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3/11 06:43:45 ID : 004IHwtwIL8 2
새벽에 잠이 안 와서 밤 새면서 이런저런 생각 하다가 뭔가 생각난 게 있어서 그냥 끄적거려 보려구... 맨날 눈팅만 하다가 첨으로 글써보는데 회원가입 겁나 간단하네 ㅋㅋ
2 이름없음 2020/03/11 06:44:51 ID : 004IHwtwIL8 0
이 새벽에 누가 있을거란 생각은 안하구... 나한테나 좀 충격적인 일이지 남들이 보기엔 엄청나게 쇼킹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일기랑 주저리 어딘가라는 느낌으로 쓰고 넘어갈래
3 이름없음 2020/03/11 06:54:52 ID : 004IHwtwIL8 0
아무리 익명이고 몇 년 전 일이라지만 사적인 일은 말하기 싫어서 대충 두루뭉술하게만 설명하자면... 과거 엄청 친하게 지내다가 이런저런 오해가 겹쳐 한 번 대판 싸우고 더 이상 대화를 안 하게 된 B라는 친구가 있었고, 넷상 인연이긴 하지만 취향도 맞고 얘기도 잘 통해서 참 소중했던 C라는 분이 있었어, 근데 C는 어느 순간 갑자기 넷상에서 종적을 감춰서 정말 너무 놀랐던 기억이 있다... 페메나 카톡 같은 그런 일대일 대화 도중 갑자기 계정이 폭파되고, 후로 어떻게 된 건진 모르겠는데 C의 다른 계정들도 동시에 싸그리 없어져버려가지고 그 뒤로 만나지를 못해서 굉장히 보고 싶어했었어.
4 이름없음 2020/03/11 06:59:50 ID : 004IHwtwIL8 0
B와 C의 일이 있은 후, 정확한 기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여하튼 그 일로부터 최소 반년 뒤 A라는 사람을 만나게 됐어. 아 그리고 B와 있었던 일과 C와 있었던 일 사이의 텀이 좀 크긴 하다. 반년 후라는 기준은 C와 있었던 일 이후의 시점이야. (B 일과 C 일의 사이의 간극은 대략 1년 넘음)
5 이름없음 2020/03/11 07:02:17 ID : 004IHwtwIL8 0
A라는 사람은 이전부터 대충 안면 정도는 트고 있었는데, 어떤 일을 계기로 갑자기 쿵짝이 맞게 되어 좀 어? 어? 하는 사이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노는 사이가 된 거야 ㅋㅋㅋ 왜 언제부터 친해지게 되었는지 저희도 몰라요~ 그런 사이 있잖아... 그리고 A와 본격적으로 쿵짝쿵짝 하게 된 뒤로부터 많은 게 시작됐어.
6 이름없음 2020/03/11 07:03:38 ID : ksrvDtjzgi4 0
ㅂㄱㅇㅇ
7 이름없음 2020/03/11 07:07:18 ID : 004IHwtwIL8 0
A와 조금 더 친한 사이가 된 후로, A는 나한테 본인의 과거 이야기를 짬짬이 해줬어. 익명파괴를 원친 않으니까 구체적인 이야기는 적지 않을 거지만, 진짜 좀... 소위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더라구 ㅋㅋ 그래서 내가 장난으로 "너는 사건을 몰고 다니는 팔자가 아니냐~" 그렇게 말했거든. A가 근데 부정을 안 하고 "정말 그런 것 같아" 그런 식으로 받아치더라. 물론 갑분싸 될정도로 막 진지하게 그런 투는 아니고 가볍긴 한데... 여튼 확실히 긍정은 하는 투로. 하지만 그렇게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A가 살아온 삶이 좀 험난하긴 했어 ㅋㅋ 여튼 그땐 나도 이제 그래그래 하고 넘어갔지
8 이름없음 2020/03/11 07:10:56 ID : 004IHwtwIL8 0
고마워! 새벽에 누가 보고있을 줄 몰랐네 ㅠㅠ A는 예전에 자기 주위에 있던 친구들에게도 그런 말을 많이 들었대. A와 지인이거나 친분을 유지하던 사람들은 항상 살아가며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거나, 아니면 A의 인생사에 같이 휘말려버리거나 ㅋㅋ 하는 식이었다고... A가 좀 무대뽀 기질이 있어서 사람들을 먼저 여기저기 이끌고 다니는 스타일이야.
9 이름없음 2020/03/11 07:13:48 ID : 004IHwtwIL8 0
어느 날 A랑 나는 같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어. 걍 별 건 안 하고 이런저런 노가리나 까면서... 근데 대체 어쩌다가 대화주제가 그렇게 흘러갔는진 모르겠는데... A가 날 보면서 "인생을 좀 다르게 살아야 하지 않겠어?" 그러는 거야... 뜬금없긴 하잖아 ㅋㅋ 그래서 "응...?" 하면서 그냥 대충 넘어갈려 했는데, A가 그러기를 "그냥 그렇게만 계속 살면 네 인생은 이대로 쭉 평범할 거잖아." 대충 뭐 그런 말을 한 거야.
10 이름없음 2020/03/11 07:14:19 ID : 004IHwtwIL8 0
어휴 지금 밤을 새서 문장이 좀 매끄럽지를 못하네 ㅠㅠ 어휘도 중복되고 ㅋㅋ 감안하고 봐 줘!
11 이름없음 2020/03/11 07:17:32 ID : ksrvDtjzgi4 0
괜찮아
12 이름없음 2020/03/11 07:18:57 ID : 004IHwtwIL8 0
그래서 난 속으로 '뭐지 이 자기계발서 같은 전개는 ㅋㅋ' 하면서 "난 괜찮아~" 뭐 대충 그랬어. 근데... 음... 솔직히 마음 한구석이 확실히 싱숭생숭해지긴 하더라. A도 진짜 뭔 개뜬금없이 저 말을 한 건 아니고 ㅋㅋㅋ 내가 당시 그저 잠시 쉬고 싶다는 이유로 휴학을 한 상황이었거든, 나름 하고 싶은 일이 있기는 한데 여러모로 현실에 부딪치는 것도 크고... 다니고 있는 과랑 적성이 맞을 듯 맞지도 않고 그냥 다 애매하다고 느끼던 와중이었어. 답답했던 거지 그냥
13 이름없음 2020/03/11 07:22:03 ID : 004IHwtwIL8 0
그래서 뭔가 되게... 마냥 아유갑자기뭔개소리야 밥이나먹자 이러지도 못하고 하하..;; 나 괜찮음..;; 대충 이러고 있었어. 그런 날 보면서 A는 계속 말을 이었어, 하지만 별안간 내 마음을 뒤흔들어놓은 서두를 꺼낸 것 치고는 이어지는 말은 뭐 지금이라도 전과를 해보는건 어떠냐, 교환학생을 신청하는 건 어떠냐, 이런 나름 평범하다면 평범한(?) 조언들이라 차라리 안심을 하고 있었어.
14 이름없음 2020/03/11 07:26:12 ID : 004IHwtwIL8 0
"그런 게 아니야, 난 괜찮아." 하면서 마저 밥 먹는데 걔가 갑자기 그러는 거야 ㅋㅋ "야 너 그냥 지금 집에 전화해서 유학 갈거라고 말 한 번 해 봐" 하는 별 해괴한 소리를 ㅋㅋㅋㅋ 내가 진심 어이없어서 ???? 하고 있으니까 "넌 어디로 유학가고 싶어? 좋아하는 나라는 어디야? 일단 저질러 놓고 생각해 봐" 라며 갑자기 그 자리에서 폰 꺼내서 ㄹㅇ 항공권 예약할 기세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황해서 "아니 뭔 소리야" 하니까 "야 내 이름 팔아, 유학은 A랑 같이 갈 거라고 얘기하고 일단 저지르라고. 안 그러면 달라지는 게 없어" 이러는 거야;
15 이름없음 2020/03/11 07:31:10 ID : 004IHwtwIL8 0
근데 뭐라고 해야 할까... 그 뜬금없는 말이 굉장히 솔깃하게 들렸다면 나도 어떻게 되었던 걸까... ㅋㅋ 하지만 난 마지막 이성을 붙잡고 아냐아냐 하면서 일단 심드렁하게 반응하면서 동시에 말렸어. 걔 진짜로 거기서 의기투합만 하면 그 자리에서 공항으로 갈 기세였거든 ㅋㅋ 걘 내가 부정하니까 일단 한풀 꺾더라. "달라지는 게 두려워서 그러는 거면 도전하는 게 맞지 않아?" 라는 마지막 ㅠ 많이 찔리는 말 한 마디를 내뱉고는... 해프닝이 여기까지였다면 정말 자기계발서 일화 같은 이야기쯤으로 끝났을 거야. 나는 거기서 선택을 했다~ 그래서 이러이러 성공했다 ㅋㅋ 뭐 이런 식
16 이름없음 2020/03/11 07:35:06 ID : 004IHwtwIL8 0
A는 "널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어서 그랬다~" 어쩌고 하면서 여튼 다시 밥을 먹더라. 에휴ㅎㅎ; 하고 나도 다시 밥 먹는데 문득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있어가지고... 걔한테 물어봤지. 인생이 달라졌다던 네 주위 친구들한테, 다 이런 식으로 뜬금없이 다단계영업 같은 제안 하고 그랬냐고. A는 그렇다고 했어. 그러면서 자기의 이런 뜬금없는 제안을 수락한 사람들은 다 원하는 일을 이루거나 여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됐대. 난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야 이렇게 뜬금없는 제안을 듣고 거기서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수를 내다보는 사람이면 딱히 네가 없어도 성공해 ㅠㅠ" 뭐 이런 식으로 대답했지.
17 이름없음 2020/03/11 07:38:46 ID : 004IHwtwIL8 0
뭐 대화는 그렇게 마무리된 뒤 또 잠깐 시답잖은 얘기 하고... A는 "몰라 그럼 너 알아서 잘 해 봐, 난 어쨌든 네가 잘 살길 바랄게." 이런 식으로 말한 뒤 대화주제가 다른 걸로 넘어가...려고 했어. 근데 그 때 내 핸드폰에 뜬금없이 sns 알림이 온 거야. 잠금화면에서 보니까 평소 잘 안 쓰던 sns더라. 그래서 ? 연락올 사람이 없을 텐데 하고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을 열었어.
18 이름없음 2020/03/11 07:40:27 ID : 004IHwtwIL8 0
C한테서 온 연락이었어. 생각지도 못한 터라 정말 그 자리에서 눈물 핑 고이고, A가 뭔데? 왜그래? 묻던 게 아직도 생각난다.
19 이름없음 2020/03/11 07:46:28 ID : 004IHwtwIL8 0
정확히는 C가 나에게 직접 연락한 게 아니고, 페북 대나무숲에 쓴 이야기가 내 지인을 통해 야 이거 네 얘기 하는 거 아냐? 하고 나한테 전달이 된 거야. 여하튼 지인은 C의 글을 캡해서 보내준 거였고, C는 그 때 갑자기 사라졌던 게 너무 미안하다, 말도 못 하고 계정을 삭제해야 할 정도의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꼭 다시 만나보고 싶다. 라는 요지의 글을 썼더라고. 내가 익명파괴가 또 싫어서 너무 단촐하게 얘기하긴 했지만 ㅋㅋ C가 적어도 변명이나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았다는 건 확실해.
20 이름없음 2020/03/11 07:50:10 ID : 004IHwtwIL8 0
후로 A와 헤어져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봉에 기대 훌쩍거리면서 나도 너무 보고 싶었다고 C와 폰으로 얘기하던 게 아직도 생각나... 어휴 ㅋㅋ 공공장소에서 진짜 잘 안 우는데 너무 반가웠긴 했거든... 여하튼 이때까지는 내게 일어난 일을 정말 엄청난 기적쯤으로 여겼지.
21 이름없음 2020/03/11 07:52:56 ID : 004IHwtwIL8 0
여하튼, C와 재회한 뒤 얼마 되지 않아 A와 또 평범하게 놀게 됐어. 정말 그냥 영화 보고 밥 먹고 카페 가서 수다 떨고 이런 평범한 하루였어 ㅋㅋ 그러다가 또 어쩌다 대화 주제가 그렇게 흘러갔는진 모르겠는데, B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게 된 거야.
22 이름없음 2020/03/11 07:53:52 ID : 004IHwtwIL8 0
아오 너무 집중해서 글 쓰고 있었나 갑자기 언니가 어깨에 손얹어서 진짜깜놀했넼ㅋㅋㅋ 아 용건이 있으면 걍 말을 하라고 ㅡㅡ 잠ㅁ만 진정할게
23 이름없음 2020/03/11 08:00:21 ID : 004IHwtwIL8 0
대놓고 B의 얘기를 꺼낸 건 아니고... 내가 위에서 설명을 안 했는데, D라는 인물이 있어. 나와 A와 B 이 세 명은 전부 다 D라는 사람과 아는데, A와 B만은 서로를 몰라. 그래서 A와 나는 처음엔 D라는 친구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24 이름없음 2020/03/11 08:05:00 ID : 004IHwtwIL8 0
사실 B와 싸울 때, D의 일도 좀 관련이 되어 있었어서... 난 D와는 악감정은 없었는데 B와 싸우고 말 안 하게 된 이후 D와도 어쩌다 좀 서먹하게 되어버려서 그게 조금은 안타까웠었어. 막 엄청 후회한거까진 아니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그런 작은 한탄 정도 ㅋㅋ 여튼 D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A에게 내가 방금 서술한 이야기를 대충 정리해서 해줬어. 그러자 A가 그러더라, "그럼 만약 지금 B가 연락한다면 넌 어떡할 거야?"
25 이름없음 2020/03/11 08:10:40 ID : 004IHwtwIL8 0
좀 생각을 해 봤지... 이제 와서? 정말 이제 와서? 약간 구남친문자받은 기분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ㅋㅋ 난 그냥 두루뭉술하게 모르겠다고, 일이 잘 되면 다시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내가 먼저 대화할 생각은 없다 뭐 이런 소리나 했는데, A는 왠지 여기서 강경하게 나오더라. 네가 하는 얘기를 들으니까, 넌 B와는 다시 친해지지 못할 것 같다고. 그래서 난 우유부단해서 또 그런가; 하고 걍 그러려니 하고 있었어. 그때 내 카톡이 울더라.
26 이름없음 2020/03/11 08:12:13 ID : 004IHwtwIL8 0
진짜 내가 쓰면서도 거짓말 같은데... B한테서 온 카톡이었어. 최소 일 년 넘어서 처음으로 먼저 말을 걸어준 거지. 근데 이 일을 마지막으로 거짓말 같은 일은 더 안 일어나니까 믿어줘 ㅋㅋㅋ
27 이름없음 2020/03/11 08:15:50 ID : 004IHwtwIL8 0
난 진짜 어안이 벙벙해가지고 ...? 하면서 진짜 한참을 카톡알림만 바라보고 있었어. 정말 상태창에 영원히 보지 못할 것 같았던 그 애의 이름이랑 프사가 뜨던 그 순간이 진짜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카톡 메세지는 내가 되게 좋아하던 가수를 기억해주면서, 그 가수 콘서트 열린다~고 말해주는 평범한 내용이었어.
28 이름없음 2020/03/11 08:19:27 ID : 004IHwtwIL8 0
난 허어어엉 ㅠㅠㅠㅠ 이걸 어떡하면 좋아 ㅠㅠㅠㅠㅠ 이런 상태로 카톡 보고 개 벙쪄 있고... 야 이게 무슨 우연이냐 하면서 호들갑 떨고 있는 와중... A가 왠지 나를 빤 보고 있는 거야. 그러면서 묻더라고. "넌 정말 B랑 다시 친해지고 싶어?" 물론 여기서도 막 ㅋㅋ 급정색하고 진지깔고 물은 건 아니고, 하지만 확실히 어쩔 줄 몰라하는 나보다는 (사실 좀 내가 마음도 약하고 그래...) 더 강단있는 투긴 했지.
29 이름없음 2020/03/11 08:23:49 ID : 004IHwtwIL8 0
그래서 허엉... 하고 진정하고 도로 생각해보니 ㅋㅋ 네 오해만 없었더라면 (B가 나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이상한 오해를 한 게 싸움의 발단이었어) B 너랑은 물론이고 D와도 잘 지내고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또 굉장히 빡치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란 사람 진짜 웃긴다... 하지만 당시 싸웠던 게 그만큼 큰 앙금으로 남아 있기도 했어. 그라데이션 분노상태를 오가고 있는 나를 보면서 A가 다시 잔잔하게 말하더라. "네 마음이 더 기울어진 쪽으로 골라." 아주 정확히는 기억 안 나는데 여튼 B와 D 중 선택하라는 뉘앙스로 말하더라고.
30 이름없음 2020/03/11 08:29:03 ID : 004IHwtwIL8 0
A의 그 말을 들으며 난 묘하게 진정하고... A랑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B의 카톡엔 굉장히 할말없게 (걍 아예 읽씹하기엔... 여전히 난 또 너무 마음이 약했어....) 답장을 했어. B도 눈치까고 내 영혼없는 대답을 다행히 그냥 읽씹하더라. 하지만 난 또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기막힌 우연이 두 번씩이나 일어난 걸로 생각했어. 솔직히 정말 우연이 맞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새벽감성으로 의미부여하는 걸지도 모르지 ㅋㅋ 여튼 일은 여기서 끝난 건 아니야.
31 이름없음 2020/03/11 08:34:41 ID : 004IHwtwIL8 0
C와의 재회 사건 및 B의 뜬금없는 연락 사건 이후로, 또 평범한 나날이 흘렀어. 시간은 좀 더 흘러 A는 유학을 준비하게 됐고, 이제 곧 한국에서 떠날 날이 다가왔지. A가 외국으로 떠나기 전 한 번 짧은 만남을 가졌어.
32 이름없음 2020/03/11 08:40:29 ID : 004IHwtwIL8 0
레퍼토리가 같아서 웃기긴 한데, 만나서는 마지막을 기념한다는 점 빼고는 또 평범하게 그냥 이야기 하고 놀았어. 그치만 대개 친구와 노는 하루는 본인들한테나 특별하지 누구한테 설명할 땐 할 말 없이 평범하다구... ㅋㅋ 여하튼 A는 그 뒤로 B는 연락 없냐고 물어왔고, 나는 그렇다고 했지. A는 웃으면서 앞으론 '더 좋은 인연'을 만나라고 했어. 그 말에 나는 마침 호감을 가지고 있던 E에 대한 ((인물이 자꾸 많이 나와서 미안해 ㅋㅋㅋ E는 그냥 개인적으로 만난 사람이야)) 이야기를 했지. A는 좀 관심을 보이더라고. 되게 독특하네.. 뭐 그런 반응 보이면서. 나도 E의 독특하고 개성넘치는 면모가 좋았기에 나랑 어쩌면 잘 맞을지도 모른다고 설레발을 쳤고, A는 "네가 그렇다면, 그렇게 되기를 바랄게." 라는 말을 했어.
33 이름없음 2020/03/11 08:41:38 ID : 004IHwtwIL8 0
이후 A는 무사히 출국했고, 지금까지도 바쁜 유학 생활을 보내고 있어서 출국 이후 나랑은 연락이 확실히 뜸해졌어.
34 이름없음 2020/03/11 08:43:39 ID : 004IHwtwIL8 0
A의 출국 직후 내 생활은 별로 달라진 게 없었어. 뭐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 A가 내 가족도 아니고, 물론 좋은 친구긴 했지만 아주 중요한 절친까지도 아니었거든. 그런데 A와의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한 후로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일들이 일어났어.
35 이름없음 2020/03/11 08:49:00 ID : 004IHwtwIL8 0
우선, C와의 연락이 다시금 끊겼어. 기껏 다시 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의외로 버틸 만은 했어. 적어도 재회를 한 이후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신뢰도 확인했고, 그 짧은 시간이나마 다시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았고... 무엇보다 지인으로부터 캡처로 전해받은 그 갑자기 사라졌다는 사유를 보니 이 사람이 마냥 인터넷에 오래 붙어 있을 상황이 아니긴 하더라고 ㅋㅋㅋ 그래서 언젠가... 다시 또 돌아오지 않을까 하고 아련하게 그저 짐작 중이야.
36 이름없음 2020/03/11 08:51:13 ID : 004IHwtwIL8 0
E와의 관계도, 먼저 내가 용기 내어 고백......까진 아니지만 ㅎ 확실히 주위를 맴돌며 나를 각인시키려는 노력을 했어. 그 노력이 천천히 결실을 맺어가던 와중, 갑자기 E도 모든 연락을 끊고 사라진 거야. 걱정되어서 진짜 그땐 약간 미치는 줄 알았어.
37 이름없음 2020/03/11 08:56:28 ID : 004IHwtwIL8 0
뭐 근데 연락이 안 된다고 해도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ㅋㅋ....ㅋㅋ... 나는 E랑은 그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었기에 내가 뭘 어떻게 할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답답해하던 와중 그 즈음 A가 정말 오랜만에 내 인스타에 흔적을 남겨줬어. 지금은 내용도 기억 안 날 정도로 평범한 내용의 댓글...이었어. 그런데 직후 E가 연락이 되었던 거야.
38 이름없음 2020/03/11 09:04:58 ID : 004IHwtwIL8 0
사실 좀 민감한 사생활 부분이 등장해서 어떻게 써야 하나 좀 망설였다... 언급을 해야 하나 싶은데... E는... 그러니까... 연락을 모두 끊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던 거야. 나는 그걸 나중에야 알았어. E한테는 절대 내색은 안 하지만... 아무 고민 없어 보였던 E가 그런 결단을 내린 거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고..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마음 고쳐먹고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서 ^^...!
39 이름없음 2020/03/11 09:08:37 ID : 004IHwtwIL8 0
어휴 졸려서 ㅋㅋ 슬슬 비문들도 많이 나오는 것 같아 후딱 쓰고 한숨 자련다 ㅠ 여하튼 이런저런 일들이 지나가고, 나는 이렇게 평탄한 인생을 계속 살고 있어. 그러다 문득 오늘 새벽에야 생각이 든 거야. A가 내 일에 개입할 때마다 내 삶의 궤적이 달라졌다는 걸.
40 이름없음 2020/03/11 09:15:31 ID : 004IHwtwIL8 0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우연이라기에는 정말 기막힐 정도의 일이지 않아? 네 인생이 달라지길 바란다고 말한 직후 그 자리에서 최소 반 년간 연락이 두절됐던 사람이 연락을 해 오고, 싸운 친구와는 더 연을 이어가지 말라고 말하는 그 때 그 친구와 연이 이어질 기회가 찾아왔고, '더 좋은 인연을 만나라'고 말하고 떠난 후 만난 사람을 잃을 뻔했지만, 싱거운 방향일지라도 어떻게든 다시 찾았다. ...물론 정말 순수한 우연의 연속인데, 내가 의미부여를 하고 있을 수도 있지. 또 그럴 가능성이 크고. 하지만 A가 정말로 사건을 몰고 다니는 그런 운명이어서 내 인생에 영향을 끼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불현듯 하게 됐어.
41 이름없음 2020/03/11 09:16:41 ID : 004IHwtwIL8 0
그래서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이런 생각이 들더라. 만일 내가 그 때, 식당에서 무작정 유학을 떠나보라던 A의 말을 들었더라면... 내 인생은 달라졌을까? 하고.
42 이름없음 2020/03/11 09:21:46 ID : 004IHwtwIL8 0
하 ㅠ 다 쓰고 보니 이왜괴라는 소리 들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나름 충분히 기묘한 일이었어. 기승전결이 확실한 이야기도 아니고, 자극적이지도 않고, 귀신이나 유령은 나오지도 않는데도 혼자 괜히 의미부여하며 기묘해하는 그런 이야기지만; 혹시 보고 있던 사람이 있다면... 여기까지 스크롤을 내려준 사람이 있다면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 ㅋㅋㅋ 확실히 A가 떠난 이후로 내 인생은 다시 평범해졌어. A가 말한 그대로. 딱히 별볼일은 없지만 평탄한 인생이야.
43 이름없음 2020/03/11 09:25:25 ID : 004IHwtwIL8 0
나는 A처럼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아. 경험이 많은 삶은 분명 먼 훗날의 내겐 좋은 밑거름이 되겠지만, 솔직히 난 ㅎㅎ... 소심하고 겁도 많고 마음도 약하니까, 그런 인생의 소용돌이를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 길고 얇게 사는 게 내 소원... 그래서 내 선택에 후회는 없어, 다만... A가 떠남으로써 내게 찾아왔던 기적 같은 일들이, 신기루마냥 같이 흐려져 간다면 그건 좀 슬플 것 같네. C를 다시 만날 수 없다든가, E와는 결국 계속 이렇게 애매하게 남게 될 거라든가...
44 이름없음 2020/03/11 09:31:11 ID : 004IHwtwIL8 0
이제 내가 풀 썰은 여기서 끝이야. 아까 읽어준 사람 한 명 있었던 것 같은데... 고마워 ㅋㅋㅋ ㅠㅠ 이왕 부족한 이야기가 레스주에게 읽을 만한 가치가 있었길 바라고 좋은 아침 됐으면 좋겠네 ^-^ 나는 완전히 올빼미가 되어서 ㅇ제 곧 자러 간다... 그리고 사람의 팔자라든가 운명에 대한 건 좀 더 궁금해만 해 볼래 ㅎㅎ 혹시 사주 관련해서 잘 아는 스레더들 있으면 얘기 나눠줘도 되고...? 올빼미잠 자고 일어나면 민망해서 일일이 다 지울지도 모르겠네. 여하튼 난 이제 진짜 할 얘기도 없고 들어갈겟.,. 사람들이 읽어줬으면 좋겠는데 안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양가감정이 든다... 윽 졸려 빠이
45 이름없음 2020/03/11 09:54:47 ID : 004IHwtwIL8 0
..아!!! 하나만 더. 사실 E와의 만남도, A와 막 친해질 무렵 시작된 인연이었어. 이 말을 쓴다는 걸 깜박했네. 난 그전엔 E같은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거든 ㅋㅋ... 이쯤되면 내가 뭐라도 있다고 여기는 게 이상한 건 아니지? A와는 너무 많은 게 얽혀 있어..... 휴 다 끝내놓고 난입미안 난 이제 진짜뻗으러간다 안그럼 피로로 미칠듯 꽥
46 이름없음 2020/03/11 12:52:34 ID : 3Rwtulbhamn 0
양가감정이 든다고 하니까 스탑달고씀 재밌는 얘기 풀어줘서 고마워 잘 읽었어 신기한 경험 했네! 운이 좋아 A도 되게 신기한 사람이었던거같음
47 이름없음 2020/03/11 14:20:05 ID : uk3Dvvii3A1 0
와 신기한 인연이네. A라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무언가가 있나 봐. 기묘한 사람이고 이야기 였어! 풀어줘서 고마워!
48 이름없음 2020/03/11 18:23:53 ID : 004IHwtwIL8 0
ㅎㅎ 일 끝내고 이제야봤다 재밌게 읽어줘서 다행이거 고마워 둘다!
49 이름없음 2020/04/19 11:35:23 ID : 004IHwtwIL8 0
후ㅋㅋㅋ 나 스레주야 그냥 주절거리고 싶어서 찾아왔어 ㅋㅋ A와 요새 다시 만날 일이 있었는데... 또 그런 일이 벌어졌네! 이번엔 E와 멀어질 것 같고 한동안 연락 안 닿던 친구와 또 새롭게 연이 닿았어 ㅋㅋ............ 뭘까 진짜뭘까?? 연이란건 진짜뭘까...
50 이름없음 2020/04/19 11:38:19 ID : 004IHwtwIL8 0
E는 내가 좋아했던 사람인 만큼 지금 착잡하지 않다면 거짓말인데... 짜피 오래가진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서 아마도 조금은 괜찮아 ㅋㅋ 확실한 건 이젠 난 이걸 우연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거야 화악실히... 그래 지금 있는 인연에게 잘 해주는 걸로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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