔가 내 볼이 너무 말랑말랑해서 놀랐대. 또 한참 멈춰서 서로를 바라봤어. 그러다가 중학교 때 이야기가 나왔어. 나는 걔에게 나 중1 때 좋아했었냐고 물었어. 그 녀석은 ''그렇다면 어쩔건데?'' 라고 했어. 나도 갑자기 예전 추억이 생각나서 ''아, 맞다. 그리고보니 나도 너 좋아했었음. 근데 그냥 긴가민가해서 그냥 포기했었던 걸로 기억해'' 라고 사실을 말했어. (사실 심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고, 임시반이 갈라지면서 서로 볼 기회가 적어져서 멀어진 거지만.. 참고로 우리가 다녔던 중학교가 신설이였어서 두 달정도 임시반에서 생활하고, 그 후로는 정식 반에서 생활함.) 그런데 그 녀석이 또 멈추더니 내 얼굴을 바라봤어. 그리고 자기 눈을 보라는 거야. 나는 걔가 시키는대로 했어. 그러자 그 녀석은 내 머리를 쓰다듬고, 곧 부모님과 어디 가야해서 먼저 가겠다고 했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많이 성숙해졌던 거 같아. 중1 때 나는 키가 160이었고 짧은 커트머리를 하고 있었고, 지금은 키 167에 중단발 머리를 하게 되었어. 그 녀석은 키가 170이었고 마른 체형이었는데, 지금은 키 180에 보통 체격이 되었어. 걔가 이렇게 어깨가 넓었나...기묘한 느낌이 들더라. 으아아...모르겠어...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야... 어쩌지, 나 이런 걸로 얘가 좋아지는 건가? 아니..애초에 조금 사차원이지만 똑똑하고 재미있는 애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이렇게 된다고? 머리가 복잡하다..어쩌지. 이런 적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도와줘! 참고로 걘 istj, 나는 intp이고 둘 다 쑥맥이야..ㅋㅋ
2 이름없음 2024/12/09 22:45:06 ID : Y4MlClDy1yK 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이름없음 2024/12/09 22:45:31 ID : Y4MlClDy1yK 0
뭘 어떻게 하려는 생각은 버리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즐겨
4 이름없음 2024/12/09 22:49:42 ID : ipdTQnwoHvi 0
이럴 때는 보통 그냥 맘이 시키는 대로 가는 게 제일 좋아. 인위적인 것보단 자연스러움이 더 좋은 길로 이끄는 법이지..! 이런 달달한 상황 너무 부럽다..!!!! 락스를 사와야겠어..
5 이름없음 2024/12/10 03:32:51 ID : Xs9xQty0smE 0
여기 늘 먹던 걸로 락스 한 잔
6 이름없음 2024/12/10 07:18:49 ID : nSFdu5SFa8i 0
알겠어, 약간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마인드로 하면 되는 건가...
7 이름없음 2024/12/10 07:20:46 ID : nSFdu5SFa8i 0
답변 고마워 마음이 이끄는 대로라... 맨날 짝사랑만 하고 철벽에 튕겨나가기만 했었는데 주체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
8 이름없음 2024/12/10 08:28:00 ID : XuoFcoE2so1 0
아냐...분명 그저께만 해도 난 모쏠에 철벽에 튕겨나간 1인이었어..
9 이름없음 2024/12/10 15:35:57 ID : nSFdu5SFa8i 0
오늘 학교에 다녀왔다... 나는 괜히 아침에 마음이 초조해졌었어. 걔 역시 그렇게 보였지. 내가 용기를 내서 말을 거니까 좋아하더라고. 걔가 패드로 체스를 두는 것을 관전했어. 걔는 옆에 앉은 내 손을 꼭 쥐었어. 난 여자 치고 손발이 많이 커서 보통 남자들보다 약간 작거나 거의 크기가 같거든. (손 크기는 19cm이고 피아노 건반으로 치면 도에서 한 옥타브 위인 미까지 닿음, 신발 260 신음.) 그런데도 걔 손이 훨씬 커서 뭔가 설레더라... 손이 되게 따뜻하고 포근했어. 아, 진짜 어떻게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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