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4/21 02:17:02 ID : U0linRA1A5b 0
친구를 F라고 하고 F랑 몇년지기인 친구를 Y라고 할게 난 원래 F랑 친구였는데 F의 소개로 Y랑도 친해졌거든 근데 진쩌 너무 잘 맞아서 어느새 F보다 나랑 Y랑만 놀러다닌 횟수가 훨씬 많아졌어 맨날 둘이서만 놀다가 가끔 F 시간 되는 날에 F를 불러서 셋이 놀았어 근데 셋이 놀 때마다 끝이 안 좋았어 누구 하난 기분이 안 좋은 채로 해산했거든 F가 막말해서 내 기분이 상하거나 어느새 Y랑 나랑 엄청 친해진 걸 보는 F의 기분이 상하거나 였어... 난 F랑 Y랑 엄청 친한 줄 알았는데 점점 Y의 F에 대한 생각이 안 좋게 변하더라고... 나 때문인 거 같아 난 몰랐는데 F는 Y를 거의 챙겨주지 않고 Y만 F를 챙겼어 F는 그걸 당연하게 여겼고 요구까지 했어 Y는 그래도 가장 친한 친구니까 참자 참자 하다가 나랑 더 친해지게 된 거야... 나는 남한테 기대 잘 안 해서 뭔갈 당연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얻어먹는 게 어색한 Y의 반응이 웃겨서 사주는 것도 마다하지 않거든 그치만 결정적이었던 건 생일선물이었어
2 이름없음 2020/04/21 02:22:45 ID : U0linRA1A5b 0
Y의 생일날 난 F랑 Y 둘 다 서로 잘 챙기는 줄 알고 Y의 생일선물, 편지지, 편지내용까지 엄청 고민했어서 선물에도 그 티가 나있었어 Y가 좋아할만한 걸 골랐거든 선물을 받은 Y의 표정은 지금 생각해도 웃겨... 휘둥그레 그 자체였어 편지 웃기게 적은 데다 내가 악필이라 김동받을 포인트는 없었는데 읽고 살짝 울먹이는 거 같더라고... 자기가 이렇게 받아도 되는 건가 싶대 나까지 찌잉했는데 반면 F는 자기 집에 있던 걸 Y에게 생일선물로 준 거였어 그것도 항상...
3 이름없음 2020/04/21 02:28:46 ID : U0linRA1A5b 0
그 뒤로 Y는 은근히 F를 부르는 걸 언짢아했던 거 같아 언제 한 번 내가 기분 제대로 상해서 그냥 자리 박차고 나갔었는데 Y는 나보다 F한테 화가 나있었어 솔직히 나한테 실망했을까봐 무서웠는데 아니어서 놀랐어... 나중에 다른 친구한테 들은 건데 그때 F가 스레주랑 한달만 사귀어볼까? (내가 얘 좋아햇엇음)라고 해서 빡돌은 거 같아 나한텐 곧죽어도 말 안 하더라 뭔 일 있었는지 꼬박꼬박 말하던 애가... 암튼 그때 다음부턴 둘이서만 놀자고 꼭꼭 말하는 Y에게 난 고마움을 느꼈어
4 이름없음 2020/04/21 02:34:06 ID : U0linRA1A5b 0
그 뒤로 F를 부르는 일은 없었어 며칠 뒤 F랑 나랑은 전화까지 할 정도로 사이가 회복됐어 전화로는 얘가 기분 상하게 하는 말을 안 하더라고... 그러다가 며칠 뒤 F랑도 친하고 나랑도 친한 다른 친구(A라고 부를게)랑 F랑 나랑 셋이서 놀게 됐어 원래 A랑만 놀기로 했는데 F가 자기도 놀고 싶다고 해서 셋이서 놀게 됐어 난 솔직히 이때 저번처럼 될까봐 걱정했는데 얘가 기분 상하는 말을 안 하더라... 그냥 재밌게 놀았어 F랑 막 친해졌을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지 그때 왜지? 하면서 기억을 되돌아봤는데 F는 다른 친구랑 놀 땐 늘 좋은 말, 그러면서도 재미있는 말만 했었어 나랑 둘이 놀 때도 그랬어 오직 Y랑만 있으면 입이 거칠어지고 그러는 거야...
5 이름없음 2020/04/21 02:43:15 ID : U0linRA1A5b 0
둘을 보면 Y는 늘 뭔갈 사주고(나한테도 많이 사주긴 함...) 안 사주는 날은 F가 사달라고 해... 꼭... 그럼 Y는 하는 수 없이 사줘 F는 기분 상하면 Y한테 위로받는 반면 Y가 나랑 덜 친했을 때 F한테 오늘 만날 수 있냐고 기분이 안 좋다고 한 적이 있거든... F는 볼 일 끝나면 가겠다고 했는데 시간이 늦어서 못갔어... 나는 그때 F 볼 일 보는 동안 Y가 기다릴까봐 "쟤 아직 안 끝났어... 많이 늦을 거 같아..." 라고 꼬박꼬박 전화했는데 F는 쟤 꼬장 받아주기 싫다고 나한테 그러더라... 그래서인지 Y는 이제 힘들면 나를 찾아
6 이름없음 2020/04/21 02:52:18 ID : U0linRA1A5b 0
F가 Y만 막 대하는 이유가 뭘까... 잘 받아줘서 그런건가? 난 Y가 뭐 자꾸 사주면 마냥 고맙고 그런데... 나도 그게 몇년 지나면 익숙해지는 건가? 난 Y가 위로해주는 것도 고맙고 힘들 때 나 찾는 것도 고마워 나 위로 진짜 못하는데도 맨날 나부터 생각나서 부르는 게 너무 고마운데... 요즘 Y는 F 손절 준비중이고 F는 Y를 여전히 가장 친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어 난 그 둘 사이에 껴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Y가 더 좋아 그렇지만 역시 둘이 멀어지는 건 좀 그래... 나 때문인 거 같아서... 내가 나타난 뒤 둘 사이에 변화가 생긴 건 맞으니까... 어쩌면 난 내 탓이 아니라는 소리 하나 들으려고 이 글을 쓴 걸지도 몰라 Y는 진짜 F를 손절하고 싶은 걸까? 몇년동안 다 받아준 거면 그래도 그만한 정이 있지 않을까? F는 Y에게 왜 받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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