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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1/09 21:54:17 ID : a4LdPg59a5U
우리집은 어렸을때부터 너무 가난했다. 부도난 아파트에 덜지어져 창문유리가 없어 비가 오면 비가 다 들어오고 바닥장판이 없어 비닐장판조각 줏어다 박스테이프로 붙여 깔아놓은 곳에서 먹고 살았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그때 당시 아파트 밑에 포장마차에서 500원하던 호떡을 3개사와서 어머니 동생 그리고 나 3명이서 갈라먹고는 어머니는 배부르다며 반을 갈라 나와 동생에게 주곤 했었다. 하루 2끼를 호떡으로 배를 채우고 화물차를 하던 아버지가 벌어온 돈이 들어오면 계란과 김을 넣어 김계란국을 먹곤 했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아버지 이름으로 화물차가 있다는 이유로 저소득층 지원금을 받지 못해 아버지가 동사무소에서 우셨던 기억이다. 결국 부도난 아파트에서 대구 달동네로 이사를 갔고 일자리를 구하신 어머니께서 늦게 오시면 끓여주시던 라면이 정말 맛있었다. 초등학교때 군것질 하나 하지못해 나는 또래 아이들 보다 몸이 매우 왜소했고 지병으로 삼천판폐쇠증이라는 심장병이 있어 매년 두 번씩 병원을 가야했기에 병원비도 어마어마하게 나갔다. 하교할때마다 학교 앞 떡볶이집에서 친구들이 사먹던 떡볶이가 그렇게 먹고싶었었다. 아이들이 타고다니는 자전거, 당시 유행했던 롤러스케이트, 인라인스케이트를 보면 나도 돈벌어서 저걸 꼭사리라 다짐했고 중학교때 돈을 벌기위해 417명중 340등이었던 내가 악착같이 공부해 100등까지 올라가며 내가 가고싶었던 마이스터고를 입학했다. 졸업을 하면 배를 타며 돈을 잘 번다기에 지원해 3년후 첫 사회로 한 발을 내딛었다. 온갖 욕과 일을 견뎌가며 내 통장에 쌓이는 돈이 처음엔 흐뭇하고 좋았다. 통장엔 5개월도 안되서 1500만원이상이 쌓였고 진급할수록 점점 갈수록 불어나는 돈에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배를 탄다는 특성상 나는 내가 내돈을 쓰지도 못했을 뿐더러, 한 번 없어서 지내본 어린시절 덕분에 진짜 돈을 벌면 살려고 했던 게임기, 컴퓨터, 게임들을 사기가 두려웠다. 내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매우 무서웠다. 난 돈이 제일 무섭다. 행복의 기준이 되며 없으면 죽을 수도 있는 양날의 검같은 존재. 돈을 벌어보니 아무리 돈을 한달에 360씩 벌여들여도 일이 너무 고되고 힘들고, 직업 특성상 외롭다보니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나는 상선사관으로 근무하는 대신 군대를 전환복무하는 승선근무예비역으로 편입되었고 3년동안 배에서 지내야됬다. 지금은 편입된지 5개월이 넘어간다. 내 통장엔 돈들이 쌓였지만 내돈 같지가 않았고 일이 너무 고되어 차라리 군대를 가고싶다. 군대가 훨씬 나을거 같았다. 편입된지 3개월차에 복무 포기를 생각을 하였다. 2개월동안 진지하게 몇 번을 생각 해봤으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나는 어릴때부터 과자 아이스크림은 물론이고 각종 게임기 컴퓨터게임을 해보지 않았으니 또래 친구들이 하는 게임을 잘 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취미 하나없이 앞만 보고 달려와 고독한 승선생활중 스트레스를 풀 곳하나 없었고 스트레스는 자꾸 쌓여져만 왔다. 힘들다. 조만간 복무포기를 하고 차라리 해군 부사관으로 자원을 할 예정이다. 8개월 10개월동안 바다에 떠 있느니 차라리 15일동안 출동하는 해군함정근무가 나을듯 하고, 한국 회사 특성상 사람을 많이 태우지 않아 3인분을 혼자서 처리해야 하는데 군대란곳은 한 함정에 100명이상씩이나 승선해서 비교적 자기일만 하면 되는 곳이라 해군이 더욱 나아보였다. 물론 봉급은 360에서 180정도로 줄어들지만, 돈보다는 내 정신건강에 이로운 쪽을 선택 하고싶다. 삶은 항상 꼬이기 마련이다. 그 꼬인 삶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인생의 성공의 정도를 가늠한다고 본다.
이름없음 2019/01/09 22:57:35 ID : WmFg3PcoHCr
수고했어 스레주...
이름없음 2019/01/09 23:33:16 ID : GoFijdyNBwN
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확 와닿았어. 스레주 정말 수고했어. 고생 정말 많았다. 굉장히 열심히 살아왔네. 네가 하는 일들이 잘 풀려나가길 응원할게. 그리고 나도 너처럼 열심히 살려고 노력할게. 정말 고마워.
이름없음 2019/01/10 00:43:02 ID : RBfhtbirBxX
응원까지 바라진 않았는데 너무 과분하네 ㅎㅎ 고맙다 ㅎㅎ 누군가에게 조언과 충고가 될 수 있을지는 몰랐어. 내가 짧지만 지독하게 길었던 21년 인생 살면서 느낀건 우린 가능성이 없다는 거야. 다만 그 가능성은 인생에 있어서 앞으로 움직일수록 붙는거라 뭔가를 해내고 이겨냈을때 붙기 시작하더라구. 자동차가 정지해 있으면 속도가 0이듯이 우리도 움직일수록 가능성이라는 속도가 계속 계속 불어나더라구. 힘든거 맞아. 노력해도 안되고 앞으로도 더욱더 그런 세상이 올꺼야. 우린 한 우물만 파는 우직한 노력보단 여러우물을 얕게파는 비겁한 노력으로 승부를 보는거지. 세상은 비겁하게 사는거거든.
이름없음 2019/01/10 17:53:14 ID : umpQts5TSNw
마지막 두줄이 굉장히 큰 울림이 있네. 고마워 덕분에 나도 돌아보게 된다. 어릴때 힘들었던게 스레주에게 큰 강점이 될 날이 올거야. 어떤 일을 하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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