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대기에는 고깔모자를 쓴 아이가 서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을 뿐 부스러기가 얼굴에 떨어져 아이는 눈을 감는다. 스레주가 분위기 잡고 글쓰는 스레. 감상 좋아요.

손을 잡고 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아아, 아무리 맞대고 흘러보내도 답이 오지 않아요. 눈물은 목을 타고 내려갑니다. 내가 새끼 때를 지나 눈이 트이고 나서 알았습니다. 당신은 입을 움직이지 않는 이였고, 비열한 인간이었던 나는 당신이라는 피조물을 내던지고 뒤로 한없이 도망갔습니다. 끝없이 달려가 힘에 벅차 주저앉았을 즈음엔 나는 옴짝달싹하지 못했고 아름다운 당신이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군요. 나는 메마른 눈물을 닦을 수 없습니다. 당신은 나를 떠납니다. 나는 소망하고 또 소망하였지만 어린 끈기는 길었고 실패는 우리 앞에 .

나는 이곳에 떨어진 지 오래되었어요. - 어서오렴. - 어서오렴. - 어서 와. 고둥 모양의 탑에 모두 발을 디디고 인사해줍니다. 나보다 키가 큰 그들은 나의 노년기인지 큰 코트로 마른 체구를 가리고 고깔모자로 머리를 덮습니다. 나는 이제 이 곳에 와서 명랑해요. 그들의 눈은 자신을 바라보지도, 서로의 눈을 바라보지도 않아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모두 보석같이 빛나던 것을 잊고 지내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나는 이 곳에 태양을 가져다 줄 구원의 아이인 줄 알았으나, 그들은 빛의 존재 따위를 잊은지 오래였고 나의 기억도 스멀스멀 흩어져 갑니다. 나는 이 곳에 온지 얼마 안되어서 성숙합니다. 나는 익숙하게 그들의 뒤에 줄을 섭니다. 이 곳의 모든 이치는 모두 이유에 맞습니다. 추운 이 곳에는 긴 코트가 필요하고, 모자로 머리를 따뜻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생각보다 이 곳은 지내기 힘든 곳이라 적응한다는 것은 대단할 일이라 느껴집니다. 이제 막 들어오는 아이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울 일이겠지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기이한 형상이다. 몬타는 혼자 속삭였다. 누구를 숭배하기에 그를 헐뜯는 행위는 생각보다 쉽게 이루어졌고, 당연시되었다. '위하니까' 그를 지켜보고 검수하는 것이다. 말부터 손끝의 1mm만큼의 움직임까지. 그의 내장까지 사랑하지만 그의 내장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사랑하지 않는다. 완벽한 결과를 자랑스러워하고 공정과정은 외면한다. 인형처럼 이리저리 손에 붙들려 추앙당한다. 몬타는 그 곳을 벗어난지 어언 3년, 멀리서 지켜보니 더욱 기이한 형상이다. 이쁜 옷을 입고 이쁜 옷을 입은 그들을 들고 하하하, 웃는 거인들은 끝을 모르는 것 같았다. 활자 하나하나로 이루어져 정적이 시작되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주제에, 그들은 마지막의 여부를 망각했다. 몬타, 멀리서 손에 들린 채로 미소를 띈 에티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휘어진 에티의 눈은 그 상태로 굳어버린 듯 눈동자를 볼 수가 없었다. 몬타는 누구야, 에티 몬타와 친해? 알려줘 에티를 쥐고 있던 거인은 뜨거운 숨을 뱉으며 소리쳤다. 에티는 머리를 날릴 큰 진동에 미동하지 않고 웃는 얼굴로 답했다. 몬타는 좋은 아이에요. 좋은 친구에요. 아하하. 히히히. 크크큭. 에티는 더 이상 몬타를 보며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들 이상한 소리를 내며 웃기만 반복했다.

우리 반 선생님 리씨는 오늘도 땀범벅이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서로의 머리를 끄집어 당기는 열살 꼬마들이 가득찬 곳이기 때문에, 이 아이들을 여덟시간 이상 통제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 매를 들면 때렸다는 이유로 리씨는 대신 벌을 받았고 눈물을 흘렸다. 조용히 지켜보면 아무런 일도 하지않았다고 호통소리를 들었다. 리씨는 매일이 지옥같았지만, 가끔씩 햇님의 가열 속에 어떤 소리를 들었는지 갑자기 걸상에서 일어나 창문 밖을 바라보는 남자 아이나,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졸음의 요정의 방문을 물리치지 못해 오똑 앉아 조는 여자 아이를 볼 때에 아이들만의 어떤 것을 심장으로 느낀다. 이 때는 절대 돌아오지 않으며 자신이 잘 지켜주고 싶다고 또 다짐하는 리씨였다. 그런 리씨에게 청천벽력같이 보조교사가 따라붙었다. 쟝씨는 운동을 많이 한 듯 큰 체구에 무게가 나가 끌어당기기 힘들었던 남자아이들도 한 손으로 거뜬히 들어(당기지 않고 살포시 들었다) 리씨를 눈앞에서 놀라게 했다. 쟝씨는 리씨의 교육을 간섭하지 않았으나, 꼭 열심히 하지 않으면 대체될 것이라는 위기감의 상징이 되어 리씨를 쫒아다녔다. 리씨는 매일매일이 다른 이유로 피곤해졌다. 아이들은 리씨가 나름대로 새로 꾸려온 수업들이 딱히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아 딴청피우기 일쑤였고, 쟝씨는 체육수업 때마다 리씨는 하지 못했던 모든 종목에 끼어들어 아이들을 신나게 해줬다.(등에 아이들을 업는 것은 쟝씨만 가능했다) 리씨는 점점 더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이들이 리씨를 잊어버리고 떠날 것 같은 느낌에 학교에서도 더 더 안색이 파래졌다. "리 선생님," 어느 날 모처럼 쟝씨가 리씨에게 인사를 건넨 날이었다. 리씨의 얼굴은 파랗다 못해 둥둥 뜬 곰팡이같았다. 쟝씨는 깜짝 놀라 리씨의 어깨를 잡고는 말했다. "아이구, 이게 무슨일이에요." ..이, "곰팡이?" 쟝씨는 힘없이 후들거리는 리씨의 목소리에서 단어를 유추했다. 너 때문이야아아, 리씨는 쟝씨의 얼굴을 긴 손가락으로 칵 긁어버리고는 헥, 하는 꼴사나운 목소리로 기절해버렸다. 어안이 벙벙한 쟝씨의 눈두덩이 밑에 붉은 손톱 자국이 생겼다.

쟝씨는 송글송글 맺히는 피방울이 입술에서 느껴졌다. 얼굴에서 피를 흘려보는 것은 어릴 때 친구와 싸우며 콧잔등을 세게 맞아본 적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한번 리씨의 손이 닿은 곳을 매만져 보고 싶었으나 그의 두 손은 기가 쑥 빠진 리씨를 부축하고 있어서 그럴 수 없었다. 리씨는 고개를 밑으로 푹 내린 채 울적한 표정으로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쟝씨는 리씨가 움직일 것 같지 않자 그대로 리씨를 벽에 주저앉히고 응급차를 불렀다. 삐요오 삐요오 ~ . 응급차의 경보소리가 왜인지 경박하게 들렸다. 꼭 장난감 놀이처럼 두다다 리씨는 쑥 들 것에 가볍게 실려 쏘옥 응급차 안으로 들어갔고, 쟝씨도 따라 들어갔다.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이 걱정이 머릿속에 든 것은 응급차가 덜컹거리며 속도를 낸지 한 십분 후. 쟝씨는 리씨와 그리 친하지도 않았고 리씨도 쟝씨를 좋아하지 않아서 서로 많은 말을 나눠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쟝씨는 리씨가 아이들을 무척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다. 언젠가는 리씨가 반에서 요란을 피운 한 남자아이에게 그 아이가 가장 무서워 하는 부모님을 데리고 오는 수 밖에 없다며 협박을 하곤 점심시간 내내 교실에 틀어박혀 있었다. 남자아이는 혼나는 내내 훌쩍거리며 눈물을 훔치고 있었고 쟝씨는 창문 너머로 그 광경을 보며 참 무섭다고 느꼈다. '아이는 저렇게 가르쳐야 하는구나.' 깨달으면서도 무언가 잘못된 것 같았으나, 그때 리씨도 분명 후회하고 있던 것이었다. 쟝씨는 차마 교실 창문 너머의 리씨를 위로해 줄 수가 없었다. 그곳은 리씨만의 영역같았고, 침범하고 싶어도 그것조차 리씨의 가꿔놓은 정원을 갈아엎는 일 같아 잠깐씩만 아이들과 놀았다. 리씨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쟝씨에겐 아직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다. 너 때문이야, 끄으으 거리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리씨가 가엽게 느껴졌다. 응급대원은 쟝씨의 볼에 밴드를 붙여주었다. 이유없이 밴드 위를 긁었다. 어쩌면 리씨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눈빛을 기억해낼 수 있지 않을까, 다시 그때의 엽기적인 리씨의 행동을 떠올리면서.

나는 당신을 그냥 싱겁게 좋아해서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죄송해요! 위가 한 말이었다. 내가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 그는 그저 고개를 까딱이며 미소를 짓고있었다. 결국 아무 말도 없이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고 타박이나 했다. 내가 술을 마셔봐야 해줄 말이지, 원. 위는 그냥 알겠다며 가게로 사라졌다. 다음 날 일하러 나와보니 위는 없었다. 사장님, 위는요? 위는 오늘 아프대. 엥... 내가 아무 말없이 위의 그 말을 지나쳐서 그런 걸까? 생각이 비약적으로 솟구쳤다. 원래 이렇게 나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아닌데 위의 고백을 들으니 자격이 생긴 것만 같았다. 혹시 위가 마음이 상해서 술을 들이 붓은 거 아니야..? 위에게 전화해 봐야겠다... 뭐해? 위한테 연락해보려고요 전화를 열어놓고서야 내가 위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악! 왜 그래? 위 전화번호 가지고 계세요? 있다가 줄게 고맙습니다 많이 마시지 마! 이게 아니라 고마워, 라고 할 걸. 그러면 오늘 나왔을까? 오늘 건강하게 볼 수 있을지도 몰라. 오늘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왜 그래? 위가 오늘 안나왔대. 아플까봐. 어제 술 많이 마셨나보지. 신경꺼! 신경꺼! 신경 꺼! 으응? 저는 싱겁게도 당신을 좋아해서 딱히 할 말이 없어요, 죄송해요! 으응? 그래, 많이 마시지 말고. 네! 내가 전에 무슨 말을 했더라... 아, 전화번호 지금 줄게 아, 네. ... 전화하기 창에 떠있는 위의 번호가 홀로 붕 떠있는 느낌. '싱겁게 딱히 할 말이 좋아해 죄송 그래 미안 마시지 당신 네' 저 ! 있잖아, 위는 ... 왜 그렇게 나랑 같이 일하려고 하는거야? 기분나쁜 건 아니고... 궁금해서. 미안. 좀 그랬으면, 신경 꺼도 돼. 오늘 슈가 하이 상태세요? 하하, 신기한 걸 물으시네. 미안, 오늘 좀 분위기 탔어... 미안해. 나도 좀 이상한 것 같애. 신경 꺼. 창피하다... 쪽팔려. 미안. 아니에요. 뭐. 그럴 것 까지. 위는 하핫, 하고 웃는 게 정말 유쾌해서 좋지? 으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위가 말했다. 생각해보면 그 위는 꿈이었는데. 길게 웃는 위가 좋았다. 위! 헤엑... 안녕하세요. 그저께 엄청 마셨나보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네. 어제 그냥 골아떨어졌어요. 해장도 제대로 못한 느낌이에요. 하하! 갈라진 목소리가 퐁퐁 터졌다. 위는 저렇게 웃어서 좋아. 사귀자고 해야겠다.

(추천 놓고 냅다 튀기ღ'ᴗ'ღ )

선배는 항상 가게에서 혼자 일한다. 혼자 일하는만큼 더 열심히 일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것 또한 아니다. 사장의 시선이 항상 마지막엔 선배에게 가있다는 것을 알까? 가게 안은 긴 팔을 입고 지내야 하는데 선배의 목은 항상 땀없이 편해보인다. 몇 번 일을 끝내고 같이 술을 마실 때엔 몸에 안받는다는 둥 탄산음료나 마시며 안주나 축내고. 시간이 없어서 옆에 따라붙어서 일을 도와주면 불편하다는 듯이 힐끔대며 쳐다보기나 하고. 언제 잘리나... 저기, 위는 왜 항상 내 옆에서 같이 일하려고 하는거야? 그냥 신경쓰여서... 기분나쁜 건 아니고... 미안. 미안, 기분나빴다면 신경 꺼, 창피하다. 쪽팔려... 횡설수설하는 빨간 얼굴의 선배가 먼저 자기의 일에 대해서 말을 꺼냈을 때엔 나도 어떻게 답해야할지 생각나질 않았다. 당신이 일을 너무 안하기에, 라고 말하기엔 당신은 자기의 일에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았고, 사장이 시켜서, 라고 하기엔 내 자존심이 긁히는 것 같아 싫었다. '당신을 싱겁게 좋아해서 딱히 할말이 없습니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는 왜 붙인거야? 선배는 그냥 놀란 눈으로 잠시 나를 쳐다보다가 아, 응... 이라고 말할 뿐이었다. '네가 그런 줄은 몰랐다' 라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오해라고,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도와주고 싶어서, 호감이라서요, 뭔가 에둘러 말하고 싶었다. "너무 많이 마시지말고." 선배가 먼저 덤덤하게 쐐기를 박았다. "..네!" 왜 나 차인 것처럼 된거야? 선배는 가게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러면 정말 말을 못고치잖아. 아니지! 내일 술김에 말했다고 하자. 말이 헛나왔다고. 많이 마시고 취한 척을 하는거야. 어차피 선배는 그런가보다 할테니까... 위, 그만 마셔. 오늘 왜 이래? 못써, 그러면. 아아... 결국 어제는 아무 말도 못할 것 같아 병가를 냈다. 이런 가게에서 병가라니. 속좁은 녀석처럼 보일테지. 분명 선배 녀석은 오해란 오해를 다 했을거야. 내가 차여서 술을 진탕 마신 줄 알았겠지? 위, 그저께 엄청 마셨나보지? 이럴 줄 알았다. 하하...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웃으며 대충 얼버무리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안그래도 가게 밖까지의 길이 추워서 온몸이 빨개졌는데 가게에 도착하고 나니 더 후끈거렸다. 저기, 위. 예? 어제... 괜찮아? 내가 쓸데없이 긴 말을 해서... 아무튼, 어제 너무 많이 마신거야? 미안해, 네가 항상 도와주는데 고맙다고 하기엔 부끄러워서. 네? 아니에요. 아니야, 고마워. 위. 내가 일머리가 없잖아. 난 여기가 정말 좋거든. 네가 도와줘서 정말 좋아. 몸 잘 간수하고. 선배는 황급히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뭐 힘내라고 주고싶은데, 줄 게 용돈밖에 없네. 그래도 그건 좀 아니지? 흐흐.. 어, 에. 다음에 맛난 거 가져오면 줄게, 몸 잘 챙겨. 위. 선배는 빼꼼 문 뒤에서 고갤 내밀어 말을 덧붙이고는 사장님의 부름에 뛰어갔다. 걱정했어. 뭐래니. 음흉한 인간이. ...오늘도 보송한 목을 내놓고 일하겠지. 귀엽겠다. 어휴.

"저기요!" 이 원룸에서 반갑게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게임을 하다 헤드폰을 잠깐 벗고있어서 다행이었다. 배달시킨 게 있었나, 생각해보면 어린 여자의 목소리라 아닌 것 같았다. 뭐 물론 여자배달기사도 있겠기로서니... 어쩌구 저쩌구. 머릿속으로 꿍얼거리며 현관문을 손톱만큼만 열어보니 슬리퍼를 신은 사람이 보였다. 줄무늬 파자마에 그냥 점퍼를 걸치고 나온 것 같은 모습에 누구인가 얼굴을 바라봤다. "맞은 편 집인데요, 혹시 찜기있으세요?" "네?" "찜기있으세요?" 여자는 핀으로 머리를 찝어올린 채로 집요하게 물었다. 웬 찜기 타령이야? "찜기 없어요." 아아, 네에 하고 꾸벅 인사하는 여자를 뒤로 하고 문을 닫았다. 찜기..? 누가 자취하는 데에 찜기까지 사들여. 저 여자도 여간 이상한 게 아니네. 책상으로 돌아오니 던전에서 내 캐릭터는 죽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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