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전생같은거 잘 아는사람.? (7)
2.요즘 자꾸 이상한 꿈을 꿔 (26)
3.소름돋고 기묘한 꿈 꿨던 거 있음 적고가자 (45)
4.나놀이공원 꿈꿨는데 (7)
5.헛것이 보이는데 왜이런거야? (3)
6.우리 집에 이상한거 하나 있는거 같다 (15)
7.자신이 겪은 소름돋는일 쓰는 스레 (9)
8.괴담판 보면서 느낀건데 (5)
9.레전드괴담몇개본후로 가위눌리는데 (4)
10.기억을 더듬어 초딩때 겪은 이야기 (22)
11.으응? 우리 가족은 넷인데 다섯이라고? (237)
12.옛날에 후리스 (59)
13.가위눌리는게 정말 귀신이 있는걸까 (13)
14.귀신붙은거 엄마한테 말했다 (8)
15.제발 도와줘 (16)
16.딥웹에 관해 궁금한거 있니? (98)
17.롯데월드 에서 비밀공간같은거 본사람 있어? (3)
18.너네는 폰에서 전화가 오는데 없는번호라고 뜬적있어? (4)
19.네가 귀신을 볼 때에 귀신도 너를 본다는 거 알아? (10)
20.할머니꿈을 꾼이후로 (6)
주변에 말해봐도 진지하게 안 들어줘서 그냥 쭉 써두고 갈게 어디 말이라도 안 하면 진짜 돌아버릴 것 같다
꿈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 집부터 설명해야할 것 같아
아파트 말고 골목 쪽으로 들어가면 4~6층짜리 건물들 모여있는 주거 지역들 있잖아 이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는데 우리 집은 이 건물들 중 하나에 있어
1층에 자동개폐식 현관문이 있고... 복도/엘리베이터 없이 계단만 있어서 2층으로 올라가면 양 옆에 201호 202호, 3층으로 올라가면 양 옆에 301호 302호 이런 식이야
첫번째 꿈은 별 거 없었어 남자 둘이랑 여자 하나랑 놀다가 헤어져서 집에 가는 꿈이었다 그 중 남자 하나가 나랑 대화가 엄청 잘 통했는데 편의상 이 남자를 A라고 할게
이 사람들은 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는데 그냥 딱 봤을 때 느껴졌어 아 같이 놀려고 만난 사람들이구나. 초면이면 위화감을 느낄만도 할텐데 그냥 꿈이라 그런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 꿈 속에서도 그 날 처음 만난 사람들이었고 오랜 인연이 있었단 느낌은 안 들었어.
아무튼 그래서 아무 위화감 없이 놀다가 다른 두명이랑 헤어지고 A랑 둘이 남았어. A가 날도 어두워졌으니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는데 내가 평소에 남한테 우리 집 알려주는 걸 꺼리는 편이거든. 그래서 집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서 이제 혼자 갈 수 있다고 말하고 헤어졌어. 집 현관문에 도착하기도 전에 꿈에서 깼지.
그냥 재밌는 꿈이었다 생각하고 사흘을 보냈어. 기억에서 꿈이 잊힐 쯤에 다시 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지. 문제는 두번째 꿈부터였어.
지금 생각해보면 두번째 꿈도 첫번째와 거의 동일한 내용이었어. 차이점이라면 나는 그날 혼자 집 앞에 도착한 뒤 현관문을 열었다는 거? 비밀번호를 누르고 계단을 올라가는데 밑에서 남자의 노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근데 난... 그때 꿈 속이지만 진짜 피곤했어. 원래 동네에 술 취하면 소리 지르거나 노래 부르는 사람들도 많았고. 그래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집에 들어가서 부모님까지 본 다음에 잠에서 깼어. 이게 그저께 꾼 꿈이야.
그 꿈을 꾸고, 어제 일어나보니까 집 문 도어락이 고장나 있었어. 안에서 열어줘야 한 번에 열리고, 밖에서 열려면 서너번은 비밀번호를 눌러야 열리더라고.
배터리 문제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워낙 오래된 도어락이다보니까 고장나도 이상할 건 없었어. 문이 잘 안 열리는 거지 아예 안 열리는 건 아니니까 부모님도 좀 한가해지면 (주말쯤?) 고치겠다고 하셨고. 이게 왜 중요한지는 이따 말해줄게.
어제 세번째로 같은 꿈을 꿨어. 이번엔 이유를 모르겠는데... A가 데려다준다는 말에 얼떨결에 그러라고 했었던 것 같아.
그렇게 A와 집 앞에서 헤어지고,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려고 손을 올렸는데 그 순간 기시감이 느껴지는 거야. 나는 이 상황에 놓인 적이 있고, 저 A라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는 기시감. 그제서야 꿈인 걸 자각했어. (첫번째랑 두번째 꿈에선 깨어나고서야 자각했었고.)
나는 신기가 없어. 영적인 능력 전혀 없고... 평생 귀신은 커녕 가위에도 눌려본 적이 없는 사람이야. 강령술 담력체험 뭐 이런 거 평생 한 번도 해본 적 없을 만큼 겁이 많고, 그래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직감, 특히 위기에 대한 직감은 진짜 좋아.
근데 꿈인 걸 자각하자마자 속이 확 뒤집어졌어. A랑 마주치면 안 된다고. 무조건 도망쳐야 한다고 직감이 말하고 있었어.
나는 사라진 A가 걸어간 방향을 살피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도망칠 수가 없었어. 뒤에서 A가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거든. 걔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눈치챘다는 걸 들키면 그 자리에서 끝장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조용히 비밀번호를 누르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어.
두번째 꿈에서도 우리 집에 도착한 다음에 꿈에서 깼잖아. 그러니까 이번에도 집에 들어가서 일어나려는 심산이었어. 일어날 순 없어도 문을 잠글 순 있을테니 안전할 거라는 생각도 있었고, A가 그렇게 체격이 좋은 편은 아니니까 아빠랑 있으면 안전할 거라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아.
처음엔 내가 층수를 잘못 센 줄 알았어. 5층까지 올라왔는데 문엔 301호 302호라고 적혀있었거든. 그래서 한층 더 올라가봤는데 이번엔 101호 102호가 적혀있는 거야. 우리 건물 1층은 현관만 있는 층이라 101호 102호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데.
어떻게든 집을 찾겠다는 집념으로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층 구조가 점점 이상해졌어. 갑자기 방이 하나 더 생긴다거나, 열린 철문 너머로 새까만 어둠만 있는 방이 보인다거나, 제 2의 계단이 나타난다거나 하는 등. 12층까지 올라가고 나니까 건물이 너무 변해있어서 더이상 우리 집 건물같지도 않게 됐어.
아빠가 A의 노래가 들리는데 괜찮냐고 물어보더라고. 아빠의 카톡 프사가 현실의 아빠 카톡 프사랑 다른 사진이었는데, 꿈속의 나는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 뉘앙스를 보아하니 A가 위험한 사람이라는 걸 아빠는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어. 그래서 울면서 살려달라고 카톡을 보냈어.
카톡을 보내자마자 1층에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굳었어. 나는 숨을 곳도 맞서 싸울 것도 없는데. 그 문이 열리는 순간 본능적으로 저건 A고, A한테 잡히면 나는 죽는다는 걸 알 수 있었어.
달리 선택지가 없어서 무작정 계단 난간을 잡고 다시 위로 뛰려던 찰나에 꿈에서 깼어.
깨서 다행이라는 생각보다 무섭단 생각이 먼저 들었어. 집 밖으로 나가기 겁났는데, 무섭다고 학교를 안 갈 수도 없는 거잖아. 그래서 조금이라도 진정해보려고 카톡을 켰어. 친구들한테 이 얘기를 해주면, 걔들이 그냥 개꿈이라고 해주면, 조금은 괜찮아질 것 같았어.
카톡 친구 즐겨찾기를 해두면 카톡 실행하자마자 그 친구들이 친구목록 맨 위에 뜨잖아. 난 가족들을 즐겨찾기 해뒀거든. 카톡을 켜자마자 채팅방 목록으로 넘기려는데 뭔가 쎄한 거야.
그래서 다시 친구 목록을 켜서 쎄함의 원인을 찾아봤는데... 아빠 카톡 프사가 꿈 속 카톡 프사로 바뀌어 있더라. 기억상 처음 보는 사진이지만 혹시나 무의식중에 봤을까 싶어서 아빠한테 물어보니까 오늘 바꾼 프사라더라고.
세번째 꿈을 꾼 뒤로 오늘 하루종일 집이 아닌 다른 곳에 혼자 있을 때마다 시선이 느껴져. 도어락이 고장나고 갑자기 꿈에서 집을 찾을 수 없게 된 것도 본 적 없는 아빠 카톡 프사가 꿈에 나온 것도 이 집요한 시선도 그냥 다 너무 무서워. 조용한 곳에 있으면 또 그 노래가 들리는 거 같아서 오늘 수업 들을 때 빼곤 하루종일 이어폰 꽂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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