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상관 없음. 오히려 피드백 환장함. -장르도 상관 없음. -걍 자유롭게 미완성된 글들이나 짧은 글 던지고ㅌㅌ -스레주가 글 읽는 거 좋아해서 평가질 자주 함. 주의

>>101 미친 되게 김동식 작가님 느낌 들어 완전 내취향 ㅜㅜㅜㅜㅜㅜㅜㅜ

>>94 별 거 없다면서 전혀 아니쥬? 사실 애써 진심을 외면하고 있쥬? 다 들켰쥬? 괜히 초라해질까봐 외면하고 있쥬? 이제 주변인과 일케 저케 부딪히면서 정신적 성장을 이룬 다음 자신의 여름을 인정하는 그런 뜨거운 청춘 성장물 이쥬? 놀리는 거 같았다면 미안... 그치만... 상처 입을까봐 일부러 관심 없는 척하는 주인공은 놀려야 제맛... >>95 이제 시작하시면 됩니다. 얼른 그 소재들고 ㅈㅇㄹ든 ㄴㅇㅂ든 가셔서 아포칼립스 분위기의 다크 판타지 쓰시면 됩니다. 전 땅 끝까지 따라가서 곡괭이 들고 무릎 꿇어서 데이터 켜고 읽겠습니다. >>96 하... 취향 저격해서 암살하네... 나 이런거 좋아... 기다려보ㅏ 해석하지 마. 결국 딸이란 건 그런 존재였고 아저씨의 공부하란 말은 그게 그렇게... 오키 내 맘대로 읽었으니까 이제 더 적어봐봐... 1000스레 채워주라... >>97 아, 님, 아. 이건 유죄다. 자연재해 환장하고요, 그 속에서도 끈질기고 하찮게 존재하는 인간들의 일상? 사랑합니다. 그치.. 재해는 배경처럼 묘사해줘야 제 맛이지.. 재해도 중요하지만 재해로 인한 비일상이 결국 일상이 된 그런 모먼트 좋다고요...

>>103 94야. 천만에. 그런 주인공은 놀려야 제 맛이라는 것 정도는 나도 알거든. 내 경험담을 토대로 쓴건데, 이렇게 감상평 남겨줘서 고마워.

고독하다. 드넓은 세상에 홀로 살아남았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렇게 지금까지 버텨왔것만 이미 노쇠한 육체는 말을 듣지않고 희미해진 심장박동은 죽음이 머지 않았음을 실감하게 한다. '무엇을 위해 살아왔던 것일까' 집을 만들고 울타리를 세우고 실낱같은 희망 하나에 의지한채 망가져만 가는 두 다리로 이제는 녹색으로 물들어버린 도시를 걷고, 또 걸어왔다. 비가 내리나 눈이 내리나 쉬는법조차 모른채로 살아왔다. 한평생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 했지만 신께서는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동안, 내가 이 고독에서 벗어나기를 염원하는 동안 빛을 보지 못한채 쓸쓸히 죽어가기만을 바라시는구나 "아...따스한 햇살이다. 마치 처음 태어났던 그때처럼..." '이젠...나도 그들의 품으로..' 이젠 얼굴도 이름도 목소리조차 기억나지 않는 그들을 떠올리며 그는 지하철 한구석에서 홀로 외로이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이내 그는 완전히 숨을 거두었다. 끈질기게 자리를 지켜온 마지막 생명의 불씨가 꺼졌다. 후회와 수만가지 감정이 담긴 눈물 한방울을 세상에 떨군 채로 말이다. 마지막 인류가 세상에서 사라진 그날 그렇게 지구는 가장 오랜시간을 함께해왔던 친구를 잃었다.

[보인다. 나는 비로소 본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은 암흑이었다. 잠시동안 눈 앞이 까매지다가 다시 보이는 일이 잦아졌기에 병원을 찾았다. 현안이라고 하기에 당황해서 물었더니 의사>>86도 잘 모르는 눈치였다. 어쩔 수 없이 입소한 정부 산하의 시설에서 나는 더듬거리며 생활하는 날이 늘어갔다. 일주일이 되던 때, 눈이 타는 듯이 괴로웠다. 고통에 기절했다가 고통에 깨어나는 일상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보였다. 당신이 상상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손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가 15년 후에 노인을 위해 회전문을 잡아준다. 무료하게 공원에 앉아있는 노인이 36년 전에 어떤 큰 산에도 메울 수 없는 큰 강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거침없이 도로를 건설한다. 내 능력을 조금은 이해하길 바란다. 정부>>98는 나에게 값진 곳에 능력을 쓰라고 말했다. 정부가 말하는 값진 곳이란 쿠데타가 일어나는 지역이나 테러 우려 장소의 미래 혹은 과거를 봐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모든 것이 부질 없다는 것을 안다. 그들의 생각도, 감정도, 그 모든 일의 원인도 모두 보인다. 그러니 그들이 얼마나 멍청한지 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한 여성>>15의 이야기다. 잘은 모르겠지만 내 능력의 시초라고 하니 궁금했다. 그래서 조금 보았을 뿐이다. 얼마나 강인하고 얼마니 정의로우며 또 얼마나 따뜻한 사람일 지 알고 싶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나는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내 생각과는 다르게 약간 이기적이었고 조금의 동정심은 있었으며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다. 더 확실히 말 할 수 있는건, 현자들은 모두 영웅 같은 게 아니다. 그녀는 아주 많이 외로워했다.] "어쩔까요?" "어쩌긴 뭘 어째. 이건 기밀로 하고 도망간 현자 찾아야지." "그치만 갑자기 현타와서..." "월급은 꽁으로 나오냐? 일 해라." "네."

남자>>100는 잠에서 깨어났다. 보라색 하늘과 보라색 땅. 춥지도 덥지도 않은 바람. 모든 것은 그의 애인이 준비해둔 것이었다. 남자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 자고 있었다. 남자는 끝없는 공간을 천천히 걸었다. 이윽고 다른 사람들과 멀어졌을 때 남자는 팔을 벌렸다. 무언가를 안아주고 있는 듯 이따금 손을 공중에서 천천히 토닥여주었다. 어느새 눈가에는 물줄기 하나가 소리 없이 흘렀다. 남자의 애인은 다들 대단한 사람이었다. 누구>>72는 우주 비행사가 되어 지구의 오염 정도를 무한의 공간에서 관찰했다. 또 다른 누구는 정부가 의뢰한 희귀 식물종을 자신의 꽃집에서 보존했다. 마지막 애인은 마지막 까지 살아남았던 미친 엔지니어 였다. 그들은 모두 남자를 사랑했다. 인류를 위해, 대의를 위해 일하고자 노력했으나 다들 마지막에 살아남는 인간은 남자이길 바랬다. 우주 비행사는 누구보다 먼저 인류가 글러먹었음을 알아채고 가장 친환경적인 사람에게 남자를 맡겼다. 희귀 식물들을 돌보던 꽃집 주인은 살아남은 것들에게 미래가 없음을 깨닫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그에게 남자를 맡겼다. 그는 남는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음을 알았지만 남자가 없는 세상이야 말로 종말이라고 생각했다 . 그는 세상의 종말을 막겠다는 큰 뜻을 결국 그의 방식대로 이루어냈다. 남자는 팔을 내렸다. 그리고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몇몇 사람들이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남자는 궁금했다. 왜 남자가 사랑했던 이들은 여기서 함께 하지 않는지. 그들의 대의란 대체 무엇인지. 하지만 남자는 곧 머리가 아파왔다. 150년 동안 기억을 잃지 않으려, 그들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으나 슬슬 정신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남자는 주저 앉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당신은 우주를 아는가...>>72

교수님이 죽었다. 한편으로 우산이끼 포자 하나가 바위에 정착하는데 성공했다. 수만의 자매들이, 그리고 형제들이 으스러지는 것을 묵묵히 바라보며 포자는 성장을 시작했다. 수만의 가족들의 삶을 대신하겠다는 건방진 생각은 없었다. 다만 포자는 그렇게 태어났기에 자라서 근처의 수컷 우산이끼와 함께 비슷한 유전자의 자손을 흩뿌릴 뿐이었다. 그러니까 교수님이 죽었다. 동시에 사막 한가운데에 있던 우산 바위가 서서히 침식되어 가고 있었다. 최초의 인간이 태어나기 이전 부터 거대하게 자리잡고 있던 바위는 모래 바람이 다듬어준 모양이 점점 으스러지는 것을 느꼈다. 아니 느꼈다기 보다 그렇게 존재했다. 우산 바위는 떠올렸다. 이 곳은 원래 사막이 아니라 바다였다. 자신은 누구보다 꼿꼿한 수중암초였다. 하지만 땅은 변덕이 심했고 그도 결국 바위가 되었다. 이제 모래가 되겠지. 바위는 생각했다. 아니 생각했다기 보다 그렇게 존재했다. 교수님이 죽었다. 검은색 우산을 쓰고 태풍에도 대면 강의를 가시다가 그만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지구는 돌고 존재해야 할 것들은 존재한다.

나는 포메라니안이 되었다. 어떤 비유가 아니다. 문장 그대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포메라니안은 생각 이상으로 귀여웠고 많은 산책이 필요했으며 똥 냄새가 심했다. 어릴 적 엄마가 강아지 키우면 집에서 냄새 난다고 그랬었는데 이유를 알 것 같다. 것 같다. 예전의 나는 '것 같다.' 는 어미를 많이 썼다. 내 생각에 자신이 없었고 단호해보이고 싶지 않았다. 사실 충성이나 헌신 같은 미덕들은 신분제 사회를 더 견고히 하기 위해 아래 계급에게 요구하던 미덕 이었다. 한 가지 우스운 건 최고 계급인 군주 조차 보이지 않는 신에게 아랫계급의 미덕을 행했다는 것이다. 어리석은 인간들. 끊임없이 올라도 결국 복종 밖에 몰랐던 거겠지. 마치 포메라니안 처럼. 애매하게 인간의 탈을 쓰고 어영부영 권리니 의무니 하는 것들을 따질 바에야 포메라니안이 되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었다. 실제로 내가 포메라니안이 되니 주위의 시선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평가와 비교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길거리에서 오줌을 싸도 다들 그냥 지나간다. 난 포메라니안이니까. 처음에는 치와와가 되고 싶었다. 툭 튀어나온 눈, 작은 몸집, 더러운 성질머리. 하지만 쉽지 않았다. 나는 고도 비만이었고 소심했으며 눈도 작았다. 포메라니안은 그래도 성공했으니 뭐. 상관없다. 사실 상관 있다. 나는 사무치게 외로워졌다. 강아지들의 분리불안인 걸까? 하지만 나에게는 주인님이 없다. 그러니 이 외로움이 해소될 일은 영원히 없다. 모든 것이 낯설다. 아까까지 누워있던 침대도 멀쩡하게 돌아가던 세탁기도 전부 낯설어서 미칠 것만 같다. 지킬 것이 없는 강아지는 무력하다. 그래서 나는 무력감과 불안감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생각했더니 길게 하울링이라도 뽑고 싶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포메라니안이 되었다.

내일, 그리고 내일, 또다시 내일도 기록된 시간의 마지막 음절까지 하루하루 더딘 걸음으로 기어가누나. 우리의 어제는 어리석은 자에게 보여준다 우리 모두 죽어 먼지로 돌아감을. 꺼져라, 꺼져라, 덧없는 촛불이여! 인생은 그저 걸어다니는 그림자일 뿐. 무대에서 잠시 거들먹대며 종종대며 걸어다니지만 얼마 안가 잊히고 마는 불행한 배우일 뿐. 인생은 백치가 떠드는 이야기와 같아 소리와 분노로 가득차 있지만 결국 아무 의미도 없도다. -맥베스

>>105 인간이 커다랗게 표현되는 재앙도 좋지... 아무리 인간중심작 사고를 탈피한다고 하더라도 그 시도도 결국 인간이 하니까... 언젠가는 마지막 인간이 죽겠지. 크으으.. 오늘 밤은 이거다... 점이 많은 건... 오래된 친구를 잃었기 때문... >>110 맥베스!! 좋아해ㅠㅠㅠㅠㅠ 4대 비극 들어가나? 크으ㅠㅠ 파멸로 향하는 선택들이 눈에 보이지만 그 선택의 이유가 타당...보다 뭔가 납득간다는 점에서 더 비극적인 그런게 있어... 다음에는 레스주 글도 읽고 십당

[수원지의 근원에서 뽑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원한 청정 암반수] [당신만 몰랐습니다. 상쾌한 공기는 상쾌한 하루를 만드니까요. 남들과는 다른 3중 초나노 필터] [전염병, 해충, 다음은 방사선이다! 우리 집은 방사선으로 부터 안전합니까? 나노 강화 유리창이 지킵니다!] [아무리 막아도 햇빛은 안심할 수 없으니까. 오존층의 원리를 완벽히 재현한 단 하나 뿐인 암막 커튼.] [우리 아이가 먹잖아요! 3번의 오염 테스트를 걸쳐 엄선한 직원들의 세포로만 만듭니다.] [마감임박! 남은 자리는 단 10석. 소중한 사람의 마지막을 지구에 간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입니다.]

지구는 사실 평평하다. 둥글다고 믿는 사람들은 자꾸 위성 사진이니 밑바닥 부터 사라지는 돛단배니 그럴듯한 위증을 들고 온다. 나는 잠자코 들어준다.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나 자신은 멋져 보인다. 하지만 절대 그것을 믿지는 않는다. 나에게 위증을 들이미는 그들에게 한 마디만 하면 결국 꼬리를 말고 도망가기 때문이다. 직접 봤습니까? 아뇨, 플라스틱 구형 덩어리 말고요. 그러니까 교과서에 인쇄된 잉크 혼합물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놀랄지도 모르지만 저는 직접 봤습니다. 네. 지구는 틀림없이 평평합니다. 그들은 나를 동정하거나 진절머리 난다는 티를 잔뜩 내며 돌아간다. 그러면 나는 방금의 언쟁으로 잠깐 열이 올랐던 머리를 식히며 지구를 떠올린다. 고질적으로 앓고 있던 우울증이 악화되던 그 날 새벽. 나는 잠기지 않은 상가 옥상으로 향했다. 가지런히 신발을 벗어두고 난간에 아슬하게 올라섰다. 그대로 도약하려던 찰나 나는 다시 바닥으로 엎어졌다. 그러니까, 옥상의 바닥 말이다. 그리고 내가 본 것은 지구였다. 평평한 지구. 다정하게 나를 감싸안고 부드럽게 떨어뜨린 지구. 뒤로 넘어진 것이 아니다. 겁이 나서 관둔 것도 아니었다. 평평한 지구를 알게 된 그 때, 나는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지구는 평평하다. 겪지 않은 당신들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무지한 당신들을 위해 친절히 진실을 적는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듯 알기 쉽게 신중히 단어들을 선택한다. 당신들은 이런 나의 수고와 지구를 모른다. 그러니까, 지구본 말고.

>>113 감탄... 늘 새롭고 짜릿해

스레주 글 너무 좋다

"상상해보십시오. 당신의 눈 앞에는 두 개의 버튼이 있습니다. 하나는 모든 인류의 문명만을 파괴합니다. 그들은 한 순간에 정치, 경제, 군사, 과학, 인문, 철학, 종교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돈은 휴지 조각이 될 것이고 위대한 문화유산들은 이상하게 생긴 바위와 나무덩이가 되겠죠. 그들이 지켜온 신념은 증발할 것이고 눈부신 기술들은 없던 일이 됩니다. 음, 파란색 버튼 정도로 할까요? 하나는 빨간색 버튼이라고 하겠습니다. 빨간 버튼을 누르면 모든 인간은 죽습니다. 하지만 그 뿐입니다. 제가 너무 편파적으로 설명한다고 느끼시나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확실히 모든 인간이 죽는다면 너무 슬프겠죠.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지켜왔던 것들, 이룩해온 것들, 그리고 꼭 남겨야만 하는 것들은 건재합니다. 언젠가 세포가 분열을 거듭하다 삐끗하고, 그 삐끗들이 모여 새로운 인류를 만들 때까지요. 어떤가요? 당신이라면 어떤 버튼을 누르겠습니까? 아마 당신이 누군가냐에 따라 버튼들은 다른 식으로 들리겠지요. 누군가는 빨간 버튼을 '모든 인류를 죽이는 버튼' 이라고 소개할 것이고, 누군가는 파란 버튼을 '모든 문명을 파괴하는 버튼' 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인류의 목표가, 번성하는 이유가, 다른 모든 것을 파괴해서라도 남겨야 했던 가치가 오로지 생존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의 논쟁입니다. 저는 우연히 파란 버튼을 '모든 문명을 파괴하는 버튼' 이라고 소개 받았을 뿐입니다." "지구 담당자님의 최후 변론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임원진 분들의 투표에 따라 '지구 내 전 지적 생명체 소멸 사건"의 징계는 그대로 진해될 것 같습니다." "아, 이게 안 통하네."

바람이 거세게 불아왔다. 애써 누군가가 치워 두었던 낙엽더미가 회오리 모양을 그리며 흩어졌다. 하늘은 구름이 잔뜩 껴 있어 어둡기만했다. 어두침침한 뒷골목에는 바닥에 주저앉은 여자만이 존재했다. 여자는 폐지를 주워다 팔아 하루를 벌어 먹고 살았다. 30년을 가족에게 헌신했지만 남은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여자는 자신의 처지를 동정하지 않았다. 가족을 위했던 날들은 억울하지 않았다. 이제와서 그들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자신의 선택이었다. 사회적 분위기나 일찍 결혼시킨 친정은 조금 억울했으나 그래도 괜찮았다. 지금의 노동이 고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생활비가 안타깝기도 했지만, 여자는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했다. 여자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가쁘게 달려왔던 날들이었다. 첫 아이가 열병으로 죽어버려 뜨겁게 가슴에 묻혀버릴 때도 남편이 시위 진압에 휘말려 붙잡고 따질 무덤 조차 남겨주지 않았을 때도 여자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독해서가 아니었다. 슬프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남은 자식들이 보고있었던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아직 일어서서 걸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처마 밑에 매달렸던 물방울이 여자의 이마를 적셨다가 자글한 눈가 주름을 타고 볼로 미끄러져 턱에 맺혔다. 여자는 지금이라면 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무작정 식당에 다니면서 아이를 키웠다. 손바닥 만한 달방에서 봐줄만한 양옥 세살이, 그리고 여자의 손으로 샀던 서울 아파트. 그러나 큰 애 부부에게 집을 내주고 작은 애 사업 자금을 줘버리니 다시 여자는 손바닥 만한 달방으로 돌아왔다. 여자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자신의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어느 새 여자에게 흐르던 물방울은 따뜻해졌다. 여자는 마지막으로, 다시 길게 숨을 내쉬었다. 빗방울은 점차 잦아 들었다. 여자는 일어나서 얼른 리어카에 방수포를 덮고 오늘치 폐지를 달방 옆 골목에 쌓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여자는 다만 쉬고 싶어졌다. 그리고>>55

우주는 더럽게 넓으니까, 심지어 계속 커지고 있으니까 외계인은 있고 어쩌면 신도 있을 것이다. 좀비 바이러스를 만드는 미친 과학자도 태어날 것이다. 세상이 모두 죽지 못하는 날이 왔을 때 온전히 살아간 여자애도 있고 그 외로움을 엿본 사람도 있다. 가만히 누워서 지식을 얻는 독약도 만들어질 테고 그걸 자식에게 먹이는 엄마들도 생길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은 여전히 서로를 마음 깊이 사랑할 것이다. 어리석은 필멸자와 그 필멸자를 사랑한 어리석은 행성도 있겠고 실질적 종말은 오지 않았지만 지켜온 가치가 부서져 영원히 잠겨버린 두 사람도 존재할 것이다. 모든 지능이 사라진 별에서 생각하기 시작한 인공지능과 무수히 많은 다른 삶을 거치면서도 서로를 사랑하는 여자와 남자도 다시 태어날 것이다. 아직도 졸업을 못한 미래의 대학원생 두 명과 한 남자와 그를 사랑한 애인 세 명과 어른이 되지 못해 강아지가 되고 싶은 아이와 묘하게 신념을 가지고 있는 테러리스트도 공기를 폐에 집어넣었다 빼는 과정을 반복할 것이다. 누군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쓰는 한 그들은 더럽게 큰 우주의 귀퉁이를 차지할 것이다.
스크랩하기
107레스 패러디 소설 창작자+독자 잡담판 1시간 전 new 2822 Hit
창작소설 2021/06/04 22:22:20 이름 : 이름없음
4레스 사람을 관찰하라는 게 어떤 걸 말하는 거야?? 6시간 전 new 112 Hit
창작소설 2022/10/02 06:03:14 이름 : 이름없음
339레스 첫문장/도입부 적고가는 스레 7시간 전 new 3494 Hit
창작소설 2019/02/19 08:25:43 이름 : 이름없음
2레스 . 13시간 전 new 160 Hit
창작소설 2020/01/28 22:26:53 이름 : 이름없음
802레스 오고가며 문장이나 글을 쓰고 가는 창고 17시간 전 new 6940 Hit
창작소설 2021/11/13 19:48:14 이름 : 이름없음
21레스 지망하는 학과가 좀아포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적어보는 스레 2022.10.03 347 Hit
창작소설 2022/09/29 00:39:31 이름 : 이름없음
1레스 소설 제목 추천 좀 해줘 2022.10.03 53 Hit
창작소설 2022/10/03 02:11:05 이름 : 이름없음
214레스 문과식 끝말잇기하자. 2022.10.03 2284 Hit
창작소설 2021/04/28 02:28:40 이름 : 이름없음
3레스 나무 긁는 소리를 뭐로 적으면 좋을까요? 2022.10.03 75 Hit
창작소설 2022/10/02 23:57:21 이름 : 이름없음
1레스 혼종 장르 스토리 말하는 스레 2022.10.02 72 Hit
창작소설 2022/10/02 22:32:37 이름 : 이름없음
681레스 소설 제목 기부하는 스레 2022.10.02 12747 Hit
창작소설 2020/01/18 21:26:21 이름 : 이름없음
18레스 캐릭터가 욕먹을 수 있을만한 요소 전부 써줘!!! 2022.10.01 435 Hit
창작소설 2022/09/29 12:20:19 이름 : 이름없음
2레스 가끔 좋은 작품을 보면 정신이 멍해질 때가 있어 2022.10.01 388 Hit
창작소설 2022/09/25 10:15:23 이름 : 이름없음
118레스 » 조각글 적고 가는 스레 2022.09.30 5018 Hit
창작소설 2022/03/27 23:16:19 이름 : 이름없음
47레스 시/소설 남겨주면 피드백 해줄게 [닫힘] 2022.09.29 1973 Hit
창작소설 2022/07/21 01:25:00 이름 :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