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 세우는 거 처음이라 좀 실수할 수도 있는데 너그럽게 이해해줘.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나는 99년생, 이 일련의 사건들은 중3이던 2014년에 일어난 거야. 7년밖에 안 지났지만 지금과는 많이 다른 부분들이 있어서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현실적인 얘기보다는 그냥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는 걸로 들어줘. 등장인물들은 모두 가명이고, 주인공 친구를 제외하면 이 중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으니까 지금의 근황도 당연히 몰라. 또 신상이 공개될 수 있는 구체적 주소는 밝히기 어려울 것 같고, 신상이 공개될 것 같은 부분은 약간씩 각색했지만 사실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야.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영어학원을 옮겼는데, 그때 다니기 시작한 영어학원이 어느 특정 고등학교 입시실적이 굉장히 뛰어난 곳이었어. 나는 당시 크게 생각이 없었고 그때는 분위기도 특목고다 뭐다 하면서 지금 수준으로 극성은 아니었지만 엄마는 그걸 의식했지 싶어. 내 입으로 말하긴 좀 부끄럽지만 언어에 대해 좀 재능이 있는 편이라 최상위 반을 계속 유지했고, 그렇게 2학년까지 마무리하게 됐어.

그 당시에 같은 반이었던 소정(가명)이라는 여학생이 있었어. 소정이는 얼굴도 눈에 띄게 예뻤고, 늘씬하고 소문에 의하면 의사 집안 딸인 그런 애였어. 공부도 엄청 잘하고 성격도 살가우면서 쿨한, 한마디로 완벽한 엄친딸이었지. 당연히 학교에서 인기도 엄청 많았고. 붙어다니는 내가 늘 비교의 대상이 되는 게 싫기는 했지만 그걸로 소정이를 원망해본 적은 없어. 소정이랑 나는 2학년을 마무리하며 3학년 같은 반에 배정받았고, 그렇게 새학년을 시작했어.

새학년이 되면서 우리 반을 맡은 선생님은 그 학원의 간판 같은 존재였어. 이 선생님 수업을 듣고 소개할 때 언급했던 고등학교나 그 이상에 입학하지 못하면 공부하다 머리에 벽돌이라도 맞은 취급을 당할 정도였으니까. 선배들 말에 의하면 성격은 빈말로도 좋다 못 해줄 수준이었지만 일단 잘 가르치기로는 반박할 여지가 하나도 없는 사람. 선생님은 50대 중후반 정도로 보였고, 굉장히 엄한 인상이었어. 키는 당시 160이 간신히 넘던 나보다 확실히 작은 정도였으니까 150 중후반? 그런데도 뭔가 뿜어져나오는 카리스마가 있었어. 이 선생님을 A선생님이라고 할게.

소정이가 내가 적은 대로라면 미워할 여지가 하나도 없는 애긴 한데, 좀 치명적인 단점이 자기가 할 말은 삼키고 넘어갈 줄을 모르는 애여서 은근 선생님들과 트러블이 많았거든. 그런데 소정이가 학년이 바뀌고 나서는 쟤가 진짜 소정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선생님한테 설설 기었어. 소정이는 나와는 달리 그 고등학교(1고등학교라고 할게)를 정말로 가고 싶어했어서, 마지막 학년에 자기 입시를 적극적으로 도와줄 사람과 어긋나고 싶지 않던 거겠지. 그런데 선생님은 처음부터 소정이를 마음에 안 들어했어.

처음에는 그냥 소정이가 무슨 말을 하면 차갑게 반응하고, 소정이가 뭔가 실수하면 남들보다 조금 더 뭐라고 하는 식으로 그냥 은근히 마음에 안 들어하는 정도였어. 저 정도는 좀 나이 있으신 선생님들이 예뻐하고 기대되는 제자 잘되라고 일부러 갈구는 정도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시간이 갈수록 선생님은 소정이를 노골적으로 싫어하기 시작했어. 마음에 안 들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로, 문자 그대로 '싫어하기' 시작한 거야.

소정이가 원래 얼굴이 하얀데 얼굴이 너무 하얗다면서 화장했냐고 추궁하고(당시에 우리 학원에 화장하고 다니는 애들은 많았어. 우리 반에만 해도 많진 않지만 몇 있었고.) 소정이가 끝까지 아니라고 하니까 억지로 물티슈로 소정이 얼굴을 닦아서 확인한다거나, 강의실에서 뭔가 없어지기만 하면 소정이 쪽을 대놓고 쳐다보면서 아무리 1고등학교가 가고 싶어도 선생님 자료에 손대는 거 아니라는 길고 긴 설교를 한다거나.

말하자면 전혀 의식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도 저 선생이 소정이에게 뭔가 악감정이 있구나 하는 생각 정도는 할 수 있는 수준?

그 정도의 싫어하는 건 소정이도 어느 정도 면역이 있었고, 우리도 그 정도의 괴롭힘은 흔히 보던 일이라 입을 다물었어. 그런데 중3 1학기 중간고사에서 소정이가 전교 1등을 했거든. 그걸 기점으로 이 싫어하는 게 거의 선생으로서 지켜야 하는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기 시작했어.

구체적인 사례는 이후에 일어난 일이 워낙 충격적이라서 확실히 기억나는 게 없지만 말이야. 사실 7년이나 지나면 사건 순서도 오락가락하고 이게 그때 있던 일이 맞나 헷갈리기도 하는데 그래도 최대한 확실히 기억해서 적어보려고 하고 있어.

그런데 소정이가 기말고사에서까지 전교 1등을 해버린 이후로는 정말 선을 제대로 넘기 시작했어. 당시 나랑 소정이가 다니던 곳은 나름 교육 쪽으로 유명한 우리 동네에서도 최고로 쳐주는 여중이었고, 그때가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거의 '미쳤다' 소리 들을 만큼 작정하고 시험을 어렵게 내던 시기라서 중간 기말 둘 다 전교 1등을 한다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거든. 소정이가 그 어려운 걸 해온 거야. 이때 선생님 반응이 아직도 기억나.

당시 소정이는 학급 회장이었는데, 선생님이 그 소식을 듣고 소정이한테 물었어. 시험이 끝나고 OMR 카드를 걷어서 선생님께 가져간 게 누구냐고. 소정이는 자기라고 답했어. 선생이 원한 답도 바로 그거였고. 소정이가 선생 의도를 조금이나마 눈치챘는지 자기는 걷어서 교탁에 있는 감독 선생님께 드리기만 했다는 말을 덧붙이려고 했는데 묻는 말에만 답하라고 가로막혔어. 이번에는 소정이보고 가채점 답안지를 교무실에서 가져온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어. 소정이가 그게 아니라고 해명하려고 했지만 이름을 말하라며 다그치는 선생님은 그 어느 때보다 무서웠고, 소정이는 또 한 번 자기라고 답했어.

그러자 선생님은 그러면 너희 반에서 누구 하나의 시험이 정직하게 치뤄지지 않았다면 그게 누구겠냐고 물었어. 소정이는 입을 다물었어. 선생님이 하고 싶어하던 말을 나도 소정이도 강의실에 있던 다른 애들도 다 이해했거든. 한참의 정적 끝에 소정이는 답했어. 내 OMR에는 답안을 수정한 흔적이 없을 거다, 의심되면 확인해 보되 이런 식으로 몰아가는 거 굉장히 불쾌하다. 소정이다운, 그렇지만 그 선생님은 예상대로 그게 어디서 배워먹은 예의냐며 노발대발한 답이었어.

소정이가 자기 자존심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애였거든. 그때는 이 선생님이 얼마나 미친 인간인지 누구도 몰랐고, 또 입시도 이제 슬슬 시작하는 참이었으니까 소정이가 그렇게 말할 수 있던 거지. 수업 내내 선생님은 정직하게 시험을 보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노골적으로 소정이를 저격했고, 소정이는 소정이대로 선생님 말씀에 백번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엄청 끄덕이는 걸로 응수했어.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은 소정이를 남겼어. '대화'가 끝나고 나온 소정이한테 무슨 말을 했냐고 물으니까 자기가 도와줄 수 있을 때 자백할 걸 요구했다나. 나중에 알았지만 이때도 곱게 요구한 건 아니었고, 이년 저년에 준하는 모욕적 언사가 있었다고 해. 그게 뭔지는 그 선생과 소정이만 알겠지만.

엥..왜그러시지 보통 학원쌤들은 아니 걍 학교학원 상관없이 대부분 쌤들은 자기가 잘가르쳐서 성적 잘받아오면 좋아하시지 않나??? 소정이를 처음부터 싫어하는 눈치였단게 의문이긴 한데..뭐 소정이 엄마가 초반에 학원에 전화해서 머라 말씀하시거나 그랬나? 근데 그거때매 이정도로 싫어한다는 것도 좀 이상한데

이날 이후 선생님은 정말 소정이를 '괴롭히기' 시작했어. 소정이가 맨 앞줄에 앉아 굉장히 또박또박하게 질문에 답했는데도 웅얼거리지 말라며 같은 말을 몇 번씩이나 반복하게 만들고(마지막에 소정이는 거의 악을 쓰고 선생님이 너 나한테 불만 있냐며 한참 소정이를 타박하고 난 이후에야 끝) 소정이가 남학생들과 단순히 얘기하는 것만으로 '얼굴 반반하다고 벌써 남자를 밝히면 인생이 어떻게 되겠냐'(실제로는 이것보다 훨씬 적나라하고, 선생님 특유의 깔보는 말투가 합쳐져서 다른 애들까지 무서워했지만)며 애들 다 보는 앞에서 소정이에게 정서적 학대를 가하기도 했어.

>>16 보통 이게 맞는데 마지막에 얘기하겠지만 이 선생님은 일반적인 사람의 사고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서(=정신적으로 약간 문제가 있었어) 소정이가 잘될수록 오히려 더 괴롭힘이 심해졌어

그러는 와중에도 다른 애들한테는 츤데레 같이 아닌 척하면서 챙겨주는 좋은 선생님이었어. 한마디로 정말 소정이만 못 잡아먹어서 안달을 냈다는 거지. 소정이랑 이 선생님이랑 이렇다 할 마찰이 있던 것도 아닌데 선생님이 너무 부당하게 대하니까 소정이가 처음에는 진지하게 학원을 그만두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나중에는 입시 문제도 입시 문제고, 좀 오기가 돋아서 고등학교 갈 때까지 죽어도 이 학원에 남아있겠다는 입장으로 바뀌더라고.

결국 소정이 내신 문제는 소정이가 학교에 부탁해서 스캔된 답안지 사진을 받아오고,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걸로 트집을 잡으면서 애를 잡으니까 주변 선생님들이 뜯어말려서 흐지부지 끝났어. 소정이는 이렇다 할 사과를 받지 못했어. 오히려 괴롭힘은 점점 심해졌지. 해와야 하는 추가 숙제를 소정이한테만 안 알려주고는 숙제를 안 해오냐며 정말 모욕죄로 고소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 수준의 발언을 쏟아냈고, 소정이가 제출한 숙제를 의도적으로 숨긴 적도 있었어. 소정이 책이 선생님 책상과 붙어있는 책장의 맨 아래 칸에서 나온다는 게 상식적으로 조교 선생님의 실수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은 아니잖아.

>>18 헐..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니...무서워

미안한데 괴담이나 고민상담같은곳으로 가주셈.

소정이가 수업시간에 졸았다는 이유로(내가 옆자리였는데 안 졸았어) 소정이 손등을 시침핀으로 찍어버리는 일도 있었어. 그냥 콕 건드리는 정도도 아니고 정말 말 그대로 찍어버려서 상처가 꽤 깊었나 봐. 소정이 엄마가 학원으로 찾아왔는데, 소정이 어머니가 요즘 기준으로도 굉장히 소심하신 분이셨고 그때만 해도 학원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 교육으로만 생각했으니까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진 않았어. 진전이 있었다면 원장 선생님이 올해는 소정이라는 걸 알게 된 정도?

>>22 앗 방탈이야? 스레 처음 세워봐서 몰랐어 불편했으면 미안. 어느 쪽으로 분류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일단 이쪽에 세웠는데 괴담판에 세우는 게 맞으려나?

괴담가줘. 여기서는 판이탈이라고 해. 공지 읽고 여기서 쓰는 말이나 규칙들좀 지켜주길바래ㅠ

>>25 알려줘서 고마워!

>>26 웅웅 착실히 지키는 모습 보기 좋당 ㅎㅎ
스크랩하기
레스 작성
69레스 헐 누가 고3에 집을 나가 1분 전 new 55 Hit
잡담 2021/06/13 23:33:51 이름 :
24레스 아빠와 나의 소중한 추억....^^ 1분 전 new 27 Hit
잡담 2021/06/13 23:55:13 이름 : 이름없음
2레스 얘들아 나 연예인 키울거야 8분 전 new 18 Hit
잡담 2021/06/14 00:08:59 이름 : 이름없음
5레스 너넹 인스타나 페북이나 트위터 같은데에 부모님이랑 맞팔했어? 13분 전 new 33 Hit
잡담 2021/06/13 23:25:10 이름 : 이름없음
14레스 나 똥꼬에 모기물림 19분 전 new 85 Hit
잡담 2021/06/13 17:58:33 이름 : 이름없음
145레스 별을 찍어보자 44분 전 new 1001 Hit
잡담 2021/04/18 21:51:08 이름 : 이름없음◆reZhhzbu2tz
36레스 2교시부터 조퇴하고 아쿠아리움에 갈 예정 48분 전 new 71 Hit
잡담 2021/06/13 21:34:40 이름 : ◆g0q5feZhhxT
47레스 화날 때 상처를 너무 많이 주는 거 같은데 이런 사람? 51분 전 new 88 Hit
잡담 2021/06/13 17:50:21 이름 : 이름없음
20레스 어깨 넓은 여자 어때 54분 전 new 80 Hit
잡담 2021/06/13 15:15:15 이름 : 이름없음
2레스 릴스에 틱톡 마크없이 올리는 법 54분 전 new 29 Hit
잡담 2021/06/13 22:38:25 이름 : 이름없음
925레스 🎊🎊😄둠칫둠칫 잡담판 잡담스레 30판😄🎊🎊 1시간 전 new 2687 Hit
잡담 2021/04/02 16:42:07 이름 : 이름없음
34레스 이거 해석좀 1시간 전 new 76 Hit
잡담 2021/06/13 19:31:08 이름 : 이름없음
12레스 나만 카톡이랑 인스타랑 페북 프사 다 똑같이 해놔..? 1시간 전 new 94 Hit
잡담 2021/06/13 16:13:07 이름 : 이름없음
32레스 28kg 뺏더니 욕먹었어 2시간 전 new 218 Hit
잡담 2021/06/13 01:45:54 이름 : 이름없음
16레스 판이탈 2시간 전 new 170 Hit
잡담 2021/06/12 11:29:36 이름 : 이름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