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창작소설판 잡담 스레 2☆☆ (464)
2.청춘은 켜켜이 쌓인 하루하루의 잔상이라고 (27)
3.일상에서 문득 생각난 문구 써보는 스레 (724)
4.If you take these Pieces (487)
5.글 잘 안 쓰는 소재구걸주 (61)
6.이름 남기고 가면 간단한 분위기 대답해주기 (214)
7.ㄱ부터 ㅎ까지 좋아하는 단어 적는 스레 (103)
8.생각난 소설의 개요만 쓰고 가는 스레 (2)
9.나 로판식 제목짓기 잘함 (31)
10.요즘 글 쓰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1)
11.홀수스레가 단어 세 개를 제시하면 짝수가 글 써보자! (705)
12.✨🌃통합✨ 질문스레(일회성 스레 말고 여기!!!!!!!)🌌 (219)
13.네 홍차에 독을 탔어 (208)
14.내가 작가가 된다면 쓰고 싶은 대사 혹은 문장 (89)
15.요즘 릴레이 소설이 너무 하고 싶은데 (4)
16.제일 쓰기 어려운 게 bl 빙의물인듯 (4)
17.다들 캐릭터 이름 만들때 쓰는 방법있어? (33)
18.:D (64)
19.다치거나 아픈 사람 묘사 (2)
20.소설 써보고싶다 (1)
우울하고 싶다면 여기를 보라.
내가 쓰는 글이 당신을 그렇게 만들 것이다.
비교적 낙후된 인생 속 사람들은 남들과 조금 다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간다. 그것은 그들이 느끼는 감정과 후회와 깊은 관련이 있다. 만약 당신이 나와 같다면 아침에 일어나 느끼는 것은 한없이 공허해진 마음과, 어젯밤 죽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한 후회일 것이다. 이는 딱히 무슨 안좋은 일을 겪었기 때문은 아니다. 그저 잠들기 직전 한참을 뒤척이며 떠올렸던 과거에 대한 미련이 무의식 속 깊숙히 파묻혀 꿈 속에서도 당신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의 아침은 남들보다 몇 분, 혹은 몇 시간 늦어진다.
그렇게 일어나면 남들보다 뒤늦은 하루가 시작된다. 하지만 그러기 전에 잠깐. 우리에겐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바로 생각할 시간이 말이다. 아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어제와 같은 하루를 보내게 될 나에 대한 원망, 그 뒤에 이어지는 것은 그걸 알고있음에도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스스로에 대한 무력감이다. 이쯤되면 한 번 더 죽음과 관련된 생각들이 떠오르지만 차마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다. 우습게도 내가 죽기엔 아침 햇살은 너무 따스하고, 바깥의 세상은 활기차기만 하다. 한평생 주변의 분위기에 맞춰 살아왔기에 죽는 때마저 스스로 정할 수 없다. 나는 이 부분에서 자신에게 한 번 더 실망하고 좌절한다.
사람이 여기까지 몰리면 그때부턴 자살이 아닌 타살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누군가 나를 죽여줬음 좋겠다거나, 혹은 교통사고, 세계멸망과 같은 비상식적인 상황에 관해 망상하며 그것에 매달리기까지 한다. 이것이 당신이 우울한 이들을 주위에 두지 말아야할 이유다. 참 마음 아픈 이야기지만 그들은 구멍난 항아리처럼 아무리 채워담아도 빠져나갈 뿐 만족할 줄을 모른다.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울한 생각들이 이어진다 생각해보라. 그런 상황에서 멀쩡할 수 있는 인간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생각들은 점심 쯤이 되면 자연스레 호전된다. 그때의 나는 해야할 일을 찾아서 하거나, 혹은 남들처럼 취미활동을 즐긴다. 친구를 만나러 가기도 하고, 밖에 나가 산책을 하거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개개인의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봐온 수많은 사람들 중엔 하루 종일 잠만 자거나, 게임만 하거나, 혹은 불건전한 행위에 빠져사는 사람도 있었다. 각자 현실에 대항하는 방식이 다른 것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점심을 멀쩡히 보내는건 일종의 자기세뇌의 과정이다. 남들처럼 행동해야 내가 우울한 상태라는 걸 잠깐이지만 잊을 수 있기에 그리할 뿐이다. 그러나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그 반동으로 저녁엔 한 층 더 우울해진다.
저녁이 되면 진짜 지옥의 시작이다. 하루 일과를 끝내면 딱히 게임이나 글 쓰기도 손에 잡히지 않을 뿐더러 사람이 굉장히 산만해진다. 나를 쥐어짜는 듯한 불안감에 잠시라도 가만히 있기가 힘들다. 방의 가장 구석진 자리에 누워 손톱을 뜯다가, 괜히 일어서 방을 몇 바퀴 빙빙 돈다. 노트북을 켰다 끄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하기도 한다. 한 가지에 집중하기 힘드니 시간을 때우기 위해 뭐라도 하는 것이다. 때론 운동을 하기도 하는데 사실 이게 가장 적당하다. 체력이 빠져서 밤에 잠들기 쉽고, 잠깐이지만 집중도 된다.
그러다 시간이 되면 반사적으로 자리에 누워 눈을 감는다. 어떻게든 잠을 자려 하지만 나를 짓누르는 압력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누운 탓인지 가슴 팍이 짓눌리는 듯한 통증에 잠들기가 더욱 힘들다. 3~4시간을 뒤척이는 경우는 흔하고, 아예 잠을 자지 못해 밤을 샌 뒤, 다음 날 점심 쯤에 피곤에 찌들어 잠드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대충 이런 하루를 365일 24시간 반복한다 보면 된다.
누가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 사실 이해하지 못할거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애초에 인간은 서로를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다. 나와 정말 가깝고, 마음이 잘 맞는다 한 들 나를 완벽히 이해할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리 만무하다. 그래서 나는 항상 혼자다. 어렸을 때부터 그래왔다. 단순히 이해가 아닌 순간적인 공감을 사는 것도 어려운 인간이었다. 어쩌면 그게 이 모든 것의 원인이었을까. 눈에 띄고, 남들과 달랐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내 기준에선 납득이 되는 이유는 아니다. 지나온 과거의 잔재들이 자꾸만 나를 괴롭힌다. 이 고통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것만 같다. 그러나 이건 별로 무섭지 않다. 제일 무서운 것은 이 모든 고통의 순간이, 지금까지 겪어온 모든게 어쩌면 아무런 가치도, 의미도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닳았을 때이다.
너무 우울한 이야기만 했으니 경험에 의거한 긍정적인 첨언을 좀 해주자면 가끔 인생이 갈팡질팡하며 힘들 때, 진심을 담아 유서를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언젠가 다가올 막연한 죽음이란 미래를 간접적으로 나마 상상하는 과정이 나에겐 꽤 도움이 됐다. 다양한 사람에게 써보는 것이 좋다. 어머니, 아버지, 동생이나 혹은 연인도 좋다. 주변의 인연을 하나 하나 떠올리며 그들에게 남길 말을 쓰다보면 그들이 얼마나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이였는지 비로소 알게된다. 그리고 이것이 미래를 꿈꾸는 사람에겐 꽤나 힘이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또다시 몇 밤이 지나갔다. 그동안 다시 생각을 해봤다. 내가 망가지고 이런 정서적 자해를 일삼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관해서 말이다. 결론은 아직 내지 못했지만, 과정에서 얻어낸 소득이 있다면 그건 바로 '의심'이라는 키워드다. 나는 언젠가부터 자신을 항상 의심하기 시작했다. 물론 수백 가지 갈림길이 존재하는 인생에서 자신이 걷는 길을 확신하는 인간이 많지 않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 정도가 심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이렇다.
"나는 이런 이유로 힘들었던 걸 거야."
이런 생각을 했을 때 가장 처음 떠오르는 생각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이다. 힘들었던 과거가 내 탓이 아니라는 사실에 스스로 위안을 얻으며, 과거의 문제점을 분석해 더 나은 인간이 되고자 하는 내 개인적인 성향이 내포된 생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다음이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다시 생각을 반복하다 보면 이런 의문이 떠오른다.
'내가 했던 생각이 정말 사실이 맞을까?'
사실 이걸 알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과거에 대한 의문은 인과가 뚜렷한 사건이 아니고서야 문제점과 그 시발점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나는 자신을 의심한다. 혹여나 내가 한심한 자기연민에 빠진 건 아닐지, 긴 시간 정신적으로 고생하며 과거를 왜곡한 것은 아닌지, 모든 것이 어쩌면 내 잘못에 기반한 일종의 나비효과가 아니었는지 말이다.
물론 해답은 어디에도 없다. 문제는 이런 의문 자체가 나라는 인간에게 유해하다는 점이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인간은 그 무엇도 할 수 없다. 매 순간마다 바뀌는 선택지에 답을 내리기 위해선 정답을 모르더라도 자신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그러면 적어도 찍을 순 있다. 찍은 뒤 정답이였을거라 믿고 하늘에 빌어볼 수라도 있으나, 나같은 인간은 그것조차 불가능하다.
망가져버린 자신을 수복하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치 정해진 미래를 바꿀 수 없다는 말과 비슷하게 들린다. 이미 몇번이고 시도하고 좌절했으니, 어쩌면 이 행동이 이루어질 수 없는 만고불변의 법칙성을 띄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그럼 난 뭘 해야할까. 같은 행동에는 같은 결과값이 따른다. 새로운 시도를 하여 뭔가 변화를 줘보는 것이 현명하겠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우습게도 내게 변화를 줄려면 사회로 나가야하고, 지금의 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여 살 만큼 단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건 끔찍한 모순이다. 나는 변화할 수도, 발전할 수도 없다. 앞과 뒤가 바뀌어버린 정신나갈 것 같은 상황이다. 뭘 해야될까
잠시 내려놓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한다. 예를 들자면 이런거다. 못생긴 얼굴로 태어난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뛰어난 얼굴에 대한 동경 혹은 질투를 하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자연스레 자신의 얼굴과 잘생긴 사람의 얼굴을 비교하며 거울을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 그러다보면 별거 아닌 것들이 과하게 신경쓰이고, 내 장점이나 혹은 단점이 아닌 평범한 것들마저 단점으로 느껴지게 된다.
단점이라 생각한 것들은 대부분 실제로 단점이 맞다. 중요한건 그걸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다. 인정하고 고치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은데, 확률적으로 봤을때 인생에 있어서 더 나은 해결방안은 내가 제시하는 해결책일 것 같다. 대다수의 사람은 늙어 죽을때까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고, 자신을 진실되게 사랑하는 이가 아니라면 자신의 단점까지 품고갈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니 최대한 눈에 띄지 않고, 남들로부터 감추며 살아가는게 좋을 것 같다.
날 믿는게 아니라 나조차 속이는게 중요하다. 못생겨도 잘생겼다 믿으며, 스스로 못생겼다 생각한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못생긴 얼굴' 자체를 감춰야된다는 말이 아니다. 쉽게 말하자면 자존감이 바닥이여도 높아보이게 연기해야한다.
이 행위를 통해 얻는 것은 일평생 동안 이어질 예정이었던 스스로에 대한 의심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이외에는 정말이지 방법이 없다. 물론 외모는 물리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만, 수술은 큰 비용과 리스크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외형을 포기한다면 사회에서 살아가기 힘들다. 침팬치의 가죽을 뒤집어쓴 인간을 누가 인간이라 생각할까. 아마 그저 사람 말을 하는 기괴한 침팬치 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니 리스크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의 최선은 스스로를 솎이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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