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예비 쓰레기백수새끼 이대로 살아야 하나? (4)
2.선생님한테 성욕느끼는 친구 (16)
3.나 분노조절 장애 있는거 같은데 (5)
4.동생은 같은 인격체가 아닌거니 (3)
5.. (4)
6.친구랑 만나기로 했는데 걔가 연락안받아 (7)
7.. (1)
8.자취 어때 ? (3)
9.어차피 내 옆에 남을 사람은 남는다며 (3)
10.7년지기 친구가 있어 (17)
11.안 좋은 일이 있는 게 아닌데 즐겁지 않아 (12)
12.숨이 막히고 목이 아퍼 (95)
13.앞으로 학교생활을 어떻게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전혀 모르겠어..도와줘 (13)
14.내 삶을 통제하려 드는 가족들 (5)
15.미안! 판 옮길게! (4)
16.동생 관련된 고민인데 제발 조언해주라.. (7)
17.엄마때문에 하소연 하는스레 (18)
18.오빠....틱톡 (1)
19.. (3)
20.가족들 나만 싫어해 (16)
1
이름없음
2021/08/06 22:00:42
ID : rwHvinQr9bh
0
안녕 고민스레에는 처음으로 글 써보네.
아마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이 꽤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글이 조금 길어질 것 같아. 시간이 충분하다면 내 이야기와 고민을 들어줄 수 있을까? 미리 잘 부탁할게.
난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친구가 없었어. 내 딴에는 친해지고 싶어서 모든 친구들한테 무작정 들이댔었는데 내 방식이 잘못되었던 건지 친구들은 내가 이상하다면서 다들 피하더라고.
공부에도 관심이 없어서 초등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많이 낮아서 혼도 많이 났고. 1학년 들어가자마자 수학 시간에 생긴 트라우마때문에 그때부터 숫자를 잘 못 읽게 되었어.
그렇게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까지 보내다 보니까 성격이 점점 내성적으로 변해가면서 심하게 산만하다는 문제점은 점점 줄어들었지만 6학년 때 여지친구들 무리에 제때 끼지 못했다는 이유로 친구들의 따돌림이 더 심해졌어.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중학교에 들어가고 나선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 유치원과 초등학교 때의 일들을 내 힘으로 청산하고 싶어서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하루에 몇 시간씩 공부를 했어. 수학학원도 빡세기로 유명한 곳에 들어가서 40점을 밑돌던 시험 점수를 90점대까지 끌어올리고, 좋아하던 과학과 영어도 85점 이상의 점수를 항상 챙기면서 좋은 친구들도 만나고 꽤나 승승장구했어. 선생님과의 상담 때 이대로라면 가고 싶은 고등학교는 왠만해선 다 갈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듣고 매우 기뻤어. 이제 내 인생이 피는구나 하고.
그런데 헛된 기대였나 봐.
초등학생 때까지 받았던 스트레스 때문인지 5학년때쯤부터 신경성 위장장애가 왔는데, 중1때 너무 무리했던건지 몸상태가 확 나빠진 거야. 그래도 여기까진 외부에서 오는 문제는 없으니 곧 낫겠지 하고 넘겼지만 얼마 후 학교 축제 도중에 갑작스럽게 사고가 생겼어. 가까운 친척이 돌아가셔서 바로 장례식장으로 오라는 연락이 온 거야. 장례를 치르는 동안 나는 좁은 방에 며칠을 있었어. 갑자기 바뀐 주변 환경, 낯선 상황, 사람들이 우는 소리, 어두운 느낌이 드는 노래를 부르는 소리(추모곡 종류였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가 동시에 느껴지고 들리니까 너무 어지럽고 정신이 없었어. 결국 저녁도 굶고 잠에 들었는데 새벽에 몸상태가 악화되어서 근처 병원에 실려간 뒤 다음날 오전즈음에 깨어났어. 장례식이 끝날 시간대였고 집으로 돌아오자 난 안심이 되었어. 그런데 몸이 나아지기는켜녕 점점 아픈 게 심해지더라고. 죽만 간신히 먹다가 아무것도 먹지 못할 지경이 되어서 한 달 만에 10키로가 넘게 빠진 채 각종 검사와 입원을 반복했어. 그러는 사이 수업을 듣지 못해 성적은 점점 떨어졌고. 난 악화된 내 몸상태와 기껏 끌어올린 성적이 떨어지는 걸 보면서 많이 낙담했어. 그때 이후로 시끄러운 소리와 노랫소리, 좁은 곳이나 나무 문, 그리고 그와 관련된 물건, 단어, 소리, 냄새 등등 거의 모든 것들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면서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어져버렸어.
그대로 고등학교로 들어갔고, 나는 어떻게든 성적을 다시 올려보려고 급한대로 학원과 과외를 다니기 시작했지만 예전같지가 않았어. 하루종일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지끈거려서 책상에 얼마 앉아있지도 못하는 상태였거든. 지금 생각해도 그때 그 느낌은 진짜 끔찍했어.
지금은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위염과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증세 등등 날 괴롭혔던 증세들을 약 먹으면서 치료 중이긴 한데 그러는 사이 공부도 완전히 놓아버렸고 그 이외에 딱히 잘하는 것도 없어서 앞으로 어떤 쪽으로 진로를 잡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고민이야.
또 소위 찐따라 부를 정도로 내성적이고 음침한 성격이 되어버려서 친구도 하나 못 사귀었고.. 아직 나아지지 않은 불안증세 때문에 학교 수업 도중에 밖으로 나와서 진정될 때까지 쉬어야 하는 것도 너무 불편하고 그 동안에 내가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
다시 일어나려는 시도든, 안 되겠어서 자살하려는 시도든 몇 번을 해봤지만 모두 실패해버려서 다시 무언가 시작할 자신감과 의지도 모두 바닥나 버린 상태고..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어. 짧은 말이라도 좋으니 도와줄 수 있을까?
만약 내 행동에서 문제가 보인다면 정확하게 충고와 지적도 부탁할게.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2
이름없음
2021/08/06 22:04:40
ID : jiqjirzcLdR
0
레주가 잘못한 점은 없어. 상황이 나빴을 뿐이라고 생각해. 어떤 사람들은 레주가 약한 거라고 할 지도 모르겠지만 내 생각은 달라. 사람마다 타고난 천성이 다르고 가지고 있는 마음의 총량이 다르니 어떠한 상황에 대한 반응도 다를 수밖에 없지. 난 레주가 잘 버텼다고 생각해. 힘들었을텐데 꿋꿋이 버티고 노력해오고 있는 모습이 장하고 대단한 것 같아. 레주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어.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거야.
3
이름없음
2021/08/06 22:07:20
ID : rwHvinQr9bh
0
내가 잘못한 건 없구나.. 다행이다.
그래도 아직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니까 가장 문제되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결해볼게.
4
이름없음
2021/08/06 22:07:21
ID : jiqjirzcLdR
0
사람은 제각기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잖아. 보통 인생은 길에 비유되는데, 레주는 살면서 똑같은 길 본 적 있어? 길도 그런데 하물며 인생은 어떻겠어. 걷는 사람도, 길도, 속도도 모두 다를 거 아냐. 그냥 레주의 길이 조금 험난하고 장애물이 많아서, 그래서 레주가 조금 돌아가는거야. 속도가 늦다고 손가락질 받아야할 이유는 없어. 어차피 레주가 걸을 길인데 빨리 가든 늦게 가든 그게 뭐가 어때서.
5
이름없음
2021/08/06 22:10:01
ID : jiqjirzcLdR
0
그러니까 일단은 그냥 쉬었으면 좋겠다. 레주는 지금껏 많이 넘어지고 일어나길 반복해서 마음의 힘이 닳아있는 것 같아. 길 걸을 때 체력이 필요하듯이 살아가려면 마음의 힘이 필요해. 지쳐서 쉬는 게 잘못 된 건 아니잖아? 당장은 조바심도 나고 불안하기도 하겠지만 좋아하는 음식도 먹고, 취미도 즐기면서 쉬는게 더 중요하다고 봐.
6
이름없음
2021/08/06 22:10:54
ID : jiqjirzcLdR
0
그래야 언젠가 다시 걸을 힘이 돌아왔을 때 더 씩씩하고 튼튼하게 걷지. 상처투성이로 걸으면 얼마 못 가 또 넘어질 수도 있을 거 아냐. 넘어지진 않더라도 많이 아플거고.
7
이름없음
2021/08/06 22:11:51
ID : rwHvinQr9bh
0
레스 읽다가 왠지 모르게 와닿아서 울컥했어.. ㅎㅎ
힘들어질 때마다 내가 너무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었는데 앞으론 그럴때마다 레스주 말 한번씩 상기시켜볼게. 고마워!
8
이름없음
2021/08/06 22:13:00
ID : jiqjirzcLdR
0
그냥 여태껏 열심히 했다, 잘 버텼다 하고 스스로에게 상 주는 마음으로 쉬어봐. 서두르지 않아도 레주는 언젠간 괜찮아질거야. 이미 괜찮아지려고 노력도 하고 있잖아. 그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해.
9
이름없음
2021/08/06 22:19:08
ID : h9bbjAjdwml
0
➖ 삭제된 레스입니다
10
이름없음
2021/08/06 23:50:34
ID : rwHvinQr9bh
0
사실 비슷한 일 겪고도 버티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글 올리기를 좀 망설였었거든.. 스레에 썼지만 예전에 주변인들한테 내 상황을 말하기 전까지도 그랬었고. 그런데 잘한 일이였다니 마음이 좀 놓이네..😊
스레를 다시 쭉 읽어보니까 내가 너무 막연하게 질문을 던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자세하게 레스 남겨줘서 고마워. 포기하지 않고 한번 앞으로 잘 나아가볼게!
11
이름없음
2021/08/07 01:39:58
ID : zQq0mskpPdD
0
스레주 행복해져라 말 너무 예쁘게 해 ㅠㅠ
12
이름없음
2021/08/07 13:16:27
ID : rwHvinQr9bh
0
어릴 때 말투가 좀 날선 것 같다는 지적을 들었어서 그때부터 고쳤었는데 그렇게 보였다니 기뻐.😊 레스주도 앞으로 행복한 일 많이 일어나길 바랄게!
13
이름없음
2021/08/08 00:27:59
ID : i5O8oZfPeMj
0
레주 엄청 강하다 나같으면 좌절하고만 있었을텐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을 찾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응원할게!!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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