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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일이라도 함 풀어볼까 싶어서 들어왔는데 스레딕이 처음이라 어색하네 ㅎㅎ
일단 우리 집은 뭐 무당 같은 분이 계시는 건 아닌데 엄마쪽이 대대로 영감이 좀 쎘어. 외할머니도 엄마도 다 귀신을 좀 자주 보셨대. 특히 엄마는 하도 가위에 자주 눌려서 이젠 무섭지도 않다나봐 ㅋㅋㅋ
나는 귀신을 자주 보기는 했는데 가위에 눌려본 적은 없어. 그리고 자주 봤던 귀신들 중에서 아직까지도 기억이 생생한건 세 개 정도야. 나머지는 좀 시시한 이야기라 ㅋㅋ
음 첫번째 이야기는 엄마하고 아빠가 이야기 해준거야
5살? 기억도 안 날만큼 어릴 때인데 그때 우리 집에 삼촌이 놀러와 계셨대.
그때 우리 집 화장실은 샴푸나 그런 걸 놓으려고 조립식 선반을 가져다 놓은 상태였어. 스테인리스에 플라스틱으로 연결된 긴 선반. 화장실은 엄청 좁은 편이야.
여하튼 내가 화장실에 들어가더니 한 시간이 다 되도록 안 나오고 있었대.
그래서 우리 아빠가 웃으면서
-안에서 똥 싸냐 왜 이렇게 안 나와~~~ 삼촌 씻으러 들어가야 되는데~~~
하자마자 내가 벌컥 나왔대. 그러더니 하는 말이 화장실 안에 어떤 언니가 있다는 거야. 그 언니랑 계속 이야기하느라 안 나온거라고.
근데 가족들은 다 거실에 나와있는데 무슨 언니가 있어. 다들 당황했는데 난 거기다 대고 겁나 해맑게 말했대
-언니 몸이 반으로 쪼개져있어!
그리고 막 어떻게 쪼개져 있는지 막 보여주는데 그게 가로도 뭣도 아니고 세로로... 그러니까 아수라백작처럼 나뉘어 있었다고 신나게 말하는거 있지 ㅋㅋㅋㅠㅜㅜ
원래 어린애들이 곧잘 상상친구 만들고 그러잖아. 난 어릴 때부터 좀 구체적인 상상친구를 만들어서 놀았어. 외동이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막 혼잣말도 엄청 하고 ㅋㅋㅋ
그런데 저건 어린애 상상 친구라기엔..., 좀 그렇잖아 기분 나쁘고 ㅋㅋ큐ㅜㅠ 그래서 분위기 갑분싸 됐는데 내가 또
-근데 언니가 여기 들어오지 말래
라고 해맑게 이야기했대 삼촌 씻어야 하는데 ㅋㅋㅋㅋ
삼촌은 그런 거 잘 안 믿는 사람이었고 당연히 아 뭐야 무섭게~~~ 정도의 반응을 하면서 먹금하고 화장실로 들어갔어
우당탕탕!!!!!!!!
진짜 뭐 집 무너지나 싶을 정도로 우당탕 쿠당탕 거려서 아빠가 급하게 문을 열어봤는데
아까 말했던 그 선반 있지? 스텐레스에 플라스틱으로 연결된 선반. 그 플라스틱 이음새가 부서져서 선반이 무너진거야. 우리 집은 거기에 샴푸며 수건이며 대야며 진짜 온갖 걸 올려놨으니 당연히 시끄러운 소리가 났고 ㅋㅋㅋ
뭔지 모르겠는데 악 소리 날 정도로 아프더라 뭘까?!
여하튼 삼촌은 놀라서 튀어나오고(다행히도 옷은 입고 있었어 들어가자마자 우당탕 무너진거라) 화장실 문은 쾅 닫혔어 그리고 아빠가 힘 줘서 열어보려고 했는데 꿈쩍도 안 했대.
다음 날엔 원상복귀 됐지만 진짜 뭔지 모르겠다! ㅋㅋㅋ 아직도 우리 집 화장실 갈 때 좀 무서워 지금 보면 기절할 것 같아서... 아수라백작 언니...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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