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Za9BtfVhBwJ 2019/11/10 00:35:56 ID : k08nQtxV9dv 1
그것이 우리 집에 보이기 시작한 것은 작년 초부터였다.
2 ◆Za9BtfVhBwJ 2019/11/10 00:37:27 ID : k08nQtxV9dv 0
어린 축에 속했는지, 한눈에 보기에도 작디작은 몸을 갖고있었다. 한 손으로 들어올릴 수도 있을 것 같을 정도로. 사람들 앞에 쉽사리 나타나지 못하던 그것은 밤이면 어미를 찾는듯 애처롭게 울어댔다.
3 ◆Za9BtfVhBwJ 2019/11/10 00:40:35 ID : k08nQtxV9dv 0
며칠이 지나고 그것의 울음소리가 익숙해질 무렵, 그것은 돌연 자취를 감추었다.
4 ◆Za9BtfVhBwJ 2019/11/10 00:41:58 ID : k08nQtxV9dv 0
아무데도,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땅으로 꺼졌나, 하늘로 솟았나. 그날 우리 가족들은 자기 전까지 그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갑자기 어디로 사라진걸까.
5 ◆Za9BtfVhBwJ 2019/11/10 00:42:42 ID : k08nQtxV9dv 0
그것은 새벽에 다시 나타났다. 나중에 알고보니, 소파 밑에 그것이 들어갈만한 공간이 있었다고.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모를만한 공간이었다.
6 이름없음 2019/11/10 00:43:19 ID : s008oY9y2II 0
ㅂㄱㅇㅇ !
7 ◆Za9BtfVhBwJ 2019/11/10 00:45:16 ID : k08nQtxV9dv 0
그날부터였을까, 그것이 대담해진 것은. 그것은 더는 사람들을 봐도 숨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집이기도 한 양. 노랗고 커다란 눈으로 우릴 빤히 바라보는 그것은 하루가 다르게 커갔다.
8 ◆Za9BtfVhBwJ 2019/11/10 00:46:26 ID : k08nQtxV9dv 0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그것은 상 위로 뛰어올라 모니터를 가리고, 키보드를 밟았다. 앉은뱅이 상이라 그런지 성장했더라도 아직은 작은 그것도 쉽게 뛰어오를 수 있었다.
9 ◆Za9BtfVhBwJ 2019/11/10 00:48:01 ID : k08nQtxV9dv 0
우리 가족이 거실에 모여앉아 배달음식을 먹고라도 있으면, 그것은 우리 옆에서 빤히 쳐다보며 울음소리를 내었다. 자기는 왜 안주냐는 듯. 그 소리에 마음이 약해져 몇 번 고기를 조금 떼어주곤 했다. 그러면 안되는데, 안되는 것을 아는데도. 그 모습이 너무 불쌍해서.
10 ◆1Ci8peY02oI 2019/11/10 00:51:22 ID : k08nQtxV9dv 0
그것은 내 방의 의자를 좋아했다. 적당히 푹신한 재질의 회전의자여서였을까. 그것이 조용하다 싶어 보면 십중팔구 그 의자에 웅크려 있었다.
11 ◆Za9BtfVhBwJ 2019/11/10 00:54:32 ID : k08nQtxV9dv 0
인코 오타났었나보네 어느날, 그것은 뭉쳐놓은 비닐봉지를 보더니 지쳐 늘어질 때까지 그것을 물고 놀기에 정신이 없었다. 대체 무엇이 그것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걸까, 아마 바스락거리는 소리였을까.
12 ◆Za9BtfVhBwJ 2019/11/10 00:55:39 ID : k08nQtxV9dv 0
그러는 사이 그것은 점점 커졌다. 그것의 무게가 느껴질 정도로.
13 이름없음 2019/11/10 02:08:24 ID : 4JRCklg1xu3 0
ㅂㄱㅇㅇ
14 이름없음 2019/11/10 09:39:15 ID : h84E79cslwt 0
요즘엔 다들 집에서 뭐를 키우는 집이 많네
15 이름없음 2019/11/10 15:42:34 ID : K46rurbyIL8 0
우리집 고양이같다.
16 ◆Za9BtfVhBwJ 2019/11/13 01:41:07 ID : k08nQtxV9dv 0
덩치도 커지고 힘도 좋아진 그것은 이제 식탁 정도는 가볍게 뛰어오를 수 있었다. 인간의 음식이 먹고 싶었던 걸까, 그것은 식사시간이면 으레 식탁위로 뛰어올라 그 위의 음식을 먹으려들었다.
17 ◆Za9BtfVhBwJ 2019/11/13 01:43:02 ID : k08nQtxV9dv 0
나는 그것을 위한 제물을 준비했다. 다행히 제물은 그것의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18 이름없음 2019/11/13 01:45:28 ID : AZfU3Xs5PdD 0
고양이한테 츄르.줬니
19 ◆Za9BtfVhBwJ 2019/11/13 01:45:34 ID : k08nQtxV9dv 0
겨울이 될 무렵, 그것이 좋아하는 장소는 내 방 의자에서 침대로 바뀌었다. 침대의 오른쪽 구석. 그것은 종종 당연하다는듯 그 자리에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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