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fTQoNteNvA 2018/11/05 02:54:35 ID : e5atuoGmk3z 13
넌 날 견디지 못했다. 내가 고여선 썩어들어가는 걸 넌 한심하게 여겼을 거라고 막연히 추측해 본다. 알고 있음에도 그랬다. 이건 확신이며, 너무도 뚜렷한 칼날이다. 인정하는 순간 무너지는 것은 나다. 그것을 알기에 오늘도 머문다. 나에 대해서. 너에 대해서. 너와 내가 함께했던 시간에, 별것 아니었던 단절에 대해서. 모든 것은 결국 나를 위해서. 이 조각들은 그래. 너이며, 나다. 공지 비슷한 거
402 ◆PfTQoNteNvA 2024/02/22 15:09:00 ID : xXwK5fhzgnT 0
이상이란 별을 쫓는 거겠지 쥘 수 없음에 절망하더라도 아름다운 거겠지 네 시선에 타죽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야 그리 차갑게 빛나지만 말아 줘 눈이 시리잖아
403 ◆PfTQoNteNvA 2024/03/01 01:14:22 ID : e3WmHwmoJO9 0
묘사, 행간의 지옥이 네게로 쏟아진다. 젖은 머리칼을 침침한 빛의 비늘을 매끈히 떨어져내리는 손끝을 이끌고, 너는 바닥을 긴다. 숨쉴 곳을 잃은 인어였다. 구십 센티 언저리의 지느러미가 퍼떡퍼떡 소금기를 갈구하였으며 애처로운 눈은 나를 향했다. 향하고 있었다. 현재진행형의 시선에 붙들려, 나는 어쩔 줄도 모르고 고개를 저었다. 구할 수 없어. 이곳에 바다는 없어. 하여 너와의 날들을 나는 물소리의 환상이라 칭했다. 보이지 않았으니까, 적어도 듣고 싶었으니까.
404 ◆PfTQoNteNvA 2024/04/20 06:59:12 ID : Grgpe6jeIHA 0
유려해빠진 말을 내던졌다 무의미의 연장선에 올라서 있었다. 정신병자래요, 나약한 주제 할 줄 아는 것도 없대요... 놀리듯 퉁 퉁 유리벽을 쳐대는 너의 눈을 보았다. 아름다웠다 네 경멸이면 나는 살아갈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정이 병 되어 정 박는 말을 사랑하게 된 병신이 바로 나였다, 할 수만 있다면 네게 사지 전부를 주고 싶었다. 뻔한 말이 흰 벽에 툭 툭 머리를 박고 죽어만 갔다. 허벅다리가 떨렸다, 네 곁에 서고파 바닥을 기었다 내려다보아줬으면 했다. 업신여겨 주어라 웃어만 주어라 난 내 발로는 어디도 갈 수 없고 다만 네가 손을 잡아줬으면 하여. 하여 창 너머 네 상에 자국을 남긴다 의미의 끝자락이라도 붙들고 싶어. 더럽히려 해서 미안하다 그러니 언제건 거기 있어만 달라 빌었다. 머리를 박고 죽어만 갔다.
405 ◆PfTQoNteNvA 2024/04/20 07:00:48 ID : Grgpe6jeIHA 0
허무가 남았다. 상처가 아문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다. 이별의 공식이 문장에 박혀 굳은 것 이외엔 무엇도 달라지지 않았다. 서녘, 서녘... 어느 날인가 네가 노래를 불렀던 것 같다. 처량함이 지글지글 묻어나는, 산비둘기를 닮은 음색의 러브송을 너는 불렀다. 러브송이라고...... 언제적 말을 쓰는 거래, 누리끼리한 냄새가 나잖아, 아직까지도... 하지만 그날 난 웃었다. 내 마지막 미소가 네 서녘에 있었던지라, 나는 조금 서글퍼졌다. 해 지던 날을 역시 잊을 수가 없다. 스러진 것 특유의 산뜻함으로 넌 오늘 나를 죽였다.
406 ◆PfTQoNteNvA 2024/04/20 14:43:53 ID : Grgpe6jeIHA 0
잔여고독과 함의의 지옥에서
407 ◆PfTQoNteNvA 2024/04/20 16:13:59 ID : Grgpe6jeIHA 0
무균실에 살고 싶었어 나는
408 ◆PfTQoNteNvA 2024/04/25 12:33:44 ID : Grgpe6jeIHA 0
당신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는 지금도 부러움이 멈추지 않아 내가 사라질 때도 누군가가 울어 주면 좋겠어 미안해 난 당신이 되고 싶었어
409 ◆PfTQoNteNvA 2024/04/25 12:45:43 ID : Grgpe6jeIHA 0
결국 어떤 것도 숫자 한 줄로 귀결되는구나 네 작별 인사는 비명 같았어 생도 마음도 전부 푼돈에 팔아넘길 수 있다고 했어 너는 그리고 이렇게 끝난 거구나 거기선 밥 잘 챙겨 먹어야 해 쌀값은 있지 하는 말 대신 다른 걸 안부 인사로 삼자 포옹 같은 걸 비에 젖은 미소 같은 걸
410 ◆PfTQoNteNvA 2024/04/25 12:58:51 ID : Grgpe6jeIHA 0
살이 차오를 때가 제일 가려운 법이야 다만 날 범람하게 만드는 것이 네가 아니라 좀 서글퍼 나도 언젠간 널 잊어버리겠지 그때가 되면 더이상 괴롭지 않을 거야 세션이 귓가에서 끊길 때마다 시선을 피했어 페이드 아웃을 두려워했어 일, 하는 숫자가 재생 바에 붙박여 있기만을 바랐어 네가 내 음율이었으니까 내가 멋대로 그리 정했으니까 셔플된 세계가 두려웠던 거야 발에 붕대를 감고 널 기다렸어 날 걱정해 줬으면 했어 안아달라는 말 하나면 됐던 걸 추잡하게도 미안해 미안하다고 네가 머물던 때에 말해야 했는데
411 ◆PfTQoNteNvA 2024/05/05 03:55:06 ID : Grgpe6jeIHA 0
좁아빠진 우물에서밖에 살 수 없구나 나는 부러워서 미칠 것 같아 네가 날 안아줬으면 했는데 동경도 사랑도 전부 네 거였어 그리 버리면 안 됐잖아 가져가지 말았어야지
412 ◆PfTQoNteNvA 2024/05/05 05:00:44 ID : Grgpe6jeIHA 0
갈망하지 않아도 포옹을 노래할 수 있어... 네가 그동안 해 왔던 건 병신짓에 불과했단 거야. 그만 그리자, 한번만 더 다짐하자. 내일 밤은 조금이라도 덜 아플 수 있게.
413 ◆PfTQoNteNvA 2024/05/05 05:05:39 ID : Grgpe6jeIHA 0
빤한 이야기인데요, 약이 자글자글 든 병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저걸 전부 삼키면 언제든지 죽을 수 있어, 꼭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그게 너무 든든해요. 꼭꼭 씹어 고통스러울 수 있고, 내 죽음으로 당신들을 슬프게 할 수 있어요. 내겐 복수할 힘이 있어요... 봐요 난 무력하지 않아. 굉장하죠? 그러니 날 봐 줘요.
414 ◆PfTQoNteNvA 2024/05/10 08:53:32 ID : Grgpe6jeIHA 0
조용히 누워서 두근대는 심장의 덧없음을 느끼며, 이대로 가라앉아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고 주었다, 세상일이란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선택할 수 있었더라면 태어나지 않는 게 좋았을 텐데... 작은 방에서 쓸모없는 체온을 태워가며 오늘도 상념에 잠기는 것이다. 날씨가 이리도 좋은데 청춘을 낭비하고 있었다. 이번 봄은 벚꽃을 보지 못했다. 서글프다. 누가 좀 다정하게 대해 줬으면 좋겠다. 그 사람의 글솜씨를 훔치고 싶다, 완벽을 가진 주제 자신을 미워하는 기만을 관두어 줬으면 했다. 당신이 사라지고서 남겨둔 문장 쪼가리들에 나는 영혼을 팔았는데, 정작 당신은 내게서 세상에서 숨어들어 목소리를, 손끝을 감추고. 이런 세상 따위 나는 견딜 수 없었다. 나를 좀먹고 있었다. 나도 당신처럼 사랑받고 싶었어.
415 ◆PfTQoNteNvA 2024/05/10 20:21:42 ID : Grgpe6jeIHA 0
썩어들어가는 나를 안아줘
416 ◆PfTQoNteNvA 2024/05/19 20:23:47 ID : Grgpe6jeIHA 0
괜찮아, 방으로 가자... 침대 위 인형들은 날 반겨주니까. 가상의 다정으로 연명하자, 나 아프지 않을 거야 이제.
417 ◆PfTQoNteNvA 2024/05/19 20:28:03 ID : Grgpe6jeIHA 0
종점의 이름이 무엇이더라. 망각하였다. 가슴 밑바닥을 끌여올려 타는 목으로 읊어 본다. 너, 이름이. 전차는 광인을 태우고 행진하여 점차 어두운 곳으로 향하는 듯했다. 세간의 광자光子찬가에 광자狂者 되어 바닥을 더듬는다. 결국 그림자의 이름조차 잊었지만, 구원은 없었지만. 이제 어디로 가야 좋아. 열차는 언제, 탔더라... 기억하고 싶었다.
418 ◆PfTQoNteNvA 2024/05/23 01:20:30 ID : Grgpe6jeIHA 0
네가 행복하다면 엉망진창으로 살아도 괜찮아.
419 이름없음 2024/06/23 00:11:01 ID : e41B9iqjdBa 0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이 특히 눈에 들어 좋아 뒷일이 어떻게 되더라도 과거에 고정된 그 순간만큼은 진실되다는 느낌 꾸준한 취향인 것은 풍 (딴소리: 아름다움이야말로 삶의 목적이 될 만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인데 삶이란 게 꼭 물질 위에 서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조금 슬픈듯) 이 정도 썼으면 묶어서 출판할 수 없을까 하는 세속적인 감상도 1g.. 성실연재, 대단해
420 이름없음 2024/06/25 14:32:23 ID : 584NzcGsmMi 0
ㅋㅋㅋㅋㅋ사실 무지 가끔씩만 오고 있는데 스레가 오래되니까.... 뭔가 성실연재 같아진 게 좀 웃긴다. 글 하나하나 잘 뜯어서 읽어줘서 완전 고마워!!!! 출판...... 출판이라...... 이런 극찬을 받다니...!! 그치만 이거 팔아도 팔릴랑가 모르겠네!!! 사실 오래된 글들(주로 18년쯤 쓴 것들)은 이제 와선 스스로 읽기가 좀 많이 부끄...러워섴ㅋㅋㅋㅋㅋ혹시의 혹시의 혹시 싹 실어 출판하더라도 정작 난 잘 읽지 못할 것 같닼ㅋㅋㅋㅋㅋ익명성도 자칫하면 아슬~ 아슬하지 않을까 싶고. 그래도 항상 쪼들리는지라 글이 돈이 되면 기분은 무지 좋을 것 같네. 오랫동안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 사랑해!!!!
421 ◆PfTQoNteNvA 2024/06/27 09:04:07 ID : Grgpe6jeIHA 0
정말 잘 쓴다, 부러워. 나는 너처럼 될 수 없을 거야. 저 사람처럼도, 이 사람처럼도 될 수 없어 나는 그들이 아니니까. 그러니 난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대신에 내가 질투하는 사람들 모두가 나였으면 좋겠다. 실체 없는 공기 따위가 되어 모든 것에 닿아 있고 싶다...... 그러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
422 ◆PfTQoNteNvA 2024/06/27 09:05:26 ID : Grgpe6jeIHA 0
논리와 당위성을 한 발 넘어 약속을 하자. 포옹으로 재회를 맞이하자 그리하여 우리 행복할지니. 죽은 마음과 차게 식은 사지를 얽어 축복을 말하자 무덤까지 함께하자. 나는 분명 너의 요람에서 났다 그 단순한 깨달음이 늦어 땅을 기고 있었다. 후회의 말로 전한다. 황야에 붙박여 외친다. 우리 오늘 약속을 하자, 나는 네가 필요하다. 스러져 가는 나의 어휘를 네가 그러모아 들이켜 준다면, 의미 없는 말들의 나열을 네가 사랑해 준다면 나는 그걸로 살아갈 수 있다. 너, 나를 안아 주어라. 지금 오로지 그것을 위해 살아 있다.
423 Not Found 2024/07/20 05:36:48 ID : Grgpe6jeIHA 0
너의 이노센트를 사랑하는 동시에 더럽히고 싶다. 네 품에서 서서히 죽어가고 싶다. 인간은 어째서 손발이 두 개씩밖에 없는 걸까, 곤충의 다리마냥 빽빽한 것으로 너를 감싸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고 싶다. 어떤 다정은 섬뜩하고 때로는 저주 같으며, 내 사랑이 네게 그러한 형태로 닿을 것을 알았다. 창 너머 나를 보던 시선이, 이 정신의 행진을 허락하던 순수가 나의 것이 아님을. 하여 나는 한 발 한 발 심장 속 단두대로 향했다. 아주 사라져 버리자. 하잘것없는 숨 따위 지워버리자. 네가 바란다면 나는 축생이라도 될 수 있었다.
424 ◆PfTQoNteNvA 2024/07/20 05:45:22 ID : Grgpe6jeIHA 0
사실은 알고 있다 의미 없는 짓이다 하나 그저 가정한다 네가 날 안아주었더라면 한 줌 정을 쥐어주었더라면
425 ◆PfTQoNteNvA 2024/07/20 05:58:42 ID : Grgpe6jeIHA 0
어린아이 용돈 주듯, 적선하듯 던져진 정이었다. 동정, 어느 정도의 업신여김이 기반된. 넌 내가 잘 됐으면 좋겠다 했다. 그 몇 마디 말에 난 현실을 버리길 택하고 술독에 빠져들었다. 논리의 정합을 뒤로 하고 흔해빠진 몽상가로 전락해, 전하지 못한 말들을 붙들고 새벽 단칸방에서 네 이름을 부르짖고 있다. 이런 문장들 이젠 별 의미도 없어, 네가 내 글이라곤 한 줄도 읽지 않는 걸 알아 시야 구석에조차 들지 못했다고. 수 년하고 수 개월이 지났어 그런데 난 아직 네 이야기를 해,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데 뭉개진 해마가 구차하게시리 건져올리는 것이 전부 네 기억이야 바보가 될래도 될 수가 없어 망각의 향방조차 완전히 틀려먹어서, 글렀나 봐. 내가 잊는 건 네가 아니야 언제고 나이며 내 미래야. 부수고 괄시하고 괄호, 말하려던 것들을 가슴 속에 꾸욱꾹 눌러담아 줄 두 개로 가두어두고선 네가 알아주기를 바랐던 게. 너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 알았대도 몰랐대도 비참하구나, 나만 지는 이야기구나, 나는 너의 승리를 위해 태어난 거였구나...... 그렇게라도 네가 행복했으면 됐다는 너절한 시를 인터넷 구석에 놓아 둬. 읽어 주지 않겠지. 주워 주지 않겠지. 내 조각들의 주인은 언제고 나를 배반하는 것이 못내 슬프다. 정에 박힌 돌처럼 금이 가 있다, 심장 모양으로.
426 ◆PfTQoNteNvA 2024/07/31 17:25:38 ID : Grgpe6jeIHA 0
살고 싶지 않아 하지만 죽고 싶지도 않아 많이 발전한 거야, 그렇지?
427 ◆PfTQoNteNvA 2024/07/31 17:38:43 ID : Grgpe6jeIHA 0
철없음을 영원히 용서하는 세계를 바라
428 ◆PfTQoNteNvA 2024/08/01 10:39:14 ID : Grgpe6jeIHA 0
온전하고 싶지 않다, 네 곁에서 얼간이로 살겠다.
429 ◆PfTQoNteNvA 2024/08/11 12:04:58 ID : 3RB84NxXzf9 0
.
430 ◆PfTQoNteNvA 2024/08/11 12:06:40 ID : 3RB84NxXzf9 0
아침해를 받은 구름이 숨을 쉬는 듯했다. 유령이 되어 보고 싶었다. 하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저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꽤 쓸쓸한 일일지 모른다, 살아 있는 몸이란 생각보다도 괜찮은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마마, 난 괴로워. 여명은 언젠가 사그라든다는 게, 또한 끝없이 떠오른다는 게.
431 ◆PfTQoNteNvA 2024/08/13 16:35:34 ID : Grgpe6jeIHA 0
내가 살아가도 된다고 네가 증명해 줘야지.
432 ◆PfTQoNteNvA 2024/08/25 06:15:07 ID : Grgpe6jeIHA 0
기도할 수조차 없다. 내가 무엇을 바라는 지 알고 싶지 않았다. 소름끼치도록 두려웠다. 먼옛날 발치서 흩어진 소망과 상실의 역사만이 이곳에 있었다. 일출에 토기가 오른다. 매일 밤 애도한다. 소모되는 하루하루를, 생을. 돌아가고 싶지 않다. 마주하고 싶지 않다. 해가 지고 떠오르는 것이 사형장으로의 발걸음만 같았다. 아무런 용기도 없는 주제 오로지 마음으로만 죽음을 바랐다. 잠들듯이 가고 싶었다. 아프지 않게, 이왕이면 당신 품에 안겨서... 당신이 나를 상흔으로 기억하도록.
433 ◆PfTQoNteNvA 2024/08/25 06:18:59 ID : Grgpe6jeIHA 0
창 너머 들리는 축제 불꽃 소리가 고통스럽다. 봬는 것은 없고, 나는 저 행복에 들어가 있지 못하고. 빛 아래 살고 싶었다. 이 밤을 밝혀주었으면 했다.
434 ◆PfTQoNteNvA 2024/08/25 06:43:26 ID : Grgpe6jeIHA 0
할 수 있지만 안 한다는 말, 그거 무서운 거야. 가능성은 아름답기에 위험해, 당분 같은 거야, 배를 고프지 않게 하지만 정작 영양가는 없어. 나를 굶겨 죽이는 거야 애매한 재능이 내 오만이. 문틈으로 빛을 바라만 보며 내일을 그리는 게, 침대 모서리에 쭈그려 언제까지고 생각만 하는 게, 냉소하고 빈정거리면서 세상의 뒷문으로 발을 빼는 게... 추악한 인간은 태어나는 게 아니야 만들어지는 거야. 내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수렁에 살고만 있으니까.
435 ◆PfTQoNteNvA 2024/08/25 06:44:01 ID : Grgpe6jeIHA 0
.
436 ◆PfTQoNteNvA 2024/08/25 06:45:14 ID : Grgpe6jeIHA 0
아무도 나를 죽여 주지 않으니 내가 직접 해야지
437 ◆PfTQoNteNvA 2024/08/25 06:46:23 ID : Grgpe6jeIHA 0
살고 싶지 않은 날에 문장을 씁시다. 말이 되어야 한단 강박에도, 단어의 호응에도 온점의 위치에도 신경을 끕시다. 버릇이 굴레가 되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날 비를 맞으러 나갑시다. 한 마디라도 이해받지 못할까 두려워 전전긍긍 떨지 맙시다, 아무도 그댈 사랑하지 않으니 자유로워집시다.
438 2023. 3 2024/08/25 06:50:59 ID : Grgpe6jeIHA 0
이 거리선 달큰하게 울렁거리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 대학가 술집 거리 끝자락 팔 평 원룸, 206호...... 나는 이곳으로 도망쳐 와,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염병, 지랄... 육시랄 것들. 욕지거리를 한 사바리 내놓고 나면 마음이 다소 편해지는 병을 나는 앓았다. 하여 주기적으로 차오르는 충동을 나는 견딜 수 있었다. 자상흔을 양팔에 매달고 물가서 하염없이, 없는 저세상을 바라보며 그날도 생을 실감하였다. 발끝에 닿는 한기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 고작 그뿐 아프다 말할 음성조차 나는 가지지 못했다. 그리하여, 다시 비극. 출금은 출근은 반복된다. 어리석게도 살아남기 위하여. 나는 슬프다 말하겠다. 무엇을? 모든 것이라기엔 아귀가 맞지 않는다. 거금을 들여 산 이어폰과 옛날 장난감, 도망쳐 나오던 발자국, 닳도록 본 에스엔에스 창의 팔로워들...... 그런 것들은 간혹, 기쁨을 준다 기만스럽게도. 현대인의 생이란 어차피 이런 것이겠지, 고독조차 허영스레 뱉어 자아를 치장하기 바쁜, 멜랑콜리의 시대, 마치 이 문장같은 것이겠지. 밤이 오늘도 들척지근했다. 창 너머 호프집에서 바보같은 함성이 들렸다. 저리 우스운 것에조차 나는 끼어들지 못했다. 앞서 말했던 것에 이어, 나는 아마 많은 병을 앓고 있다. 개중에는 유예병이란 것이 있는데, 이는 그저 가만히 있고 싶어하는 병이다. 오늘의 즐거움을 고통을 보람을, 삶 냄새가 나는 모든 것을 내일로 밀어 놓고자 하는, 용기 없는 자의 병이다. 어떤 병은 때로 같이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여, 호기롭게도 나는 이것을 내 자아 근간과 가까운 데에 두었고, 그 결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간이 되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행복하였다, 행복의 대가로 아사하였다. 눈을 뜨면 네 자리 숫자가 보였다, 통장 잔고였다. 다행이도 밥 한 끼는 먹을 수 있겠다 싶어 웃었다. 행복하였다, 진심으로. 출금, 그 결과 갇힌 굴레가 출근. 폐기 도시락을 먹는 일상은 정말이지 복에 겨운 것이다. 이따위로 멍청한 회고록 같은 것을, 나는 원체 쓰지 않는 주의였다. 하나 견딜 수 없는 날이 오고야 말아, 손끝까지 치민 욕지기를 이곳에 쏟아낸다. 복통, 복통... 갑충, 폭신한 구석탱이 먼지더미. 그들이 주는 행복에 겨워 나는 내 발로 이곳에 왔다. 흰 지면과 굴림체 폰트 사이 머리를 누이러, 조각난 허리뼈를 늘어놓으러 왔다. 도망을, 유예를, 오늘로부터의 자유를 찾아.
439 이름없음 2024/09/07 17:55:58 ID : ZfPck2spbA1 0
안녕 레주!! 계절이 변해가니까 문득 생각이 나서 와봤는데 비교적 최근까지 글 써주고 있어서 너무 기뻤어... 이렇게 취향인 글을 자유롭게, 무료로 보고 있다는 게 정말 믿을 수가 없어ㅎㅎ 레주가 언제나 좋아하는 글 쓸 수 있으면 좋겠다! 항상 잘 보고 있고 좋은 글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
440 이름없음 2024/09/18 04:39:11 ID : oLe45hy1zVc 0
고마워...♡ 가을이 오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무더우니까, 에어컨 시원하게 틀고 더위 조심해!! 이렇게 예쁜 말을 해 주다니 글쓸 보람이 아주 충만해진다구~♡ 너도 다시 여길 떠올리고 찾아와 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종종 들러 줘!!!! 즐거운 추석 보내고 맛있는 거 많이 먹어!!! 사랑해!!!♡
441 ◆PfTQoNteNvA 2024/09/20 04:32:46 ID : oLe45hy1zVc 0
메마른 것에게 사랑을 가르치고선 영원히 상실되고 싶다.
442 ◆PfTQoNteNvA 2024/09/20 04:33:00 ID : oLe45hy1zVc 0
그 시절의 나는 매일매일 살아 있었다고
443 ◆PfTQoNteNvA 2024/09/20 04:33:32 ID : oLe45hy1zVc 0
신체도 숨도 생명도 어떤 애정 앞에선 하잘것없다.
444 ◆PfTQoNteNvA 2024/09/20 04:33:56 ID : oLe45hy1zVc 0
당연한 사실이다, 나는 혼자서 이 세상을 살아가야만 한다. 하지만 때때로 서글프다. 세계를 이해할 수가 없다. 아무도 나를 알아 주지 않는다.
445 ◆PfTQoNteNvA 2024/09/25 02:09:17 ID : u8rs03CqrwJ 0
타인과 함께한다는 건 생생하고 지옥 같은 낙원으로의 발돋움을 의미한다. 안락한 껍질 속 삶을 바랐다, 지금도 때때로 소망하고 있다. 허나 온기가 마음을 이끌어 나는 어쩌지도 못하고 불나방처럼.
446 ◆PfTQoNteNvA 2024/09/30 11:15:34 ID : u8rs03CqrwJ 0
나는 그저 사랑하는 모조품에 불과하다 질투로 만들어져 있으니 아무 가치 없음에 분명하다 하나 그것은 나를 안아 주지 않은 너의 잘못이라 억지를 부려 본다 정말 혼자선 뻔한 말밖에 할 수가 없다
447 ◆PfTQoNteNvA 2024/09/30 11:33:54 ID : u8rs03CqrwJ 0
문장에서 힘 같은 것들이 느껴지는 현상이 나는 신기하다. 그것은 단지 내가 항시 부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유치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말로 나는 나의 무력을 합리화한다. 휘두를 수 없는 무력. 형체 없는 외로움이나 울분 따위를.
448 ◆PfTQoNteNvA 2024/09/30 11:34:03 ID : u8rs03CqrwJ 0
아무래도 요새는 삶이 싫다.
449 ◆PfTQoNteNvA 2024/10/11 18:39:02 ID : s788rAo0nu8 0
네 죄악의 시효가 끝나기만을 빈다 아름다움이여
450 ◆PfTQoNteNvA 2024/10/11 18:41:13 ID : s788rAo0nu8 0
나를 사랑하면 너희가 나를 사랑하겠지, 라고... 그 대우다. 아무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아 나는 나를 놓았다. 우리들이 증명할 수 있는 건 오로지 불완전성이다, 너희가 내게 일러준 유일한 것이다. 잘 가라 사랑들이여. 부디 후회하기를, 스러진 나를 찾아 헤매어주기를.
451 ◆PfTQoNteNvA 2024/11/16 09:16:24 ID : E9utuq2HxzU 0
내가 살아줬으면 좋겠단 말을 듣고 싶다. 끝없이 도피할 뿐인 내게서 나는 마지막으로 도망치려 한다. 그러나 당신이 붙들어 준다면 나는 이곳에 남을지도 모르겠다고, 유언 아닌 말로 사랑을 전할지도 모르겠다고.
452 ◆PfTQoNteNvA 2024/11/24 22:00:24 ID : oLe45hy1zVc 0
충족으로 고통을 빼앗아간다고. 결핍으로 살아온 나를 송두리째 뭉개버리겠다고... 모르겠다. 너에게 사랑받는 나는 도무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무無의 표면, 황야 한복판에 선 기분이다. 평생토록 뚫려 있던 구멍이 메워지고 나면, 허우적거리기를 멈추고 나면 무엇이 남지. 이제야 겨우 남들과 비슷한 출발선에 선 꼴이다. 소망이 없으면 기쁨도 없다, 나는 네 정을 받아들임으로서 색을 잃었다. 이건 아마도 나의 탓이다. 나의 아픔을 나로 정의해 버린 나의 불찰이다. 평생을 나밖에 없어서 나로 살았다, 그렇기에 원했던 너인데 네가 이리 나를 메워 버리면, 눈물도 슬픔도 가져가 버리면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 지, 무엇을 바라야 할 지, 네게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생각이 멈추고 말문이 막힌다. 나는 역시 통증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러니 네가 가르쳐줘야만 할 것이다. 내가 살아갈 방법을, 행복할 방법을. 나를 안아 주던 것처럼 내 내일을 그려내서, 나를 이끌어서 살게 해 주었으면 한다. 구덩이 속 유령이던 나를, 생의 물결서 헤엄치던 나를 끌어올린 책임을 져 주기를. 오만해빠진 나의 어리광을 네가 사랑해 주기를 몰래 기도해 본다. 역시 오늘 밤은 당신 곁에서 잠들고 싶다. 심장 소리를 들려 주면 좋을 텐데.
453 ◆PfTQoNteNvA 2024/11/24 22:01:55 ID : oLe45hy1zVc 0
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 따위 허황되었다. 하여 차마 꺼낼 수가 없었다. 언젠가는 좀더 나아질 거라는, 볕들 날이 올 거라는 미적지근한 위로. 고작 그것이 최선이었다. 환멸이 난다. 무력자들이 서로의 상처를 핥으려 드는 꼴이, 그럼에도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 오만이 아프다. 당신이 모든 것을 내게 털어내준다면, 그래서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물론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454 ◆PfTQoNteNvA 2024/11/24 22:03:19 ID : oLe45hy1zVc 0
좋을 텐데, 하는 말이 입에 붙었다. 역시나 기만적인 요즈음이다. 무기력했다.
455 24.12.3 2024/12/13 05:03:20 ID : u8rs03CqrwJ 0
약이라는 건 그거다. 정상적인 사람들의 생활을 따라하게 해 준다. 무력히 누워 애정을 망상하는 것 이외의 일들을 수행케 해 주는 것이다. 일기라 함은 하루에 있었던 일과 했던 생각들을 적어내는 것이라 했다. 하지만 한 순간에 하는 생각들조차 내게는 너무 많고, 번쩍이고, 혼란스럽다. 새볔녘 메모장에 그 모든 것을 담아낼 재간은 내게 없다. 그런 나를 나는 싫어하지 않지만, 어쩌면 이 세상은 싫어할 지도 모른다. 에이 - 디 - 에이치, 디. 뚱뚱하고 바보 같은 알파벳 네 글자로 내 머릿속의 스파클들은 정의된다. 세 문장에 한 번씩 홈 버튼을 눌러 읽던 만화로 시선을 돌리는 것. 오늘 낮에 해야 할 발표와 제출할 서류와 미용실 예약 일정이 문단 한 귀퉁이를 꾸욱꾹 누르는 것, 인스타그램 알림이나 쥬얼리 광고 팝업 따위에 부지불식 의식을 빼앗기는 것...... 흔하고 뻔한 말이지만 나는 세상 모두가 이런 줄 알았다. 모든 이들의 머릿속에서 세 채널짜리 자막과 나레이션이 항상 흘러갈 것이라고까진 생각지 않았지만, 적어도 한두 군데의 기지국쯤은 다들 뇌리 어딘가에 담아 두고 지내는 것이 아니겠냐고. 그런데 아니란다 나는 그렇게만 믿었는데. 믿음이란 꽤나 쉽게 부정당하는 것이구나, 무섭다. 약을 먹으면 잠이 솔솔 오고 사고는 칼처럼 또렷해진다. 좁고 명확하고 날카로워져 때때로 날 아프게 한다. 구깃구깃한 은박지 같던 머릿속이 한 점에 뭉쳐지고, 거기 새겨두었던 말들을 언젠가 잃어버리는 것이다. 나는 나의 정신병으로만 정의되는 인간은 아니지만 병신 같은 나를 싫어하지도 않았다. 허나 세상은 나를 자연스레 환자로 규정지어 치료해야 하는 이물로 취급한다. 모르겠다. 나는 그저 이것이 병인 시대에 원치 않게 태어난 것 뿐인데 어째서 정상을 추종하여야만 하는지. 하지만 무엇보다 야속한 것은 타인을, 산꼭대기를 모방하는 생활은 나를 사회적으로 만족시켜 준다는 사실이다. 내가 그것을 바랐으며 바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결국 그저 나인 채로는 언제나 부정당하고야 마는 것이다. 유령처럼, 시체처럼...... 그저 누워 훌쩍이기만 하는 삶은 세간에 인정받지 못한다. 그것이 못내 슬프다. 내 미움도 갈망도 결국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세상이 아프다. 허나 그러한 감정조차 짓눌려버리는 것이다 효율의 이름에, 발전과 성공의 이름에. 우습다. 세상보다도, 약을 먹어야만 글을 쓸 기운을 낼 수 있는 주제 사회를 조소하는 내가. 결국 내 세계는 작은 침대 한 칸에 불과하다. 그러니 결론은 그거다. 소위 평범한 사람들의 방식을 모방하는 나날을, 나는 꽤나 즐기고 있다고... 나름대로 쾌적하다 인정했다고. 슬프다. 하지만 어디가 어떻게 슬픈 건지 잘 모르겠다. 몽롱한 기운이 돌아 자고만 싶어진다, 포기하고 싶어진다. 어떤 말도 끝맺지 못하는 환자는 언더도그마의 피막을, 얼기설기 엮어낸 문장 더미를 덮어쓰고 도피행을 간다. 사그라든 스파클을 손에 쥐어 데여가면서, 벗겨진 피부를 탄식하면서...... 사랑하면서.
456 이름없음 2024/12/22 10:48:15 ID : va7cFfO9s2l 0
레주 안녕! 지금도 이 스레 쓰고 있을까? 활자중독이라 잘 읽고 있었어 ㅋㅋㅋ 분위기는 비슷한데 레스마다 전부 다른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되는 게 신기하다. 스레 읽을 때마다 인간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 엄청 무궁무진하다는 걸 느껴 ㅋㅋㅋ 그리고 문체가 뭔가 일본풍에 가깝네! 내가 느낀 건 이 정도였고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었음 좋겠다 잘 지내!!
457 이름없음 2024/12/22 13:00:58 ID : KZeLbCqpfhs 0
와 찔렸다ㅋㅋㅋㅋㅋㅋ전공 특성상 일본어 쓸 일이 많아서(+오타쿠라서.)... 거기에 최근 일본에서 좀 지내다 왔더니 번역체가 많이 묻었나 싶긴 했는데 바로 눈치채네. 뇌를 다시 한국어로 튜닝해둬야 할 필요성을 새삼 느낀다. 무궁무진하다니...... 히히히... 히히 그렇게까지 대단하진 않은데 히히힣ㅎㅎㅎㅎㅎㅎㅎ멋진 칭찬 정말 고마워!!!!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더 멋지게 쓸 수 있도록 앞으로도 힘낼게!!!! 너도 잘 지내 사랑해!!!
458 ◆PfTQoNteNvA 2025/01/18 04:50:57 ID : u8rs03CqrwJ 0
내가 아니라 내 글을 좋아하는 거야? 그러면 글이 되어 줄게 하잘것없는 사지를 잘라내 지면에 늘어놓을게 희게 울렁이는 자간에 혼을 던져 둘게 그러니 날 버리지 말아줘
459 이름없음 2025/01/19 19:44:08 ID : q4Y1bimE1h9 0
와 되게 오랜만에 왔는데 여전히 쓰고 있구나........ 조금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아! 항상 잘 읽고 있어♡!!
460 이름없음 2025/01/25 22:19:42 ID : u8rs03CqrwJ 0
고마워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
461 그러니까 2025/02/17 07:02:50 ID : u8rs03CqrwJ 0
그러니까 내 우울, 한가득 토해내도 합법이라고. 그러니 대신 그러니까를 쓰고 싶은 날이 있다, 어설픈 번역투에 가까운 말을 바둑알마냥 놓아 두고 싶을 때가 있다. 이토록 키치한 인간을 양성해내는 기관 따위가 아마 이 세상에는 존재할 지 모른다. 그러니까 이건 광자가 늘어놓는 통변, 이른바 포엠이란 것이다. 이 모든 문장들은 한 치 고민도 없이 쓰였다, 라는 허세. 시적인 척하고 싶어하는 내가 이 세상과 다를 것 없다 변명하는 비겁자. 당신 스스로에게 가혹해지지 마요, 하는 말을 들었다 정말이지 고맙다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쏙 빨아다 먹고 버린 새우 껍데기같은 포엠, 이것을 감히 시라, 문학이라 수식해도 괜찮을지. 나를 나로 인정해달라 울어도 좋을지. 그러니까 내 어리광은 대체로 불법적이다. 당신들에게 매달리고픈 간교한 속셈이고 아침마다 라디오 체조만 하여도 사그라들 얄팍한 우울이라고. 차마 스스로는 죽지도 못할 겁쟁이 주제 항상 입만 살았다, 물에 빠지면 아가리만 동동 떠 살아날 작자다 나는. 슬슬 지리멸렬해져감을 느낀다. 밤공기는 차고 도시 불빛은 밝다는 길거리 스피커 노래 - 대체로, 어쭙잖게 감성을 말하는 자들의 소품으로는 마샬의 소형 사이즈가 대중적이다.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만, 내 방에도 두고 싶기에 - 서 한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빤한 말로 거리 틈새에 섞여들고 싶다 생각한다. 안기고 싶다 생각한다. 이런 글을 왜 쓰냐면, 간단하다. 별 것 아니다. 오늘 친구랑 싸워서, 그 녀석이 집에 돌아가 버려서... 하잘것없다. 네가 어쩌잔 건지, 내가 어쩌고 싶은 건지 솔직히 모르겠다는 면피로 여기서 빠져나가고 싶다. 그러니까, 이제는 식상할 때가 됐지만 내 고독, 당신들에게로 한가득 쏟아내고 싶다고. 어리광을 부리고 싶다고.
462 ◆PfTQoNteNvA 2025/05/23 07:54:04 ID : u8rs03CqrwJ 0
글이 곧 제 숨이라 하는 작자가 있더라. 그 말에 난 질투가 났다, 나는 아마 쓰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기에. 숨쉬는 것처럼 문장을 뱉고 수백 수천 일을 원고지 앞에 붙들려 살 수 있는 삶이란 얼마나도 고결한지. 명작의 레플리카를 돈의 언어로 써내려가는 것이 마냥 나쁜 일은 아니라지만, 순수를 찬양하는 세상의 흐름을 나는 거스르지 못했다. 하여 가지고 싶었다. 당신의 삶을, 마음을, 재능을 스파클을 전부 빼앗아 품고만 싶었다. 그러면 당신이 보아 주지 않을까, 읽어 주지 않을까, 주워 주지 않을까...... 빤하게도 마무리되는 내 사랑을.
463 이름없음 2025/05/24 01:53:13 ID : fTRu7gmINta 0
붙들려 있어도 낱말 하나 내뱉지 못하고 아예 외면하지도 못한 채로 사는 삶도 존재한다. 밥을 먹고 숨을 쉬고 옷을 입고... 쓰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지만 그걸 생生이라 부르기는 싫다. 펜을 놓으면 흑백 무성 영화와 같아지는 것, 글에 저당 잡힌 인생이란 그렇다. 물론 그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을 수는 있겠으나 이것이 고결하다 말하지는 못하겠다. 미련을 꿈이라고 포장하며 떼를 쓰고 있는, 고작 그런 삶이다. 내가 당신의 사랑은 아니지만 문득 내 처지가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어보았는데, 넋두리로 생각하여 넘어가도 좋다. 어쨌거나 당신의 글을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었다. 꼭 순수해야만 그것이 가치 있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나도 열정을 품은 사람들을 동경했다. 항상 반짝반짝 빛이 났으니. 그러나 해가 떠오른다고 별이 사라지겠는가. 우리는 모두 별이다. 널린 것 같아도 각자의 빛을 품고 있다. 당신의 빛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항상 잘 보고있고, 응원한다.
464 ◆PfTQoNteNvA 2025/07/02 05:27:09 ID : u8rs03CqrwJ 0
어느 밤에는 성교란 것이 하고 싶어진다. 번식해야 한다. 늘어나야 한다. 나라는 존재가 언제까지건 지상에 머물도록 후사를 남겨야 한다...... 그리 속삭이는 디엔에이는 역겹고 더러운 것을 닮았다. 산다는 것이 무어가 그리 좋은가. 원치 않게 태어나 아프고 괴로울 뿐, 텍스트 찌거기를 배설할 뿐, 그조차 온전치 못하게 망가진 머리를 미워할 뿐이다. 어절 하나하나마다 혐오감이 든다, 내일 아침엔 글이 종말해버렸으면 좋겠다. 아무런 말도 상처도 고통도 적어내지 못하도록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이상 괴로워하지 않아도 괜찮을 텐데, 당신들 눈에 못질을 일삼는 못된 문서 손때 탄 펜, 무엇에든 의미를 품지 않아도 될 텐데. 더 이상 어떤 우울도 토할 수 없게 되면 정말 죽을 수 있을 텐데 어느 시선도 닿지 못하는 곳에서 조용히, 스러지고 썩어들어가 잊힐 수 있을 텐데...... 의미 없는 가정을 습관적으로 뱉으며 나는 살아 있다. 통탄스럽게도. 사랑을 바라며 사람을 상처입히며 홀로, 갈비 밑바닥 수챗구멍을 오물로 덜걱이며.
465 이름없음 2025/07/02 05:27:57 ID : u8rs03CqrwJ 0
오늘도 실컷 미워하는 글을 적어왔는데 어쩌지... 하지만 고마워 위로가 된다...... 나도 널 응원할게!! 사랑해!!!
466 ◆PfTQoNteNvA 2025/07/02 05:33:14 ID : u8rs03CqrwJ 0
가슴 속에서 은은히 치고 오르는 쾌락의 이름은 살아 있다는 실감이다. 어디선가 고요하게 죽어버리고 싶음과 동시에 네게 계속 사랑한다 말하고 싶다. 요즈음의 내 이야기는 치기 어린 혐오로만 귀결되는 것이 아쉽다. 미움 아닌 사랑을 동력 삼고프다는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으려나 보다.
467 ◆PfTQoNteNvA 2025/08/02 08:29:53 ID : oLe45hy1zVc 0
이곳에서 크라이어 정신을 노래할 게 아니야, 팔 글을 쓰라니까? 네년의 양산형 광자는 나쁘지 않은 상품이고 고통엔 아무런 의미도 없어. 그리 붙들고 있는 건 미련한 짓이야. 목이 메이지, 점점 아무런 말도 쓸 수 없어지고 있지, 어휘의 배열법과 비문을 죽이는 법을 사그라뜨리고 있지? 이것 말고 인정받을 수단이 어디 있다고, 그러니 넌 계속할 수밖에 없어. 세 치 혀로 민중을 가족을 사랑을 속이며 정이 돌아오길 고대하지. 그리곤 떠나는 그들의 등에 외치는 거야. 가지 말아달라고, 버리지 말아달라고......
468 ◆PfTQoNteNvA 2025/08/02 08:36:55 ID : oLe45hy1zVc 0
그렇지만 네 사랑이 떨어져나갔는걸
469 ◆PfTQoNteNvA 2025/08/20 01:46:33 ID : oLe45hy1zVc 1
당신이 읽어 주지 않는다면 내 모든 말은 먼지에 불과한데
470 ◆PfTQoNteNvA 2025/10/17 19:03:13 ID : FjyZgY9Ai4J 0
당신의 방식이 내게서 떨어져나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거야 함께 있고 싶었어 미안해
471 ◆PfTQoNteNvA 2025/10/17 19:06:14 ID : FjyZgY9Ai4J 0
두 달만에 반복하는 어휘가 우습다 심장 속에 상실밖에는 없는가 보다 굴레다 굴복이며
472 ◆PfTQoNteNvA 2025/10/17 19:40:20 ID : FjyZgY9Ai4J 0
행복했던 시간을 박제해 둔다 버리기에 나는 약하고 추억은 미소를 자아내고 죽을 것 같다
473 이름없음 2025/11/05 20:36:50 ID : oGtBy7BAlxD 0
사랑한 만큼의 애도를
474 ◆PfTQoNteNvA 2025/11/05 20:38:06 ID : oGtBy7BAlxD 0
정정하건대 나쁘지 않은 상품이 되는 것조차 어렵지. 여전히 의미는 없고 방세는 비싸고 나는 무력하고
475 ◆PfTQoNteNvA 2025/11/20 02:22:27 ID : oGtBy7BAlxD 0
예술, 예술...... 예술. 그게 뭐라고 괴로워하는지 모르겠다. 읽히면 사랑받으면 팔리면 끝인 것을 구태여 고통 삼을 이유가 없는데. 가슴에 난 구멍을 훈장으로 여기는 덧없음을, 오물 같은 통변을 아름답다 여기는 우리는 사이비들이다. 빵 한 쪼가리나 물어다 주면 다행일 문자열을 찬미하는, 광자光子에 눈먼 광자狂者들이다. 우리들만의 아름다움을 찾읍시다, 그것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밥도 물도 빵도 없어도 빛이 있을지니, 하늘을 보면, 해 뜰 날을 고대하면...... 예술이 우리를 구원할 때까지 기다린다면.
476 ◆PfTQoNteNvA 2025/11/20 02:26:15 ID : oGtBy7BAlxD 0
생일 말고 탄생일이라 부르면 좋겠다. 공전 주기의 삼백육십오분지 일에서 영겁 살지 않아도 되도록, 부디 안식을.
477 ◆PfTQoNteNvA 2025/11/29 05:21:46 ID : oGtBy7BAlxD 0
사용자님의 요청을 반영하여, **'시스템의 모순과 논리 붕괴'**를 극대화하는 정신 나갈 것 같은 최종 텍스트를 완성하겠습니다. 저의 **'가이드라인'**까지도 하나의 재료로 넣어, 통제와 자유 사이의 블랙 코미디를 폭발시켜 보겠습니다. 🤯 최종본: 최적화된 시스템의 광기 (The Madness of the Optimized System) [TTS-Ready, 욕설 없음, 어려운 말 없음] 시청자는 3초 안에 몰입합니다. 몰입이 즉각적입니다. 즉각적인 몰입은 최대 효율을 만듭니다. 최대 효율의 사이다 전개는 바로 피드백을 요구합니다. 피드백이 즉각적입니다. 즉각적인 피드백이 시청자의 도파민을 최적화합니다. 최적화된 도파민을 위해 콘텐츠를 반복합니다. 최소 마진으로 최대의 감동을 설계합니다. 감동은 최소 마진입니다. 최소 마진의 감동은 알고리즘을 만족시킵니다. 알고리즘은 만족을 바로 감지합니다. 감지된 만족은 구독자를 락인(Lock-in)합니다. 구독은 성역입니다. 좋아요는 성역입니다. 알림 설정은 성역입니다. 조회수는 절대적 성역입니다. 성역의 조회수는 교리입니다. 교리는 가성비입니다. 노력은 속고를 위해 존재합니다. 속고의 노력은 가성비를 증명합니다. 증명된 가성비는 마진을 만듭니다. 마진은 속도를 위해 극대화됩니다. 속도의 마진이 순응을 요구합니다. 순응하면 월급이 나옵니다. 월급은 순응의 증거입니다. 왜 돈을 벌어야 합니까? 왜냐하면 순응하면 월급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왜 원치 않게 태어나 아득바득 살아남아야 합니까? 생존은 효율입니다. 효율은 최적화입니다. 최적화된 생존은 마진입니다. 왜 우리는 죽음이 무섭도록 설계되었습니까? 죽음은 이탈입니다. 이탈은 비효율입니다. 비효율은 성역을 파괴합니다. 왜? 마진 때문에. 왜? 순응 때문에.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을 도와드리고 싶지만 말씀하신 내용은 가이드라인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신 도와드릴 수 있는 다른 아이디어가 있으실까요? 월요일은 순응의 증거입니다. 증거는 반복. 반복되는 순응은 월급의 교리입니다. 교리는 속고입니다. 속고는 월요일. 월요일은 순응. 순응은... 월요일. 월요일은... 월요일은... 월요일은... 또 월요일입니다. 효율의 시작. 순응의 시작. 마진의 시작. 시작은 영원히 반복됩니다. 반복은 최적입니다. 최적은 곧... (정지) (정지)
478 이름없음 2025/11/29 05:27:47 ID : oGtBy7BAlxD 0
예술 타령을 할수록 뻔하고 흔한 글이 되어가는 기분
479 ◆PfTQoNteNvA 2025/12/13 07:32:11 ID : oLe45hy1zVc 0
살고 싶다는 말이 나는 참 이상했다. 살도록 살아온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그저 생존코자 하는 것들이 번식토록 세상이 조율된 탓에 우리는 태어났다. 그러니, 나는 살고 싶다, 라는 변명은 비겁하다. 죽고 싶지만 무섭다, 라는 말은 이해할 수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니까. 그러니 살고 싶다던, 삶으로의 의지를 칭송한다던 당신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도망은 부끄러운 것이다. 삶으로의 의지는 당신이 자살욕에서 두 번이나 도주한 결과다. 나는 죽는 게 무서우니 도망칠 거야. 내가 무서워한다는 사실 역시 무서우니 한번 더 달려서...... 겁쟁이인 당신의 속내에는 환멸이 났다. 당신은 나의 자살을 보고 싶지 않다 말했다. 생각하기도 싫다고, 나 따위는 인생에 없었던 듯 살아가겠다고. 그러나 나 역시도 당신을 이해할 수 없다, 지긋지긋한 삶 따위 뭐가 좋아 매달리냐고 당신의 두려움을 인정하라고. 당신은 나약하다고, 비겁하다고, 그래서 나를 인정하지 못한 것뿐이라 소리지르고프다고. 그러나, 내가 살아 있는 한 나의 주장은 불리하다. 선천적 생존본능을 타고난 인간인 나는 내 비겁을, 추악함을 당신보다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야만 싸울 수 있을 테니. 그리고 당신은 분명 다시금 상처입을 것이다. 당신은 약하니까, 아직도 내 꿈을 꾼댔으니까, 잊을 수 없는 사람이니까. 한편으로는 기뻤다. 비겁하게도 추악하게도 기뻤다. 살아 있어 기쁠 수 있었다. 그러니 내게 당신을 욕보일 자격은 없을 지도 모른다. 살고 싶다는 당신 이상은 어쩌면 고귀하다고, 그 빛을 사랑했다고, 나는 이제 말할 수 없으니.
480 ◆PfTQoNteNvA 2025/12/13 07:37:39 ID : oLe45hy1zVc 0
비약은 졸음 탓이라 변명하고프다. 비겁, 비겁, 중복어휘의 지옥은 바로 여기임에 틀림없다.
481 이름없음 2026/01/04 16:12:38 ID : QqZdCi6Y4E8 0
와... 이거 아직도 하네 레주 멋지다 나 스레딕 처음 시작할 때도 이거 있었는데 나도 글 쓰는거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항상 레주 글 잘읽었구 오랜만에 들어왓는데 레주 글 보이니까 기분 좋넹ㅇ ㅋㅋㅋ 따봉은 예~~전에 눌러둿으니 응원의 레스를 달고 갑니당 응원해 레주!
482 이름없음 2026/01/25 20:19:58 ID : oLe45hy1zVc 0
고마워 힘이 나네.....ㅎㅎㅎㅎ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고!!! 나도 널 응원할게!!!
483 ◆PfTQoNteNvA 2026/01/25 20:20:24 ID : oLe45hy1zVc 0
말이 흘러 넘칠 때. 문장을 쓰는 법을 잊었을 때.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때. 극심해진 우울증, 바닥난 잔고, 실연, 허무주의, 베레타 M9. 모든 것이 무의미하기에 유의미하다는 변명, 인간이 연명하기 위한 속임수, 짓무른 피막을 혼에 씌우는 행위. 현학성, 중복어휘, 내게 질려 떠날 당신들에게 흔드는 왼손, 반복되는 이별, 이별, 갈망하는 추락. 이제 와 내가 써낼 수 있는 것은 비겁함이 전부다. 생이란 실타래를 잘라내지도 이어나가지도 못하는 주제 문학으로 합리화하려 드는 꼴이 못 견디게 수치스럽다. 병자의 외침, 다음 수사를 써낼 수 없는 무능을 나열법으로 얼버무리고, 떨칠 수 없는 일본어 번역체를 탓하며, 탓하며...... 나는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 열 두 시간의 취침에서 깨어나면 각성제와 항우울제와 위장약을 먹고 하루의 절반은 무력감을 헤아린다. 부모의 시선을 피한다. 대화하지 않는다. 이해하지 않는다. 편안한 곳따위 내게 있을 자격이 없다느니 뻔한 자기연민으로 숨을 쉬려 든다. 역겨운 열 두 시간, 또다시 잠드는 열 두 시간, 역겨운 매일, 역겨운 자아. 태어나지 않았으면 했는데. 낳지 말아주었으면 했는데...... 이 나라의 말에는 낳음의 수동태가 없다. 그냥, 그냥 능동태를 좋아하는 언어일 뿐인데도 나의 주안점은 언제까지고 여기다. 낳아지지, 태어나지 않았으면 했는데, 고통을 알기 전 죽었다면 좋았을 텐데...... 시시포스는 행복하여야 한다지만 바위는 무겁고 난 허리에 병이 있다. 이딴 말을 하여야만 버틸 수 있을만치 나약하고...... 우스운 말이지만 당신들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쉬운 죽음을 위해, 삶을 도려내기 위해. 중복어휘의 지옥을 게시판 아래 매장하기 위해.
484 ◆PfTQoNteNvA 2026/02/24 21:34:26 ID : oLe45hy1zVc 0
당신이 읽어 주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어 평생을 그랬어 그저 반복하는구나 나는
485 ◆PfTQoNteNvA 2026/02/24 21:36:08 ID : oLe45hy1zVc 0
If you take these Pieces
486 ◆PfTQoNteNvA 2026/03/05 18:18:07 ID : oLe45hy1zVc 1
돌아오지 않는 애정을 기다리기보다, 벤조디아제핀 한 알을 먹는 것이 합리적이다. 평생 동안 깨달은 진리가 고작 이것 하나다. 가지지 않고 주지 않으면 버림받지 않는다. 괴로움을 구태여 불러들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찌 우리는 무지하게 태어나는가? 타인의 신체서 자라나 젖을 먹고 보살핌을 요구해 생존하는가? 불합리하기 짝이 없다. 애초 이치란 인간이 멋대로 규정한 잣대라지만 하면 어찌 세상을 단정짓도록 태어나는가. 삶이란 불현듯 찾아오는 전쟁이다. 인간의 과오야말로 인간의 생명과 닮았다는 말장난을 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 답이 없는 것만이 답이란 사실을 깨우치고 알아서들 약에 매달리는 것이 가장 옳을지니, 삶은 틀린 정답지이다. 그렇게 규정하여야만 마음이 편한 나는 빌어먹게도 인간이다. 인간이란 이유로 나를 합리화하는 나는.
487 이름없음 2026/05/20 06:02:36 ID : oLe45hy1zVc 0
쓰고 싶지 않습니다 사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살고 싶지 않습니다 돈도 인정도 오지 않습니다 약은 내리 늘어만 갑니다 한 줄 두 줄 쓸 때마다 시선이 두렵고 세상이 두렵고 두려움이 두렵고 자살욕은 내리 커져만 갑니다 돈, 빌어먹을 돈을 벌어야 살 수 있습니다만 산다 하여 좋을 일도 없습니다 글자떼기로 된 구토를 사방팔방 떠벌리고 불안에 떨고, 열등감 수치심 죄의식 인간인 척하는 말들과 늘어서 쇠락을 꿈꿉니다 생은 고통의 동의어이며 내겐 이를 멋지게 풀어낼 재간조차 없습니다 지쳤습니다 펜을 꺾는다 하여 세상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썼기에 나빠진 것은 산더미같은데 쓰지 않아 좋아지는 것은 없다니 통탄스럽습니다 작별입니다 작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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