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상에서 문득 생각난 문구 써보는 스레 (316)
2.If you take these Pieces (440)
3.패러디 소설 창작자+독자 잡담판 (182)
4.슬럼프 올 때마다 갱신되는 스레 (7)
5.주제 평가좀 (5)
6.루인의 시작점 (3)
7.소설 제목 기부하는 스레 (933)
8.☆☆창작소설판 잡담 스레 2☆☆ (397)
9.뽕빨물로 갈까 아니면 진지한 연애물로 갈까 (1)
10.:D (24)
11.포타는 2차로만 돈 벌 수 있어? 1차로는 못 버니… (5)
12.운빨 크리티컬 무도가(지루함,이세계물) (2)
13.어떤 단어를 시적이게 바꿔드립니다 (328)
14.평생 소비러로만 살았는데 나도 소설 써보고 싶어 (3)
15.한줄씩 쓰는 소설 [게일입니다] 현우시점 진행중. (188)
16.로판 자료집 추천좀 (1)
17.뭔가 웹툰&웹소설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 적고가자! (8)
18.왜 인기있는 웹소설도 세계명작만큼 인정받지 못할까? (17)
19.공포 단편 소설 써보기 (2)
20.(단편소설)요르문간드 (3)
넌 날 견디지 못했다.
내가 고여선 썩어들어가는 걸 넌 한심하게 여겼을 거라고 막연히 추측해 본다. 알고 있음에도 그랬다. 이건 확신이며, 너무도 뚜렷한 칼날이다. 인정하는 순간 무너지는 것은 나다. 그것을 알기에 오늘도 머문다. 나에 대해서. 너에 대해서. 너와 내가 함께했던 시간에, 별것 아니었던 단절에 대해서. 모든 것은 결국 나를 위해서. 이 조각들은 그래.
너이며,
나다.
공지 비슷한 거
이상이란 별을 쫓는 거겠지
쥘 수 없음에 절망하더라도 아름다운 거겠지
네 시선에 타죽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야
그리 차갑게 빛나지만 말아 줘
눈이 시리잖아
묘사, 행간의 지옥이 네게로 쏟아진다. 젖은 머리칼을 침침한 빛의 비늘을 매끈히 떨어져내리는 손끝을 이끌고, 너는 바닥을 긴다. 숨쉴 곳을 잃은 인어였다. 구십 센티 언저리의 지느러미가 퍼떡퍼떡 소금기를 갈구하였으며 애처로운 눈은 나를 향했다. 향하고 있었다. 현재진행형의 시선에 붙들려, 나는 어쩔 줄도 모르고 고개를 저었다. 구할 수 없어. 이곳에 바다는 없어. 하여 너와의 날들을 나는 물소리의 환상이라 칭했다. 보이지 않았으니까, 적어도 듣고 싶었으니까.
유려해빠진 말을 내던졌다 무의미의 연장선에 올라서 있었다. 정신병자래요, 나약한 주제 할 줄 아는 것도 없대요... 놀리듯 퉁 퉁 유리벽을 쳐대는 너의 눈을 보았다. 아름다웠다 네 경멸이면 나는 살아갈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정이 병 되어 정 박는 말을 사랑하게 된 병신이 바로 나였다, 할 수만 있다면 네게 사지 전부를 주고 싶었다. 뻔한 말이 흰 벽에 툭 툭 머리를 박고 죽어만 갔다. 허벅다리가 떨렸다, 네 곁에 서고파 바닥을 기었다 내려다보아줬으면 했다. 업신여겨 주어라 웃어만 주어라 난 내 발로는 어디도 갈 수 없고 다만 네가 손을 잡아줬으면 하여. 하여 창 너머 네 상에 자국을 남긴다 의미의 끝자락이라도 붙들고 싶어. 더럽히려 해서 미안하다 그러니 언제건 거기 있어만 달라 빌었다. 머리를 박고 죽어만 갔다.
허무가 남았다. 상처가 아문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다. 이별의 공식이 문장에 박혀 굳은 것 이외엔 무엇도 달라지지 않았다. 서녘, 서녘... 어느 날인가 네가 노래를 불렀던 것 같다. 처량함이 지글지글 묻어나는, 산비둘기를 닮은 음색의 러브송을 너는 불렀다. 러브송이라고...... 언제적 말을 쓰는 거래, 누리끼리한 냄새가 나잖아, 아직까지도... 하지만 그날 난 웃었다. 내 마지막 미소가 네 서녘에 있었던지라, 나는 조금 서글퍼졌다. 해 지던 날을 역시 잊을 수가 없다. 스러진 것 특유의 산뜻함으로 넌 오늘 나를 죽였다.
당신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는 지금도 부러움이 멈추지 않아
내가 사라질 때도 누군가가 울어 주면 좋겠어
미안해
난 당신이 되고 싶었어
결국 어떤 것도 숫자 한 줄로 귀결되는구나
네 작별 인사는 비명 같았어
생도 마음도 전부 푼돈에 팔아넘길 수 있다고 했어 너는
그리고 이렇게 끝난 거구나
거기선 밥 잘 챙겨 먹어야 해
쌀값은 있지 하는 말 대신 다른 걸 안부 인사로 삼자
포옹 같은 걸
비에 젖은 미소 같은 걸
살이 차오를 때가 제일 가려운 법이야
다만 날 범람하게 만드는 것이 네가 아니라 좀 서글퍼
나도 언젠간 널 잊어버리겠지
그때가 되면 더이상 괴롭지 않을 거야
세션이 귓가에서 끊길 때마다 시선을 피했어
페이드 아웃을 두려워했어 일, 하는 숫자가 재생 바에 붙박여 있기만을 바랐어
네가 내 음율이었으니까 내가 멋대로 그리 정했으니까
셔플된 세계가 두려웠던 거야
발에 붕대를 감고 널 기다렸어
날 걱정해 줬으면 했어
안아달라는 말 하나면 됐던 걸 추잡하게도
미안해
미안하다고
네가 머물던 때에 말해야 했는데
좁아빠진 우물에서밖에 살 수 없구나 나는
부러워서 미칠 것 같아
네가 날 안아줬으면 했는데
동경도 사랑도 전부 네 거였어
그리 버리면 안 됐잖아
가져가지 말았어야지
갈망하지 않아도 포옹을 노래할 수 있어... 네가 그동안 해 왔던 건 병신짓에 불과했단 거야. 그만 그리자, 한번만 더 다짐하자. 내일 밤은 조금이라도 덜 아플 수 있게.
빤한 이야기인데요, 약이 자글자글 든 병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저걸 전부 삼키면 언제든지 죽을 수 있어, 꼭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그게 너무 든든해요. 꼭꼭 씹어 고통스러울 수 있고, 내 죽음으로 당신들을 슬프게 할 수 있어요. 내겐 복수할 힘이 있어요... 봐요 난 무력하지 않아. 굉장하죠? 그러니 날 봐 줘요.
조용히 누워서 두근대는 심장의 덧없음을 느끼며, 이대로 가라앉아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고 주었다, 세상일이란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선택할 수 있었더라면 태어나지 않는 게 좋았을 텐데... 작은 방에서 쓸모없는 체온을 태워가며 오늘도 상념에 잠기는 것이다. 날씨가 이리도 좋은데 청춘을 낭비하고 있었다. 이번 봄은 벚꽃을 보지 못했다. 서글프다. 누가 좀 다정하게 대해 줬으면 좋겠다. 그 사람의 글솜씨를 훔치고 싶다, 완벽을 가진 주제 자신을 미워하는 기만을 관두어 줬으면 했다. 당신이 사라지고서 남겨둔 문장 쪼가리들에 나는 영혼을 팔았는데, 정작 당신은 내게서 세상에서 숨어들어 목소리를, 손끝을 감추고. 이런 세상 따위 나는 견딜 수 없었다. 나를 좀먹고 있었다. 나도 당신처럼 사랑받고 싶었어.
괜찮아, 방으로 가자... 침대 위 인형들은 날 반겨주니까. 가상의 다정으로 연명하자, 나 아프지 않을 거야 이제.
종점의 이름이 무엇이더라. 망각하였다. 가슴 밑바닥을 끌여올려 타는 목으로 읊어 본다. 너, 이름이. 전차는 광인을 태우고 행진하여 점차 어두운 곳으로 향하는 듯했다. 세간의 광자光子찬가에 광자狂者 되어 바닥을 더듬는다. 결국 그림자의 이름조차 잊었지만, 구원은 없었지만. 이제 어디로 가야 좋아. 열차는 언제, 탔더라... 기억하고 싶었다.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이 특히 눈에 들어 좋아 뒷일이 어떻게 되더라도 과거에 고정된 그 순간만큼은 진실되다는 느낌
꾸준한 취향인 것은 풍 (딴소리: 아름다움이야말로 삶의 목적이 될 만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인데 삶이란 게 꼭 물질 위에 서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조금 슬픈듯)
이 정도 썼으면 묶어서 출판할 수 없을까 하는 세속적인 감상도 1g.. 성실연재, 대단해
ㅋㅋㅋㅋㅋ사실 무지 가끔씩만 오고 있는데 스레가 오래되니까.... 뭔가 성실연재 같아진 게 좀 웃긴다. 글 하나하나 잘 뜯어서 읽어줘서 완전 고마워!!!! 출판...... 출판이라...... 이런 극찬을 받다니...!! 그치만 이거 팔아도 팔릴랑가 모르겠네!!! 사실 오래된 글들(주로 18년쯤 쓴 것들)은 이제 와선 스스로 읽기가 좀 많이 부끄...러워섴ㅋㅋㅋㅋㅋ혹시의 혹시의 혹시 싹 실어 출판하더라도 정작 난 잘 읽지 못할 것 같닼ㅋㅋㅋㅋㅋ익명성도 자칫하면 아슬~ 아슬하지 않을까 싶고. 그래도 항상 쪼들리는지라 글이 돈이 되면 기분은 무지 좋을 것 같네. 오랫동안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 사랑해!!!!
정말 잘 쓴다, 부러워. 나는 너처럼 될 수 없을 거야. 저 사람처럼도, 이 사람처럼도 될 수 없어 나는 그들이 아니니까. 그러니 난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대신에 내가 질투하는 사람들 모두가 나였으면 좋겠다. 실체 없는 공기 따위가 되어 모든 것에 닿아 있고 싶다...... 그러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
논리와 당위성을 한 발 넘어 약속을 하자. 포옹으로 재회를 맞이하자 그리하여 우리 행복할지니. 죽은 마음과 차게 식은 사지를 얽어 축복을 말하자 무덤까지 함께하자. 나는 분명 너의 요람에서 났다 그 단순한 깨달음이 늦어 땅을 기고 있었다. 후회의 말로 전한다. 황야에 붙박여 외친다. 우리 오늘 약속을 하자, 나는 네가 필요하다. 스러져 가는 나의 어휘를 네가 그러모아 들이켜 준다면, 의미 없는 말들의 나열을 네가 사랑해 준다면 나는 그걸로 살아갈 수 있다. 너, 나를 안아 주어라. 지금 오로지 그것을 위해 살아 있다.
너의 이노센트를 사랑하는 동시에 더럽히고 싶다. 네 품에서 서서히 죽어가고 싶다. 인간은 어째서 손발이 두 개씩밖에 없는 걸까, 곤충의 다리마냥 빽빽한 것으로 너를 감싸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고 싶다. 어떤 다정은 섬뜩하고 때로는 저주 같으며, 내 사랑이 네게 그러한 형태로 닿을 것을 알았다. 창 너머 나를 보던 시선이, 이 정신의 행진을 허락하던 순수가 나의 것이 아님을. 하여 나는 한 발 한 발 심장 속 단두대로 향했다. 아주 사라져 버리자. 하잘것없는 숨 따위 지워버리자. 네가 바란다면 나는 축생이라도 될 수 있었다.
사실은 알고 있다
의미 없는 짓이다
하나 그저 가정한다
네가 날 안아주었더라면
한 줌 정을 쥐어주었더라면
어린아이 용돈 주듯, 적선하듯 던져진 정이었다. 동정, 어느 정도의 업신여김이 기반된. 넌 내가 잘 됐으면 좋겠다 했다. 그 몇 마디 말에 난 현실을 버리길 택하고 술독에 빠져들었다. 논리의 정합을 뒤로 하고 흔해빠진 몽상가로 전락해, 전하지 못한 말들을 붙들고 새벽 단칸방에서 네 이름을 부르짖고 있다. 이런 문장들 이젠 별 의미도 없어, 네가 내 글이라곤 한 줄도 읽지 않는 걸 알아 시야 구석에조차 들지 못했다고. 수 년하고 수 개월이 지났어 그런데 난 아직 네 이야기를 해,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데 뭉개진 해마가 구차하게시리 건져올리는 것이 전부 네 기억이야 바보가 될래도 될 수가 없어 망각의 향방조차 완전히 틀려먹어서, 글렀나 봐. 내가 잊는 건 네가 아니야 언제고 나이며 내 미래야. 부수고 괄시하고 괄호, 말하려던 것들을 가슴 속에 꾸욱꾹 눌러담아 줄 두 개로 가두어두고선 네가 알아주기를 바랐던 게. 너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 알았대도 몰랐대도 비참하구나, 나만 지는 이야기구나, 나는 너의 승리를 위해 태어난 거였구나...... 그렇게라도 네가 행복했으면 됐다는 너절한 시를 인터넷 구석에 놓아 둬. 읽어 주지 않겠지. 주워 주지 않겠지. 내 조각들의 주인은 언제고 나를 배반하는 것이 못내 슬프다. 정에 박힌 돌처럼 금이 가 있다, 심장 모양으로.
이 도시의 이름은 서러운 울음의 준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짓무른 너를 껴안고 싶었다, 함께 물렁하도록 썩어들어가고 싶었다.
아침해를 받은 구름이 숨을 쉬는 듯했다. 유령이 되어 보고 싶었다. 하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저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꽤 쓸쓸한 일일지 모른다, 살아 있는 몸이란 생각보다도 괜찮은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마마, 난 괴로워. 여명은 언젠가 사그라든다는 게, 또한 끝없이 떠오른다는 게.
기도할 수조차 없다. 내가 무엇을 바라는 지 알고 싶지 않았다. 소름끼치도록 두려웠다. 먼옛날 발치서 흩어진 소망과 상실의 역사만이 이곳에 있었다. 일출에 토기가 오른다. 매일 밤 애도한다. 소모되는 하루하루를, 생을. 돌아가고 싶지 않다. 마주하고 싶지 않다. 해가 지고 떠오르는 것이 사형장으로의 발걸음만 같았다. 아무런 용기도 없는 주제 오로지 마음으로만 죽음을 바랐다. 잠들듯이 가고 싶었다. 아프지 않게, 이왕이면 당신 품에 안겨서... 당신이 나를 상흔으로 기억하도록.
창 너머 들리는 축제 불꽃 소리가 고통스럽다. 봬는 것은 없고, 나는 저 행복에 들어가 있지 못하고. 빛 아래 살고 싶었다. 이 밤을 밝혀주었으면 했다.
할 수 있지만 안 한다는 말, 그거 제일 무서운 거야. 가능성은 아름답기에 위험해, 당분 같은 거야, 배를 고프지 않게 하지만 정작 영양가는 없어. 나를 굶겨 죽이는 거야 애매한 재능이 내 오만이. 문틈으로 빛을 바라만 보며 내일을 그리는 게, 침대 모서리에 쭈그려 언제까지고 생각만 하는 게, 냉소하고 빈정거리면서 세상의 뒷문으로 발을 빼는 게... 추악한 인간은 태어나는 게 아니야 만들어지는 거겠지. 내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수렁에 살고만 있으니까.
살고 싶지 않은 날에 문장을 씁시다. 말이 되어야 한단 강박에도, 단어의 호응에도 온점의 위치에도 신경을 끕시다. 버릇이 굴레가 되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날 비를 맞으러 나갑시다. 한 마디라도 이해받지 못할까 두려워 전전긍긍 떨지 맙시다, 아무도 그댈 사랑하지 않으니 자유로워집시다.
이 거리선 달큰하게 울렁거리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 대학가 술집 거리 끝자락 팔 평 원룸, 206호...... 나는 이곳으로 도망쳐 와,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염병, 지랄... 육시랄 것들. 욕지거리를 한 사바리 내놓고 나면 마음이 다소 편해지는 병을 나는 앓았다. 하여 주기적으로 차오르는 충동을 나는 견딜 수 있었다. 자상흔을 양팔에 매달고 물가서 하염없이, 없는 저세상을 바라보며 그날도 생을 실감하였다. 발끝에 닿는 한기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 고작 그뿐 아프다 말할 음성조차 나는 가지지 못했다. 그리하여, 다시 비극. 출금은 출근은 반복된다. 어리석게도 살아남기 위하여.
나는 슬프다 말하겠다. 무엇을? 모든 것이라기엔 아귀가 맞지 않는다. 거금을 들여 산 이어폰과 옛날 장난감, 도망쳐 나오던 발자국, 닳도록 본 에스엔에스 창의 팔로워들...... 그런 것들은 간혹, 기쁨을 준다 기만스럽게도. 현대인의 생이란 어차피 이런 것이겠지, 고독조차 허영스레 뱉어 자아를 치장하기 바쁜, 멜랑콜리의 시대, 마치 이 문장같은 것이겠지. 밤이 오늘도 들척지근했다. 술집 거리서 바보같은 함성이 들렸다. 저리 우스운 것에조차 나는 끼어들지 못했다. 앞서 말했던 것에 이어, 나는 아마 많은 병을 앓고 있다. 개중에는 유예병이란 것이 있는데, 이는 그저 가만히 있고 싶어하는 병이다. 오늘의 즐거움을 고통을 보람을, 삶 냄새가 나는 모든 것을 내일로 밀어 놓고자 하는, 용기없는 자의 병이다. 어떤 병은 때로 같이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여, 호기롭게도 나는 이것을 내 자아 근간과 가까운 데에 두었고, 그 결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간이 되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행복하였다, 행복의 대가로 아사하였다. 눈을 뜨면 네 자리 숫자가 보였다, 통장 잔고였다. 다행이도 밥 한 끼는 먹을 수 있겠다 싶어 웃었다. 행복하였다, 거 정말로. 출금, 그 결과 갇힌 굴레가 출근. 폐기 도시락을 먹는 일상은 정말이지 복에 겨운 것이다.
이따위로 멍청한 회고록 같은 것을, 나는 원체 쓰지 않는 주의였다. 하나 견딜 수 없는 날이 오고야 말아, 손끝까지 치민 욕지기를 이곳에 쏟아낸다. 복통, 복통... 갑충, 폭신한 구석탱이 먼지더미. 그들이 주는 행복에 겨워 나는 내 발로 이곳에 왔다. 흰 지면과 굴림체 폰트 사이 머리를 누이러, 조각난 허리뼈를 늘어놓으러 왔다. 도망을, 유예를, 오늘로부터의 자유를 찾아.
안녕 레주!! 계절이 변해가니까 문득 생각이 나서 와봤는데 비교적 최근까지 글 써주고 있어서 너무 기뻤어... 이렇게 취향인 글을 자유롭게, 무료로 보고 있다는 게 정말 믿을 수가 없어ㅎㅎ 레주가 언제나 좋아하는 글 쓸 수 있으면 좋겠다! 항상 잘 보고 있고 좋은 글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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