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데 (6)
2.왕따 소녀 이야기 (창작 (28)
3.황무지의 모험가 : 떠돌이 마학자 한트 (18)
4.지금 소설을 쓰려는데 표현방법좀..! (4)
5.백합판타지 소설 올려도 돼..? (9)
6.글이 안 풀릴때는 어떻게 해? (4)
7.눈 (13)
8.직업 소설가 있어? (2)
9.나는 오늘부터 세상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4)
10.단문 모음. (5)
11.정말 대단해 (4)
12.책 제목으로 글짓기 (4)
13.어느 마법소녀 이야기. (2)
14.1년 전의 널, 난 아직 좋아한다. (7)
15.판타지 소설을 써보고싶어! (85)
16.궁금한게 있어 (3)
17.너네는 창작소설 어디다 올려? (10)
18.구상 중인 소설 줄거리 (4)
19.Call me Ishmael(完) (33)
20.아이핀이나 한국 전화번호 무필요 사이트? (1)
황무지를 떠도는 세 명의 모험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무더운 황무지에도 굴하지 않고 두터운 무장을 껴입은 거한 기사. 무엇이든 알고 있다는 신비로운 마학자. 마기안 연합으로부터 도망쳐왔다는 소문의 여자 아이. 그 셋은 척박한 황무지에서 서로 의지하며 곳곳의 수많은 소문과 전설을 퍼뜨리고 다닌다. 이번 이야기는 그 무성한 소문의 일부이다...
저 멀리 하늘에 아름다운 구름이 펼쳐져있다. 푸르른 하늘을 캠퍼스삼아 펼쳐진 구름은 마치 토드 남작이 보여줬던 유화 그림과 같았다. 실제로는 남작 작위도, 토드라는 이름조차도 거짓말인 괴짜였는데 그는 이미 오래전에 죽어버린 한트의 동료였다. 황무지에서의 죽음이란 떠돌이 마학자에게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바라던 것은 아니었다.
"후~ 맑은 하늘을 보게 한트. 저런 하늘만 보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네. 보아하니 걱정이 많은 듯한데, 저 하늘을 보고 툴툴 털어버리세."
거한 기사 니조랄이 말했다. 그는 50대쯤 되는 노익장으로, 인생에 있어서도 노련하다. 한트의 무표정함을 꿰뚫고 보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한트가 피식 웃는다.
"하늘이 맑긴 하네요."
한트가 대답한다. 니조랄의 의중을 알고 있기에 쉽게 대답할 수 있었다. 뒤를 따르던 엘레나는 한트가 씌워준 모자를 꼭 안는다. 토드도 모자를 쓰고있었다. 이 모자는 일종의 흔적이었다.
"그는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과거 모든 것을 바꿔놓은 대전쟁을 아십니까? 대전쟁이 바꾼 것은 땅뿐만 아니었습니다. 축복이라 불리우던 마력조차도 바꿔놓았지요. 그는 더럽혀진 마력을 정화하려했습니다. 그러나..."
한트는 말을 잇지 못했다.
"괜찮네. 신께서 그를 구원할걸세. 죽음은 하나의 아름다운 삶을 끝맺음하는 명예로운 일일세."
니조랄이 말했다. 니조랄은 동쪽 성당에서 온 신앙심 깊은 기사다. 그는 자신의 힘이 황무지를 구원하리라 믿고 있다. 분명 그에게 죽음은 여정을 끝마치고 신에게 다가서 인정받는 영광스런 순간일 것이다.
"당신다운 대답이군요."
한트에게 죽음은 명예롭지 않다. 그저 죽음이다. 과거 과학을 다룬 고서에서 본 적있다. 의식이란 뇌가 만들어내는 반응일 뿐이라고. 딱 그정도였다. 그는 분명 죽음을 바라진 않지만, 그렇다고 그와 같은 의미로 생각하진 않았다.
"당신 말이 어느정도 이해는 갑니다."
토드는 토끼수인을 지키다 죽었다. 누군가의 목숨을 위해 누군가가 목숨을 걸고 움직인 것이다. 목숨의 교환이라고 해야할까? 스스로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각오로, 자신의 가능성을 건 것일까? 한트또한 그리 행동한 적있다. 작은 소녀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치뤄왔다. 이것은 한순간의 이끌림이라기에는 너무 많고, 지속적이었다. 생존의 본능을 넘어선 의지. 황무지를 떠돌며 수많은 일을 겪은 한트에게도 여전히 특별한, 어려운, 새로운 일이었다.
"있지 한트, 언제 도착해? 다리 아픈데..."
엘레나가 말한다. 확실히 이 무더운 더위와 긴 시간은 어린 여자아이에게 치명적이다. 쉴 곳이 필요하다.
"근처에 발시아 마을이 있을꺼야. 잠시 쉬었다 가자."
베테랑 모험가는 무언가 다르다.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해 간단히 위치를 찾는 것은 언제 보아도 대단하다. 물론 마법이 조금 섞여있겠지만 이 것이 그의 능력을 낮추진 않는다. 동쪽으로 한시간 남짓을 걸었을까. 저 멀리 아지랑이 사이로 인공물이 보인다. 위치로 보아 신기루는 분명 아니다. 발시아 마을이다. 한트 일행이 도착한 곳은 여타 마을과 다르지 않았다. 낮은 모래 벽돌집 십수채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황무지의 마을은 흉악한 강도떼거리덕에 대부분 보수적이고 퇴폐적이다.
"이봐, 너희는 어디서 왔지? 왜 온거냐?"
카우보이 복장의 사내가 권총집에 손을 얹고 말한다. 날이 잔뜩 선 모습이다. 발을 들이자마자 머리에 총부리를 들이대는 곳도 있는데, 이곳은 그나마 온건하다. 한트는 스스로를 여행자라 소개하며, 일행에 대해 간단히 얘기한다. 니조랄에 대해 성당의 성기사라며 훈장을 보여주니, 경계심이 조금 풀리는 모습이다. 아무래도 신앙심이 깊은 마을인 듯하다. 분명 성당도 있겠지. 니조랄이 좋아하겠군이라며 한트는 생각한다.
확인검사를 마치고 길거리를 걸어가자, 작은 창사이로 일행을 경계하는 눈빛이 느껴진다. 길거리에서 놀던 아이들은 일행을 보자마자 후다닥 자신들의 집으로 도망친다. 아이들이 도망치며 뭉개뭉개 피어오른 모래바람이 걷히자, 한 아이가 서있다. 어느 마을에나 있는 모험가지망생 소년이다. 분명 훗날 부모 속을 깨나 썩힐 것이다,
"아저씨들은 어디서 온거야? 쩌어어어 멀리에서 걸어온거야? 신기한 것도 잔뜩 잔뜩있는거지??"
아이가 묻는다. 호기심이 한트만큼이나 많아보인다, 한트 일행은 길거리에 나앉아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
"하하하, 하나씩 물어보려무나."
니조랄이 투구사이로 빙긋 미소짓는다. 간단한 이야기가 끝나고 곧 니조랄은 스스로의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커다란 용과 싸운 혈투, 성기사가 직접 들려주는 성경이야기. 소년은 행복한 얼굴을 양 손으로 받힌 채 아저씨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다. 한트는 스스로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는 듯 하다. 반면 니조랄은 그 소년을 데리고 미사를 지낼 생각만 가득하다. 참 한결같은 양반이다.
둘의 이야기가 끝나자, 소년의 관심은 곧 엘레나에게 향한다. 엘레나는 귀찮아 하는 듯하지만, 내심 같이 노는게 즐거워보인다. 니조랄이 엘레나와 소년을 보는 동안, 한트가 머물 곳을 찾아 마을 이곳 저곳을 살핀다. 여관이 보이지 않고 워낙 보수적이라 터덜터덜 공터로 돌아온다, 엘레나와 소년은 금새 친해져있다.
"아무래도 저희가 머물 곳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니조랄..."
한트가 말한다.
"이런. 이것 참 낭패로군."
니조랄이 투구 아래를 쓰다듬는다. 그때, 소년이 말한다,
"아저씨들! 저희 집에서 묵을래요? 조금 좁지만, 괜찮을 꺼에요!"
"괜찮겠니 아이야? 부모님이 싫어하시지 않을까?"
한트가 걱정스래 묻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지인을 싫어하니, 소년이면 몰라도 부모님은 백이면 백, 분명 일행을 거부할 것이다.
"부모님은 저와 형제를 두고 도망가셨어요... 큰 돈을 벌어서 돌아오겠다며 어떤 아저씨들이 데리고 갔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마을분들이 착하셔서 밥도 주시구, 또 옷같은 것도 왕창 챙겨주셔요! 어서 가요! 동생들도 소개시켜드릴게요."
얼른 말을 끝내고 뛰어가는 아이를 보며, 한트와 니조랄은 왠지모를 감정을 느낀다. 한트또한 청년기에 부모님을 여의고, 홀로 황무지를 모험할 수 밖에 없었다. 니조랄은 갑자기 들이닥친 강도떼에 성당이 무너지고 마을을 송두리째 잃었다. 딱 황무지스러운 기구한 인생이다. 그런 감정에도 니조랄은 생각보다 살만한 마을에대해 느끼는 따듯함에 집중한다.
소년을 따라 찾아간 집은 방이 하나 딸린 20평크기의 집이었다. 여타 집과 다를 바 없는 모래벽돌 집이었는데. 조그만한 문턱이있는 현관은 거실과 연결되어있었는데, 좁은 창을 비집고 들어온 햇볕덕분에 꽤나 밝아 분위기는 괜찮았다. 소년의 가사실력이 돋보이는 집안은 깨끗했다. 다만, 발에 자꾸 캥기는 모래가 불편할 뿐이었다. 니조랄은 신발을 벗어도 껴입은 두터운 사슬갑옷덕분에 괜찮았지만, 한트는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었다. 집안에 있는 아이들은 한트일행이 마을에 들어서자 마자 숨은 아이들이었다. 다들 경계와 공포심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그들을 째려보았다. 니조랄에게는 이불사이로 빛나는 눈이 귀엽기만 했다.
"이녀석들! 어른분들께서 오셨는데 나와야지! 소개해드릴게요. 이 남자아이는 압둘, 여자아이는 이슈타르, 그리고 저는 알하자드에요!"
동생들을 혼내는 모습은 소년에게 익숙해보였다. 동생이 많이 말을 안듣는 모양이었다. 셋은 남매 아니랄까봐 꽤나 닮아있었는데, 가장 큰 특징이라 하면 어린 아이들답지않은 드센 분위기였다. 황무지에서 살아남을 만한 아이들이었다. 니조랄은 아직 남은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들려주며 금새 친해졌다. 곧 엘레나는 아이들과 밖으로 나가 마을 아이들과 어울려 놀았고, 밤은 금세 저물었다. 모래해협으로 떠나는 길은 꽤나 힘들었기에, 셋에게 이번 밤은 참으로 달았다. 휴가의 좋았던 하루는 그렇게 지나갔다. 짧은 날이 아쉬웠지만, 발이 급했기에 한트일행은 떠나야했다. 양 손은 아이가 챙겨준 먹을거리로 가득했다. 니조랄은 극구 거절했지만, 아이의 뜻을 꺾을 순 없었다. 마지막까지 훈훈함을 간직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잘있으렴 꼬마야. 동생들 잘 챙기고. 다음에 돌아올땐 더 멋진 이야기를 들고오마"
니조랄이 말했다. 금새 정이 들었는지, 미련이 많은 모습이었다.
"꼭 돌아오셔야 되요! 안녕히가세요! 엘레나 안녕~~"
소년은 한트일행이 안보일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흐아, 너무 더운 거 아냐 한트?"
길을 가던 도중 엘레나가 손으로 부채질하듯 흔들었다. 확실히 모래 해협 중심으로 갈수록 더워지는 듯했다.
"뭐, 돌연변이를 안 만난 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안그래 엘레나?"
"이상하군. 분명히 모래 해협은 황무지중에서도 돌연변이가 많이 나타나는 곳으로 유명한데 말일세."
"왜 돌연변이가 나오지 않을까요?"
한트 일행은 토드의 유지를 따라 검은 마력에 대해 조사를 하기위해 이곳을 찾았다. 모래 해협은 높은 마력 농도때문에 돌연변이가 잘 나타나는 곳이기때문이다. 분명 조사에도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돌연변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모래 해협 변두리를 일주일 남짓 떠돌던 일행은 그동안 한번도 돌연변이를 만나지 못했다.
"혹시, 무언가를 무서워 하는게 아닐까? 한트."
"무엇을?"
그순간, 귀를 찢는 포효소리가 지축을 흔들었다. 고개를 들어 확인한 것은, 날카로운 비늘을 온몸에 달고있는 용의 모습을 한 돌연변이였다. 길이는 꼬리까지 합해 30m쯤 되보였는데, 몸은 약 10m쯤 되어 대부분이 꼬리였다. 뒷다리는 두터운 비늘에 쌓여있는 말의 다리에 독수리 발이 달려있었고, 앞다리는 잔근육이 달려있는 인간의 팔에 박쥐날개가 쭉 뻗혀 있었다. 머리는 매우 매서운 독수리가 깃털대신 갑옷같은 빛나는 황색 비늘을 두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황무지의 돌연변이 치고는 꽤나 멋드러진 모습이기에 모험가 라우드가 봤다면 정말 마음에 들어했을 것이다. 만약 보고도 살아남는다면 말이다.
"이런, 피하십시오!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황무지 용이 날개짓하며 일으킨 바람이 한트 일행을 덮쳤다. 니조랄은 그 덩치와 크나큰 질량덕에 넘어지지 않았지만, 한트는 크게 한바퀴 구르고 흩날리는 코트를 부여잡으며 일어서야했다. 다행히 용은 한트일행을 노리던 것이 아니었는지, 한트 일행과 꽤 떨어진 곳으로 홰액 날아가버렸다. 한트는 크게 한숨을 쉬고는 엘레나를 일으켰다. 안도의 한숨에서 자잘한 모래가 뿜어져 나왔다. 코트에 쭈글한 옷주름에도 모래가 가득해, 한번 움직일때마다 모래가 우수수 떨어졌다.
한트일행은 아직 황무지용의 충격에 머리가 얼얼한 상태였다. 용이 그들을 노렸다면 분명 전투는 커녕, 위압감에 싸우지조차 못한 채 죽었을 것이니 말이다. 스스로의 무력함을 뼈져리게 느끼던 순간이었다. 조금 뒤 정신을 차리니 이 위협을 발시아 마을에 알려야한다는 생각이 번뜩였다. 아이들이 그 포악한 용의 뱃속으로 들어가게 둘 순 없다. 다시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터덜 터덜 얼마나 걸었을까, 자신이 걸어가던 방향으로 다시 들려오는 황무지 용의 잊혀지지않는 포효가 한 소년의 비명소리를 집어삼켰다.
일단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줘. 전문성 있는 평가도 아니고, 개인적인 의견도 다수 있으니까.
일단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단어 사용같은거... 의 캠퍼스. 내가 아는 그림 그릴 때 쓰는 그게 맞다면, 그건 캔버스일거야... 이건 스레주가 알고도 수정을 못하고 있는거라고 생각할게. 의 온건하다 라는 표현도 아마 저런 경우에 쓰는게 아닐거야. 너그럽다... 라는 표현이 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아무튼, 이것 외에도 띄어쓰기,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가끔 보여. 맞춤법 검사기만 슥 돌려도 눈에 띄는 부분은 다듬을 수 있으니 추천할게.
이야기는 전지적인 존재가 일종의 소문을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건가봐. 판타지 소설이면서 묘하게 전래동화같은 느낌도 없잖아 있어. 전개가 사건 위주로 돌아갈 것 같은데, 본인은 사전에 약간 밑밥을 까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봐. 아니면 설정을 좀 더 구체적이게, 그러면서 설명을 나열하는 건 피하는 쪽으로. 사실 이 둘은 독특한 개인만의 설정을 짜서 작품에 잘 녹이면 해결이 되겠지만 그게 어려운거니까... 이걸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관건일거야. 이를테면 이 글은 ( 물론 읽은 부분이 한정적이지만. ) ' 발시아 마을을 지나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 라는 궁금증을 독자가 품도록 유도했어야 했을 것 같아.
스레주는 묘사에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하는데 소질이 있어보여. 읽으면서 정통 판타지가 가장 먼저 떠올랐고, 스레주의 문체도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는게 이런 글을 쓰기에 적합해. 물론 본인도 이런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꾸준히 열정을 품고 기량을 갈고 닦는다면 제대로 된 소설 집필을 충분히 할 수 있을거야. 스레주를 응원할게.
내 글에 정성스런 피드백 남겨줘서 고마워! 새겨듣고 꼭 고쳐나갈게
이번 '용기'편 말고도 소재는 많으니 기대해줘!
"으아아악!"
소년의 비명이 용의 날갯짓을 찢고 귀리에 꽂힌다. 분명 한트일행을 반갑게 맞았던, 그 소년이다. 피해야 하나? 제아무리 천재 마학자라도, 2m를 넘어서는 기적의 기사라도, 마기안 연합의 학대를 견뎌낸 강인한 엘레나라도, 그 괴물은 규격 외이다. 잡아먹힐 것이다. 죽을 것이다. 불 보듯 뻔하다. 30m라는 크기는 넘쳐나는 용기가 무색하게 그들을 먹어치울 것이다. 그 누가 태풍에 칼을 겨누겠는가. 그 누가 지진에 건물을 부여잡고 세우려 들겠는가! 그 용은 자연재해다. 자연재해에 맞서는 것은 어리석은, 바보 같은, 만용일 뿐이다. 니조랄의 주먹이 떨려온다. 한트는 코트 속에 머리를 푹 숙였다. 엘레나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서 있는 한트의 코트가 바람이 휘날린다. 니조랄의 갑옷이 챙챙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용의 날갯짓일까? 아니, 이건 그 셋의 죄책감이 형상화된 것이었다. 한트는 고개를 돌렸다. 엘레나는 눈을 감았다. 그때, 구름이 지나가고 햇빛이 엘레나의 감은 눈꺼풀을 뚫고 반짝였다.
"소년이여! 기다려라! 하느님의 이름으로!!"
달려가는 니조랄 위를 한트의 펄서볼이 앞질러갔다. 곧이어 엘레나의 마법진이 한트일행을 감싸고 소년 앞으로 일행을 옮겨주었다. 소년은 용앞에 엉덩방아를 찧은 채 벌벌 떨고있었다. 그 앞에 엘레나와 한트는 보호막을 펼쳤고, 니조랄은 신성한 힘을 담은 방패를 앞세웠다. 용의 그르릉하는 소리가 쐐액하고 날아온 펄서볼에 뚝 끊겨버렸다. 펄서볼의 마력안개가 전장을 자욱하게 가리자 용은 크게 포효하고는 날개를 펼쳐 날아올랐다. 날갯짓에 안개가 개이자 한트의 이럽션 스펠이 마력을 먹어치우며 커지고 있었다. 이럽션 스펠은 마력을 무한히 머금을 수 있는 거대한 마력탄이다. 그리고 이곳은 마력이 넘쳐나는 모래 해협이다. 한트혼자라면 힘들겠지만, 옆에 엘레나가 마법진을 그리고서 마력탄을 제어하고있었다. 한번 해보자. 한트는 주변의 마력을 마구잡이로 집어넣어 마력탄의 크기를 키우고있었다. 마법진이 모래를 유리로 만들어가며 빛나고있었다. 마력탄이 커지면서 엘레나도 마법진을 더더욱 많이 그리고있었다. 문제는 시간이다. 니조랄이 30m괴물을 상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는가.
하늘을 빙글빙글 돌던 용이 땅에 내려앉자 지축이 뒤흔들린다. 용이 짓밟은 바위는 순식간에 으스러졌다. 내려앉은 용은 거대한 마력덩어리에 위협을 느꼈는지 한트와 엘레나를 바라본다. 이어 쇄골사이가 부풀어 오르더니 목덜미를 통해 올라가기시작한다. 비늘사이에는 붉은 빛이 비쳐나오고, 곧 용의 입을 통해 진홍색 마력덩어리가 뿜어져 나간다. 겨우 돌연변이이건만, 마력덩어리를 다룬다는 것은 보통내기가 아니다. 용의 공격 보호막을 뚫고 니조랄의 방패까지 녹여 그의 팔에 큰 화상을 남겼다. 니조랄은 녹아내려 쓸모없는 방패를 버리곤 팔의 화상을 자신의 마력으로 치유시키며 일어선다. 대략 한트가 사용하는 펄서볼정도의 위력인데, 단순한 돌연변이가 깡으로 이만한 위력을 낸다는 것은 그야말로 말도안되는 이야기다. 천재 마학자와 같은 위력의 공격을 해내다니, 니조랄의 팔이 떨려왔다. 식은 땀을 황무지의 더위라며 넘기고는 망치를 들고서 용에게 달려간다.
용이 니조랄을 향해 팔을 내려치자, 모래가 분수마냥 크게 용솟음쳤고 바위는 조각나며 하늘을 날았다. 다행히 위력만큼 속도도 느린 탓에 니조랄은 오른쪽으로 피하고 용의 품으로 파고들 수있었다. 용의 배를 마력이 담긴 망치로 올려치자, 용은 괴로워하며 다시한번 하늘을 날았다. 그리고 빙글 돌면서 다시한번 마력을 모아 니조랄에게 날려보냈지만, 이번에는 막을 필요가 없었기에 간단히 피할 수있었다. 분노한 용은 머리를 팔로 감싸앉고 벌벌 떨던 소년을 향해 날아갔다. 앗차, 니조랄은 소년에게 소리쳤지만 이미 늦었다. 마력탄은 날아갔고 보호막을 만들 시간은 없었다.
소년의 머릿 속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지나가던 그때, 니조랄은 자신의 몸을 날려 마력탄을 막아냈다. 갑옷이 녹아내려 안의 가죽 옷과 눌러붙었고, 엄청난 온도에 니조랄의 배와 장기는 순식간에 익어버렸다. 니조랄의 큰 몸뚱아리가 쿵 하고 쓰러졌다.
"니조랄!!"
한트가 소리쳤다. 그가 생각하던 만큼의 마나가 모이진 않았지만, 이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한트의 손에서 거대해지던 이럽션 스펠이 날아갔다. 큰 반동에 한트의 팔이 위로 크게 젖혀졌다. 보랏빛 이럽션 스펠이 모래를 유리로 만들다 못해 증발시키며 나아갔다. 주변의 빛을 왜곡시키는 거대한 마력탄이 용을 향했다. 위력은 충분해보였다. 그러나, 이대로 간다면 용은 날아서 피해버릴 것이다. 무슨 수가 필요하다.
"한트, 내가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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