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09/11 23:50:58 ID : Xs2ts7bCmHA 0
갈색, 적색, 황색이 가득한 숲. 추격의 시작이었다. 바닥이 쿵쿵거리며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에게 쫒기며 도망을 가는 도망자, 그는 뒤따라 오는 붉은 자국을 남기며 애써 낙엽을 밟고 움직였다. 그는 낙엽의 붉음이 자신을 가려주길 간절히 바라며 전속력으로 달렸다. 추적자는 그의 노력을 짓밟기라도 하듯 발굽 소리를 크게 내며 바짝 따라붙었다. 옆에는 늑대와 유사한 털뭉치들이 함께 따라붙었다.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먹먹해지면서 물에 잠기는 느낌이 난다. 그것은 필시 출혈이 큰것을 알리는 신호였다. '쇼크다.' 그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숨을 방법을 찾는다. 분명 나무 위는 털뭉치들이 따라와 자신을 갈기갈기 찢을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강을 건너자니 상처가 쓰라렸다. 사면초가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그는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비록 지금은 찔리고 뜯겨 몸이 성하지 않았지만 보통의 사람이었다면 쓰러질 상태를 견디고 있었다. 그것만으로 자신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달리고 달린다. 서벅거리는 소리를 내며 빠르게 달린다. 등에 달린 날개라고 할수 있는것이 점점 쳐진다. 다리는 물에 젖은 솜같다.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지며 필사적으로 달린다. 언제까지? 그는 생각했다. 자신이 한가롭게 레이스를 뜨던 때를 생각한다. 작은 셔틀로 손을 움직여 화려하게 레이스를 뜨던 때를 생각한다. 정원을 가꾸며 봄과 여름을 보내던 때를 생각한다. 넓은 강이 펼쳐진다. 그 말의 뜻은 자신이 더이상 갈 곳이 없다는 뜻이었다. 남은 선택지는 단 두가지였다. 물을 헤집고 나아간다, 혹은 붙잡여 결혼을 강요 당한다. 여지가 없었다. 그는 주춤거리다 나아가기로 결정한다. 가을의 차가운 물살이 뼛속까지 시리게 한다. 그는 날개를 허우적 거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검은 곱슬머리가 얼굴에 달라붙어 시야를 가린다.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여기며 계속해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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