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6/30 11:10:24 ID : bCqpfgryZdw 0
이야기에 앞서, 사족이 길거 같네요. 미리 다 적어놓은게 있어서 올리는게 빠릅니다. 밤을 꼴딱 새서 오타나, 문맥이 이상한게 있을지도 모릅니다. 양해해주세요.
2 이름없음 2019/06/30 11:11:10 ID : bCqpfgryZdw 0
제가 인터넷으로 알게 된 언니가 있어요. 저는 중학생이고, 그 언니는 이제 스무살이에요. 그 언니랑 안지는 2년정도 됐어요. 사실 이 언니랑 엄청 친하게 지내게 된 계기가 서로 은둔형 외톨이라는 점이였어요.
3 이름없음 2019/06/30 11:11:22 ID : bCqpfgryZdw 0
가정 불화, 왕따, 대인 기피증... 그런 이유로 집에 틀어박혀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집에서 게임만 하고 있는 같은 처지의 사람이란 걸 알게 됐죠. 아무리 가볍고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인터넷 지인이라도 제 자신이 몇 년동안 밖에도 안 나가는 히키코모리라는 걸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가 없었어요.
4 이름없음 2019/06/30 11:11:29 ID : bCqpfgryZdw 0
그래서 항상 숨기고 숨겼었는데... 이 언니는 달랐죠. 먼저 말을 꺼내줘서 친해지는 건 순식간이였습니다.
5 이름없음 2019/06/30 11:11:41 ID : bCqpfgryZdw 0
언니는 게임상에서는 말이 많고 친화력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게임 친구가 수도없이 많은 건 아니고 저 포함해서 다섯명도 채 되지 않아요. 그런데 이번에 친해진 한명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 사람이에요...
6 이름없음 2019/06/30 11:12:04 ID : bCqpfgryZdw 0
처음에는 말투도 사근사근하고, 이모티콘도 많이 써서 언니와 저는 '아, 좀 나잇대가 있는 언니인가?'싶었습니다. 이모티콘 쓰는 종류들이 조금 철 지난 것들인데다가 저희에게 잘해주고 욕도 한 번도 안 하길래 저희는 호감이었어요. 그래서 남자란 의심을 해본적이 없었죠...
7 이름없음 2019/06/30 11:12:20 ID : bCqpfgryZdw 0
언니 친구 중에 20대 후반되는 큰 언니가 있어요. 그 큰 언니를 편의상 A로 하고, 문제의 남성 분을 W라고 하겠습니다.
8 이름없음 2019/06/30 11:13:06 ID : bCqpfgryZdw 0
A는 사회 경험도 많고 게임을 좋아하지만 데인 것이 많아 이것저것 조언을 많이 해줬습니다. A가 쎄하다, 고 하는 사람들 99%가 정말 이상한 사람이었으면 말 다했죠. 언니가 W가 이모티콘을 많이 써서 귀엽다, 말투도 친절해서 너무 좋다, 분명 여자분이겠지? 아니, 여자분이 아니여도 괜찮은거 같아, 너무 귀여워 라고 했어요. 저도 언니의 말에 동의했습니다.
9 이름없음 2019/06/30 11:13:17 ID : bCqpfgryZdw 0
그리고 거기서 A는, 이번에 W를 언급했어요. 속지말라고, W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일 것이고 나이 많은 아저씨 일거라고.
10 이름없음 2019/06/30 11:13:27 ID : bCqpfgryZdw 0
저희는 당황하며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A는 알피지 게임을 좋아했고 많이 해봐서 W같은 사람을 많이 봤다고 했습니다. 이모티콘 많이 쓰고, 약간 귀여운 말투를 쓰는 사람들을요.
11 이름없음 2019/06/30 11:13:36 ID : bCqpfgryZdw 0
그래도 언니는 나쁜 사람은 아닌거 같다고 했습니다. 안지 몇일 되지도 않았지만...
12 이름없음 2019/06/30 11:13:44 ID : bCqpfgryZdw 0
언니는 유독 정이 많았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 길고 사람이 그리워서 그런걸지도 모른다고 저는 생각중입니다. 그게 독이 될 줄은 몰랐는데...
13 이름없음 2019/06/30 11:13:57 ID : bCqpfgryZdw 0
하여간 A는 자기는 데인게 많아서 여자건 남자건 인터넷 지인들이랑은 별로 깊게 지내고 싶지 않다고 했죠. A는 그런 말을 저희 앞에서 자주했고 사실 저희도 인터넷 지인들이랑은 아무 이유없이, 전조도 없이, 갑자기 잠수라던가 하는 여러가지 이유로 끊어진 인연이 많기 때문에... 섭섭하기도 했지만 A를 이해했습니다.
14 이름없음 2019/06/30 11:14:12 ID : bCqpfgryZdw 0
A는 사실 언니에게 하는듯한 충고를 했던 걸지도 몰라요. 인터넷 지인 하나 때문에 너무 매달리지 말라고, 정을 너무 주지 말라고, 멍청할 정도로 착하게 굴지 말라고... 저는 이 사건 덕분에 A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15 이름없음 2019/06/30 11:14:22 ID : bCqpfgryZdw 0
언니가 A를 부르며 W와 놀지 않겠냐고 할때마다 은근슬쩍 회피했고, W가 자기에겐 말을 안 걸어줬으면 좋겠다고 언니와 제 앞에서 말하기도 했습니다.
16 이름없음 2019/06/30 11:14:34 ID : bCqpfgryZdw 0
저도 W와 있을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A와 저는 이제 겨우 한 번? 정도밖에 안 본거 같네요. 게임상에서 친추도 안한지라, 대화도 그닥 안 해봤네요.
17 이름없음 2019/06/30 11:14:39 ID : bCqpfgryZdw 0
언니에게 전해 듣기식으로만 들었지. 그래서... 언니가 W의 타켓이 된걸지도 몰라요.
18 이름없음 2019/06/30 11:14:52 ID : bCqpfgryZdw 0
A의 예상대로 W는 남자가 맞았습니다. 그것도 꽤 나이가 많은... 언니가 A의 말을 듣고 W에게 물어봤다고 했어요. 성별은 쉽게 밝혀줬는데, 이상하게 나이는 안 알려준다고 했습니다.
19 이름없음 2019/06/30 11:15:00 ID : bCqpfgryZdw 0
언니가 장난식으로 "아저씨죠?" 하니, W는 "할아버지일지도 모르지."라는 대답을 했다고 하더군요. 놀라면서 진짜냐고 하니까 언니는 한참 뒤에 W가 그 뒤로 "알면 다쳐요."하고 덧붙였다고 했어요. 언니는 그게 장난인지 진담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모를 소름이 돋았다고 했습니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20 이름없음 2019/06/30 11:15:15 ID : bCqpfgryZdw 0
요새 언니가 이상했습니다. 또, 언니와 W가 안지 오늘로 정확히 5일째 되는 날입니다. 그리고 오늘, 언니는 W에게 치근덕거림을 받았어요. 언니가 울면서 전화만 안 했으면 이 스레를 세우지도 않았겠죠. A의 속뜻을 이제서야 알아채서 이런 일이 벌어진걸까요.
21 이름없음 2019/06/30 11:15:28 ID : bCqpfgryZdw 0
요새 언니가 왜 이상했냐면... 원래 A와 저와 자주 놀았습니다. 저희 셋이 거의 무슨 멤버처럼 같이 다녔어요. 셋이 같이 게임하는 친구도 없고 셋이서 뭉쳐다니기만 했죠. 그랬던 언니가 저희가 불러도 대체 뭘하는지 잠깐만, 하고 한참을 안 오더라구요.
22 이름없음 2019/06/30 11:15:40 ID : bCqpfgryZdw 0
왜 그런가 싶었더니 W와 대화하고 그랬던 모양입니다. 저라도 눈치채서 W와 너무 가까워지지 말라고 해야 됐는데... 아무래도 언니는 뉴페이스인 W와 대화하고 그랬던게 너무 좋았던거 같아요. A와 저는 요새 게임에 흥미가 떨어져서 언니가 W를 더 좋아했던 걸지도 모릅니다.
23 이름없음 2019/06/30 11:16:13 ID : bCqpfgryZdw 0
디코를 모를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니는 목소리에 콤플렉스가 있다고 A와 저에게 절대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고 디코로 대화를 할때면 오로지 듣기만 하고 채팅으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24 이름없음 2019/06/30 11:16:21 ID : bCqpfgryZdw 0
그건 W하고도 마찬가지였죠. 언니는 W가 처음에는 잘 대해주다가, 갑자기 그 뒤에는 자신의 사진을 보냈다고 합니다. 셀카나 그런 노골적인게 아니라... 자신의 애완견이나 취미같은 것을요.
25 이름없음 2019/06/30 11:16:29 ID : bCqpfgryZdw 0
처음 이상한 것을 느낀건 W가 언니에게 게임 아이템을 퍼주기 시작했을 때였습니다. 당연히 언니는 부담스럽고 미안해서 모조리 거절했어요. 그러니까 W는 쿠키는 어떠냐고 했습니다.
26 이름없음 2019/06/30 11:16:37 ID : bCqpfgryZdw 0
언니는 뜬금 없기도 하고 왜 갑자기 쿠키 얘기를 꺼내냐고 하니 W가 쿠키 사진을 보내면서 자기 취미가 빵 굽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하더라구요. 어떤걸 좋아하냐고, 쿠키를 보내주겠다고.
27 이름없음 2019/06/30 11:16:49 ID : bCqpfgryZdw 0
저는 거기서 잠깐이지만 이상함을 감지했습니다. 언니도 그걸 감지했다고 했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이내 순수한 의도로 그런거겠지 하고 호응을 잘해줬고, 그 뒤 언니와 W는 자신들의 애완견 사진을 교환했다고 합니다. 언니가 W에게 사진을 보여달라고 하니 W는 흔쾌히 보내줬고, 그 뒤 W가 언니에게 사진을 요청했습니다. 거기까진 괜찮았죠.
28 이름없음 2019/06/30 11:16:59 ID : bCqpfgryZdw 0
그렇게 언니와 W가 한참 대화를 하다가 W가 언니에게 목소리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언니는 그 말에 당황했습니다. 그야 저희와도 엄청 친하다면 친한 편인데 목소리 한 번 안 들려줄 정도였는데 이제 친해진지 몇일 안된 W에게 목소리를 들려줄리가 없죠.
29 이름없음 2019/06/30 11:17:10 ID : bCqpfgryZdw 0
언니는 처음부터 끝까지 좋게 거절했습니다. 언니는 원래 그런 사람이였어요. 저와 A하고도 한 번도 싸운적이 없고, 징징거린 적도, 누구를 뒷담한 적도 사실상 거의 없었어요. 성격 자체가... 원래 그렇다고 생각해요. 착해빠졌다. 더 나아가선... 멍청할 정도로 착해빠졌다는 게 맞겠죠.
30 이름없음 2019/06/30 11:17:22 ID : bCqpfgryZdw 0
하지만 W는 계속 졸랐다고 합니다. 오글거리는 멘트와 함께 계속요... 굳이 디코를 길게 안 해도 된다며, 녹음해서 짧게라도 들려달라고요. 언니는 차마 자기가 히키코모리라는 걸... 털어놓을 순 없으니 콤플렉스가 있다, 목소리가 정말 안 좋다 하는 식으로 거절했습니다. 콤플렉스가 있다는건 사실이기도 했고요.
31 이름없음 2019/06/30 11:17:29 ID : bCqpfgryZdw 0
언니는 끝까지 거절했고 W랑 약간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고 하더군요. 약간 W의 답변이 늦어지는...? 누가 봐도 빈정상한게 눈에 보이는 그런 거요. 언니는 바보처럼 또 거기에 당황했다고 해요. 그래서 평소처럼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32 이름없음 2019/06/30 11:17:41 ID : bCqpfgryZdw 0
덕분에 대화는 이어져 나갔고, W는 언니에게 무슨무슨 맛집 아냐는 소리를 꺼내며 자기와 먹자는 소리를 했대요. 실제로 자기와 둘이 만나서 먹자는... 그런 뉘앙스를요. 또 어색해지는 바람에 언니는 W에게 나이를 물었고, W는 알려주면 언니 나이도 알려주는 거냐고 물었어요. 언니는 거기서 또 이상함을 느끼게 됐다고 했고, 그 뒤 또 어색해졌길래... 언니가 궁금증 반, 장난 반으로 W의 나이를 집요하게 물었어요.
33 이름없음 2019/06/30 11:17:50 ID : bCqpfgryZdw 0
W가 나이는 절대 쉽게 얘기를 안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또 W가 기분이 상했는지 한참 말이 없어서, 언니도 가만히 있었더니 위에서 썼다시피 이번엔 W 스스로가 분위기를 풀려고 자신을 할아버지일지도 모른다고 칭했다고 해요. 그쯤 되서 언니는 이건 뭔가 아니다 싶었는지 말이 없었다고 하니까 W와 그렇게 대화가 끝났다고 하더라구요.
34 이름없음 2019/06/30 11:18:08 ID : bCqpfgryZdw 0
참고로 언니는 남사친도 좋아하지만 여사친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챙겨줘요. 그래서 언니는 W가 여잔 줄 알고 장난식의 말을 엄청 했습니다. 귀엽다느니, 자기랑 결혼하자느니... 그런 소리요. 물론 농담식이고, 저도 언니와 결혼하고 싶다느니 하는 소리를 종종 했습니다.
35 이름없음 2019/06/30 11:18:14 ID : bCqpfgryZdw 0
아, 세상에... 이렇게 풀어보니 W가 언니에게 치근덕거리는 이유를 좀 알거 같기도 하네요... 말상대도 해주고, 더군다나 애교스럽게 말까지 하니 확실히 오해할만 하군요. 언니는 W가 여잔 줄 알고 그런 소릴 한거지만 W 딴에는... 네...
36 이름없음 2019/06/30 11:18:23 ID : bCqpfgryZdw 0
하지만... 언니는 분명 W에게 여잔 줄 알았다는 소리를 했어요. W도 자기 말투가 헷갈릴만 하다, 하고 대꾸 했구요... 이건 순전히 언니 잘못도 있는 걸까요? 하지만 전 언니 탓을 하고 싶지 않지만, 확실히 언니 대처가 무식할 정도로 멍청하긴... 했죠. 모르겠습니다. 머리가 너무 아파요.
37 이름없음 2019/06/30 11:18:46 ID : bCqpfgryZdw 0
언니는 A에겐 도저히 못 말하겠다고 했어요. 분명 엄청 화를 내며 W한테 저주와 악담을 퍼부을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A에게까지 W가 손을 뻗치지 않았으면 좋겠대요, 자기 혼자로 충분하다고... (A가 왜? 하고 물으니 W 입에서 저는 다행히 안 나오고 A가 그나마 많이 언급 됐다고 하더라구요.)
38 이름없음 2019/06/30 11:18:57 ID : bCqpfgryZdw 0
사실상 자기도 말상대해주고 신기해서 받아쳐준 것도 있다고 했어요. W는 사실 자기처럼 외로운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치근덕거는 것도 잠깐이고 자기는 괜찮다고 했어요.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던 언니가 전화를 하면서 울면서 그렇게 말했어요.
39 이름없음 2019/06/30 11:19:07 ID : bCqpfgryZdw 0
저는 사람을 위로해본적도 없고 위로할 줄도 몰라요. 그래서 가만히 들으면서 같이 울었어요. 그러다 언니가 피곤해서 자겠다고 하길래 전화를 끊었어요. 언니는 자는지 안 자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잠이 안 와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40 이름없음 2019/06/30 11:19:14 ID : bCqpfgryZdw 0
W가 오늘도 언니에게 찝적거릴까, 안 찝적거릴 수도 있지 않을까?
41 이름없음 2019/06/30 11:19:19 ID : bCqpfgryZdw 0
언니가 주저했는데 내가 멋대로 A에게 이 사실을 털어놔도 될까?
42 이름없음 2019/06/30 11:19:27 ID : bCqpfgryZdw 0
인터넷 지인일 뿐이니까, 언니에게 화를 내며 W를 게임이랑 디코에서 친삭하고 잠수 타라는 말을 해야 될까?
43 이름없음 2019/06/30 11:19:30 ID : bCqpfgryZdw 0
모르겠어요
44 이름없음 2019/06/30 11:19:34 ID : bCqpfgryZdw 0
W가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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