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3/10 08:12:51 ID : rBxO4IHvcoJ 3
오후 4시, 우유를 사러 가게에 갔다. 베이킹 동아리에서 축제 때 만들 케이크의 재료를 사러 마트에 갔다. 신선식품 코너에 서서 어떤 우유가 좋을지 고민 중 인데 갑자기 재채기가 나올랑 말랑 하는 것 이다. 그렇게 남들이 보면 '풉' 할 표정으로 재채기와 사투중인 그 때, 어떤 아줌마가 내 어깨를 잡고 '정신차려 학생!!' 하는 것 아닌가? 그 타이밍에 난 그 아줌마 얼굴에 재채기를 해버렸고, 어버버 해진 나는 '죄.. 죄송합니다!!' 하고 도망쳐 나와버렸다. 학교로 도망치듯 돌아가던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잠깐,, 이게 내가 잘못한 건가?? 그 아줌마가 대뜸 내 앞에 나타난 거잖아..' 아 맞다 우유!
2 이름없음 2020/03/10 08:22:42 ID : rBxO4IHvcoJ 0
오후 3시, 친구의 부탁으로 잠깐 가게를 봐주기로 했다. 평일에도 집에만 있는 나는 취업준비생이다, 절대 백수가 아니란 말이다! 여느 때와 같이 나른한 오후의 공기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던 그 때 내 핸드폰이 울렸다. 고등학교 때 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녀석이다. '야야야야, 나 잠깐 볼 일이 생겨서 ㅈㅁ 가게 부탁좀 ㅠㅠ' 볼 일은 무슨 볼 일, 보나 마나 또 남친 만나러 가는거겠지. 나른한 취준생은 집에서 주는 눈치도 피하고 알바비도 받을 겸, 옳다구나 하고 가게로 갔다. 그리고 4시 쯤 됐으려나.. 카운터에 앉아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데 왠 교복을 입은 남자애 한 명이 신선식품 코너 앞에서 발작을 일으키는 것 아닌가? 지금껏 직장이 없었던 나는 간만의 맡게된 '일' 에 주인정신과 영웅정신이 마구 샘솓아 그 애를 도와주려 어깨를 붙잡고 흔들었다! 그러자 그 아이는 갑자기 내 얼굴에 재채기를 하곤 '죄송합니다 아줌마!' 하고 도망갔다. 3초간 멍하니 서있던 나는 내 얼굴에 풍기는 침냄새를 맡고야 정신을 차리고 티슈로 내 얼굴을 닦았다. 근데 이 놈이 나보고 아줌마라고??? 나 아직 20대거든???????!!!
3 이름없음 2020/03/10 08:28:18 ID : rBxO4IHvcoJ 0
가게의 시계가 4시를 가리키고있다. 난 진열장에 놓인 우유다, 내가 여기 있는 우유중에 유통기한이 제일 길지. 근데 오늘 알바를 대신 온 어버버한 저 여자가 나를 진열장 맨 앞에 두는 바람에, 사람들이 뒤에있는 우유가 더 신선한 줄 알고 나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어떤 남자애가 이쪽으로 오더니 내 옆에 있던 우유들을 들었다 놨다 하다가 내 앞에 서는 것 이다. '나도 드디어 팔리는 것 인가?' 그런데 이 놈이 대뜸 재채기를 할 듯 말 듯 하는 것 아닌가! 그래, 어서 재채기를 하고 날 사가줘!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어버버한 여자가 우리 사이를 방해했다, 그 애는 그 여자 얼굴에 재채기를 하고 도망갔다. 안돼.. 이런식이면 난 결국 폐기상품이 되고 만다고.. 난 다시 차가운 진열장 위에서 다른 손님을 기다린다. 근데 아까 그 남자애 재채기 하는 얼굴 볼 만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 개웃경
4 이름없음 2020/03/10 08:36:55 ID : rBxO4IHvcoJ 0
노란색 노을이 교실 창문을 타고 들어온다. 축제는 내일이고, 재료는 모두 준비 했다. 부장인 나는 부원들에게 공지사항을 한번 더 알려준 뒤, 부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일만 남았다. 그 중엔 내가 짝사랑 하는 후배도 있다. 오늘 데이트 신청을 해볼 생각이다, 근데 어떻게 얘를 남긴담..? 아 그래! 심부름을 시키자, 케이크 재료를 빌미삼아 가게에 갔다오라고 시키고, 그동안 화장이라도 고치면 되겠다! '맞다, 넌 잠깐 가게에 가서 우유좀 사와주라.'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를 들으며 그 애를 기다린다. 근데 이놈이 우유는 안 사오고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왔다. 뭐지?
5 이름없음 2020/03/10 08:45:09 ID : rBxO4IHvcoJ 0
우유를 기다리는 선배 앞에 빈 손으로 돌아왔다. 선배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하지만 난 애초에 케이크에 우유같은 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있었다. 나한테 심부름을 시킬 때 부터, 아니, 올해 여름 쯤 부터 선배가 날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고있었다. 그걸 알면서도, 들키지 않으려는 선배의 모습이 귀여워서, 그 모습을 계속 보고싶어서 내색하지 않았다. 근데 지금, 창가로 들어오는 햇살이 '지금이야' 하고 말 하는 것 같다. 나는 당황해 보이는 선배에게 미소로 답 했다. 내일부터는 선배에게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6 이름없음 2020/03/10 11:19:19 ID : lbfTVfcIHwm 0
우유가 불쌍해서 추천드림
7 이름없음 2020/03/10 12:05:21 ID : xvjs6441xxD 0
ㅂㄱㅇㅇ
8 이름없음 2020/03/11 02:10:01 ID : rBxO4IHvcoJ 0
결국 팔렸어용
9 이름없음 2020/03/11 02:10:30 ID : rBxO4IHvcoJ 0
끝이에요! 열린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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