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나만이 아는 한가지 주제에 대해 늘어놓는 스레. 어쩌면 누군가를 찾기 위함이자 동시에 무언가를 잊기 위함이자 그러나 누군가를 기억하기 위함인 (난입은 환영이지만, 피드백은 받지 않습니다)

붉은 꽃. 그것은 거대한 사랑을 갉아먹던 멸망.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른 붉은 꽃과, 하늘을 거슬어 올라가는 회백색의 눈송이들.

사랑, 연민, 동정이 한데 섞였다. 기억만으로 아프다. 어쩌면 그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이지만, 동시에 아주 가까운 시대의 일이기에.

새하얀 눈길 위로 새빨간 꽃잎이 떨어질 때. 그 꽃잎이, 눈길을 적실 때. 내 발자국이 불안정한 내 마음마냥 갈피를 잡지 못할 때. 내 모든 흔적이 눈길 위에 오롯이 드러날 때.

파도가 그렸던 눈물. 거대한 바다 위, 홀로 너무나 조그마한 위력 없는 나룻배 한 척. 그 안에 담긴 눈물 젖은 애원.

나룻배에 비해 터무니 없이 거대한 그 애원이 어쩌면 나룻배를 침몰시켰을 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너와 내가 한날 한시에 죽었다면, 나는 필히 너를 원망하리라. 질책 가득한 눈망울로 너를 바라보리라.

너에게 던졌던 수많은 말들이 여적 가슴에 남는다. 내 기억 속에선 잊혔을 지언정, 가슴에 온전히 남아 네 기억이 나를 울게 한다.

이 눈물은 슬픔이 아니라 그저 그리움이라. 과연 네가 질책할 필요는 없다. 너는 그 자체로 나를 살게 했음을 잊지 않기를. 몇 자 적어 하늘에 올려보낸다.

내가 적은 모든 글들이 너에게 향하길 바란다. 하늘에 올리거든 밤을 비추던 달이 네게 전해줄까 싶어, 그저 달을 보고선 매일 바란다.

예리하게 선 칼날. 그 위로 스쳐가는 붉은 덩어리. 너로 인한 위로, 그리고 위안. 너만을 위했던 일생의 기도. 동시에 온전히 나의 것이었던 최초의 바람.

사랑한단 말 하나로는 표현이 되지 않을 감정. 너만큼, 그저 단순히 딱 너만큼 너를 사랑했다. 너를 위해서 세상 어떤 일도 감행할 수 있을 정도로.

너를 위해선 내 목숨조차 흩날릴 수 있었다. 어쩌면 그건, 어리석고도 이기적인 행동이었을지 모른다. 너 없인 살 수 없는 나를 위해, 나 없인 살 수 없는 너를 버린 것이었으니.

적절한 지점 어딘가에 너를 묻어두었다. 그곳이 내 가슴인지 마음인지 머리인지는 아직 나도 알지 못한다. 내가 너를 이리 그리고 기억하는 걸 보면, 아마 마음일 것이다.

살아갈 의미마저 찾지 못한 채 죽어가던 나를, 네가 살렸다. 너로 인해 살아갈 의미를 찾았다. 그런 네가 죽거든 내가 살아가지 못할 것을 알았다.

수려하고 유려하게 피어난 꽃 한송이. 눈길을 붉게 적신다. 그것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하아얀 눈송이가 붉어진다. 보고 있자니 괴롭다.

120년. 두번의 육십갑자를 보냈다. 내 삶이 무르고 더뎌서 살아숨쉬는 시간은 채 30도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90년이 넘는 시간을 채 소중히 쓰지 못했다.

푸른 하늘. 유유자적 흐르는 구름. 그것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눈이 시릴 정도로 원망스런 날이었다. 하늘이 데려간 아이들의 웃음인 양 파아란 하늘이 참으로 미웠다.

새파란 하늘과 대조되는 붉은 꽃들이, 바닥에 낭자했다. 벌건 색에 가까운 갈색 나무문이 삐걱이며 열리는 소리. 선명하다. 귓가에 여전히 울리는 듯 하다.

뼛속까지 아리는 추위. 금방이라도 꺼져 버릴 것 같은 생명줄. 눈 앞에 아른거리는 하아얀 눈송이. 이미 너덜너덜한 넝마. 갈 곳을 잃은 조그마한 발.

어쩌면 죽지 못해 살았던 날들이, 너로 인해 아직 붙잡아야 할 의미가 생긴 날들로 변화했다. 너는 내 삶의 이유이자 근본이었다.

미안해 사랑해 기억해줘 잊지마 제발 부디 부탁 한줄의 나룻배 눈물젖은 푸른바다 선착장 칼날 번뜩이는 검붉은 썩어문드러진

눈꽃이 검어질 때, 그 때가 어쩌면 절망의 순간일 것이다. 나는 그대를 기다렸고, 기다리고, 그린다. 하늘에 그리고 달빛에 그리고 내 마음에 그린다.

시간이 멈춰버리길 기도해도 괜찮은걸까. 너를 찾기를 바라도 괜찮은걸까. 이대로 너를 잊어야 하는 걸까. 그것조차 천명이라면 어찌할 도리가 없겠지.

아주 자그마한 희망을 품었었다. 너로 인해 행복을 깨닫고 살아가길 소망했다. 부질 없는 일이란 것을 깨달은 건, 네가 나를 보고 눈물 짓던 그 날이었다.

내 사람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보는 건 크나큰 고역이었다. 그 마지막 순간이 설령 나였을지언정, 그건 분명 고역이었다. 내가 나를 사랑했음을 알았던 것도, 어쩌면 고역이었다.

봄은 내게서 희망을 품게 만들었다. 여름은 희망을 관두게 만들었고, 가을은 내 삶의 지표를 앗아갔다. 마침내 겨울이 나를 앗아갔을 때, 나는 더 이상 고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감사히 여겼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너를 놓아주어야 할 수도 있다. 너무나 긴 시간이었다. 그것은, 너와 나를 갈라놓기에 충분하다못해 넘쳐 흘렀고, 구태여 만남보다 더욱이 긴 시간이었다.

네가 살기를 희망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네가 잊었기를 희망한다. 그 고된 기억이 너를 갉아먹지 않기를 희망한다.

빛바랜 기억 속에 너란 사람이 살아있다. 그러나 그 마지막 장면이, 수없이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된다. 그 기억 속의 너의 모습은 절규.

잘 보고 있었는데 멈췄네 ㅜㅜ 나중에라도 꼭 돌아와주면 좋겠다!

너를, 잊기로 했다.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아직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다. 그저 허망한 계획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럼에도 결심한 이유는, 더 이상 너를 잡아둔단 것이 이기적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머리로 잊고, 마음에 담는다. 너를 보게 되거든 가슴 속 한 구석에서 커다란 불길이 일기를 바란다, 알아보길 바란다, 그리고 덮어두길 바란다. 나는 그런 것들을 바라다 이내 눈을 감는다. 네가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꽃잎이 떨어지거든, 부디 네가 찾아오리라. 그 전에 내가 너를 찾거든, 또한 죽기 직전 네가 나를 찾아오리라. 나는 곧 너고, 내가 곧 너니. 네가 그대를 잊는다면, 나 또한 그대를 잊을 것이다.

기억 저 편 어딘가에 널 넣어둔다면, 언젠가 두고두고 꺼내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던졌다. 하늘은 푸르고, 땅은 붉고, 나무 기둥은 매끄라워서 그날의 핏덩이가 더 세차게 보였을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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