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8/26 00:03:45 ID : Xvvjuk7ffe5 1
너와의 첫 만남은 얼굴이 아닌 글로 대신했지. 존댓말로 자기소개를 하던 그 때가 난 아직도 생생해. 학교에서 주최한 국제교류는 우리 둘을 '홈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이어주었고, 우리 둘의 관계를 설명하는 네 글자는 どもだち(친구)라는 네 글자로 바뀌었어. 네가 한국에 오기 전, 나는 너에 대해 상상을 하고 너와 어떤 대화를 할지 혼잣말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지. 네가 버스에서 내리고 손을 흔들었을 때 나의 입술은 너무 웃고있어서 경련이 일어났어. 헤어지는 순간까지 예쁘고 귀여운 나로 남고싶었는데 결국 첫만남부터 입가의 경련을 보여준 채로 시작한 우리 둘은 지금은 애틋한 'ベストフレンド(베스트프렌드)'가 되었어. 너가 만들어 준 소바를 먹고, 먹고싶다던 치킨을 뜯고, 초면이지만 같이 베스밤을 푼 욕조에서 목욕도 했지. 목욕하며 한 이야기 기억나? 2년전, 한국 학생들이 일본에 갔을 때 너는 울었댔지. 난 그걸 듣고 우리는 울지말자며 부족한 일본어로 다짐을했고. 아침이 되었을 때는 넌 이미 분주하게 짐을 싸고 있었어. 얼굴이 퉁퉁 붓고 목소리도 갈라진 나는 너에게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네가 선물해준 스누피 쿠션을 얼굴 쪽으로 끌어안은 채로 너의 이름을 불렀어 "さくら、 さくちゃん。" 친한 친구끼리는 '진아야' 가 아니라 '김진아'라고 부른다는 나의 이야기를 기억하고있던 너는 나의 이름을 불러줬지. "기무진아, 김진아." 우리는 고작 하루밖에 지내지 않았지만 많은 이야기를하고 행복한 감정들을 느끼면서 진정한 친구가 되었구나. 결국 버스를 타러가는 너를 보고 나는 울어버렸고 그걸 본 너도 울었지. 친구들의 말로는 파트너 중에 우리만 울었다나 뭐라나. 난 집에 오는 길에도 끊임 없이 울었어. 이른 아침이라 길에는 아무도 없었고, 난 침대에 누워서도 계속 울었지. 네가 준 스누피 쿠션을 끌어안은 채로. 인스타 스토리로 너의 영어 편지를 읽고 학원 가기 전에 또 울었어. 나를 사랑하는 사쿠라, 사쿠쨩. 나도 너에게 진심을 담은 편지를 쓰고 싶었고, 구글 번역과 네이버 번역을 돌아가면서 쓰면서 한국어에서 영어로, 영어에서 일본어로, 다시 일본에서 한국어로 번역을 하는 과정을 거치며 너에게 8문장의 편지를 썼어. 그리고 오늘 저녁, 너에게 라인 전화가 왔지. 난 우리가 처음 전화했던 그 때가 떠올랐고 너무 떨리고 설렜어. 초록색 버튼을 밀자마자 너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목소리가 눈물 버튼이 된 것 처럼 나는 바로 울었어. 우리는 일본어, 영어, 한국어를 섞으며 1시간 넘게 통화를 했지. 마치 장거리 연애를 하는 연인처럼. 우리는 서로를 너무 사랑하고 좋아해서 내가 일본으로 가는 12월까지 버티는 건 어려운 일이야. 하지만 버텨볼게. 내 인생에서 가장 긴 4개월을 버텨볼게. 오늘처럼 우리는 카운트 다운을 하며 이별을 하자. 매일매일 행복한 대화를 나누고 사소한 생활을 공유하자. おやすみ(잘 자)로 인사를 하자. 서로를 잊지말자. 여름의 하룻밤을 영원히 기억하자. 20190825 오늘의 너를 만난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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