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어느 영어 선생님의 현강생이었는데(대치동 아님ㅜㅜ) 어느 날 너무 성적/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서 건물 화장실에서 엉엉 울면서 애들한테 위로를 받고 있었어... 근데 누가 소란스럽다고 민원 넣어서 여자직원분이 얼른 나오라길래 끅끅대면서 나와서 벤치에 앉아있는데 내가 듣는 쌤이 지나가길래 ㅋㅋㅋㅋ 최대한 티 안내려고 "안..흡녕..흡하세흡요.." 하니까 쌤이 깜짝 놀라시면서 왜 우냐고 물어보시는 거야 근데 나는ㅜㅜ 왜 우냐는 말에 더 눈물이 나서 말을 못하겠는거야... 내가 항상 맨 앞자리 앉고 질문도 많이 해서 쌤이 나 모범생으로 알고 계신뎈ㅋㅋㅋㅋ 쌤 입장에선 자기 강의 잘 듣던 애가 수업 끝나고 엉엉 우느라 말도 제대로 못하니까 자기 때문인 줄 알았던 거야 수업에 문제라도 있었나 아니면 영어 성적 때문에 그런가 싶어서 나만 따로 연구실로 부르셨어 항상 연구실 문 굳건히 닫고 계신 걸로 유명한데 내가 들어가니까 한뼘 정도 열어놓으셔서 이것도 나중에 돌이켜보니까 넘 설레더라... 마주보고 앉아서 샘이 우선 날 진정시키고 수업이 별로였냐고 물어보시길래 절대 아니라고 하니까 그럼 왜 우녜 사실 내가 그때 2년 사귄 남자친구랑 헤어진 날이었거든ㅠㅠㅠㅠ 그래서 샘이 자기 수업 때문에 운 걸로 오해하시지 않게 솔직히 말씀 드렸더니 귀엽다는 듯이 웃으시면서 야! 괜찮아~~에하면서 갑자깈ㅋㅋㅋ자기 중고등학교 연애썰을 푸는데 진짜 쌤 썰을 듣는데 너무 웃기고 힐링됐어ㅋㅋㅋ 집가는 길에 생각해보니까 쌤의 그런 행동이 너무 설레는 거야.......... 절대 한가하신 분이 아닌데 내 고민 들어주고 위로해주셨다는 게ㅜㅜ 20대 후반 젊은 쌤이었는데 지금은 뭐하고 사실까...인강계에서 누가 스카우트 해갔으면 조켓다 외모와 강의력으로 전국을 휩쓸텐데.. 한동안 좋아했습니다 슨생님...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