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12/22 15:46:40 ID : qp88phAoZfS 0
내년 기준 난 스물 다섯이고 내 남동생은 스물 하난데 말 그대로 뭐 같은 올케 때문에 돌아버릴 것 같다
2 이름없음 2018/12/22 15:54:17 ID : qp88phAoZfS 0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올케를 알게 된 건 2년 전 2016년 말쯤? 그때 내가 22살 대학교 3학년이었고, 내 남동생은 고등학교 2학년이었음. 남동생이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그 흔한 썸도 하나 없는 모솔이었는데, 초딩 시절부터 짝사랑한 여자애가 있었다는 걸 가족들은 다 알고 있었음.
3 이름없음 2018/12/22 15:55:26 ID : qp88phAoZfS 0
그래서 고2 말에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나한테 털어놓고, 방정 맞은 내가 부모님한테 이 새끼 드디어 여자친구 생겼다며 소란 피운 적이 있는데,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암묵적으로 그 여자친구=7년간 짝사랑한 여자애 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4 이름없음 2018/12/22 15:57:18 ID : qp88phAoZfS 0
진도 빨리 넘어가자면 남동생은 그 여자애랑 제법 잘 사귀는 듯했음. 동생 성격상 프사를 하거나 티를 많이 낸 건 아닌데, 주말에 누가 봐도 여자친구 만나로 가는 것처럼 꾸미고 나가고 그랬었음. 근데 2017년 11월, 내 동생 수능일 일주일도 안 남았던 날 저녁에, 내 동생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집으로 왔음.
5 이름없음 2018/12/22 15:58:28 ID : qp88phAoZfS 0
처음 본 올케는 앞머리 반듯한 어깨까지 오는 중단발 머리에 염색, 피어싱, 타투, 뭐 어른들이 봤을 때 불량해 보이는 요소는 하나도 없었어. 오히려 반에 하나쯤 있을 법한 튀지는 않지만 평이 좋은 애? 내 남동생도 비슷해. 정말 과묵한 성격이고 머리 스타일도 옷도 전부 좋은 쪽으로나 나쁜 쪽으로나 튀지 않는 스타일. 진짜 귀여운 고등학생 커플 같았지.
6 이름없음 2018/12/22 16:05:01 ID : qp88phAoZfS 0
근데 그 둘이 우리 집에 들고온 소식은 진짜 가관이었음. 다름이 아니라, 올케가 임신을 했다는 거였어. 얘기할 때도 남동생이 아무 말 못하고 고개만 푹 숙이고 있으니까, 올케가 '처음 뵙는데 이런 말 드리게 되어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x의 아이를 가졌다.' 따위의 뉘앙스로 얘기했었어. 별로 기분 나쁠 멘트가 아닌 것 같지만, 이 올케년이랑 일 년 한집살이하다 보니 재수없게 느껴진다.
7 이름없음 2018/12/22 16:05:31 ID : qp88phAoZfS 0
누가 더 보러 오면 다시 쓰러 올게.
8 이름없음 2018/12/22 18:36:03 ID : BhvBhy3Xs9A 0
보구잇어
9 이름없음 2018/12/22 19:12:16 ID : qp88phAoZfS 0
오, 보는 사람이 있네. 저러고 나는 곧바로 남동생 싸대기 날리고 엄마는 손 벌벌 떨고 아버지는 집을 나가셨어. 출가 이런 게 아니라 담배 피우러 정도. 그리고 그 날 밤 늦게서야 들어오셨었어. 동생은 그 말 이후로 올케 데리고 나갔고, 엄마는 엉엉 우셨어. 우리 엄마가 아주 조금, 진짜 조금 남성 우월사상? 이 있으신데, 남동생 인생길이 굽었다면서 나 붙들고 엉엉 우셨었어.
10 이름없음 2018/12/22 19:16:12 ID : qp88phAoZfS 0
집이 혼비백산이 되고, 우리 가족은 그 날 새벽까지 아무도 잠 못 이루고 거실에 모여 앉아서 정적만 흐르다가 가끔 엄마 우는 소리만 들렸었어. 남동생은 그 날 집에 안 들어왔었어. 그게 걔의 처음이자 마지막 외박이야. 그리고 동 틀 때쯤 돼서야 아버지가 나 시켜서 내일 저녁에 남동생이랑 올케 다시 집으로 부르라고 하셨고, 다음 날 오전에 아버지 출근하시자마자 남동생이 연락도 안 했는데 올케를 데리고 집으로 왔어.
11 이름없음 2018/12/22 19:30:29 ID : u07bCnU0oJP 0
응응응!!
12 이름없음 2018/12/22 19:40:37 ID : qp88phAoZfS 0
알바중이라 조금 다는 게 늦을 거야. 이해해주라. 어쨌든, 엄마는 애 얼굴 보자마자 주저 앉아서 엉엉 우셨고, 나는 착잡하기도 하고, 동생이랑 올케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음. 어쨌거나 우리는 타인이고, 본인들이 제일 힘들 거라고 생각해서였지. 내가 엄마를 좀 진정시키고 거실에 둘러 앉았는데, 남동생은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 올케는 집을 호기심 찬 눈으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더라.
13 이름없음 2018/12/22 20:59:17 ID : nCpanwr85Vc 0
호기심이라니..;;; 먼가.. 쎄하다 일에 최대한 집중하고 천천히 써 계속 찾아와서 볼게
14 이름없음 2018/12/22 21:33:04 ID : qp88phAoZfS 0
엄마가 좀 진정돼서 그래, 어찌 할 생각이냐고, 아버지가 오늘 저녁에 둘 같이 부르라고 하더라고 얘기했더니 동생은 좀 놀라면서 다시 고개 푹 숙였어. 걔는 한 번도 속 썩인 적도 없고 아버지, 엄마 말 딱히 거역한 적도 없어. 우리 부모님 자체가 뭔가를 시키시는 분들도 아니시고. 근데 이런 대형 사고를 수능도 채 치기 전에 쳐버렸으니까 지 속은 얼마나 타들어갔겠냐,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
15 이름없음 2018/12/22 21:34:35 ID : qp88phAoZfS 0
그리고 그 여자애, 지금 올케. 쟤 인생을 내 남동생이 말아먹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착잡해졌다. 근데 올케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를 지울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뭐 이런 뉘앙스로 말했어. 그래서 처음에는 참 책임감도 있고, 바로 지워버리자, 그런 덜 되먹은 애는 아니구나 생각했었지.
16 이름없음 2018/12/22 21:37:01 ID : qp88phAoZfS 0
근데 다음 말이 존나 가관인 거야. '근데 저는 혼수는 못해요. 부모님이 안 계셔서.' 그 말 듣고 진심으로 벙쪘다. 이제 18살 여자애 입에서 혼수라니? 그래, 아이를 가지니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었겠지만, 대체 머릿속으로 뭘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는 건가 싶더라고. 그래도 그때까지만 해도 애가 똑부러지다 생각했었음. 그 자리에서 머리채 잡고 내쳤어야 했는데. ㅋㅋ
17 이름없음 2018/12/22 21:40:18 ID : qp88phAoZfS 0
여튼 빨리 진행하자면, 올케는 외삼촌이랑 둘이 사는데 호적상으로는 어머님이 계셨어. 더 자세한 건 알게 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어머니는 올케를 내놓다시피 버린 자식처럼 키우셨어. 키운 것도 아니고, 그래서 올케의 외삼촌이 올케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맡아 키웠다고 하더라고. 일단은 그렇게만 알아둬.
18 이름없음 2018/12/22 21:42:58 ID : qp88phAoZfS 0
그리고 집도 되게 못 살았어. 이런 것까지 까내리듯이 얘기하는 이유가 있어. 불편할 수도 있는데 들어줘. 호적상에는 한부모 가정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런 저런 국가 혜택도 많이 받고, 여튼 사랑 많이 받고 유복하게 큰 건 아닌 것 같더라.
19 이름없음 2018/12/22 21:45:18 ID : qp88phAoZfS 0
이제 봤다 다들 고마워. 열한 시쯤 넘어서 또 쓰러 올게. 읽어줘서 고마워!
20 이름없음 2018/12/22 21:53:44 ID : qp88phAoZfS 0
시간 남아서 또 쓰러 왔다. 저녁에 아버지가 오시고, 올케가 외삼촌 말고는 친지가 없다고 하기에 외삼촌을 뵙기로 했다. 우리 부모님도 나도, 낙태를 시키거나 어린 여자애를 내칠 만큼 독하지도 못했거든. 어찌 보면 그게 당연한 거고. 둘 다 성인이 되어서든, 아니면 올케가 만 18세가 되어서든, 둘을 혼인시키기로 암묵적으로 마음 먹은 거였음. 내 남동생은 뭐라 아무 의견도 없었고.
21 이름없음 2018/12/22 21:59:00 ID : qp88phAoZfS 0
그리고 그 다음 주에 내 동생은 수능을 쳤다. 아버지가 차로 데려다주셨는데, 올케도 이미 와서 초콜릿도 주고 응원하고, 동생 보내고 같이 아버지랑 차 타고 우리 집으로 왔다. 그리고 추운 몸 좀 녹이라고 우리 집에 있는데, 곧이어 아버지는 출근, 엄마도 맞벌이라 출근하셨는데, 올케가 소파에 눕듯이 앉아서 안 나가더라고? ㅋㅋㅋㅋ 이 어린 애가 벌써 올케 노릇을 하는 건가? 싶었다.
22 이름없음 2018/12/22 22:19:22 ID : nCpanwr85Vc 0
보고있어. 뭐지... 계획했던건가..
23 이름없음 2018/12/23 00:18:11 ID : p9bijfRxzPg 0
봐줘서 고마워. 어쨌든 얘를 쫓아내기도, 뭐 차를 꺼내주기도 애매하더라. 나도 오후에 학교 갔어야 했는데, 얘를 두고 가야 하나 싶더라고. 그래서 나 x시에 학교 나가봐야 하는데, 언제 나갈 거야? 하고 좋게 물었었음. 근데 얘가 하는 말이 ㅋㅋㅋㅋ '반말하지 마세요.' 이러더라 ㅋㅋㅋㅋㅋㅋ
24 이름없음 2018/12/23 00:45:04 ID : nCpanwr85Vc 0
계속 보고있어 시간날때 써줘
25 이름없음 2018/12/23 10:51:49 ID : nzSJPg1Balb 0
돋네....
26 이름없음 2018/12/23 12:51:12 ID : p9bijfRxzPg 0
그때부터 쎄했음. 그래도, 뭐 맞는 말이잖음. 그냥 동생 친구라기에도 애매한 사이고, 기분은 뭐 같았지만 그래도 좋게 말했다. '아. 곧 나갈 거라서요. 언제 나가려고요?' 뭐 이런 뉘앙스? 하여간 좋게 물었음. 그러니까 올케도 '지금 나가려고 했어요.' 하고 겉옷 챙겨 입고 곧바로 쏙 나가더라.
27 이름없음 2018/12/23 12:53:36 ID : p9bijfRxzPg 0
그렇게 며칠은 집안이 사람 미치게 고요했는데 며칠 안 지나서 올케 외삼촌을 보러 갔다. 그것도 어느 식당이 아니라 우리 집으로 올케와 외삼촌이 왔음. 상식적으로 상견례를 시댁 집에서 하는 문화가 흔하냐? 어쨌든 외삼촌 혼자 애를 키워서 꾀죄죄하고 말랐고, 뭐 그랬을 거라는 내 예상과 달리 번듯하고 멋있게 생겼더라. 그냥 나이 좀 있는 큰 오빠 같았음.
28 이름없음 2018/12/23 12:56:01 ID : p9bijfRxzPg 0
근데 우리 집은 존나 소식 듣고 집안이 뒤집어졌었잖아. 아무리 몇 주 지나기야 했다지만 그쪽네 집안은 애고 어른이고, 이상하리 만큼 침착했음. 곧바로 앉자마자 혼인 신고를 언제 할 건지, 애는 어디서 살게 될 건지, 학교는 어쩔 건지, 그런 식으로 혼인을 진행하고 얼른 학교 같은 혼인에 방해 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말했었음. 이해가 안 되는데, 그때 당시에 우리 가족들은 사람들이 참 똑부러지고 멋진 사람들이라고 평가했었음.ㅋㅋ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좋게 봤던 게 어이가 없지.
29 이름없음 2018/12/23 12:56:51 ID : p9bijfRxzPg 0
근데 이거 같은 스레 안에서도 아이디가 바뀌네? 여기에 따로 글 남겨본 적은 처음이라... 원래 이런 건가?
30 이름없음 2018/12/23 20:15:56 ID : oY03xBfdV9a 0
시간에따라 달라지더라 와 좀 신기한 집안이네..
31 이름없음 2018/12/23 20:40:58 ID : fQljyY9s8qr 0
으음...솔직히 스레주 입장에서야 남동생이 안됐고 올케가 이상하겠지만...맨 처음에 남동생이 임신시킨게 가장 잘못이긴 하지...의도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여자 세상에 많은데 그것까진 좀 참지 피임 100퍼 원래 없잖아...안타깝다...
32 이름없음 2018/12/23 20:45:57 ID : fQljyY9s8qr 0
에 이어서 나도 중고등학생때는 편견 없이 그냥 다같이 어울려 놀았는데 집안 환경도 뭔가 화목치 못하고 가난한 친구들은 뭔가 억울한것도 많고 보상심리를 가진 애들이 많았음. 가난한건 둘째치더라도 애정결핍이나 거지근성 심한 사람들 대부분 어릴때 불우하게 자란 사람들이 압도적이더라...근데 다 그런건 아니고 가정환경 불우한데 혼자 이겨내서 어떻게든 독립적으로 살아보려고 열심히 사는 애들은 안 그러더라. 오히려 부잣집에서 고생모르고 큰 애들보다 일찍 철난 애들도 있었어.근데 딱 1명 봤음...
33 이름없음 2018/12/24 17:05:20 ID : U2IJVcMo2JX 0
데이터에 따라 바뀌고 와이파이면 안그래
34 이름없음 2018/12/24 18:04:17 ID : V9ioY1dzRvh 0
무언가 계획성이 다분히 느껴지는 올케다. 이런 부분을 말하고 싶어하는거 같은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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