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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깊지도, 넓고 얕지도 않아.
나름 평범하고 무난하게 살고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새벽에 깨달았어.
너무 우울하고 힘든 일이 있는데 그런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
올해 스물, 먼저 놀자고 선뜻 불러주는 친구 하나 없다.
먼저 카톡주는 친구도 딱히...
애매한게 그렇다고 내가 만나자고 하면 피하는 것도 아니고 잘 만나서 재밌게 놀아.
그리고 내가 먼저 연락하면 어색한 느낌없이 잘 떠들고 놀고.
나도 왜그럴까 생각을 많이 했어.
근데 이건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싶더라
나 남 고민 들어주는건 잘하는데 내 고민이나 그런건 남한테 말안하고 항상 괜찮은 척하는 타입이거든
기분 상하는 것도 말 안하고, 어색하게 웃어넘기는데 그게 티안나는건 아니고
그게 문제일까 싶더라.
어쩌다 원인얘기까지 왔니
아무튼 안그래도 좁은 인간관계, 얕기까지하니까 자주 놀러나가지도 않고 엄마가 걱정할 정도야
진짜 주변 친구들이랑 관계가 딱 그 정도야.
내가 먼저 연락 안하면 끊어지고 없을 관계.
그러다보니 그 아슬아슬함도 무섭고, 앞으로 많은 사람을 사귈건데 분명 똑같을거라는 생각도 무섭고.
혹시 이런 점은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조언해줄 수 있니?
난 진짜 비유가 아니라 세상에 그렇게 가까운 사람이 없는게 무서워.
가까워지지 못하는 내가 너무 싫고. 아슬아슬하게 사람들이랑 연을 이어가며 거기에 목메다는게 무서워.
스레주 진짜 나랑 비슷한것 같아 나는 지금 21살인데 나도 인간관계진짜 좁거든 고등학교때는 꽤 친했다고 생각했는데 나한테 연락오는 친구는 한명도 없고... 지금 계속 연락하는 친구는 중학교때 친구랑 내가 먼저 연락해서 카톡하는 고등학교 친구 딱 둘뿐이야 나도 스레처럼 그런 고민 많이 했어 근데 사람 사는거 다 똑같아 겉으로는 친구 많고 고민 없어보여도 다 나름의 고민이 있을껄? 그리고 친구가 없으면 뭐 어때? 친구 없는걸 이상하게 보는 사회가 이상한거 아닐까? 오히려 혼자서 놀고 자기만의 시간을 많이 가지는게 더 행복하다는 사람도 많고 나는 약간 개인주의적이고 사교적이지도 않다보니까 오히려 혼자인게 더 편하고 좋은것같아 너무 걱정하지마 스레가 이상한게 아니라 혼자인게 이상하다고 말하는 그런 사회가 이상한거야
자연스럽게 행동하는게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생각해. 어떤 척을 하기 보단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행동하면 상대도 부담스럽지 않고 감정도 나누기 쉽다고 봐. 상대의 감정을 상하지 않도록 하면서 내 뜻을 전달하는 스킬은 직접 부딪쳐가면서 익혀나가면 돼. 처음부터 너무 조심스러운 것보다 일단은 같은 사람답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 싶어. 그래야 정말로 친해질 수 있을거야.
그리고 처음에는 좁고 깊게 보다는 넓고 얇게 사귀는 걸로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넓고 얇게 사귀면서 마음에 맞는 사람과 점차 깊게 가는 건 좋은데, 처음 친해졌다 싶은 사람과 깊게 사귀려고 들면 상대가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고 나중에 제삼자가 나타나면서 관계가 변질되면 스트레스 받을 수도 있어. 일단은 부담없이 넓고 얇게 두루두루 사겨봐.
이런 고민을 할적에는 반드시 "내가 뭘 원하는지" 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즉, 지금은 네가 힘들고 아쉬워서 이러지만, 보통 때에는 좁고 얕은 인간관계인 채로 있는 것이 편해서 이런 상태를 만든 것 아니냐는 것이지. 어디까지나 가능성이기에 100%는 아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길. 좁은 인간관계인 채로 사는게 편하다 할지언정 허물없는 친구 한둘은 만들어놓는게 좋아. 근데 그러려면 일단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중에서 고르거나 골라져야한다. 아니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거나. 그러니 힘내. 수고링
안녕 레더들 조언 고마워.
너희들 글 찬찬히 열심히 읽었어.
음...그러니까 나는 낯가림이 심해서 사람을 좁게 사귀게 됐고, 근데 말처럼 자연스럽지못하고 척하면서 깊지 못했던거같아.
덕질도 남들 앞에서 제대로 못하거든. 나도 이거 좋아해! 너무 좋아! 하고 말 못하는 성격이야.
아무튼 거기에다 혼자 있는게 편한데 외로울때도 많은 참 모순적인 인간이라..ㅎㅎ
이제 사회생활하면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겠지. 레더들 조언처럼 솔직하게,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도록 노력해볼게.
사실 잘 될지는 모르겠어. 그래도 노력해보고 싶어졌어.
오늘 새벽은 외롭다고 혼자 자학하지 않고 다음달 시작될 사회생활을 기대하며 잠들 수 있으면 좋겠다.
고마워 레더들아.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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