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10/06 01:23:29 ID : pTWqi3A2E4J 3
나 먼저 제시해볼게. 구름 먼지 희망
702 이름없음 2026/03/14 21:58:14 ID : TRDuk6ZjAjj 1
오늘 나는 벼르고 벼르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새벽같이 일어나 말끔히 씻고, 미리 준비해두었던 옷으로 갈아입었다. 어색하게나마 머리손질을 하고 거울을 바라보며 동경하던 이의 자신만만한 표정을 따라해보았다. 완벽하지 못해도 이정도면 되었다. 문을 박차고 나갔다. 붐비는 지하철을 타고 버스로 갈아타며 목적지를 향해간다. 창밖을 바라보면 사람들이 저와 비슷한 차림으로 출근길이 바쁜것이 눈에 들어온다.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문득 동기의 우스겟소리가 머릿속을 지나쳤다. 너는 평생에 그런 옷차림을 안할것 같다고 했었던가. 숨막히는 각진 정장차림에 행여라도 옷이 구겨질까 허리를 세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무슨 말을할지 짐작이가 작은 실소가 입가에 스쳐간다. 동결된 시간속에 머무는 이들이 지금 무어라고 할 지 짐작갈만큼 그 색체가 뚜렸하던 이들이었다. 오늘 드디어 보러가는 길이다. 그동안 다잡지 못한 마음을 추슬렀고 동경하는 이의 표정을 방패처럼 앞세워 꼴사납지 않길 바란다. 오랜만이다. 늦게 와서 미안해.
703 이름없음 2026/03/19 18:56:08 ID : 63PhgjjteKZ 0
사람, 사랑, 희망
704 이름없음 2026/04/27 10:03:41 ID : k7bva79fPbd 1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 사람을 이어주는 어느 인연신의 당부 내가 지금 부터 들려줄 이야기는 어느 인연신의 관한 이야기야 아주 먼 옛날 한 인연신이 있었어 사람에게 인연을 선물한다는 인연의 신이였지 하루는 인연의 신이 연못을 둘러보다 한 부부의 모습을 보게돼 그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었어 늘 아기를 가지는 걸 소망했지 부부는 1000일이 되도록 매일매일 빠지지 않고 같은시간 같은 장소에서 빌었어 제발 제발 인연의신님 저희에게도 아이를 주세요 라고 말이야 인연은 신은 그 부부의 정성을 기쁘게 여겨 아이를 주었지 그 아이는 무럭무럭 자랐어 그 아이가 20살이 되던 해 마을에는 기이한 일이 일어났어 가뭄이 들어 땅은 갈라지고 물은 점점 부족했었어 그래서 사람들은 하늘신에게 빌었지 부디부디 비를 내리게 해달라고 말이야 그러나 우습게도 응답은 없었지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마을에서 유명한 무당을 불러내 그 무당이 말하길 20살의 여자 중 하나를 골라 마을에 인연신에게 바치면 물이 다시 나올 거라는 말을 했지. 사람들은 20살 처녀를 인연신에게 바쳤지 그러나 마을에 비는 커녕 점점 사람들이 굶어죽거나 가뭄으로 이사를 해 인구 수만 줄어들기 시작했어 차례대로 가다보니 어느새 20살 여자는 한명 밖에 남지 않았어 그 아이가 바로 덕수길 마을에 자랑 이홍아 였어 홍아는 어쩐일인지 울지도 웃지도 않았어 되게 담담했지 마치 이일이 일어날 것임을 안다는 듯 그리 무서워 하거나 혹은 두려워하지 않았어 그 모습은 마치 기백은 호랑이의 기백이지만 속은 푸른 늑대의 모습처럼 오직 담대하고 호수의 물보다 투명하고 또렷했지. 어찌되었든 마을 사람들은 홍아를 위로하며 가마에 홍아를 태웠어. 홍아는 굽이굽이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마침내 인연의 신을 만났어 인연의 신의 하녀로 들어간 그녀는 그때부터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했어 온갖 잡일은 그녀가 맡았지 햇수로 3년동안 홍아는 인연의 신 밑에서 온갖 잡무를 맡았지 그리고 또 햇수로 5년동안 온갖일들을 총괄 했어. 인연의 신이 8년뒤 어느날 홍아를 불렀지 홍아야 이리오거라 라면서 말이야 홍아에게 붉은실 흰실 푸른실 검은실 초록실 분홍실 여러 실을 보여주며 물었어 "이 실이 무엇으로 보이느냐." 홍아는 담담하게 대답했어 이 실은 모든 삶의 인과율을 나타내는 실이네요 라고 말이지 만족 스러운 대답을 들었던 걸까 인연의 신은 마침내 그녀를 자신과 똑같은 인연의 신으로 만들어줬어 그리고 말했지. 네가 보는 모든 실들을 하나의 희망과 사랑으로 이어보렴 인연의 신이 말하자 그녀는 실을 잇기 시작했어 일찍이 과부가 된 여인과 옆마을에 듬직한 총각을 말이야. 인연의 신이 말했어 참 보기 좋게 이었구나 하며 홍아의 머리를 쓰다듬었지 지금도 홍아는 인연의 신과 함께 사람들의 인연을 잇는다고 전해지고 있어
705 이름없음 2026/04/28 01:06:28 ID : zPjBxVf9dxB 0
후련함 나비 별
706 이름없음 2026/06/29 12:48:09 ID : zSJUZikpQre 0
그 나비는 발발발 떨리는 더듬이를 푹 진흙에 꽂아버렸다. 인간들의 밭에 가지 말라했던가. 다리는 옹송그레 휘어지고있고, 눈은 이대로 흔들흔들 거리다 팡! 깨져 지면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것만 같았다. 끝이다. 나비는 나비로서 끝을 맺는다. 그래도 알에서 깨어나 애벌레를 지나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되었으니, 삶은 다 산 것이다. 아아, 알까지 낳았지. 본 나비는 삶의 모든 것을 끝냈으며, 이 이상의 소망은 과욕이고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이 되겠지. 그래. 언젠가 저 별처럼 높이높이 날아 번쩍번쩍 빛나는 것 따위 할 수 없는 것이다. 알고 있었잖아. 그러니 만족한다. 후련하다. 웃자. 하하하. 나비는 성대가 없다. 그러나 열심히 진동하는 날개가 만든 소리가 지나가던 이에게는 웃음처럼 들렸을지 모르며, 휘어지는 허리가 박장대소하는 몸짓처럼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야!
707 이름없음 2026/07/02 02:49:49 ID : 6pdQpRyNs4L 0
가습기, 포로리, 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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