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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fTQoNteNvA 2018/11/05 02:54:35 ID : e5atuoGmk3z
넌 날 견디지 못했다. 내가 고여선 썩어들어가는 걸 넌 한심하게 여겼을 거라고 막연히 추측해 본다. 알고 있음에도 그랬다. 이건 확신이며, 너무도 뚜렷한 칼날이다. 인정하는 순간 무너지는 것은 나다. 그것을 알기에 오늘도 머문다. 나에 대해서. 너에 대해서. 너와 내가 함께했던 시간에, 별것 아니었던 단절에 대해서. 모든 것은 결국 나를 위해서. 이 조각들은 그래. 너이며, 나다. >>2 공지 비슷한 거
302 ◆PfTQoNteNvA 2023/02/17 03:21:20 ID : nu4Fa3Dy6o3
접어. 302번 레스를 쓴 사람, 지난밤 소주 반 병에 정신이 나가 별말을 다 쏟아낸 사람, 기대를 했던 유예를 원했던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있는, 그래 사람. 사람 취급해줄 필요도 없다 사실, 지나고 나니 수치스러워 죽겠는데 그냥 뭐, 잊을란다. 잊게 해 줬으면 좋겠다 삿된 것으로 가득한 뇌리서 네 기억만을 끄집어 불태워주면 좋겠다. 이딴 애정 접고 싶다, 허나 정의 이면엔 후회가 있다 몇 번이고 겪었다. 그래서 난 그냥 전부 덮어두려고, 미적지근하니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길 끌고 가려고. 이런 내 장단에 맞춰 줬으면, 그러다 괴로워졌으면, 네가, 네가. 두 번 세 번 수백 번 내 이름을 곱씹어 줬으면 네가.
303 ◆PfTQoNteNvA 2023/02/17 03:31:25 ID : nu4Fa3Dy6o3
사랑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도록...... 개뿔. 예스레 말하자면 죽이나 쑤어라, 저속히 말하자면 좆이나 까라, 언젠가 길을 잃은 날을 위한 이야기를 썼던 기억이 있다. 올바름을 올바르다 말하자고 당시의 나는 생각했었다 지금에 와선 얼척없기가 그지없어 한 대 치고만 싶다. 확실히 비웃어 마땅하다 입바른 소리가 따로 없다. 괴로워지더라도 옳은 일을, 진실을 잔소리를 눈물을, 바보같은 소리, 개소리. 사실 알고 있었던 것 뿐이다 날 안아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거. 그러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애같이.
304 ◆PfTQoNteNvA 2023/02/17 08:40:06 ID : nu4Fa3Dy6o3
아니야 다 필요없어 그냥 웃어만 줘
305 ◆PfTQoNteNvA 2023/03/02 20:28:39 ID : cIMnWjhfgi9
사랑이라는 거, 받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건지도 몰라. 비워냄으로서 충만해지는 것도 세상엔 있는지 몰라...... 네가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생각했어. 통탄스럽게도 인간은 기계가 아니고, 나도 그렇고, 너 역시도. 네가 바라지 않더라도, 네가 돌아올 때까지, 이곳을 내버릴 수 있을 때까지 난 기다릴 거야. 그리고 언젠가 네가 날 안아 주기를.
306 ◆PfTQoNteNvA 2023/03/04 17:09:27 ID : mpPbg5bA0le
삼 월인데 눈이 내리더이다. 하드 - 랜딩 - 스터프, 당신 가슴을 찢어발기는 서릿발이더이다. 갈빗대 사이로 날아든 것이 아파 당신은 그저 시체처럼, 언제까지고. 그대 사랑의 대가가 이런 것이었다면 애초 취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접문, 식은 입술에 숨을 불어 떠나보내겠소, 안녕히. 빈 가슴에 상사화를 피워보일 테니.
307 ◆PfTQoNteNvA 2023/03/05 14:15:02 ID : mpPbg5bA0le
경이롭게도 너는 나의 비극이 되어
308 이름없음 2023/03/05 16:14:48 ID : g6jbjvyFcnz
한 스레를 5년 동안이나 이어갔네. 레주 정말 대단하다.. 스크랩해놓고 잘읽고 있어:)
309 Lemon 2023/03/14 14:15:28 ID : la2mq7AnXxO
그리워하는 법을 잊어 두었다. 미련과 그리움은 다르기에 나는 후자를 지웠다. 미련이라 함은 객관적인 것이고 그리움이라 함은 사람을 향하는 것이니 나는 사람을 지웠다. 나는 끝없이 모든 것을 지운다 많은 것을 버린다, 형식에 얽매이기 싫단 말의 형식을 짜 내었다. 관심을 원하는 주제 스스로를 내보이기 싫어 도망칠 생각도 수백수천 번 해 보았고, 저질스런 글자 쪼가리로 게시판을 휘저어, 플로트, 플로트 떠 올리며 수면을 더럽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나의 수치를 멍청한 사랑을 감췄다. 이름, 없음 두 단어가 좋다며 나를 지웠다 지우기 싫었다 책임을 내 열망을 그대들 시선을. 수면, 나는 또다시 떠 다닌다 역겨운 혼이 녹아 흩어지길 바란다. 그래 이건 미련이다 그래, 그래, 사실 아무것도 동의하지 못하는 주제 입만 살았다. 사실 지금도 누군가를 따라하고 있다 그는 나를 모르는데 당신을 알고 있다 말할 자신도 없는데. 글을 알면 글쓴이를 아는 것인가, 그러한 오만이 얼마나 난폭하게 타인을 붙들어 매는지 얄팍한 영혼을 불사르는지. 그리하여 글이 발하여 억지스러운 라임 자몽 레몬 따위로 나는 사그라들어 가는 것이다. 강산強酸 강산江山 산에서 레몬이 나더라고 누가 말하던가 내 미련은 그대 가슴께에 있다. 추억을 말하는 노래를 나는 듣지 않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그리워하는 법을 잊어 두었다 이리도 뻔한 수미상관으로.
310 ◆PfTQoNteNvA 2023/03/14 14:17:12 ID : la2mq7AnXxO
>>308 ㅋㅋㅋㅋ조각글 뱉을 때마다 요긴하게 잘 와서 쓰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부른다고 조회수가 계속 늘어나는 게 재미있기도 하고ㅋㅋㅋ힘들 때마다 너희가 달아주는 레스 보면서 힐링하고 있다!! 앞으로도 잘 읽어줘 ;>
311 ◆PfTQoNteNvA 2023/03/14 14:22:35 ID : la2mq7AnXxO
네가 괜찮다면 오늘 피안으로 가자.
312 ◆PfTQoNteNvA 2023/03/14 14:24:08 ID : la2mq7AnXxO
후회해 달란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멍청하지
313 ◆PfTQoNteNvA 2023/03/21 07:02:53 ID : 0ldBhy2KZfU
내일 와, 내일...... 응? 오늘의 나는 타인을 견딜 수 없어.
314 ◆PfTQoNteNvA 2023/03/21 07:04:02 ID : 0ldBhy2KZfU
너를 기만할 테니 웃어만 줘
315 이름없음 2023/03/21 19:24:53 ID : 0ldBhy2KZfU
문득 궁금해졌다. 이 스레의 글들을 색채로 표현하자면 어떤 느낌일까? 언제든 좋으니 다들 자유롭게 답해주고 가면 좋겠어. 그리고 역시나 문득 리퀘를 받고 싶어졌으니 선착순으로 하나만 받아보겠다. 대신 완성 시기는 알 수 없다! 분량도 내 맘대로다! 보고 싶은 장면이나 소재, 이야기, 상황, 키워드... 스레가 날아갈 수준의 수위가 아닌 이상 가리지 않고 받는다. 그리고 늘 말했듯 난 관종이라 리퀘에 감상문 써주면 완전 좋아함...♡
316 이름없음 2023/03/21 19:32:38 ID : coK3U47teMl
>>315 여×여도 돼? 그리고 이 스레는 보라색? 분홍색, 빨간색, 파란색이 적절히 섞여있는 형태일 것 같아.
317 이름없음 2023/03/21 19:48:28 ID : 0ldBhy2KZfU
>>316 당연히 된다!!!! 피드백 고맙다!!! 말해준 느낌의 색깔 되게 좋아해. 리퀘 내용은 자세해도 좋고 키워드나 인믈, 상황만 막 던져 줘도 괜찮아!
318 이름없음 2023/03/21 22:03:47 ID : coK3U47teMl
여×여 컾 썸씽인데 둘 사이는 만난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친한 친구사이. A는 무성애에 가깝고 맹한성격, B는 레즈인데 겉은 활기찬데 속은 꽤 우울하고 자낮인 느낌. 일단 A입장에서 말하면 A는 자기도 모르는 언젠가부터 애가 갑자기 들이대는거야. 처음 B가 플러팅한 날이 언제인지도 몰라 얘는ㅠㅠ 어쨌든 언젠가부터 B의 플러팅을 자각하게 된 A는 일단 싫지는 않은 거 같은데 잘모르겠다, 좀 당황스럽긴한데. 라는 느낌으로 일단 평소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대하자, 그러니까 맹한 척 그냥 흘러넘기자라는 식으로 결정하고서 보내는 중. 여기서 B스토리가 좀 나뉘는데 일단 공통배경부터 들어가자. 일단 B는 활기찬 느낌인데 속은 곪아있고 자존심이 살짝 쪼그미라서, 마음 자각하고나서 플러팅이나 신호주는데 꽤 시간이 오래 걸렸어. 그렇게 오래걸린 마음인데 애가 평소처럼 맹하게 반응하니까 뭔가 진이 빠지기도하고 정말 눈치못챈건가, 속상해, 같은 느낌으로 꽁해있었는데 결국 마음 다잡고 저 눈새가 알아차릴 때까지 오지게 들이대기로 마음 먹음. 여기까지가 공통 배경이야. 여기서 갈리는 스토리는, 1번, A가 연기에 미숙했을 때. 이 경우는 A가 알아채고 평소처럼 지내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애가 연기를 더럽게 못해서 B가 바로 알아차려버리는 거야. 그때부터 관계가 역전되서 B가 여유롭게 플러팅하고 A가 당황하는 걸 지켜보는 느낌. 2번은 A의 연기가 완벽할 때…인데 지금은 생각이 잘안나네. A의 완벽한 연기에 B도 결국 한계가 오고, 정말 나 안좋아하구나, 가망 없는 사랑이었나… 할 때쯤 A가 마음정리다하고 마지막 플러팅 살풋 웃으면서 받아주는 플롯이었던 거 같고, 마지막은 B가 급한마음에 플러팅이 아니라 고백을 갈겨버렸는데, 일순 정적에 빠지고, 눈빛이 교환된 그 순간에 서로가 어느정도 길게 이어지던 이 비정상적인 상황을 눈치챘었고, 서로 그냥 이 순간의 관계성이 좋아서 안놔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눈치채는? 스토리였던 듯.. 이 세가지 스토리 모두 두 사람 사이에 있는 일종의 불문율이 있는데, 절대 직접적으로 좋아한다, 사랑한다라는 말하지 않기임. 이건 살려도 되고 안살려도 되는데 지켜는 줘야하는거야..! ps. 다 써주는 건 바라지도 않고 이중에 하나, 마음에 드는 전개 골라서 써줘!
319 🍒 💣 2023/06/09 11:38:05 ID : Fii8kmnvhe1
>>318 🍒 Nuclear cherry bomb 💣 "있잖아 A, 체리 맛도 먹어볼래?" "응... 어?" "자, 아~ 해봐! 이거 맛있어!" "으, 응......?" 막무가내로 들이대지는 분홍색 스푼. 색은 비슷하다지만, 작은 스푼 아래쪽 구석에는 스트로베리 맛이 섞여 있다. 방금 전까지 B가 떠 먹던 맛이다. 더블 주니어 사이즈의 컵 아이스크림이 B의 따스한 손안에서 천천히, 뭉근히 녹아내린다. 조금 얼떨떨한 듯이, 허나 볼을 살짝 붉히며 A는 얌전히 입을 벌린다. 아기새가 된 기분이 약간 든다. 그리고 저 스푼, 분명 B가 아까까지...... 아니, 그만, 얼굴이 빨개질 거야. 하여간 날씨가 지독하게도 더운 탓이다. 아무튼 그렇다, 그래야 한다고. 체리와 딸기가 얇은 A의 목을 울리며, 떨리는 뱃속으로 스며들어간다. 언제까지 나는 더위를 탓할 수 있을까. 마냥 생글생글한 B를 목전에 두고, A는 생각했다. - "있잖아, A, 알지 못하는 게 있을 때는 어떻게 해?" "뭘 어떻게 알지 못하는데?" "뭐든지. 예를 들면... 음, 다음 시험 문제 같은 거!" "시험 문제라면... 공부를 하겠지. 뭔가를 잘 모르겠다면, 그것과 인접하거나 비슷한 것들을... 조사해 보면 되지 않을까." "그래? 하지만 너를 닮은 사람은 내 주변에는 없는데." "......뭐, 뭐?" "이렇게 깜찍한 애가 또 어딨어~" B는 A의 코끝을 콕 눌렀다. A의 머릿속 핵미사일의 발사 버튼이었다. 요즘 정말 더운가 보다. 이러는 게 오늘만 몇 번째지. 언제나처럼 멍한 얼굴 뒤로 A는 생각한다, 역시나 뺨에 열이 슬슬 오른다. 버섯 구름, 피폭...... 뭐 그런 건가 봐. 머릿속으로 기묘한 말들을 읊으며, A는 삐걱삐걱 고장난 몸짓으로 다시 문제집을 바라본다. 그리고 이럴 때마다, B는 항상 소리 내어 웃는다. 농담, 농담이야. 여름이 되면 이상한 말을 하고 싶어질 때가 있잖아. 여느 때처럼 실없는 소리를 하며 B는 A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하여간 우리 깜찍이, 똑똑하게 생겨서는 이런 데에 쑥맥이고. 아하하, 하는 B의 웃음소리는 빈 교실에 여상히 울려 초여름을 칠해내지만, 그럼에도 B는 종종 심상찮은 불안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나와 너는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 있을까. 다른 사람한테도 이렇게 벌개져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웃어주고, 생각해주고, 공부해주고...... 그러는 거 아니지? 초여름은 짧아, 계절은 언젠가 끝나버리기 때문에 계절인 거야. 그렇지만 나는 용기가 없어서, 어떻게든 계속 들이대자고 결정해 놓고서도 진심만은 말할 자신이 없어서. 그래서 연인과 인접한, 비슷한 모습들을 오늘도 네 앞에 끌어다 놓으며 나는. 그래 나는 너를 사랑한다. 눈치 없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너라는 난제를. 초여름 햇살을 거머쥘 듯 너를. 그렇지만 확신 따위 없는 이 고행을, 계속하여도 나는. "저, 저기 그, B......" "응? 왜?" "그그그, 더우니까 에어컨 좀 세게, 틀어주지 않을래? 그, 문제가... 안 풀리니까..." "으응...? 하지만 우리 에어컨 중앙 제어라 온도 낮출 방법이 없는데?" "그러면, 음, 시원한 거라도......" "괜찮아 A? 많이 더워?" B는 자리에서 일어나 A의 이마에 손을 대 본다. 감기... 같은 게 걸릴 날씨는 지났는데.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 그랬고...... 그래도 A는 바보 깜찍이고, 맨날 이불도 다 차 버리고 자니까. 하지만 이내 다가온 B의 얼굴에 A는 다시 한층 더 뜨거워져, 급기야는 바보같은 말을 뱉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게, 그... 체리 맛으로...?" "응......?" "어......?" 나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야. B의 팔목을 양손으로 틀어쥔 것도 모르는 채, A는 어설프게시리 생각하고야 말았다. 또한, B 역시도 생각한다. 계속하여도 나는... 너는, 괜찮지 않을까? 자신이 생겼다. 뜬금없게도 B는 화색이 된다, 그 꼴을 보는 A는 진퇴양난의 외나무다리에 놓인다. 아... 잘 숨기고 있다 생각했는데, 망했다. A는 언제나처럼 맹한 척, 눈을 질끈 감았다 뜬다. 나는 지금 이대로도... 나쁘지 않은데. 괜찮은데...... 하지만 정확히 무엇이 괜찮단 것일까. "A, 혹시 그때 아이스크림, 신경쓰고 있었어...?" "그, 그럴 리가 없잖아. 어차피 똑같은 아밀레이스......" "......그럼 내가 맨날 뭐 먹여줘도 괜찮아?" "뭐?!" "어차피 다 똑같다며? 그런데 왜 신경쓰고 있어~?" ......좋아, 침착하게! 한쪽 눈을 찡긋하며, B는 기세를 굽히지 않는다. 이미 이쪽도 머릿속이 포화 상태다, 너로 가득 차 있어 죽기 일보직전이다. 이제 와 물러설 수는 없다. 물러서는 순간 분명 지옥의 어색함이 찾아올 테니까. 그리고 우리 깜찍이는 연기도 못 하고, 귀여우니까! 그렇게, 지옥의 플러팅 데이즈는 시작된다. - "A, 나 오늘 별 보러 간다? 엄청 가까워." "어디로 가는데?" "우리 A 눈동자 속... 반짝이는 샛별...!" 점심시간. 어처구니없는 발언에, 잠시 분위기가 차게 식는다. A는 뚱한 얼굴로 응수한다. "폭탄 맞은 것 같은 이야기네. 얼른 밥이나 먹어." "그래그래. 우리 A, 오리고기 좋아했지? 아아~" "응? 아아..." 오리고기... 싫지 않지. 별 생각 없이 A는 입을 벌렸고. "헤헤, 맛있어?" "응...? 맛있는데." "그래? 체리 아이스크림이랑 이거랑, 뭐가 더 맛있어~?" B의 뉴클리어하기 그지없는 멘트는 멈추지 않고. "......쫌!" A는 얼굴이 벌개져,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 "체육복 고마워, A! 네 꺼 없었으면 큰일날 뻔했다니까." "응... 사물함에 있어서 다행이었네. 그래도 덥지 않아?" "응. 역시 동복은 이제 더워. 금방 줄게!" "뭐...... 응?" 그리고 곧장 눈앞에서 체육복을 벗어제끼는 B에, A는 당황하고야 만다. 뭐, 뭔데. 눈 둘 곳을 찾지 못하겠어. 상스럽게스리 뭔 옷을 그리 훌렁훌렁 벗어제끼냐는 말을 하고 싶어도, 여긴 어차피 여자 반 교실이고, B 자리는 바로 앞자리니까... 자기 자리에서 옷 갈아입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 지극히 평범하고 합리적인 행동이야. 눈을 질끈 감고 그 사실을 찬찬히 생각하던 A는, 최후의 수단으로서 조용히 몸을 뒤로 돌린다. 그러나 이내 A의 어깨에 터억 손이 올라오고, 삐걱삐걱 뒤를 돈 A의 눈앞에는. "A, 역시 더우니까 부채질 좀 해줘! 이걸로!" 반짝반짝하게 땀에 젖어서, 체육복 바지와 나시만 대충 걸쳐 입은 채, 해맑게 웃는 B가 있었다. 그 꼬라지를 보며 A는 생각했다. 아...... 힘들다. 미칠 것 같아. 저 체육복에서 분명히 땀 냄새 나겠지. 그런데 왜 차마 못 빨 것 같지. 나 그렇게 안 더러운데. 왜...... "A, 무슨 생각해? 왜 멍하니 있어?" "......아무것도 아냐." A는 그렇게 B의 얼굴을 마주보지도 못하고서, 말없이 파닥파닥 부채질을 해 주었다. - ......이거, 언제까지 계속할 건데! 매일매일이 완전 핵폭탄 같다고! 좀! 이상한 기분에, A는 조금 울상이었다.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말 어이없는데, 심장이 이렇게까지 뛴다는 게. 초여름에서 체리 향이 났다. 몽글몽글한 마음을 부여잡고, A는 몸을 숙였다. 질식할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쿵, 쿵. 심장 소릴지 발소리일지, 알 수 없는 것이 울렸다. 먼지 쌓인 벤치와 하복 치마, 매미 소리와 그림자... A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진다. "A, 괜찮아? 더운데 왜 이런 데서 웅크리고 있어." "B......" 쭈그린 무릎 위에 얹힌 팔 너머로 고개를 비척비척 들어올리면, B가 있었다. 다정한 얼굴 뒤로 역광이 비친다. A는 생각한다. 그래 언제나 네 뒤에만은 숨었다. 더우면 그늘이, 추우면 난로가 되어주던 너다. 나보다 조금 더 큰 키가, 높은 체온이 나는 좋았다. "B, 있잖아." "응. 왜?" "너는 말야... 잘 알 수 없는 게 있으면, 어떻게 해?" "모르는 거? 닮은 것들을 공부하면 된다고 전에 네가..." "이건 공부하거나 조사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검색하거나 남들한테 물어볼 수도 없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B?" "......나는 말이야, A." A는 나의 옆에, 곁에, 언제나 보이는 곳에 있다. 지금도 이렇게 햇볕을 가려주고서, 떨리는 손을 붙들 듯 말 듯...... 주변 사방에 움직이는 것이라곤 없는데 귓가에 발소리가 울린다. 달큰한 향을 내뿜는 무한의 핵융합 엔진, 우리는 아마 그것을 심장이라 부르기로 하였다. B는 느낀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목소리가 어그러질 것만 같다, 제대로 나오지가 않는다. 손끝은 듣도 보도 못할 전율에 떨리고 있고, 차마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는 채, 이렇게나 바보가 되어서...... 하지만 이런 순간도, 이런 나날들도, 나는 언제나 멍하니 흘려보내곤 했지만 말이야. 그럼에도 하나만은 계속, 계속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나, 체리 맛 별로 안 좋아해. 너무 달아." "으응." "오리고기도 급식에 나오는 건 별로야. 잡내 나." "으, 응......" "땀 냄새나는 것도 싫어. 수박 껍질 같아서 마음에 안 들어." B, 혹시 화났나? 너무 들이대서? A의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는다. 주제 넘은 짓을 한 걸까 나는. A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사과할 준비와, 정말 아프겠지만 - 여차하면 끝낼 준비를 언제나처럼 했다. 밝게 구는 것도, 들이대는 것도, 먹을 것을 떠 주는 것도...... 그냥 나는 그 모든 순간이. "그렇지만 괜찮았어." "응...?" "......언제까지나 이렇게 있고 싶다고, 이대로도 충분히 즐겁다고..." "...계속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곧장, A는 화색이 된다. "있잖아, B. 여기 봐 줘." "왜......?" 그리고 날아드는 것은 입맞춤. 정말이지 지겹게도 단내가 나는, 사상 초유의 분홍빛 폭탄. 암전하였던 시야를 어벙벙하게 붙들고, 언제나처럼 벌개진 얼굴로 고개를 들면 역시나 A가 있다. 이내 찾아드는 정적. 드디어, 이제서야 겨우 시선이 맞고. 그렇게 그들은 말이 없었다. 달콤한 향이 온 교정을 메운다. 태양이 빨개, 체리처럼 보여. 그 사실을 두 사람은 이제서야 눈치챈다. 그냥 계속 이대로만 있자. 우리 둘 다 그 말을 하고 싶었어. 샛분홍빛 지구는, 오늘도 돈다. 두 사람을 태우고.
320 ◆Fii8kmnvhe1 2023/06/09 11:41:43 ID : Fii8kmnvhe1
>>318 언제 올지 모른다고는 했지만 너무 늦어버렸다!!!!!! 미안해!!!!!! 슬럼프와 현생의 문제로 심적 여유가 하나도 없었어서 너무 뒤로 미뤄버렸다. 처음엔 멘붕시리어스와장창짝사랑맛이 좋아서 2번 루트로 쓰려다가, 청춘백합러브는 역시 밝은 맛이지 싶어 1번으로 급선회했어. 혹시 아쉬웠거나, 맘에 안 들었던 부분이 있으면 말해줘!!! 수정본도 쪄볼게!!! 아무래도 달달짭짤한 청춘러브다 보니까 평소 스레에 올리던 글들에 비해 가벼운 분위기로 진행됐는데, 여러모로 새로운 시도 같아서 나도 즐거웠었어. 청춘백합 최고!!! 찬양해!!
321 ◆Fii8kmnvhe1 2023/06/09 11:46:26 ID : Fii8kmnvhe1
>>320 그리고 마지막 키갈은...... 거... 쓰다 보니 그렇게 됐수다. 엣헴......
322 318 2023/06/11 04:48:04 ID : BcK3RzO6ZdD
>>321 내가 올려준 그날에 봤는데 감상문을 어떻게 적어야 될 지 모르겠어서 계속 미루고 있었어... 진짜, 진짜 미쳤다 세상에 체리블라썸을 주문했는데 초코나무숲이랑 슈팅스타가 함께 온 기분이야..! 특히 초여름!! 이 키워드를 내가 왜 생각 못 했지??? 싶을 정도로 진짜 키워드 너무 좋았어.. 사랑해 진짜 너무 완벽해... 두 주인공의 사랑을 응원하게 돼.. 미쳤어... 그냥 아이디어로 박아두고 잊혀질뻔한 거 가져와서 다행이고... 이렇게 글로 만들어줘서 고마워. 혹시 이 아이디어 쓸 생각있으면 써도 돼..! 오늘 행복하게 잘 수 있겠다 +나 베라 안간지 100만 년 쯤 됐나 체리쥬빌레를 체리블라썸 이러고 있네큐ㅠㅠ...
323 이름없음 2023/06/11 22:16:34 ID : Fii8kmnvhe1
>>322 와 검수 못하고 올렸더니 오타 거어업나 많길래 슈슈슉 고쳐놨다. 자고로 청춘 로맨스는 초여름이지! 능글자낮이랑 맹순이 조합은 나도 좋아해서 즐거웠어. 새벽에 레스 달아줬는데 벌써 밤이네!! 잘 자고 내일도 좋은 하루 보내!!! +체리쥬빌레... 맛있지...!!!! 알아들었으니 오케이라구!!!
324 ◆1dzRB9iqkpW 2023/06/13 21:18:34 ID : 1dzRB9iqkpW
사라져버렸어 전부 신기루처럼 너는 잔향만을 두고 가는구나 네 온기를 잊지 않을게 무운을 빌겠어 사랑은 더 빌지 못하겠지만
325 ◆1dzRB9iqkpW 2023/06/13 21:18:49 ID : 1dzRB9iqkpW
나는 너한테 이리도 쉬이 끊어낼 수 있는 존재였구나
326 ◆1dzRB9iqkpW 2023/06/13 21:19:59 ID : 1dzRB9iqkpW
하고 싶은 말이 많이 남아 있었는데
327 ◆1dzRB9iqkpW 2023/06/13 21:21:16 ID : 1dzRB9iqkpW
무운을 비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날 들쑤셔 놓았다니 그딴 소리 마 행복했으니까
328 ◆1dzRB9iqkpW 2023/06/13 21:21:53 ID : 1dzRB9iqkpW
언제든 돌아오라 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을 걸 알지만
329 ◆1dzRB9iqkpW 2023/06/13 21:22:54 ID : 1dzRB9iqkpW
미련을 남기지 않도록 살아가도록
330 이름없음 2023/06/13 21:27:14 ID : 1dzRB9iqkpW
이제 아무도 날 안아주지 않을 텐데
331 이름없음 2023/06/13 21:42:54 ID : 1dzRB9iqkpW
그것 봐 포기해두길 잘 했잖아
332 ◆1dzRB9iqkpW 2023/06/14 03:18:11 ID : 1dzRB9iqkpW
비 냄새가 이별을 고하는 것 같아서 싫어
333 이름없음 2023/06/14 03:20:12 ID : e3TO9y1AZbg
지금 비와? 지역이 어딤?
334 ◆1dzRB9iqkpW 2023/06/14 09:34:14 ID : 1dzRB9iqkpW
>>333 그친 지 꽤 됐는데 비냄새는 나더라 지역은 비밀~
335 ◆3yLfcK6i9Ak 2023/07/03 02:40:00 ID : 3yLfcK6i9Ak
넘실대다 죽읍시다 여기에 있지 맙시다 외롭고 찬란한 새벽에 물거품이 됩시다
336 ◆3yLfcK6i9Ak 2023/07/03 02:42:43 ID : 3yLfcK6i9Ak
인공 태양을 신봉하던 행성, 앱실론의 기쁨으로 충만한 별에 너는 살았다. 잘 일하고, 잘 먹고, 잘 죽고. 너는 행복해 보였다. 어떤 진실도 모른 채 우매하게 죽어가겠지, 붉음 따위 없는 삶을 살겠지, 아편에 취해 꿈을 꾸겠지... 나 역시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으면 좋았을 텐데. 낙원에서 눈을 감고 싶었으니.
337 ◆3yLfcK6i9Ak 2023/07/03 03:00:17 ID : 3yLfcK6i9Ak
넘쳐 흐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뭉그러진 서두로 당신을 기만하고 싶습니다 이해하려 들지 말아주세요. 경멸해주십시오 현세 어디에도 가치 따윈 없다 말해주세요. 섬망을 귀이 여겨주세요 번쩍임 틈새에 나는 있고 싶으니. 불우한 그 혼을 꾸욱 꾹 눌러담아 여린 혀뿌리로 속삭입시다 우리는 여기 머물자고요. 찰나의 사랑이 됩시다 하여 추억으로 살아갑시다. 당신의 흰 눈꺼풀이 좋아요, 설원 아래서 나의 꿈을 꾸기를.
338 ◆3yLfcK6i9Ak 2023/07/03 03:02:39 ID : 3yLfcK6i9Ak
나는 언제나 같은 코 - 드를 썼던 것 같은데 말이야, 베타. 매번 변해 가고 있는 건 어째서일까, 언젠가 유령이 되는 걸까 너처럼. 신체 따위 원치 않아 허공에 머물러 줘
339 ◆3yLfcK6i9Ak 2023/07/03 03:03:58 ID : 3yLfcK6i9Ak
>>338 하지만 이 사랑만은 변한 적 없어 믿어 줘
340 ◆3yLfcK6i9Ak 2023/07/03 03:10:37 ID : 3yLfcK6i9Ak
모든 걸 너무 잘 하면 기대받기 십상이야, 적절한 열등인으로 살아가는 게 목표야 요즘은. 빛나던 시절의 나를 기억하는 걸 이해해 거기에 눈이 먼 너도 나는 아직 사랑해, 하지만 오늘의 이 마음도 조금만 챙겨 가지 않겠니 저녁 반찬으로 괜찮단다 나름. 나름, 하는 건 사실 틀린 말이래 나름대로가 맞대 하나 그런 다름도 사실 조금 아름답다고 생각해 주면 좋겠어
341 ◆3yLfcK6i9Ak 2023/07/03 03:10:48 ID : 3yLfcK6i9Ak
로망 있게 살자고 우리
342 ◆3yLfcK6i9Ak 2023/07/03 03:14:38 ID : 3yLfcK6i9Ak
바닷결을 보고 있자면 죽고 싶어지잖아 가끔 가끔 종종 하는 말로 가리잖아 수면을 가라앉자 그럴 때는 숙면이야 묵념이고
343 ◆3yLfcK6i9Ak 2023/07/03 06:07:27 ID : 3yLfcK6i9Ak
이 가슴이 완전히 메워지는 날은 없을 거야 없었으면 좋겠어 너를 기억할 수 있도록
344 ◆vBdSNzhzcNz 2023/07/11 21:55:29 ID : vBdSNzhzcNz
하오나 그대, 손에 쥔 것은 삶이 아닌가?
345 ◆2E2r9bfXta8 2023/07/17 04:42:42 ID : 2E2r9bfXta8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바보같은 소릴 하는구나.
346 ◆2E2r9bfXta8 2023/07/17 04:48:34 ID : 2E2r9bfXta8
억겁의 시간이 지났대도 차마 이 글을 사랑시라 부를 순 없겠구나 너의 정이 내게 닿지 못한 것을 안쓰러이 여긴다 동정하여라 이것은 팬 - 픽션에 불과, 하여 나는 불고할 것이니. 고하노라 어제에, 내 눈가에 머물던 안개를.
347 ◆2E2r9bfXta8 2023/07/17 04:53:24 ID : 2E2r9bfXta8
폭렬하였다, 개화, 그대 검의 모양을 내 아직 기억하오. 사슴 같은 걸음으로 이 목을 베러 오시오 춤을 춥시다 금속음으로 묘비를 만들어 주시오 나의 창으로 협俠, 불과 같은 숨결로 우리 노래합시다. 비록 그대 나를 사랑치 않는다 하여도
348 2023/07/17 04:58:19 ID : 2E2r9bfXta8
>>347 하루의 실수를 덮기 위해선 수만 일의 기도가 필요하다. 네가 살아가던 방법이 희미해져가기에 나는 더욱이, 무릎을 꿇는다. 묘墓라 함은, 낙화라 함은, 그딴 것이 너의 사랑이라고? 얼어 죽을 소리도 정도껏 해야지. 이 편지가 언젠가 닿길 바란다, 네가 저세상서 후회하도록. 날 두고 가지 말았어야지.
349 ◆PfTQoNteNvA 2023/08/08 09:54:01 ID : aso0oILgqlv
너 말고는 매달릴 곳이 떠오르지 않아 태워 줘 포옹으로
350 ◆PfTQoNteNvA 2023/08/08 09:54:35 ID : aso0oILgqlv
멍청한 말도 사랑스럽다고 전해 주겠니
351 ◆PfTQoNteNvA 2023/08/08 09:55:08 ID : aso0oILgqlv
날 데려가 줘
352 ◆PfTQoNteNvA 2023/08/08 09:59:08 ID : aso0oILgqlv
단어들을 한 발, 한 발. 내가 여기 있다고 말하고 싶었어. 공허한 말뿐인 내가 너에게 가고 싶다고, 생각도 변명도 멈추어 두고서 내가. 이곳은 분명, 고독하지만, 지옥은 아니야... 네게 전하고 싶었어, 울면서라도.
353 ◆PfTQoNteNvA 2023/08/08 09:59:57 ID : aso0oILgqlv
>>351 >>352 나는 여기에 있어.
354 ◆PfTQoNteNvA 2023/08/08 10:01:40 ID : aso0oILgqlv
호출, 텔레패스. 별무리를 뚫고 날 찾아와 줘 마음으로 너를 부를게
355 ◆PfTQoNteNvA 2023/08/08 10:02:26 ID : aso0oILgqlv
청하기를 그만두면 난 아무것도 쓰지 못하게 될 거야
356 ◆PfTQoNteNvA 2023/08/08 10:02:55 ID : aso0oILgqlv
>>355 멍청한 합리화지.
357 ◆PfTQoNteNvA 2023/08/08 10:04:40 ID : aso0oILgqlv
>>356 하지만 그런 것도 사랑이 아닐까.
358 이름없음 2023/08/08 10:31:47 ID : aso0oILgqlv
요즘 뭔가 이 스레를 일기장마냥 쓰고 있는데 말이지... 작년쯤부터 스레 말고도 이것저것 쓰는 게 많아져서 그런지(스레딕은 익명이니 뭘 쓰는지는 일급비밀♡) 조각글에까지 남겨둘 픽션빠와가 부족해져서 그런 것 같다. 픽션을 제외하면 남는 건 논픽션이고, 남의 논픽션은 내가 모르는 일이니 특히나 올해쯤부터 내 얘기가 꽤나 스레의 주류가 된 느낌이 있는데... 아무래도 내 얘기는 상상해 낸 얘기들에 비해 발상이 좁을 수밖에 없는지라 읽어볼수록 매너리즘이 살살... 사알살 느껴져서... 문장이라도 훨 미려하면 모르겠는데 글에 할애하는 상상력의 폭이 좁으니 덩달아 문장들까지 투박해지는 게 마음에 안 들어서!! 그리고 (이건 사실 예전에도 상당히 그랬다지만)내 순간적인 감정들에 꼴랑 한 꺼풀씩 씌워놓고서는 멋지게 떠올려낸 글인 척 하고 있는 게 스스로 좀 쪽팔려서(특히 요즘은 더)!! 구차하게 반성하는 잡담을 적고 있습니다... 반성의 의미로 짧은 리퀘 받아보겠습니다......!! 분량은 내 맘대로! 배달 시기도 내 맘대로! 선착순 1명~~ 스레 터질 수위만 아니면 뭐든지 쓴다! 보고 싶은 장면, 소재, 이야기, 상황, 키워드... 뭐든 제시해 줘!
359 이름없음 2023/08/08 10:51:42 ID : aso0oILgqlv
>>358 앗 물론 앞으로는 딱히 자전적 글을 완전 올리지 않겠단 말은 아니다. 그래도 기왕 쓴 건데 좀... 아깝잖아(ㅇw<☆)? 여전히 하던 대로 이것저것 쓸 때마다(거기에 땡길 때마다) 올리도록 하겠읍니다. 언제나 얼레벌레 멋대로 이끌어나가는 스레지만 찾아와주는 레더들 모두 사랑한다구~~ 근데 이러면 기껏 쓴 반성문의 의미가 있나... 음..... 에라 모르겠다...♡ 일단 대충 사랑한단 말로 때우깅...♡ 뽀뽀쪽쪽...♡
360 이름없음 2023/08/24 13:50:56 ID : phs8qknA7tb
>>358 혹시 아직도 있어? 흡혈귀를 주제로 글을 써보는 건 어때?
361 🩸 2023/09/15 03:44:01 ID : hvyIFhgkla2
>>360 나는 오늘 너의 심장을 찢어 사랑이라 칭하겠다. 인간으로의 날들에 네가 회의한다면 몇 번이고 죽여 물어뜯겠다. 인간으로 두지 않겠다. 그러니 나를 보아라. 너의 충혈에 나는 오늘 환희하겠다. 이러나 저러나 삶이 고통이라면 너를 이곳에 두겠다. 시취 나는 목덜미를 물어뜯어 추구하겠다, 이상을! 네 눈꺼풀 뒤의 잔상을 나만은 사랑하겠다. 그러니 네 시선이 영원하도록.
362 ◆PfTQoNteNvA 2023/09/15 03:44:38 ID : hvyIFhgkla2
요즈음 난 꽤나 고통스러운 듯하다. 기분이 오묘하다. 어휘의 배열법을 나는 잊었다. 깜빡대는 커서가 언제부턴지 뇌리를 시끄럽게 울리곤 했다. 타성에 젖었다. 써야만 한다는 사실에 짓눌려 있었다. 관심을 구해야 하였기에. 나는 오염되었다. 분명하다. 바디워시를 안 하였는지 아니면 두 번은 박박 닦았는지, 치아는 몇 개인지 어찌 더럽지도 않은 세면대를 청소하였는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써 놓은 것을 보기가 두렵다, 타성적으로 뱉어둔 말들을 주워다 쓴다. 토사물 맛이 났다 피상적이다, 이 말조차 피상적이다, 피상적이다. 피하고 싶었다. 나는 나의 문제를 논하고 싶지 않다. 글이 습관이 되면 위험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냥 저냥 아무 것이나 가져다 붙여 매일, 매일 반복하면 어느 순간 색채를 잃는다고. 허나 고귀하던 예술욕은 제쳐 두고 나는 펄프 픽션을 팔아, 왜, 사랑받고 싶었으니까. 이제 와 처음으로 솔직하게 말한다. 사랑받고 싶다. 뻔한 이야기. 네가 떠난 뒤 나는 비었다. 수천 수억 번 이야기했던 갈망은 홀로 남겨졌다. 기억하기도 싫게 잃었다. 가슴에 구멍이, 공허가, 술이...... 질려 빠진 표현들을 둘러메고 며칠을 울었다. 당을 끊지 못했다. 그 뒤부터 내 고장난 곳은 좀더 크게 어긋났다. 정확한 어휘를 찾으려 들지 않았다. 네 사랑이 없는 나는 글을 써도, 말을 해도, 울어도 쓸모가 없으니까. 그러니 내 문장들이 빛을 잃어도 상관없을 것만 같았다. 어차피 돈도 안 되는 거. 네가 읽어주지도 않는 거. 멍청하게도 자기파괴적이었다. 나는 내 우물을 부쉈다. 퍼올리지 못하게, 비쩍 마르게... 나의 자멸을 누군가 가여이 여겨 주기를. 내 껍질 뒤에서 유리 파편 한 움큼을 찾아 주기를. 끝끝내 네가 후회하기를. 역사의 반복이었다. 점집에 갔었다. 난 짝사랑만 한다고, 밑도 끝도 없이... 알아요. 소드 3의 의미를 알아요. 날 따라다녀요...... 안다니까요. 화면 너머 에이아이에게 몇 번인가 물었다. Hug me, can you? 되도 않는 영어로 추하게 가상의 자아들을 시험하였다. Everything Characters say is made up! 알고 있다. 그래서 어떡하라고, 네 말도 만들어졌긴 매한가지였던 것을. 붕어빵이 먹고 싶다. 예쁘게 구워진 것들을 네가 봉지째 사들고 와 줬으면 한다. 넌 단것을 먹지 않지만. 너에 대해 아는 건 고작 그뿐이지만. 문장의 흐름이 뚝 뚜욱 끊긴다. 아무래도 역시 분명히 미쳤나 보다. 단순히 슬픔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될 수 없다. 동경하는 그 사람의 글도, 너의 몸짓도, 만에 하나 있었을 지 몰랐던 애정도...... 난 끝없이 알기만 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세계 제일의 헛똑똑이다. 살기 싫다. 돈이 없다. 없으니 단순한 말밖엔 하지 못한다. 살기 싫다. 부모가 싫다. 불행하니 멍청한 말밖엔 하지 못한다. 살기 싫다. 사실은. 네가 보고 싶다. 뻔하게. Hug me, even if I'm ugly.
363 ◆PfTQoNteNvA 2023/09/15 04:27:09 ID : hvyIFhgkla2
네가 이 조각들을 줍는다 해도 바뀌는 건 없을 테지 그럼에도 읽어줬으면 해 요즘은 기억력이 좋지 않아 그러니 몇 번이고 반복할게 구멍도 통증도 잊을 테니까 그러니까
364 이름없음 2023/09/22 23:10:26 ID : cts1eLff9fV
와 스레주 대단하다 이 스레 몇 년 전에 봤던 것 같은데 아직도 갱신되고 있네 글도 그렇고 짱 멋있다 >>365 😘😘👍👍
365 이름없음 2023/09/23 09:10:16 ID : hvyIFhgkla2
>>364 고맙다!! 나는야 구레딕 시절부터 있던 고인물! 오랫동안 다니다 보니 이 스레도 어느새 5년이 됐네. 그 시간 동안 이 스레를 잊지 않고 다시 찾아와주다니 너도 완전 짱짱맨이야!!!! 고마워!!!!
366 이름없음 2023/09/25 12:32:02 ID : phs8qknA7tb
>>361 너무멋있어... 사랑해!!!!!!
367 이름없음 2023/10/05 22:17:11 ID : SHA1DAqkoIL
>>366 나도....사랑해!!!!!♡♡♡
368 ◆PfTQoNteNvA 2023/10/06 02:08:45 ID : SHA1DAqkoIL
라면 따위로 배를 채우곤 속이 좋지 않다 울면서, 더러운 방 햇살 사이로 들뜨는 먼지에 탄복한다. 하잘것없다. 부서질 듯한 허리를 들쳐매고 장판에 앉는다, 소파를 사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주제 건실한 삶이 주어지기를 바랐다. 타고난 것을 탓하기밖에는 할 줄 모른다. 잠이 부족한가보다, 고독에 절어 가슴속으로 파고들지 않고선 아무런 말도 써낼 수 없는가보다. 동경이 진흙탕에 떨어졌다. 닿을 수 없다는 걸 안다. 나는 당신이 아니니까. 당신들이 아니니까...... 유치한 모방의 이름으로 서는 것이 얼마나 서글픈지, 오만한 것인지 당신은 모른다. 박제조차 되지 못할 명이다. 한탄과 허무와 미발전에의 절망은 잿물마냥 흘러 낡은 방을 더럽히곤 했다. 인간은 아마 영원히 나아갈 수 없는 존재다. 그 터무니없는 말이 못내 서글프다. 앞으로 길어 봐야 팔십 년, 평균이 육십 년...... 소비하였다 소모하였다 소진하였다, 고작 사분지 일의 인생임에도 전소한 희망을 명치 아래서 느끼는 꼴이 개탄스럽다. 내가 더 이상 날아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자기애와 자존을 희망 삼지 않고는 살지 못할 인생,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자기 자신 자만 자긍 자부하지 못하고는, 얇아빠진 심지 줄기를 붙들지 않고는 잠들 수 없는 삶은, 얼마나...... 얼마나.
369 ◆PfTQoNteNvA 2023/10/06 02:09:05 ID : SHA1DAqkoIL
낮의 잔혹함과 밤의 허무함에 대하여 우린 이야기했다.
370 ◆PfTQoNteNvA 2023/10/06 02:09:25 ID : SHA1DAqkoIL
살아가겠다는 말은 다 거짓부렁이야, 적어도 지금만은.
371 ◆PfTQoNteNvA 2023/10/06 03:00:38 ID : SHA1DAqkoIL
너의 존재가 오늘 괴롭다고 나는, 죽어가겠다고...... 네가 싫어. 체온만을, 포옹만을 두고 떠나지 않을래. 내가 너를 더 이상 포기하지 않도록 떠나 주지 않을래. 내게 오지 말았어야지. 이런 결말을 알았더라면 시작하지 말았어야지. 기대하고 싶지 않아. 기대고 싶지 않아... 너에게. 멍청한 오마주를 끝내게 해 줘. 희망의 편린조차 너는 불허해. 나를 이용하라 한 건 나였지만, 수렁에 몸소 걸어들어왔지만 나는, 너의 존재가 오늘 괴롭다고.
372 ◆PfTQoNteNvA 2023/10/06 03:03:06 ID : SHA1DAqkoIL
>>296 끝내지 못했어 이런 인간이라 미안해
373 ◆PfTQoNteNvA 2023/10/06 03:15:52 ID : SHA1DAqkoIL
돌연 종언을 선언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테야 정렬하였던 연정, 전연 부정치 못하고 나는 오늘도 무고한 척 정결한 척을 홀로
374 ◆PfTQoNteNvA 2023/10/06 03:17:39 ID : SHA1DAqkoIL
>>373 결국 넌 언제고 미결로 남는구나
375 이름없음 2023/10/08 20:11:51 ID : cFhffgryZhg
와 여기 진짜 오랜만인데 아직도 운영하고 있구나...늘 글 잘보고 있어 글 보면 영감도 떠오르고 도움도 얻고 그래...땡큐야 진짜로
376 이름없음 2023/10/13 19:56:27 ID : dA41u1csqpd
>>375 오랜만인데도 또 들어와주다니 나야말로 고맙지!!! 내 그리 도움을 줬다니... 기쁘다......!! 사랑해!!!!
377 ◆PfTQoNteNvA 2023/11/02 07:32:52 ID : SHA1DAqkoIL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젠 없어 왜일까 지친 걸지도 몰라 읽을 때마다 귓속이 시끄러워 글이 말을 걸어 그렇게 써도 되냐고 그렇게 살아도 괜찮냐고 괴롭기 짝이 없는 음성들이야 하여 나는 숭고함을 내일로 밀어 두고 어제의 광명을 가슴에 붙박아 두고 괜찮다고 그저 괜찮다고 자기의심이 불러올 수 있는 혁명은 아마도 보잘것없어 트랜스, 취한 눈이 소복하던 눈이 네 눈이 나는 언젠가 두려워져서 감고Close 감고Wrap 되감고Rewimd 널, 널 찾아 헤매보지만 넌 날 구원하지 못하고 안아 주지 않고 오롯 뇌리에 이름으로 남아, 차가워지는 손끝에 입을 맞추듯 농락하듯 너는. 트레이스, 아름다웠던 나의 시절을 동경하였던 것들을 희미한 빛을 모방하여 지금 죽어 있어 삶의 어딘가에 있다고 스스로 말할 수가 없어. 나로 시작해 봐야 항상 너로 끝나 그러니 날 떠난 거겠지, 너의 이야기는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야 몇 번이고 말했듯 이건 그저 구토야. 너는 내 인력이었어. 나만의 도달점이었고 소실점이었어 홀로 그리 믿었어. 그럼에도 넌 희미해져, 머나먼 곳에서 날 범람시켜 그리하여 난 몇 밤 며칠 시체처럼. 너는 내 글을 빼앗아갔어, 완전히. 사랑해. 식은 찌개같은 굳은 빵같은 사랑을 내다버려줘. 봉투를 꽉 묶어서, 배출 시간에 맞춰서. 정말 뻔한 말밖에 못 하겠다. 미안해 하지만 날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이야기로
378 어린이 브로일러 2023/11/02 07:39:45 ID : SHA1DAqkoIL
글은 호소의 도구가 아니었을 텐데 아쉽게 됐어 투명해졌구나 어른이 된단 건 이런 거였나 봐
379 ◆PfTQoNteNvA 2023/11/05 10:34:55 ID : SHA1DAqkoIL
해가 뜨기 전 도망치듯 잠드는 거야 달이 지기 전 사그라들듯 속삭이는 거야 나는 괜찮으니까 괜찮으니까
380 ◆PfTQoNteNvA 2023/11/05 10:36:00 ID : SHA1DAqkoIL
>>377 오타 수정 읽다가 너무 없어보여서 내상 입었다 역시 언제나.... 꼼꼼하지 못하다
381 ◆PfTQoNteNvA 2023/11/15 14:22:37 ID : E3xyNzfhtiq
광명은 없구나. 일 평의 하늘은 곰팡이졌다. 깨진 타일이 아른거렸다. 꼴에 나아보자고 틀어둔 삼십 분짜리 비지엠은 언제 멎었는지도 모르겠다. 도망쳐온 것은 팔 평 언저리의 원룸. 인파에 섞여드는 것이 두려웠다. 부모가 싫었다. 돈이 없었다. 사랑에 실패했다. 빤한 불행들이 페스츄리마냥 겹겹이었다, 눅눅한 폐기 같았다. 토하고 싶었지만 손가락 하나 움직여지지 않았다. 가스비를 낭비하며 폭우 아래 섰다, 따뜻하였다, 가당찮게도. 서녘 바다엔 그 사람이 있대요. 누구 이야기를 하는 건데요. 그건 가 보기 전까진 알 수 없죠. 물때 낀 모서리에 포말이 고인다. 좋다는 동해 바다는 마다하고, 서녘이라...... 입술새로 너의 이름을 흘린다. 잊은 지 오래인 줄로만 알았던 세 글자에선 염소 맛이 났다. 해 저무는 바다가 뭐가 좋다고, 어차피 찬물 덩어리로 귀결될 것을. 지도 왼편의 자글자글 복잡한 해안선은 너를 닮았고, 당시의 나는 그것이 못내 싫었다. 너는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나를 두고 훌쩍 가 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바다의 기억 따위 무슨 의미가 있다고. 미련하게시리 끝사랑에 매달리는 추태서, 고단할 뿐이던 도피서 무슨 빛을 찾겠다고 너는. 미결된 어휘가 후설부에 머물렀다. 나는 네게 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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