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따뜻한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었으면 좋겠어. 가족은 바꿀 방법이 거의 없으니 그냥 포기 상태고, 친구들 제발 무리 생겼으면 좋겠어. 아주 가끔 수업 시간에 자유시간 주면 애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수다 떠는데 나 혼자만 자리에 엎드려있는 거 너무 수치스러워. 애들은 뭐 내가 존재감도 없는 애라 신경도 안 쓰겠지만 내가 그냥 이러고 있는 게 너무 수치스러워. 괜히 친구 없는 거 티 나고, 너희들 부러워 하는 거 티 날까 봐. 그런 생각 안 하려고 진짜로 자려고 하지만 바로 옆에서 떠드느라 잠들 수가 없어. 괜히 자세만 불편해져서 더 힘들고.. 원하는 애들끼리 모둠 모여서 하라고 할 땐 선생님이 날 발견하시고 수 모자란 모둠에 억지로 들어가는 것도 싫었어. 이건 양반이지 수가 딱 나눠떨어져서 나 혼자만 남으면 진짜 너무 짜증 나더라 괜히 선생님께 불똥 튀고. 친구 없는 내 잘못인데 말이야. 준비물 까먹어서 뒷자리애한테 말 걸었을 때, 수행평가라 안 할 수도 없고 마스크 때문에 내 목소리는 잘 안 들려서 뒷자리 애는 계속 되물어보고.. 너희는 좋겠다. 준비물 안 가지고 와도 빌릴 친구들이 있어서. 나도 단체톡방 하고 싶어 친한 애들끼리.. 내가 조용한 건 애초에 그런 성격이 아니라 친한 애들 있으면 나도 활발해... 웃고 떠들고 한단 말이야. 그리고 괜히 어쭙잖게 인사 안 해줬으면 좋겠어. 네가 나한테 하는 건지 다른 사람한테 하는 건지 몰라서 대꾸 안 하면 너도 괜히 머쓱하잖아.. 내가 이기적인 거 알아. 근데 난 무조건적인 우정을 가지고 와줬으면 좋겠어. 네가 한두 달 정도 말 걸고 나랑 다니고 나랑 놀면, 나도 마음을 열걸? 미안 내가 이리 이기적이라. 너 되게 멋있더라 내 인생 처음으로 말 걸고 싶다고 생각했어. 너한테. 학기 초반엔 혼자 다녀서, 나도 혹시 내가 용기 내면 친구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 보니까 취미도 같고 해서.. 내 모든 용기 모아서 내일부터 인사하려고 했는데, 그때부터 무리 들어가서 잘 놀더라. 행복해 보였어. 너같이 멋진 애가 친구 없이 다닐 리가 없지. 내가 어리석었어. 나도 이런 생각 하기 싫다. 너무 오랜 시간 혼자 지내서 맛이 가버린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걸까. 그냥 이런거 다 끝났으면 좋겠다.
이름없음2021/05/11 19:47:34ID : Wqrtg42Gq1B
그 시기가 평생가는건 아니야 걱정마 언젠간 진정한 친구도 만나고 무리도 생길거야
이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말 현실적인 관점에서 말하는건데 레주가 혼자 책상에 엎드려있어도 아무도 쟤 혼자있네 라고 생각하지 않을거야
이름없음2021/05/28 00:43:12ID : 3DumnDs6Y61
고마워 레스 달릴 줄은 몰라서 이제야 봤네.. 나라도 친구랑 수다떨기 바쁘지 옆에 애가 앞 드려있는 춤추든 신경은 안 쓰일 것 같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