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4/07/26 18:15:25 ID : dSHA4Y8nRxw 0
그녀가 병을 떨어트린 것은 대략 오후 3시 쯤이였다. 쨍그랑- "조심히 다루라고 했잖아 제레미! 또 뭘 깨먹은거야?" 찬장에서 정리 중 떨어진 것은 푸른색의 시약병. 그다지 가치있는 것은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미없는 물건도 아니였다. 약초의 배합을 연구하기 위해 실패작을 모아두는 장소였으니 말이다. "ㅈ..죄송합니다. 다시 정리해놓을게요." "정리는 내가 할테니 빨리 어떤 조합의 실패작이였는지 기록지에서 찾아와. 안 그랬다간 스승님이 또 날뛰실거다." 그렇게 설리반과 제레미가 뒷정리를 하는 동안 난 옆에서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오후 4시 16분이 되었을 때 일이 벌어졌다. 내가 시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가장 먼저 집어삼킨게 설리반의 손목시계였기 때문이다.
2 이름없음 2024/07/26 18:33:04 ID : dSHA4Y8nRxw 0
정리 과정에서 소량의 약품이 설리반의 피부에 스친 것이 문제였다. "어어..뭐야 이거!" 약물이 효능을 발휘했을 때 설리반의 손목엔 푸른 곰팡이와 같은 반점이 생겨있었다. 색이 변한 피부는 점차 부풀어 올랐고 부어오른 푸른 색의 포자 덩어리는 그의 오른쪽 팔을 먹어버렸다. 그리곤 이내 전신으로 퍼져 몸통, 다리, 왼쪽 팔, 마지막엔 머리마저 변이한 뒤로 그는 하나의 큰 고치가 되어있었다. 나와 제레미가 그를 구하고자 했으나 그 과정에서 먼저 접촉한 제레미 또한 변이가 진행되었기에 나에겐 그들을 도울 방법 따윈 없었다. 나는 그 즉시 실험실을 나와 문을 걸어잠그고 입고있던 모든 것들을 소각했다. 그리고 시간은 지나 오후 7시. 지금의 상황이였다. 다행인 것은 제레미와 설리반 모두 고치로 변한 뒤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다.
3 이름없음 2024/07/26 18:39:36 ID : dSHA4Y8nRxw 0
짧은 시간 동안 혼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며 한 가지 약물을 만들었다. "이게 먹혀야 할텐데.." 모든 실험에는 양극에서 동시에 진행되기 마련이다. 그 약물 또한 그랬다. 성장 시키는 약물을 개발하는 동시에 억제하는 약물 또한 만들어 두었던 것이다. 배합식을 따라 만든 억제제는 붉으스름한 색을 띄고 있었다. 본래의 목적과 달라진 효능만큼 억제제의 효능도 기대하긴 어렵지만... '이것 말곤 방법이 없는걸. 대책없는 날 용서해라 제레미, 설리반.'
4 이름없음 2024/07/28 01:04:49 ID : dSHA4Y8nRxw 0
약물을 들고 물탱크가 있는 곳으로 향한 뒤 실험실을 제외한 모든 곳으로의 수도를 차단시켰다. 그 뒤엔 간단했다. 대용량의 물에 약물을 희석한 뒤 천장에 달린 스프링 쿨러로 뿌려주기만 하면 됐으니 말이다. "자, 그럼..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끼릭- 끼릭- 녹이 슨 수도관의 손잡이를 잡아 돌린 뒤 한 발짝 물러서자 저 멀리서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린다. "좋아. 스프링 쿨러는 잘 작동하는 것 같네." 결과를 확인하러 실험실로 다시 향했지만 내부를 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녹아내리기 시작한 고치에서 뿜어져 나온 증기가 실험실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효과는 있는 것 같은데..." 발을 동동 구르며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따르릉- "여보세요?" "..." 수화기 너머에선 적막이 감돌았다. "저기요? 뭐지? 전화기가 망가진건가?" 잘못 걸려온 전화인가 싶어 끊으려는 찰나 너머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죄송합니다. 전화를 잘못 걸었군요. 끊겠습니다." 띡-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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