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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TQoNteNvA 2018/11/05 02:54:35 ID : e5atuoGmk3z
넌 날 견디지 못했다. 내가 고여선 썩어들어가는 걸 넌 한심하게 여겼을 거라고 막연히 추측해 본다. 알고 있음에도 그랬다. 이건 확신이며, 너무도 뚜렷한 칼날이다. 인정하는 순간 무너지는 것은 나다. 그것을 알기에 오늘도 머문다. 나에 대해서. 너에 대해서. 너와 내가 함께했던 시간에, 별것 아니었던 단절에 대해서. 모든 것은 결국 나를 위해서. 이 조각들은 그래. 너이며, 나다. 공지 비슷한 거
◆PfTQoNteNvA 2024/02/22 15:09:00 ID : xXwK5fhzgnT
이상이란 별을 쫓는 거겠지 쥘 수 없음에 절망하더라도 아름다운 거겠지 네 시선에 타죽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야 그리 차갑게 빛나지만 말아 줘 눈이 시리잖아
◆PfTQoNteNvA 2024/03/01 01:14:22 ID : e3WmHwmoJO9
묘사, 행간의 지옥이 네게로 쏟아진다. 젖은 머리칼을 침침한 빛의 비늘을 매끈히 떨어져내리는 손끝을 이끌고, 너는 바닥을 긴다. 숨쉴 곳을 잃은 인어였다. 구십 센티 언저리의 지느러미가 퍼떡퍼떡 소금기를 갈구하였으며 애처로운 눈은 나를 향했다. 향하고 있었다. 현재진행형의 시선에 붙들려, 나는 어쩔 줄도 모르고 고개를 저었다. 구할 수 없어. 이곳에 바다는 없어. 하여 너와의 날들을 나는 물소리의 환상이라 칭했다. 보이지 않았으니까, 적어도 듣고 싶었으니까.
◆PfTQoNteNvA 2024/04/20 06:59:12 ID : Grgpe6jeIHA
유려해빠진 말을 내던졌다 무의미의 연장선에 올라서 있었다. 정신병자래요, 나약한 주제 할 줄 아는 것도 없대요... 놀리듯 퉁 퉁 유리벽을 쳐대는 너의 눈을 보았다. 아름다웠다 네 경멸이면 나는 살아갈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정이 병 되어 정 박는 말을 사랑하게 된 병신이 바로 나였다, 할 수만 있다면 네게 사지 전부를 주고 싶었다. 뻔한 말이 흰 벽에 툭 툭 머리를 박고 죽어만 갔다. 허벅다리가 떨렸다, 네 곁에 서고파 바닥을 기었다 내려다보아줬으면 했다. 업신여겨 주어라 웃어만 주어라 난 내 발로는 어디도 갈 수 없고 다만 네가 손을 잡아줬으면 하여. 하여 창 너머 네 상에 자국을 남긴다 의미의 끝자락이라도 붙들고 싶어. 더럽히려 해서 미안하다 그러니 언제건 거기 있어만 달라 빌었다. 머리를 박고 죽어만 갔다.
◆PfTQoNteNvA 2024/04/20 07:00:48 ID : Grgpe6jeIHA
허무가 남았다. 상처가 아문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다. 이별의 공식이 문장에 박혀 굳은 것 이외엔 무엇도 달라지지 않았다. 서녘, 서녘... 어느 날인가 네가 노래를 불렀던 것 같다. 처량함이 지글지글 묻어나는, 산비둘기를 닮은 음색의 러브송을 너는 불렀다. 러브송이라고...... 언제적 말을 쓰는 거래, 누리끼리한 냄새가 나잖아, 아직까지도... 하지만 그날 난 웃었다. 내 마지막 미소가 네 서녘에 있었던지라, 나는 조금 서글퍼졌다. 해 지던 날을 역시 잊을 수가 없다. 스러진 것 특유의 산뜻함으로 넌 오늘 나를 죽였다.
◆PfTQoNteNvA 2024/04/20 14:43:53 ID : Grgpe6jeIHA
잔여고독과 함의의 지옥에서
◆PfTQoNteNvA 2024/04/20 16:13:59 ID : Grgpe6jeIHA
무균실에 살고 싶었어 나는
◆PfTQoNteNvA 2024/04/25 12:33:44 ID : Grgpe6jeIHA
당신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는 지금도 부러움이 멈추지 않아 내가 사라질 때도 누군가가 울어 주면 좋겠어 미안해 난 당신이 되고 싶었어
◆PfTQoNteNvA 2024/04/25 12:45:43 ID : Grgpe6jeIHA
결국 어떤 것도 숫자 한 줄로 귀결되는구나 네 작별 인사는 비명 같았어 생도 마음도 전부 푼돈에 팔아넘길 수 있다고 했어 너는 그리고 이렇게 끝난 거구나 거기선 밥 잘 챙겨 먹어야 해 쌀값은 있지 하는 말 대신 다른 걸 안부 인사로 삼자 포옹 같은 걸 비에 젖은 미소 같은 걸
◆PfTQoNteNvA 2024/04/25 12:58:51 ID : Grgpe6jeIHA
살이 차오를 때가 제일 가려운 법이야 다만 날 범람하게 만드는 것이 네가 아니라 좀 서글퍼 나도 언젠간 널 잊어버리겠지 그때가 되면 더이상 괴롭지 않을 거야 세션이 귓가에서 끊길 때마다 시선을 피했어 페이드 아웃을 두려워했어 일, 하는 숫자가 재생 바에 붙박여 있기만을 바랐어 네가 내 음율이었으니까 내가 멋대로 그리 정했으니까 셔플된 세계가 두려웠던 거야 발에 붕대를 감고 널 기다렸어 날 걱정해 줬으면 했어 안아달라는 말 하나면 됐던 걸 추잡하게도 미안해 미안하다고 네가 머물던 때에 말해야 했는데
◆PfTQoNteNvA 2024/05/05 03:55:06 ID : Grgpe6jeIHA
좁아빠진 우물에서밖에 살 수 없구나 나는 부러워서 미칠 것 같아 네가 날 안아줬으면 했는데 동경도 사랑도 전부 네 거였어 그리 버리면 안 됐잖아 가져가지 말았어야지
◆PfTQoNteNvA 2024/05/05 05:00:44 ID : Grgpe6jeIHA
갈망하지 않아도 포옹을 노래할 수 있어... 네가 그동안 해 왔던 건 병신짓에 불과했단 거야. 그만 그리자, 한번만 더 다짐하자. 내일 밤은 조금이라도 덜 아플 수 있게.
◆PfTQoNteNvA 2024/05/05 05:05:39 ID : Grgpe6jeIHA
빤한 이야기인데요, 약이 자글자글 든 병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저걸 전부 삼키면 언제든지 죽을 수 있어, 꼭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그게 너무 든든해요. 꼭꼭 씹어 고통스러울 수 있고, 내 죽음으로 당신들을 슬프게 할 수 있어요. 내겐 복수할 힘이 있어요... 봐요 난 무력하지 않아. 굉장하죠? 그러니 날 봐 줘요.
◆PfTQoNteNvA 2024/05/10 08:53:32 ID : Grgpe6jeIHA
조용히 누워서 두근대는 심장의 덧없음을 느끼며, 이대로 가라앉아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고 주었다, 세상일이란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선택할 수 있었더라면 태어나지 않는 게 좋았을 텐데... 작은 방에서 쓸모없는 체온을 태워가며 오늘도 상념에 잠기는 것이다. 날씨가 이리도 좋은데 청춘을 낭비하고 있었다. 이번 봄은 벚꽃을 보지 못했다. 서글프다. 누가 좀 다정하게 대해 줬으면 좋겠다. 그 사람의 글솜씨를 훔치고 싶다, 완벽을 가진 주제 자신을 미워하는 기만을 관두어 줬으면 했다. 당신이 사라지고서 남겨둔 문장 쪼가리들에 나는 영혼을 팔았는데, 정작 당신은 내게서 세상에서 숨어들어 목소리를, 손끝을 감추고. 이런 세상 따위 나는 견딜 수 없었다. 나를 좀먹고 있었다. 나도 당신처럼 사랑받고 싶었어.
◆PfTQoNteNvA 2024/05/10 20:21:42 ID : Grgpe6jeIHA
썩어들어가는 나를 안아줘
◆PfTQoNteNvA 2024/05/19 20:23:47 ID : Grgpe6jeIHA
괜찮아, 방으로 가자... 침대 위 인형들은 날 반겨주니까. 가상의 다정으로 연명하자, 나 아프지 않을 거야 이제.
◆PfTQoNteNvA 2024/05/19 20:28:03 ID : Grgpe6jeIHA
종점의 이름이 무엇이더라. 망각하였다. 가슴 밑바닥을 끌여올려 타는 목으로 읊어 본다. 너, 이름이. 전차는 광인을 태우고 행진하여 점차 어두운 곳으로 향하는 듯했다. 세간의 광자光子찬가에 광자狂者 되어 바닥을 더듬는다. 결국 그림자의 이름조차 잊었지만, 구원은 없었지만. 이제 어디로 가야 좋아. 열차는 언제, 탔더라... 기억하고 싶었다.
◆PfTQoNteNvA 2024/05/23 01:20:30 ID : Grgpe6jeIHA
네가 행복하다면 엉망진창으로 살아도 괜찮아.
이름없음 2024/06/23 00:11:01 ID : e41B9iqjdBa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이 특히 눈에 들어 좋아 뒷일이 어떻게 되더라도 과거에 고정된 그 순간만큼은 진실되다는 느낌 꾸준한 취향인 것은 풍 (딴소리: 아름다움이야말로 삶의 목적이 될 만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인데 삶이란 게 꼭 물질 위에 서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조금 슬픈듯) 이 정도 썼으면 묶어서 출판할 수 없을까 하는 세속적인 감상도 1g.. 성실연재, 대단해
이름없음 2024/06/25 14:32:23 ID : 584NzcGsmMi
ㅋㅋㅋㅋㅋ사실 무지 가끔씩만 오고 있는데 스레가 오래되니까.... 뭔가 성실연재 같아진 게 좀 웃긴다. 글 하나하나 잘 뜯어서 읽어줘서 완전 고마워!!!! 출판...... 출판이라...... 이런 극찬을 받다니...!! 그치만 이거 팔아도 팔릴랑가 모르겠네!!! 사실 오래된 글들(주로 18년쯤 쓴 것들)은 이제 와선 스스로 읽기가 좀 많이 부끄...러워섴ㅋㅋㅋㅋㅋ혹시의 혹시의 혹시 싹 실어 출판하더라도 정작 난 잘 읽지 못할 것 같닼ㅋㅋㅋㅋㅋ익명성도 자칫하면 아슬~ 아슬하지 않을까 싶고. 그래도 항상 쪼들리는지라 글이 돈이 되면 기분은 무지 좋을 것 같네. 오랫동안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 사랑해!!!!
◆PfTQoNteNvA 2024/06/27 09:04:07 ID : Grgpe6jeIHA
정말 잘 쓴다, 부러워. 나는 너처럼 될 수 없을 거야. 저 사람처럼도, 이 사람처럼도 될 수 없어 나는 그들이 아니니까. 그러니 난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대신에 내가 질투하는 사람들 모두가 나였으면 좋겠다. 실체 없는 공기 따위가 되어 모든 것에 닿아 있고 싶다...... 그러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
◆PfTQoNteNvA 2024/06/27 09:05:26 ID : Grgpe6jeIHA
논리와 당위성을 한 발 넘어 약속을 하자. 포옹으로 재회를 맞이하자 그리하여 우리 행복할지니. 죽은 마음과 차게 식은 사지를 얽어 축복을 말하자 무덤까지 함께하자. 나는 분명 너의 요람에서 났다 그 단순한 깨달음이 늦어 땅을 기고 있었다. 후회의 말로 전한다. 황야에 붙박여 외친다. 우리 오늘 약속을 하자, 나는 네가 필요하다. 스러져 가는 나의 어휘를 네가 그러모아 들이켜 준다면, 의미 없는 말들의 나열을 네가 사랑해 준다면 나는 그걸로 살아갈 수 있다. 너, 나를 안아 주어라. 지금 오로지 그것을 위해 살아 있다.
Not Found 2024/07/20 05:36:48 ID : Grgpe6jeIHA
너의 이노센트를 사랑하는 동시에 더럽히고 싶다. 네 품에서 서서히 죽어가고 싶다. 인간은 어째서 손발이 두 개씩밖에 없는 걸까, 곤충의 다리마냥 빽빽한 것으로 너를 감싸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고 싶다. 어떤 다정은 섬뜩하고 때로는 저주 같으며, 내 사랑이 네게 그러한 형태로 닿을 것을 안다. 창 너머 나를 보던 시선이, 내 정신의 행진을 허락하던 순수가 나의 것이 아님을. 하여 나는 한 발 한 발 심장 속 단두대로 향했다. 아주 사라져 버리자. 하잘것없는 숨 따위 지워 버리자. 네가 바란다면 나는 축생이라도 될 수 있었다.
◆PfTQoNteNvA 2024/07/20 05:45:22 ID : Grgpe6jeIHA
사실은 알고 있다 의미 없는 짓이다 하나 그저 가정한다 네가 날 안아 주었더라면 한 줌 정을 쥐어주었더라면
◆PfTQoNteNvA 2024/07/20 05:58:42 ID : Grgpe6jeIHA
어린아이 용돈 주듯, 적선하듯 던져진 정이었다. 동정, 어느 정도의 업신여김이 기반된. 넌 내가 잘 됐으면 좋겠다 했다. 그 몇 마디 말에 난 현실을 버리길 택하고 술독에 빠져들었다. 논리의 정합을 뒤로 하고 흔해빠진 몽상가로 전락해, 전하지 못한 말들을 붙들고 새벽 단칸방에서 네 이름을 부르짖고 있다. 이런 문장들 이젠 별 의미도 없어, 네가 내 글이라곤 한 줄도 읽지 않는 걸 알아 시야 구석에조차 들지 못했다고. 수 년하고 수 개월이 지났어 그런데 난 아직 네 이야기를 해,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데 뭉개진 해마가 구차하게시리 건져올리는 것이 전부 네 기억이야 바보가 될래도 될 수가 없어 망각의 향방조차 완전히 틀려먹어서, 글렀나 봐. 내가 잊는 건 네가 아니야 언제고 나이며 내 미래야. 부수고 괄시하고 괄호, 말하려던 것들을 가슴 속에 꾸욱꾹 눌러담아 줄 두 개로 가두어두고선 네가 알아주기를 바랐던 게. 너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 알았대도 몰랐대도 비참하구나, 나만 지는 이야기구나, 나는 너의 승리를 위해 태어난 거였구나...... 그렇게라도 네가 행복했으면 됐다는 너절한 시를 인터넷 구석에 놓아 둬. 읽어 주지 않겠지. 주워 주지 않겠지. 내 조각들의 주인은 언제고 나를 배반하는 것이 못내 슬프다. 정에 박힌 돌처럼 금이 가 있다, 심장 모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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