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먼저 제시해볼게. 구름 먼지 희망

지금은 흘러가버린 과거.빌런 대 히어로,흑과 백처럼 대립할수밖에 없었던 관계. 너를 마침내 붙잡았다.희열이 온몸을 타고 흐른다.동시에 영웅 주제에 빌런과의 애인 비스무리했던 관계를 정리함을 증명하는 눈물이 흐른다. "축하해.큰 실적 올리겠어." 너는 빌런.나는 히어로.상부에서 일은 덮을테니,포획 즉시 사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그런데,내가 너를 어떻게 죽여.모두가 그때 그런 빌런이 있었지 하고 잊어갈때도 난 기억할텐데.눈을 감고,이내 방아쇠를 당긴다.비틀비틀 걸어가,뒷수습을 하는 척 의식을 잃어가는 네 손을 살짝 잡아본다.우리 이제서야 처음으로 손 잡았네. "나는 지옥에나 떨어지겠지.너는 그런 곳 가지 말고 천국에서나 살아." 그 말을 끝으로 너는 픽,쓰러진다.그렇게 목숨줄이 질긴 너였는데,내 손에서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일까.너무나도 미련없이 이 세상을 떠났다.천국에서 살아가라 했지?웃기지마.네가 없는 이 세상이 바로 지옥이야.

"아저씨! 아이스크림 하나요!" "스읍!" 나는 얕은 꿈을 꾸다가 흘린 침을 닦고는 아이스크림 하나를 꺼내 아이에게 건냈다. "그니깐... 700원이다." "왜요? 우리집 앞에선 500원이던데." 귀찮게시리... 애써 웃어보이며 아이에게 여기선 원래 그런거라고 답했다. 아이는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는 동전지갑에서 500원 하나, 100원 두 개를 꺼냈다. 사라지는 아이의 뒤엔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해수욕장이 있었다. 내리쬐는 햇빛에 모래가 하얗게 빛났고 푸른 물결이 사람들을 감쌌다. 아, 수염이 벌써 자랐네. 슬슬 깎아야 하는데. 저렇게 바닷가에 앉아있는 여자를 보면 나도 모르게 움찔하곤 한다. 특히, 그 사람이 파란 리본이 달린 밀짚모자를 쓰고 있으면 말이다. 급하게 담배가 땡긴다. 금연구역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대충 가리곤 담배를 태웠다. 어느덧 하늘이 붉게 물들고 사람들은 하나하나 사라졌다. 그리고 이내 해는 바다에 잠겼고, 어둡고 파란 밤이 일어났다. 공허한 바닷가에는 그 여자만이 앉아있었다. 그 때도, 오늘도. 22살의 쑥맥이었던 남자는 경직된 몸으로 그녀의 옆으로 가 왜 아직 집에 가지 않냐고 물었었다. 깊은 눈이 아름다웠던 그녀는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왜 나는 여깄냐고 물었다. 어버버 거리며 말을 더듬는 내게 그녀는 얕게 웃더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새벽 바다에서 나눈 젊은 남녀의 풋풋한 설렘은 여름 끝자락까지 이어졌다. 바닷공기가 차가워졌다. 이제 연인이 된 남녀는 그 날도 새벽 바다에 앉아있었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 바닷가로 놀러온 남자는 이 끝자락을 다음으로 가는 계단으로 보았다. 하지만 여자는 이 끝자락을 자신의 연애와 인생에 연장시켰다. 남자는 가을이 지나서야 그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는 한참을 자책했지만 그 끝자락이 그녀가 스스로 선택한 마지막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때와는 다르게 조금씩 자란 수염을 어루만졌다. 시간과 후회가 손을 간지럽혔다. 남자는, 그 날처럼 경직된 몸으로 바닷가에 앉아있는 여자에게 다가갔다. "밤 바다는 춥습니다. 집에 들어가셔야죠." 여자가 고개를 들어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은 정말 깊고, 아름다웠다. "그쵸...? 바다가 예뻐서 추운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여자가 머뭇거렸다. "그, 근데 아직도 집에 안들어가셨네요... 게다가 바다까지 오시고." 남자의 경직된 몸이 조금씩 떨렸다. 그는 이것이 그녀의 기억 때문이 아니라 추운 바다 공기 때문이라 믿었다. "아, 네, 그, 뭐..." 다 큰 남자가 머뭇거리며 말을 더듬자 여자가 웃었다. 여자는 남자를 보고 싱긋 미소를 짓곤 말을 이으려 했다. 그 때, 조용히 불어온 바람이 내 눈에 그녀를 겹쳤다. "집에 가야죠 이제. 저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흘려보내고 나는 가게로 돌아왔다. 한참을 가게 안에서 심호흡을 한 나는 급하게 뛰쳐나와 바닷가로 달려갔다. 그곳엔 이제 아무도 없었다. 사랑하는 이를 추억하며 바닷가에 남은 도시 청년은 모래를 붙잡고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그 누구도 돌아오지 않았다.

작은 키, 양복, 웃음

그는 키가 작았다. 작지만 다부졌다. 약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저께, 술에 절어 비틀비틀 꿍얼꿍얼. 어렸을 적 놓쳐버린 동생 손 끝의 서늘함을 아직 잊을 수가 없단다. 실종 전날, 어제는 무슨 이유에서 양복을 한 벌 꺼내 입었다. 참으로 멋드러진 양복이었다. 어느 귀하신 분을 만나려나 물으니, 말도 않고 눈웃음을 지었다. 어쩌다 낡은 아파트의 낡은 놀이터 옆을 지날 때엔 슬며시 입으로 웃곤했다. 괜히 그런 때에는 그가 작고 초라해 보여 어서 가자, 채근하였다. 실종되었지만 그리 놀랍지는 않다. 예견된 일이어서라기 보다는, 그가 다시 돌아올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추억으로의 여행은 언젠가 반드시 끝나기 마련이다.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그의 은발이 어지러이 휘날렸다. 나는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정리해주며 생각했다. '정말 예쁜 색이다.' 그러자 그가 살짝 웃으며 말을 걸어왔다. "뭐가 그리 예쁜데? 이거?" 자신의 머리카락을 가리키며 그가 힘없이 웃는다. 그것마저 아름다워 나는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다. 그러던 중 그가 문득 질문을 던졌다. "있잖아, 우리 약속 하나 할래?" "무슨 약속?" "아무리 터무니 없는 말을 해도 믿어주기로." "뭐야, 그게." 나는 퉁명스럽게 받아쳤지만 얼굴은 웃고 있었다. 사실 나는 그의 말이라면 뭐든 믿을 것이다. 그가 원한다면 그게 무엇이든. "그냥 한번만 해줘. 속는셈 치고." "아... 알았어. 딱 한번이야?" "응. 고마워. 사실 나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 "...아무리 그래도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냐?" "치사하네. 아까는 다 믿어준다며!" 순간, 몸이 굳었다. 분명 말로 꺼낸 적이 없을텐데. 그러고보니 아까 머리 정리해줬을 때도... "진짜야...?" "못 믿겠으면 뭐 하나 생각해봐. 내가 맞춰볼게." 그의 능글맞은 웃음에 나는 눈을 감고 생각했다. 그에 대한 나의 애절한 사랑을. 이 마음이 부디 닿기를. 그렇게 바라며 눈을 떴을 때 그는 여전히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세상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나도, 사랑해."

날씨가 따듯해지나 싶더니만 그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봄비인건가. 이런, 우산도 안 가져왔는데. 비가 그칠 때 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바닥을 조금씩 적셔가는 빗방울들을 보며 멍하니 서있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익숙한 돌계단. 여기서 네가 죽었다, 오늘과 같이 선선한 봄비가 내리는 날에. 사인은 투신 자살에 의한 과다출혈, 6층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돌계단에 머리가 부딛혀 깨졌다고 했었나. 아마 그랬던것 같다. 그게 벌써 1년 전인데도 아직도 선명하기 짝이 없다. 떨어지는 너의 모습이. 3층에서 약 0.5초간 마주친 네 얼굴의 표정이, 너무나도 밝아서. 죽음의 두려움 보다는 후련하고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떨어지던 네 얼굴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어째서? 왜 너는 그 길을 택했을까? 삶이 고되서, 의미가 없어서, 그런 흔해빠진 이유는 널 죽이지 못했을 것이다. 너는, 그딴 시시한 이유로 죽을 아이는 아니었다. 끝까지 희망을 갖고 의미를 찾아냈을 것이다. 당당하게 웃으면서. 그러니까 나도 살린거겠지. 그런데 왜 2년전의 내가 선택하려 했던 방식으로 죽었지? 도대체 왜? 여전히 궁금한 의문을 답해줄 사람은 이제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자. 왜 죽었나? 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서 죽었나? 모든것을 놔버린게 아니라, 무슨 목표가 있었다면? 넌 무엇을 증명해내려 한걸까? 네가 없는 세상? 네가 사라져도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엿같이 돌아갔지. 그것을 내게 알려주고 싶었나? 죽음은 의미가 없다고? 어느덧 비가 그쳤다. 원래도 화창한 하늘은 비가 그치니 더욱 맑아보였다. 비가 그친 후 나는 상쾌한 흙냄새와 가라앉은 공기를 들이쉬며 축축한 계단을 밟았다. 그리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한발, 또 한발.

>>613 단어 세 개 제시하는 거 아님? 왜 네 개

>>614 ㅇㅇ 잘못봐서 수정했어!미안!

시한부는 왜 시한부일까. 너는 일년 내에 10%의 확률로 차에 치여 죽는다. 백년 내에는 100%의 확률로 죽는다. 그렇다면 너는 시한부인가? 나는 오 년 내 100%의 확률로 죽는다. 나는 왜 시한부인가. 죽음은 불공평한다. 그건 정해진 죽음이나 정해지지 않은 죽음이나 마찬가지다. 구태여 그 얕은 인간의 지식을 자랑하듯 당신은 오년 내에 죽소, 할 필요는 없단 말이다. 그럼 나는 당신은 오십년 내에 죽소, 하고 웃어줄 것이다. 넌 나보다 늦게 죽을 것 같지? 왜 모든 인간은 자신이 백살은 먹고 죽으리라 생각하는걸까. 아빠가 떨어진 한강 운치는 아주 좋았다. 매년 이곳에서 수십이 떨어진댄다. 우리 아빠도 그 수많은 사람 중 하나였겠지. 아마 조사를 나온 경찰관들은 오늘 재수가 없다며 욕을 했을지도 모른다. 펜스를 치면서 이 사람은 주식이네, 사업이네 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을 수도 있겠지. 미안하게 되었소, 경찰관 나리들. 저는 안타깝게도 시한부라.

현실로 도망치고 싶었다, 이 모든 것들이 마치 꿈만 같아서. 전부 끔찍해서 차라리 이 꿈에서 벗어나 현실로 도망가고 싶었다. 그러나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꿈인지는 아직, 아무도 알수 없었다.
스크랩하기
2레스 좋아하는 비유적 표현 말하고가기 1시간 전 new 50 Hit
창작소설 2022/05/15 02:27:23 이름 : 이름없음
553레스 아래로 좋아하고 위로 싫어하기 1시간 전 new 4251 Hit
창작소설 2021/03/14 09:34:22 이름 : 이름없음
10레스 남주가 여주를 어떻게 좋아하게 될까 ++줄거리 봐줄 수 있어? 7시간 전 new 225 Hit
창작소설 2022/05/11 17:11:14 이름 : 이름없음
6레스 제시어로 시쓰기하자! 12시간 전 new 71 Hit
창작소설 2022/05/15 22:06:52 이름 : 이름없음
1레스 주기율표로 로판 이름 짓는 스레 14시간 전 new 21 Hit
창작소설 2022/05/17 21:37:06 이름 : 이름없음
14레스 인기없을거 같은 동아리 이름 말하고 가자 15시간 전 new 320 Hit
창작소설 2022/05/15 17:05:53 이름 : 이름없음
5레스 수필은 어떻게 쓰는 거야? 17시간 전 new 65 Hit
창작소설 2022/05/16 17:52:12 이름 : 이름없음
52레스 조각글 적고 가는 스레 21시간 전 new 997 Hit
창작소설 2022/03/27 23:16:19 이름 : 이름없음
297레스 오고가며 문장이나 글을 쓰고 가는 창고 2022.05.17 1388 Hit
창작소설 2021/11/13 19:48:14 이름 : 이름없음
74레스 다들 자기 글 올리고 나이 맞추는 스레 2 2022.05.16 814 Hit
창작소설 2021/09/09 23:38:02 이름 : 이름없음
3레스 그냥 갑자기 끄적일게 생각나면 오세요 2022.05.16 36 Hit
창작소설 2022/05/16 23:07:49 이름 : 이름없음
22레스 . 2022.05.16 96 Hit
창작소설 2022/05/16 05:45:36 이름 : 이름없음
5레스 촉스레에 망상 한스푼 얹어보는 스레 2022.05.16 110 Hit
창작소설 2022/05/14 22:41:06 이름 : 이름있음
209레스 두 명이 처음과 끝을 제시, 한 사람이 쓰는 놀이 2022.05.16 1682 Hit
창작소설 2021/01/01 12:53:12 이름 : 이름없음
47레스 내가 작가가 된다면 쓰고 싶은 대사 혹은 문장 2022.05.16 678 Hit
창작소설 2022/04/19 12:54:26 이름 : 이름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