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10/06 01:23:29 ID : pTWqi3A2E4J 3
나 먼저 제시해볼게. 구름 먼지 희망
2 이름없음 2018/10/06 15:48:58 ID : nzPeJQpWqnX 0
막힘없이 흘러가는 구름을 봅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었는지 우중충한 하늘이 구름마저 덮어버립니다. 그 때 그 날과 같은 하늘입니다. 어릴 적 그린 희망은 아직도 구름 속에 남아있습니까?
3 이름없음 2018/10/06 15:49:39 ID : Arz9g7zdV9d 0
태양 고양이 자동차
4 이름없음 2018/10/06 16:00:04 ID : nzPeJQpWqnX 0
태양이 파랗게 가려진 겨울날이었다.제법 큰 눈송이들이 떨어지고,하얀 입김이 피어올라 이내는 자취를 감추었다.무릎께에 고개를 기대어 잠을 자는 고양이는 지극히 평화로웠다.또한 너와 내가 말없이 창밖을 쳐다보는 이 자동차 속마저도.
5 이름없음 2018/10/06 16:31:32 ID : nzPeJQpWqnX 0
우주 향연 짙음
6 이름없음 2018/10/06 19:04:53 ID : askpSMlu1he 0
너는 나의 우주나 다름이 없었다. 너는 내가 없어도 꽤나, 아니 굉장히 묵묵히 네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나는 네가 없으면 사라져버릴 나약하고 작은 존재인 것과는 다르게 말이다. 그래, 너는 내게 너무나도 거대한 인간이었다. 언젠가 네가 쓰는 향수를 사본 적이 있었다. 그렇게 커다란 너도 영원한 존재가 아니라는 두려움 때문에 충동적으로 산 물건이었다. 향수를 뿌린 손목에 코를 박고 네 향기를 더듬어보았지만 네가 가진 짙은 향은 내게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때 깨달은 것은 네가 있기 때문에 내 삶은, 나의 우주는 외로움의 향연이라는 것이었다.
7 이름없음 2018/10/06 20:12:23 ID : 5UY1bilzSMj 0
장난감 달 그림자
8 이름없음 2018/10/06 20:54:46 ID : VbyFa787f9j 0
오늘도 장난감 가게의 장난감들은 동그랗게 둘러앉아서 제각각 하소연을 하고 있습니다. 한달째 가게를 벗어나지 못하는 삐에로인형, 두시간만에 환불되어 다시 가게로 돌아오게 된 곰인형, 가장 구석에 위치해있어 누구의 눈에도 띄지 못하던 봉제인형 등 오늘도 그들은 달에서 나온 새하얀 달빛을 받아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바라보며 다음에는 꼭, 꼭 이 가게를 벗어날 수 있었으면 하며 달에게 소원을 빌고 있습니다.
9 이름없음 2018/10/06 21:37:41 ID : nUY9wJXArAq 0
이불 별똥별 강아지
10 이름없음 2018/10/06 22:09:50 ID : Xz9he1u3vhe 0
하늘에선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신비로움에 강아지는 이불속에서 뛰쳐나와 커다란 창문 앞에서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 강아지도 우리처럼 소원을 빌고 있었던 것일까요? 강아지의 맑고 깨끗한 순수한 검은 눈동자에 비치는 별똥별을 바라보며 우리도 소원을 빕니다.
11 이름없음 2018/10/06 22:15:38 ID : fU1xyLaspdS 0
달 밤 호수
12 이름없음 2018/10/07 19:09:33 ID : dzQmmk7cJXu 0
호숫가에서 시체 한 구가 발견되었다. 복부에 여러 개의 자상이 있었으며 과다출혈로 인해 사망했다. 용의자는 금방 붙잡혔다. 목격자가 있었던 것이다. 목격자는 사건이 있었던 밤, 호수 근처를 걷다 옷과 손에 피를 묻힌 사람이 뛰어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가로등도 없는 길이라 어두컴컴했지만 마침 달이 밝아 용의자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음 날, 용의자는 풀려났고 목격자는 위증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일의 달의 위상은 삭이었던 것이다.
13 이름없음 2018/10/07 19:10:05 ID : qZdvck02moM 0
치즈 지우개 이어폰
14 이름없음 2018/10/07 21:11:37 ID : nVe6qqpargn 0
이어폰을 귀에쑤셔박고 볼륨을 높여서 내귀에서는 시끄러운 음악소리만이 울려퍼진다. 문제집에서 서로가 울며불며 자신의 정답을 맞춰달라 소리치기 때문이다. 들고있는 지우개로 틀린문제를 지운다. 문제는 자신이 오답인것을 알지도 못한채 죽어간다 죽기전 오답노트에 남기기위해서 나는 사진기를 들었다. "자 웃어봐 치즈~" 틀린오답은 끝까지 사람이라 주장하며 죽어간다. 사람이란것은 객관식에 없다.
15 이름없음 2018/10/07 21:17:06 ID : nzPeJQpWqnX 0
손끝 글씨 색
16 이름없음 2018/10/08 06:01:37 ID : k9AkoJSKY8n 0
떨리는 손끝을 들어 그의 사망소식을 알리는 편지에 적힌 그의 이름을 어루만지며 나지막히 이름을 불러본다. 어느새 흘러내린 눈물이 편지 위에 떨어졌고 글씨의 색을 어지러이 번지게 했다. 어지러이 번지는 색만큼 나의 마음도 어지러이 흔들리며 눈앞마저 흔들리는듯 하여 눈을 감고 조용히 눈물을 흘리는 나의 마음은 모른채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문득 앞으로 전쟁영웅의 아들들이라 불리며 정작 느껴야 할 아버지의 사랑과 온정을 느끼지 못하며 커갈 아이들의 미래와 장래가 걱정되어 더욱 마음이 아파온다. 뛰놀던 아이들이 배가 고파졌는지 뛰어들어오는 소리가 들려와 아프고 무거운 마음을 추스르며 눈물을 훔쳐내고는 아이들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달려와 품에 안기는 아이들을 꼭 안아준다.
17 이름없음 2018/10/08 11:29:25 ID : nVe6qqpargn 0
웨딩드레스 붉은색 고양이
18 이름없음 2018/10/08 13:02:57 ID : p9jtikoJVcH 0
본디 오늘 인생중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날을 맞았어야 하는 신부의 새하얀 웨딩드레스가 짙은 빨간색으로 서서히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비릿한 혈향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코를 찔렀고, 그들은 끔찍한 장면에 무심코 얼굴을 찌푸렸다. 결혼식을 이제 막 끝내고 신혼여행을 가야했던 부부의 얼굴에 걸려있던 미소는, 자신들이 타고 있는 차에 무서운 속도로 질주해오는 트럭의 모습과, 요란하게 울려대는 경적의 소리에 지워졌고, 이내 그들의 얼굴에는,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았다. 감정도, 생명도 깃들어있지 않은, 그런 얼굴. 근처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자던 길고양이가 부부의 죽음을 애도하기라도 하듯, 구슬프게 울었지만 그 울음소리는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뒤늦게 도착한 구급차에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19 이름없음 2018/10/08 20:26:54 ID : mnzTRzO2mli 0
심장, 이별, 풍차
20 이름없음 2018/10/09 07:29:09 ID : ZfRwoGtAjg4 0
아버지는 심장병으로 돌아가셨다. 가난뱅이인 우리집은 극적으로 방송에 나간 뒤, 후원금으로 아버지의 수술을 집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수술을 실패했다. 아직 실력이 부족했던 흉부외과의가 들어갔던 것인지, 너무나 많은 피가 흘렀다. 수술을 위해 뗀 심장을 너무 오랫동안 떼고 있었다. 인공 펌프역을 하는 심장이 잘못 들어갔었다. 수술은 우리에게서 두가지를 앗아가고 말았다. 아버지도, 돈도. 원래 가난했지만, 수술비를 수술에 쓰지 않았더라면 둘중에서 하나만 잃었겠지. 아나면 수술이 성공했다면. 비록 의료사고로서 보상을 받긴 했지만, 그 돈은 우리의 가난을 메워주기엔 충분하지 않은 양이었다. 무심결에 벽을 바라보았다. 벽에 우리 가족사진이 걸려있었다. 이젠 저 가족사진에서 한 명이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다시 찍으러 갈 돈은 없었다. 게다가, 다시 찍고싶지도 않았다. 사진을 바라보다보니 스스로조차 모르게 중얼거리게 됐다. "갑작스런 이별에 대한 준비는 아직 안 되었는데." 하며. 달칵. 동생이 문을 열고 돌아왔다. 학교가 끝나 온 것이리라, 쉬이 알 수 있었다. 이 시간이라면 그거밖에 없으니까. 동생을 보며 "왔구나." 나지막이 말했다. "왜 나한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안 말해줬어?"하며 억울하게 말하는 동생의 얼굴이 곧 울 듯이 씰룩댔다. 동생을 품에 안고 다독여 줄 순 없었다. 하지만 동생의 눈물을 닦아 줄 순 있었다. 가만히 보니 이 손수건은 아버지의 손수건이었다. 우리집은 원래 어머니가 안 계셨다. 말하자면, 미혼부. 고등학생 나이에 미혼부가 되셨다고 했다. 때문에 집에서 온갖 욕설과 폭력을 해댔고, 그에 못 이겨 집을 나오셨다 했다. 고등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와, 미흡한 미혼부 지원이 우릴 이런 가난에 몰고갔다. 동생이 울음을 그쳤다. 동생을 데리고 마을의 풍차 방앗간에 데려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정도였다. 공부도 못했고, 아니, 애초에 공부를 할 수 없었던 우리는 노동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잘 먹고 자라지도 못해 몸도 못 쓰던 우리가 일할 수 있던 곳은 여기 뿐이었다. 다른 노동을 하기엔 너무 부실한 몸이라. 풍차 방앗간에서 일하는건 좋은 선택이었고, 후회하지 않았다. 방앗간 주인의 성격도 나긋하니 좋았고, 남은 것들은 집에 들고 가도 된다 하여 주린 배를 달랠 수 있었다. 풍차 방앗간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익숙한 목소리가 "어여 와, 요새 많이 힘들겨."하며 귀를 반겼다. 어째서인지 그리운 느낌에 순간 눈물만 왈칵 쏟아졌다. 이번에는 동생이 눈물을 닦아주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아버지는 풍차 방앗간 주인과 상당히 비슷한 성격이셨다.
21 이름없음 2018/10/09 12:01:09 ID : Phe1yJVdWi9 0
바닷가, 환청, 몽롱
22 이름없음 2018/10/09 17:07:52 ID : nzPeJQpWqnX 0
시끄러운 바닷가 앞에 선다. 지나간 날들이 이리저리 한군데에 뒤섞여 불협화음을 만들고,희뿌연 안개는 몽롱한 상태를 유지한다.그 그리운 소리들을 지운다.다시는 듣지 못하도록. 미처 지우지 못한 조각이 있는걸까.또다시 어지러운 소리가 들려온다.빈 손을 들어 두 귀를 막아봐도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나는 알고있다.이 바닷가의 조각들은 모두 나의 환청이라는 것도,내가 무심한 듯 씻어내는 그 곳이 그립다는 것도. 미안합니다,전해질 수 없는 배를 이 바다에 띄우며.
23 이름없음 2018/10/09 17:09:46 ID : jjvvhalg3V9 0
파티 고어 내려다봄
24 이름없음 2018/11/11 22:17:38 ID : k1bbeLbu62H 0
파티. 당장 사전을 찾아보기만 해도 말장난을 바로 만들어 낼 수 있겠지만, 그만두자. 이 파티는 그렇게 신나는 파티가 아니니까. 아니, 저들은 잔뜩 신이 난 것 처럼 보이긴 하지만. 죽음을 두려워한 끝에 그 현상의 기분을 맞춰주려는 시도는 언제나 있어왔지만, 이건 정말 잘못됐다. 한 눈에 알 정도로 명백하게 죽음을 초래하고 있다. 이들이 파티를, 카니발을 즐기는 이유는 죽음에 친숙해 졌다고, 남들을 속이기 위해...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런 결혼식의 여자아이가 처음 하는 화장보다 얇은 가면은 필연적인 시간의 경과만으로도 피부와 함께 떨어져 나갈 게 분명한데도. 회의적인 눈을 숨기고, 나는 회장을 내려다 본다. 내려다 봐야만 한다. 만약 내가 눈을 감는다면,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그 기나긴 문장들에 전부 대답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들이 자신을 속이는 데에 이용되겠지. ...나는 지금도 이용되고 있지만.
25 이름없음 2018/11/11 23:10:26 ID : ZfRwoGtAjg4 0
이 스레에서 언급됐던 것 세개를 골라서.... Dice(1,23) value : 22레스의 Dice(1,3) value : 1번째 단어 Dice(1,23) value : 7레스의 Dice(1,3) value : 2번째 단어 Dice(1,23) value : 22레스의 Dice(1,3) value : 3번째 단어 짝수 레스가 나오면 그 숫자서 -1레스
26 이름없음 2018/12/01 16:28:03 ID : mnzTRzO2mli 0
바닷가, 달, 몽롱 ** 언제나 잠에 드는 것이 좋았다. 심란했던 것들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고, 그 순간 만큼은 걱정따위 없이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었으므로 나는 잠을 도피처로 정한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난 언제나 잠에 드는 것이 무서웠다. 잠에서 깨어나면 내가 직면해야 하는 사실이, 갑작스럽게 가까이에 온 느낌 이었고, 그 깨어나는 순간의 기분이 너무나 허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자기 직전에 생각하곤 했다. 이대로 잠에 들면, 다시는 깨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말이다. 내가 잠에 들고나면 난 동시에 깨어 있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 꿈속 세상은 순백의 모래사장에 순흑의 하늘 그리고 그 하늘과 저 멀리서 맞닿아 있는 언한 옥빛 바다였다. 그 바다는 결코 파도치치 않아 거울과도 같은 느낌이었고 물 속에는 아무런 생명체도 없었다. 새하얀 모래사장을 걷다보면 시야가 흐릿해져 비틀거리다 뿌옇게 끼는 안개를 들이마시면, 한 번도 해본적 없는 마약의 느낌이 이러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몽롱해지다 결국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그렇게 잠에서 깨어나 창문으로 밖을 보면 고층의 아파트 답게 뻥 뚤린 전광이지만 늘 가장 먼저 눈에 띄는건, 날 비웃는것 같은 느낌을 주는 달인것이다.
27 이름없음 2018/12/01 17:05:36 ID : PdyMqlzV803 0
거짓, 고기, 반전
28 이름없음 2018/12/01 23:42:06 ID : rfanA7y7s04 0
이웃집 정육점 고기가 인육고기라는 소문이 퍼졌다. 덕분에 우리가게는 날로 번창하였고 이웃집은 파리만 날리게 되었다. 소문을낸 우리 입장에서는 경사였다. 오늘은 경찰까지와서 조사를 하고갈 예정인지 아침부터 제복을 입은자들이 들락날락거리기 시작했다. "저..혹시 000씨를 마지막으로 보신게 언제시죠?" 경찰의 질문에 나는 당황했다. "고기 품질조사 하러 오신거 아니신가요?" "확인결과 인육은 아니였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고기였습니다. 야반도주를 하셨는지 며칠째 안보이신다네요" 설마진짜 가짜였을줄이야 나는 봇본지 오래되었다고 말한뒤 고기를 꺼내기 위해 냉동창고로 들어갔다. "이야~ 대단하시네 아주 싸게판다했더니 플라스틱이였어?" 굳어있는 시체에 말을건뒤 조용히 칼을들어 다리를 내리친다.
29 이름없음 2018/12/01 23:42:49 ID : rfanA7y7s04 0
수술 실패 절망
30 이름없음 2018/12/14 23:23:23 ID : WkpVe6papWn 0
예상대로 당신의 수술은 실패로 끝났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했던 말이 벌써 가물가물하다. 당신의 손을 붙잡고 붙잡다 못해 자꾸 미끄러져서 울음이 터진 기억도 이젠 꼭 오래전 꿈결처럼 느껴진다. 진저리나는 병원 냄새와, 가만히 눈을 감았던 당신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머리를 박박 긁어내리고 손에 닿는 오만 델 다 주먹으로 때렸다. 지긋지긋하다. 이 공기가, 엎드린 방안이 지긋지긋해 죽겠다. 문득문득 온몸이 오싹해지기도 하는 이 넓은 방 구석에서 나는 온 힘을 다해 절망했다
31 이름없음 2018/12/14 23:32:41 ID : Arz9g7zdV9d 0
하늘 태양 비행기
32 이름없음 2018/12/15 22:48:13 ID : g3Pbh83wk7b 0
구름 한점 없이 검푸른 하늘에 검은 점같은 비행기가 지나간다. 오후의 태양이 져가는 이곳과는 반대 방향으로, 태양이 떠오르는 곳으로 당신은 떠나간다. 나를 이 어두운 깊은 밤속에 남겨두고.
33 이름없음 2018/12/15 23:14:27 ID : q0k004Gliqk 0
그림자 번화가 리본
34 이름없음 2018/12/16 00:58:36 ID : dRu3zWo0tvD 0
번화가에 우두커니 서있다. 흘러가는 사람과 환하게 반짝이는 네온사인이 어두컴컴한 저녁하늘을 심심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여기저가서 삐져나온 빛이 나의 그림자를 여러개로 산란시킨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신호등은 계속 바뀌어만 가고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보았다. 그때였다. "야! 미안해 좀 늦었지?" 누군가 신호등을 건너며 소리친다. 나는 문득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본다. 역시 이쁘다. 가벼운 모습을 보이기 싫어 웃음을 참고 있었는데 결국 웃음이 새어나오고야 말았다. 피식 하며 미소를 짓고는 그의 손을 잡는다. 차가운 손. 많이 추웠나보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기다렸잖아" 나는 오랜만에 만난 그와 길을 걸으며 추억을 되짚었다. 같이간 식당, 노래방, 카페들. 우린 여기 기억나냐며 밤새 돌아다녔다. 시간이 흐르고 슬슬 거리의 네온 사인이 하나 둘씩 꺼지고 사람들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늦겠다. 이제 가자" 나는 싱긋 웃으며 노란리본이 달린 액자를 들고는 다시 길을 건넜다. 밤공기는 맑고 청량했다.
35 이름없음 2018/12/16 04:35:43 ID : dDBwLanDth8 0
마법소녀 학교 신발
36 이름없음 2018/12/16 17:30:56 ID : fcGoFinV81c 0
여긴 청송여자교도소 나는 수감자다. 내 죄수번호는 503 나는 마법소녀라며 사기를 쳐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구속됬다. 이때까지 번 모든것이 빼앗겼다. 눈물이 났다. 그때였다. 방문이 열리며 교도관이 한 명을 밀어넣었다. "새로 한명 들어왔다. 잘대해줘라." 나는 반가웠다. 신참아 들어오다니. "아따... 거기.. 느어는 뭣땀시 왔당가?" 신참은 고개를 푹 떨구며 말이 없었다. 나는 기가 찼다 감히 내말을 무시한것은 절대로 참을수 없었기에 이를 물고 다시 되물었다. "야있냐 느가 대답을 안허면 나가 열이 뻗쳐븐게 느에게 손찌검을 할 수밖엔 없디야... 대답을 할겨 아님 쳐 맞을겨?" "연쇄...살인...." 무서웠다. 나보다 더한놈이 들어왔다. 순간 머릿속엔 여기서 지면 남은 6년 편하긴 글렀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온 자리인데 무려12년동안이나 줄서가며 아부하며 얻어낸 자리이다. "어허허.... 사회서 허벌나게 사람을 죽였다 이말인가? 독한년 왔네야" 난 미심쩍게 웃어 보이며 어디 트집잡을거 없나 살펴보았다. 그때 그 신참의 운동화가 눈에 들어왔다. "야있냐.. 너 신발짝이 우리꺼랑 쪼까 다르다잉? 무어냐?" 그러자 옆에 있던 24601이 답했다. "예 언니 저건 올해부터 바뀐 지급품입니다." 순간 내머릿속에는 좋은생각이 희번뜩 떠올랐다. "우리는 전통이란게 있어야... 학교에 입학을 하며는 꼬까신을 신제라? 근디 우리는 꼬까신대신 헌신을 신어야디야" 그리곤 덧붙여 말했다. "긍께 신발 벗어라잉"
37 이름없음 2018/12/16 23:26:50 ID : oE9utvxwliq 0
ㅁㅊㅋㅋㅋㅋㅋㅋ 머그잔 올빼미 침묵
38 이름없음 2018/12/19 01:39:24 ID : wLfbzPimIHD 0
침묵으로 이루어진 새벽은 언제나 좋았다. 세상 속에 홀로 남겨진 듯한 그 아린 감각에, 줄곧 밤잠을 줄이고는 했다. 겨울이 찾아들면서, 피어나는 흔들리는 숨결이 퍽 위태롭다. 추위로 붉게 얼어붙은 손 끝을 입김으로 녹이며, 하늘을 올려봤다. 구름 사이로 가려진 달이 둥근 모습을 서서히 드러냈다. 때로 의미없이, 달이 기우는 것을 보면 하루가 끝났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몇 시간이 채 흐르지않아, 달 대신 차오를 해가 아침을 고할 터였다. 짧은 숨이 허공으로 부서져 사라졌다. 난잡한 생각을 정리하다보면 문득 속이 차가워진다. 그럴 때면 이미 차가운 공기에 식은 머그잔을 들고는 했다. 따스함이라고는 없는 커피를 마시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일상이니까. 하지만 때로, 혼자 있기 때문에 들렸으면 하는 소리가 있는 법이다. 그것이 내게는 구슬픈 올빼미 소리인 것은, 사연 없는 이야기였다. 이런 도시에서는 듣기 힘든, 어릴 적의 올빼미 소리가.
39 이름없음 2018/12/19 01:43:12 ID : h87e4583Bhy 0
머리카락 카드 노트북
40 이름없음 2018/12/22 13:11:12 ID : va5O3xviqrB 0
머리카락... 크리스마스 선물로 머리카락을 빌었다. 25살의 젊은 아니, 어린나이지만 탈모가 온탓에정수리와 이마가 비어있는 그 였다. 크리스마스 이브전날 그는 100일된 여자친구에게 차였다. 그날따라 바람이 세게 불었는데 데이트 도중 가발이 벗겨진 탓에 여자친구는 놀라 집으로 가버렸고 나는 쓸쓸히 가발을 쥐고 집에 돌아와야했다. 그녀는 하룻동안 연락이 없었다. 그러다 방금 문자메세지로 연락이 왔다. '미안해. 하지만 대머리는 아니야. 그만하자 우리'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흘렀다. 크리스마스 2시간전 나는 잠에 들었다. 안올줄 알지만 혹시 하는 맘이었을까. 머리카락을 선물로 주었으면 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나는 눈을 뜨고 안경을 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뿔싸. 머리맡에는 머리카락이 한 가득이었다. 머리카락을 달라고 빌었더니 머리맡에 내 머리카락을 두고 간것인가 싶어 야속했다. 머리카락 한 뭉치를 들고 거울을 보니 울면서 잠든 탓에 눈은 팅팅 부어있고 머리는 어제보다 더 허전해 보여 더 비참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사람들이 하얀 눈을 보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날. 사랑하는 사람과 함깨 하는날. 나는 노트북 앞에 앉아 오늘도 어김없이 가발을 주문한다. 지갑안의 카드만이 유일하게 내 손을 잡아준다.
41 이름없음 2018/12/22 15:16:44 ID : e3SJQre6oY1 0
인스타그램 그림 친구
42 이름없음 2018/12/22 16:22:18 ID : g1A5gkr9bcq 0
입시에 집중한다며 폰은 전화, 문자만 되는 2G 폰으로 바꾼 채로 그림만 그리며 살다가 오랜만에 켠 옛 휴대폰을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SNS를 들어가 보았다. 별 친하지 않은 친구들의 보고 싶다는 몇 주 전 연락들은 다 씹고 인스타그램을 둘러 보았다. 다른 사람들 글에 좋아요를 남기자, 알람이 떴는지 다이렉트 메시지로 몇 명에게서 오랜만이야 ㅠㅠ 등의 메시지를 받았다. 대충 답해 주고는 마저 피드를 살피는데, 사라지지 않은 다이렉트 메시지 아이콘 위 1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아무리 들어가 봐도 안 읽은 메시지는 없는데... 싶어 메시지 목록 창을 한참 내려 보았더니 저 밑에 깔려 있는 메시지를 찾아낼 수 있었다. 아이디도 낯설고 도통 누군지 감이 안 잡혀서 온 메시지를 읽어 보았지만, 보고 싶다는 말 외에는 깔끔하게 아무것도 없는 메시지 창에 프로필을 눌러 보았고 이내 뜨는 찾을 수 없다는, 탈퇴한 계정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문구에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 친구들에게 이 아이디가 누구 것인지 아냐고 물어봐도 아무도 아는 이가 없었다. 심플한 아이디에 잠깐 그 애의 생각이 났다. 설마? 뇌리를 스치는 그 아이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왜 걔가...? 걔가 이 아이디의 주인이라는 전제 하에 생각해 보니 딱 맞아 떨어졌다. '04.23.04' 나와 네 생년월일을 합친 숫자였다는 것을. 한때는 우리의 비밀번호 여섯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숫자들이라는 것을. 나는 한참을 울었다.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내가 너무 늦어서, 사랑해 마지않는 네가 너무 그리워서.
43 이름없음 2018/12/22 20:44:15 ID : 6Y9tfRCi1a4 0
인어 수족관 기억상실
44 이름없음 2018/12/22 21:37:44 ID : 81haljtdBan 0
난데없이 내게 드러난 것은 분명 인어였다. 나와 고작 한 뼘 가까이 떨어져 있는 그것이 내게 무어라 지껄인다. 나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고작 희미하게 차임벨 소리가 들린다. 그것이 점점 가까워진다. 기억의 시작은 아마 입이 바짝 마르도록 더운 아스팔트 위였다. 주변에는 지평선과 아스팔트 말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희망이라도 찾을까 몸을 움직였다. 움직이면서도 곧잘 어지러웠다. 나는 곧잘 쓰러지는 편이였다. 핑계지만, 내 발 아래에 물웅덩이를 보았다고 생각했다.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난 분명 보았다. 사실 그것이 신기루가 아니면 무엇이겠느냐고 생각했다. 다만 내가 간과했던 것은 신기루는 지평선에 걸쳐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기름 위에 쓰러졌다. 억지로 퍼마신 기름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갈증은 몰라도, 공복감은 어떻게든 버텨낼 수 있었다. 나는 점점 기름을 빨아들였다. 하지만 그럴수록 내가 기름에 빨려들어갔다고 보는 것이 맞다. 기름에 이목구비가 모두 맞닿을 적까지가 크레디트 타이틀의 끝이다. 기억상실인지 그 전 기억은 없다. 내가 무엇을 향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 인어 앞에 있고, 영문도 모르게 나는 물 속에 가득 잠겨있다.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차임벨 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이내 내 귀에는 진공만이 남는다. 내 앞의 인어는 점점 다급해진다. 그러더니 텅 소리와 함께 나와 그것 사이의 투명물질을 가격한다. 무언가 사이에 있다. 수족관인가 싶어 나는 앞으로 귀를 댄다. 인어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그곳에 입을 댄다. 우웨에에에에엑. 입이 닿자마자 아스팔트 덩어리와 강렬한 햇빛이 뿜어져 나왔다. 점점 커져가는 그것들에 사이의 무언가가 늘어나고 있다. 나는 인어를 응시한다. 인어도 나를 응시한다. 그리고 나에게 말한다. 돌아온 아스팔트는 밤이었다. 바닥은 기름으로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상실되었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나만 인어였을 뿐이다. 방금 내가 본 것은 나의 기억이었을까.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몸을 움직여본다. 기억나는 것은 단 한 마디였다. "맛있겠군."
45 이름없음 2018/12/23 13:53:51 ID : HzQpRu9vvbe 0
개 고양이 늑대
46 이름없음 2018/12/23 13:53:56 ID : r8007cFijdy 0
앗 실수로 두 개 달았어... 이거 못 지우는 거지...?
47 이름없음 2018/12/23 13:54:41 ID : r8007cFijdy 0
미안해... 다시 달게 개 고양이 늑대!
48 이름없음 2018/12/28 00:01:15 ID : eE08ktAi1fO 0
히잌! A "방금건 뭐지?" B "잠깐만요 내려서 확인해볼게요" A "방금건 분명히..." (동시에)"개? 늑대?!" A ???"왜 늑대야? 그건 개였다고" C "뭔소리야 그건 늑대야!" A "아니 늑대가 이런데 왜있겠어? 말이되는소리를..." C "맞다니까?? " A " B가 오면 누구말이 맞는지 보자고" (B돌아옴) (동시에) " 개지? 늑대지?" (품속에서 무언가 나오면서) B "고양인데요" 냐아^ↀᴥↀ^
49 이름없음 2018/12/28 00:42:32 ID : 6Y9tfRCi1a4 0
마녀 시간여행 전쟁
50 이름없음 2019/01/10 01:58:08 ID : js3xvfO65gr 0
눈을 떠보았다. 여기가 어디지? 분명히 난 내 방에서 자고있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숲인것 같다. 갑자기 앞에 무언가 휙 지나가더니 내 앞에서 멈춘다. 매우 아름다운 여자였다. 바람에 흩날리는 긴 생머리와 영롱한 눈, 오똑한 코, 맑고 투명한 피부, 앵두같은 입술, 드레스로 부각되는 잘록한 허리라인. 순간 나도 모르게 멍해져 그 여자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생각했다. 이 여자 뭐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 여자가 내게 "아 자기소개를 안했구나! 난 마녀야!" 라고 답했다. 소름끼쳤다. 내가 생각한걸 읽었나? 무의식적으로 말을 내뱉었나? 자신이 마녀라고 하는 그 여자는 나에게 시간여행을 떠나자고 말했다. 하지만 난 의아했다. 지구에 사는 50억 인구중에 왜 하필 나인거지 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아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기도 전에 그녀가 내게 말했다. "왜 너냐니~ 너가 특별하니까 그렇지!". 특별..? 내가 어딜봐서 특별한거지? 갑자기 시간여행은 왜 하자는거야? "그거야 난 여행을 하는걸 무척 좋아하는데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원래 여행은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는게 재밌거든!" 맞는말이다. 나 또한 그녀와 같은 생각으로 여향을 갔었으니. 그렇게 그녀와 시간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녀가 내게 어딜가고 싶냐고 물었다. 순간 며칠 전 역사시간에 배웠던 세계 2차 전쟁이 생각났다. 나는 전쟁을 좋아한다. 싸우는걸 좋아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냥 전쟁 이라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얘기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모습을 보고싶다고. 그랬더니 마녀가 나에게 투덜댔다. "뭐어? 전쟁? 아유 참~ 넌 어떻게 그런것만 고르니?" "... 하긴.. 그래서 특별한거지 뭐! 그래 좋아 가자!!" 알수없는 시간여행을 떠니게 된 마녀와 나. 살아서 돌아갈수는 있을까..? the end
51 이름없음 2019/01/10 02:42:10 ID : NAlyNs2si3u 0
고기 괴물 촛불
52 이름없음 2019/01/10 14:27:14 ID : wlhhs3u2oLa 0
촛불이 꺼진다. 몇 안되는 촛불에 의지하며 길을 나아가지만 어둠속에 숨은 괴물은 제 먹을 고기를 탐하며 주위를 맴돈다. 곧 마지막 희망이 꺼졌다.
53 이름없음 2019/01/10 14:55:46 ID : tvzTVhs2lfO 0
비밀 속임수 침묵
54 이름없음 2019/01/11 17:39:55 ID : dXvBe6pare5 0
"밤이 되었습니다. 마피아는 고개를 들어주세요." 부스럭, 두 사람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죽일 사람을 지목하라는 내 목소리에 테이블에 둘러앉은 그들 사이로 긴급한 침묵이 오갔다. 한 명이 손짓까지 동원하며 열성적으로 누군가를 손가락으로 지목했다. 곧 있으면 발짓까지 할 기세다. 다른 마피아는 불만스럽게 고민하는 듯 싶더니,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불쌍해라. 경찰은 이제 죽었다. 그 뒤에 고개를 든 의사가 자힐을 했기 때문이다. 백의의 천사가 내린 선택이 민중의 지팡이를 꺾은 것이다. 참고로 경찰이 짚은 사람은 의사다. 지지리도 운 없는 자식같으니. "그는... 마피아가, 아니었습니다." 밤새 경찰이 살해당했다. 아침이 되자 마피아들이 짜고 치며 시민 하나를 마피아로 몰았다. "저 새끼 마피아로 의심받더니 결국 죽였어!" 이 게임에서 중요한 건 정치질이다. 속임수고 나발이고 범인 몰아가기에 은근슬쩍 올라타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아! 난 아니라니까! 부모님 건다! 건다고!" 역으로 의심받은 마피아 한 명이 게임 하나에 족보를 팔아먹었다. 마피아가 아니라 패륜아였나보다. 등신... 결국 시민이 처형당했다. 진작에 죽어서 내 옆에 앉아있던 경찰이 입이 근질거리는 듯 복장을 두드렸다. 떽, 비밀엄수. 내 입에 들어가려던 새우깡의 노선을 바꿔 경찰 입에 넣어주자 얌전해졌다. 다만 의사를 표독스럽게 노려보고 있었다. 자힐의 대가는 처참했다. 쟤는 이번 턴에 죽어야 게임이 끝난 뒤 경찰에게 얻어맞지 않을 것이다. 마침 마피아끼리 속닥거리다가 의사의 널따란 등짝을 가르키고 있었다. 서포트부터 잘라낼 심산인가보군. 나는 마피아들에게 오케이 사인을 주고 의사를 불렀다. 또 자힐이다. 문득 생각이 나 경찰을 잠깐 바라보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개판이군.
55 이름없음 2019/01/11 22:03:09 ID : nzPeJQpWqnX 0
서재 화분 쿠션
56 이름없음 2019/01/13 04:31:28 ID : Mi4JXApamrf 0
나는 내 친구의 무릎을 베고 있다가 옆에 놓인 쿠션을 끌어안고 즐거워하며 말했다. ''너가 선물해준 화분을 서재에 두고 꽃을 피우기위해 노력했었어, 꽃을 좋아하는 너에게 피운 꽃을 보여주면서 고백하려고 했거든... 그런데 꽃을 피우기도 전에 너가 먼저 고백해올줄이야... 사랑해♡''
57 이름없음 2019/01/13 13:24:24 ID : 87e581bhhzg 0
꽃,책,옷
58 이름없음 2019/01/13 19:28:48 ID : nzPeJQpWqnX 0
내다본 창문 밖 하늘에는 별들이, 꽃들이 가득히 피었습니다. 여느때와 같이 포근한 옷을 입고, 두꺼운 책과 하얀 우산을 들고 나섭니다. 언젠가 난 별이 속삭이는 말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자신이 있는 밤하늘을 담아달라고. 너른 언덕에 앉아 책을 펼치곤 또 밤하늘을 남겨봅니다. 이 하얀 우산도 누군가에겐 별이기를, 간절히 소망하니까요.
59 이름없음 2019/01/13 19:45:07 ID : NAlyNs2si3u 0
심장, 비수, 진창
60 이름없음 2019/01/13 20:03:58 ID : O3wq46i5PfP 0
그에게서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미 어렴풋이 곧 헤어지겠구나..하고 느끼고 있었으니깐. 다만, 그게 오늘일지는 몰랐다. 늘 그가 희생하는 일방적이고 엉망진창인 연애였다. 그는 나만을 바라봤지만 나는 늘 그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 시간이 지나고, 그는 지쳐보였다. 우리가 연애라고 느끼던 것들은 그저 한 남자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스스로 진창으로 들어간 일방적인 한 사람의 희생이었다. 그는 날 놓았다. 난 그를 잡지 않았다. 애초에 가지고 있던 적도 없으니깐.
61 이름없음 2019/01/13 20:04:45 ID : O3wq46i5PfP 0
원망, 빗소리, 애절
62 이름없음 2019/01/13 22:13:18 ID : teK1AZg3SE1 0
후둑 후둑 떨어지는 빗소리가 가뜩이나 크게 들렸다. 소녀의 친구는 오늘처럼 빗소리가 크게 들리는 날에 묻지마 살인을 당했다. 친구를 잃은 소녀는 슬프고 어찌하면 애절하게 들리는 노래를 불렀다. 구슬프게 들리는 소녀의 노래에는 원망서린 감정이 섞여 있기도 했다. 소녀의 머리가 빗물로 전부 젖어갈 무렵, 소녀는 이내 애절하게 부르던 노래를 멈췄다. 우뚝 선 소녀의 눈에는 커다란 물이 고여있었다. "나랑... 같이... 대학, 가기로 했잖아... 같, 이... 이것저것 하기로 했으면서..." 이내 소녀의 눈에서는 후두둑, 눈물이 떨어졌다.
63 이름없음 2019/01/14 05:27:55 ID : kq6i1g7y6lu 0
사랑 먼지 바람
64 이름없음 2019/01/14 16:27:39 ID : IHDBs9thhBw 0
그저 사랑이였다. 그저 한끝 더없고 덜있는 사랑이였다. 가볍게도 누군가를 품에 안듯 사랑하였다. 그 마음이 커질것을 알면서도 애절히 사랑하였다. 그 마음이 먼지자락이 되어 흩날리는것을 보니 내 마음도 살랑살랑 흩어진다. 일부러 모른체 모으던 것들이 뽀록났다. 오늘도 베게에 얼굴을 묻고는 잠을 청하며 작은 소원 아닌 소원을 빈다. 언젠가는 절망적으로 애절하게 사랑하던 그이를 다시 한번 모아달라고
65 이름없음 2019/01/14 16:32:45 ID : TU1xvdyHxyN 0
라디오 카페 한겨울
66 이름없음 2019/01/15 13:17:36 ID : dXvBe6pare5 0
이제 눈발이 제법 거세지고 있다. 곧 있으면 영하는 아주 우습다는 듯 기온이 더 내려가겠지. 쇼윈도창이 조금 깨지긴 했지만, 다른 건물에 비하면 제법 그 골자를 유지하고 있는 카페를 거점삼아 버틴지 이제 26일째. 한겨울의 한파 탓인지 좀비들은 눈에 띄게 기동력이 낮아졌다. 하수구에 빠졌다가 얼어붙는 바람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팔만 허우적거리는 좀비도 있었다. 미끄러운 오르막길 밑에서 서성거리기만 하는 좀비도 있었다. 정수리에 고드름이 꽂힌 채 거리에 쓰러져있는 좀비도 있었고. 좀비들의 저런 꼬라지는 제법 우습지만, 우리도 그걸 대놓고 비웃을 처지가 되지는 못했다. 카페 탕비실에서 다같이 산 채로 동태묶음이 되게 생겼으니까. 현재 이 거점은 전기가 끊겨 실내에서도 입김이 뿌옇게 흘러나왔다. 어떻게든 온기를 끌어모으겠다고 여기저기서 박박 긁어온 담요도 그닥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구석탱이의 담요뭉치 안에서 단군은 분명 부동산 사기를 당해 이딴 땅에 정착한게 틀림없다는 소리가 웅얼웅얼 비져나왔다. 동감이다. 한국의 겨울은 언제나 욕이 절로 튀어나오도록 추웠다. 참 가혹했다. 나는 한숨을 쉬고 치직거리며 탁한 소음을 내뱉는 라디오를 내려다보았다. 얼어죽기 전에 구조는 될런지 모르겠다. 다들 슬슬 지쳐가고 있었다.
67 이름없음 2019/01/15 18:25:42 ID : RyMo5dU3TTS 0
대가, 쌍둥이, 문
68 이름없음 2019/01/20 18:05:05 ID : he46p87ak3x 0
우리는 쌍둥이로 태어났다. 하지만 완전히 똑같았던 우리를 아무도 구분하지 못했기에, 그 탓일까, 우리는 서로를 반쪽이나, 자기 자신처럼 생각하며 자랐다. 너가 나고, 나는 너. 아침에 일어나서 부모님이 먼저 깨우는 쪽이 형, 두번째가 동생. 우리는 그렇게 정했다. 어느날은 내가 형이었다. 아침에 일어난 나는 너를 깨우고, 우리는 밖으로 나와 웃고 떠들면서 온 마을을 돌아다녔다. 우리는 이 마을에서 유명한 악동이었다. 어느날은 너가 형이었다. 너는 나를 깨우고, 아픈 나를 걱정했다. 한 시라도 가만 있으면 답답한 너면서, 내가 아프기라도 하면 내 옆에서 떠나지 않고 그렇게. 계속 머물렀다. 내가 경험한 일은 너도 겪은 일. 모든 걸 공유하고,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내 반쪽. 우리는 서로에게는 예외적이었다. 내가 형이더라도, 너에게는 동생일 수 있었다. 너가 형이더라도, 너는 나에게 동생이기도 했다. 우리는 서로가 똑같아서, 따로 본 적이 없었다. 그래, 거울에 비치는 자신처럼. 어느날 아침은 조금 이상했다. 아무도 깨우지 않았는데 저절로 눈이 떠져서 일어나버렸으니까. 너가 나를 깨운 것도 아니고, 부모님이 나를 깨운 것도 아닌데. 알람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나는 눈이 떠졌다. 누워서 너를 보던 나는 새삼 거울을 보는 기분이었던 것 같다. 이날은 오랜만에 너랑 놀러 나갔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랑 나는 오랜만에 나갔다. 그동안 누가 아팠던 걸까, 싶지만 이유가 무슨 상관일까. 이 날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이었는지도 기억 안 나지만, 이제 와서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문 앞에 서 있고, 이 문을 지나면 앞에는 너가 있다. 하지만 잘 모르게 돼버렸다. 나는 형인건지, 동생인건지. 문 너머의 너는 매일 변했다. 형은 어디 있냐고 눈물 짓다가도, 동생은 어디 있냐고 울부짓기도 했다. 나는 알고 있다. 나는 아마 죽었고, 이제 너는 오롯이 너로서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하나였기에, 서로를 떼어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매일 변하는 너를 보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모르게 돼버렸다. 내가 누구인지, 정말 모르게 돼버렸다. 하지만 너가 소중하고, 사랑하는 내 반쪽이라는 걸 알아서, 나는 아무것도 못 하면서 여기에 남아 있다. 지금까지 행복했던 것의 대가가 이거라면, 사랑하는 반쪽이 미쳐가는 이유가 나라면. 신이시여, 저는 태어난 것을 후회합니다. 차라리 나는 태어나지 않고, 혼자 태어난 내 반쪽이 나 없이 행복했다면. 나만 없었더라면 너는 이렇게 될 일이 없었을텐데. 피칠갑 된 내 손은 여전히 너를 통과하기만 한다.
69 이름없음 2019/01/20 18:11:05 ID : lCqlyNs784K 0
여성 주연 둘, 평화로운, 쓸쓸한
70 이름없음 2019/01/24 00:23:32 ID : AjcpQsnVe6m 0
레나선배. 응 소나쨩? 둘은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레나라고 불린 사람의 얼굴은 착찹한 표정이었고, 소나라고 불린 사람은 어딘가 웃고 있었다. 이제 졸업이죠 선배? 응... 나 떠나기 싫어 나 소나쨩이랑... 기여코 울지는 않았다. 떠난다면 물론 소나도 쓸쓸하겠지, 둘은 사귀고 있으니까. 조금은 슬프려나. 아주 조금. 그래도... 선배 우리 다시 만날거죠? 응... 당연하지 내가 무슨수를 써서라도 우리는 만날거야. 둘은 서로를 꼬옥 안았다. 그리고 서로가 떠났을때 남은건 씁쓸함뿐.
71 이름없음 2019/01/24 05:44:10 ID : eJPeLak5TSK 0
홍연 가로등 빈자리
72 이름없음 2019/01/24 06:10:03 ID : lCqlyNs784K 0
"가로등 아래에서는 담배 연기가 잘 보여." 스쳐 지나가듯 했던 말이 문득 생각났다. 가로등을 지나치고 있어서였을까. 무심히 서 있는 가로등을 가벼이 지나치지 못하고 결국 담배를 꺼내 들었다. 담배를 입에 물고, 라이터를 꺼내고, 담배에 불을 붙이는. 일련의 과정을 통과하며 머릿속으로는 안예은의 홍연을 재생했다. 네가 좋아하던 사극 드라마에 나온 OST라며 열심히도 불렀던 노래. 노래방의 LED에 비추어 여러 색으로 반짝이던 네 모습이 떠올랐다. 네가 그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면 자주 방해하곤 했다. 무슨 발라드를 부르냐? 내가 그러면 너는. 넌 감성도 모르냐? 하면서 장난스러이 화내고 또 나는. 또 너는... 그리고 나는, 너는.... 집에 돌아가면 안예은의 홍연을 듣는 게 좋겠다. 네가 좋아했던 곡이니 너를 추억하기엔 딱 알맞을 것이다. 네가 부르기 어려워하던 부분을 원곡이 자연스럽게 처리하고 있을 때면, 때때로 눈물이 나곤 했다. 내가 듣고 싶은 건 이게 아니었는데, 하면서. 네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너의 커버 버전을 녹음해두면 좋았을 텐데. 다시는 들을 수 없을 너의 목소리가 그립다.
73 이름없음 2019/01/24 12:03:28 ID : mK7xQq0nDs0 0
인어 바다 버스
74 이름없음 2019/01/24 13:40:47 ID : zVgqjhgkq59 0
끼익- 삐걱-, 다 낡아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바다 냄새.. 사실 썩 좋지는 않다. 원해서 돌아온 것도 아니고, 시골 마을이라 이젠 사람도 몇 없다. 아.. 김씨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렸을 때 간식거리를 잘 챙겨 주셨었는데.. 저쪽 바다에 뿌리셨다고 한다. 바다.. 바다 하니까 하는 말인데.. 이 마을엔 인어가 산다. 다들 헛소문이라고 하지만 나는 사실이란 걸 안다.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 혼자 놀러간 집 앞 해변에서 처음 만났다. 또래 친구가 없었던 나는 매일같이 그 인어와 함께 놀았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 병세가 악화되어 큰 병원으로 옮기셔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몇일 뒤. 우리 가족은 갑작스럽게 이사를 가게 되었다. ".. 아직도 있을까.." 몇년이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있을리가 없지.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빠른 걸음으로 걷고 있을 때 해변 끝 바위에서 누군가 보였다. '설마..' 무언가 쿵 내려앉은 기분이었다. 가쁜 숨 몰아쉬며 바위 앞에 섰다. "너... 아직도..." ".. 오랜만이야, 말 없이 가버려서 미안해." 몇년만에 만난 인어는 아직도 그 때 그 시절에 머물러 있었다. 원망하나 없이, 그저 다시 만난 것이 기쁘다는 듯 웃었다.
75 이름없음 2019/01/24 14:07:09 ID : TU1xvdyHxyN 0
기차 꽃 낭만
76 이름없음 2019/01/25 02:58:21 ID : JQqY9zbvhcG 0
덜컹덜컹 기차안에서 지가나는 풍경을보며 졸고있었다. 기차에서 내리자 새로운 환경이 날 반기는듯 했고 새로운 가족 새로운 희망과 낭만이 가득한곳으로 왔다고 생각했다. 하얀 목련꽃을 들고 새로운 사람들이 지나가는것을 보고 나의 예전 친분이 가득 쌓인 사람들이 문득 기억이 났다. 하지만 그 때 쓰잘때기 없는 시간일 뿐이였다. 그냥 그한순간이였을 뿐 이였다. 나는 새로운 생활을하며 고향에 남겨진 나의 몸, 나의 가족, 나의 친구, 나의 사랑하는 사람 까지 다 잊을텐데 그 사람들은 나를 생각하며 얼마나 힘들까 그사람들에 마음을 헤아릴수가 없다. 그사람들에 추억을 생각하면 그냥 내 마음이 찢기는것같았다. 하지만 나는 여기로 오기전 내 사진앞에서 울고있던 친분이 가득 채워진 사람들이 울고있는 관경을 보았다.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내 사진앞에있던 하얀 목련꽃을.
77 이름없음 2019/01/25 10:41:05 ID : ba1hgp88nTO 0
안개꽃 꿈 인사
78 이름없음 2019/01/25 14:31:38 ID : AjcpQsnVe6m 0
( GL ) 끔에 사무치게 그리운 네가 나왔다. 왜 날두고 떠나서 왜... 꿈으로만 온거야? 넌 널 닮은 흰색의 안개꽃을 들고 있었다. 다가갈래. 다시 나랑 같이 있어줘. 미안해, 잘못했어... 분명 잘못한건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네가 다시는 내 꿈에라도 나오지 않을거 같아서. " ( - ) 쨩. 나랑 있어줘. 꿈에서라도.... " " ( ? ) 선배. 우린 끝났잖아요. 선배가 먼저 나한테 헤어지자 했잖아? " " 미안해, 다 거짓말이었어... 잘못했어... " " 난 정리 했어요. 안녕. 잘있어요. 사랑했고 다시는 만나지 말기를 " 넌 그렇게 미련만을 주고. 인사했다. 떠나지마 안돼.... 그렇게 꿈에서 깼고. 바뀐건 없었다, 사랑했어 ( - ) 쨩. 그리고 사랑하고 있어.
79 이름없음 2019/01/25 14:34:28 ID : JQqY9zbvhcG 0
아기 자몽향수 초저녁
80 이름없음 2019/01/25 16:53:33 ID : wk1eE9BwJU2 0
나는 너를 아기때부터 봐왔어 나는 너가 좋았어. 동생이 생긴 거 같았거든 이 집에서 나보다 작교 약한 생명이 생겼다는게 너무 신기했어 • • • 어느날 나는 어떤 열매를 찾아서 그걸 너한테 건네줬어 나름대로 호감의 표시로 준 선물이었지. 나도 뭔지 궁금하고 흥미가 있었지만 너한테 양보한거야. 너는 나한테 그 열매를 잘라줬어. 하지만 내가 먹은 그 열매는 엄청 쓰고 이상해서, 열매를 준 너가 미우면서도 이걸 내가 너한테 선물로 줬다는게 미안했어 자몽이던가. 너는 자몽을 좋아하더라. 그 쓰고 맛 없는게 뭐가 좋다고. 나중에 가서는 자몽향이 나는 향수를 뿌리고 다녔지 나는 그 냄새가 싫었어. 자몽맛이 떠올라서 기분 나빴거든 하지만 자몽향을 내는게 너니까 피하지 않았어 시간이 지나고 나니 자몽향만 나면 너인줄 알고 들뜨는 내가 있더라 뜬금없지만 갑자기 이 일이 떠올랐어 지금도 내 옆에서 자몽향이 나는데, 이건 너인걸까? 벌써 초저녁이야. 빨리 안자면 몸에 안 좋아 너는 자라서 나보다 더 커져버렸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직 아기같아. 내가 없으면 못 자고 불안해하잖아. 눈이 안 떠져서 너를 볼 수는 없지만 아마 너인거 같아. 나를 이렇게 쓰다듬는 건 너밖에 없거든. 엄마도, 아빠도 나를 이렇게 부드럽게 쓰다듬는 건 못해. 눈을 떠서 너를 보고 싶은데, 정말 못 뜨겠어. 깨 있다고 알리고 싶은데, 꼬리가 안 움직여. 있는 힘껏 너를 반기고 싶은데 엄청 졸리고, 노곤해. 너가 쓰다듬어줘서 그런가? 내가 먼저 자면 너는 어떡하지? 너무 힘들어 하면 안 돼는데. 미안해, 울지마 (노견의 마지막 기억)
81 이름없음 2019/01/25 23:36:02 ID : 45f802q4Zg6 0
눈물 커피 코트
82 이름없음 2019/01/26 02:01:18 ID : JQqY9zbvhcG 0
<J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잘지내셨는지 잘 모르겠네요. J씨 저는 오늘 아주 슬픈일이 있었답니다. 하소연하는건 아니지만 그냥 J씨 라면 이 일을 잘 해결할 수 있을것 같아서 적어 봅니다. 일단 먼저 오늘 남자친구와 헤어졌어요. 영화를 보고 커피숍을 가서 같이 앉아 서로 웃음꽃 피우며 이야기를 하고있었어요. 아 이야기에 심기가 불편할 단어는 없었어요. 맹세코 하늘에 이갸기할수있을정도로요. 그리고 남은 커피를 들고 남자친구의 코트를 챙겨 주었죠. 서로 집에 가는 길에서 저는 그만 실수로 넘어 지고 말았죠. (아 그때 날씨는 흐렸어요. 바로 비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요. 날씨 적는걸 깜빡했네요 :\ ) 남자친구가 넘어지는 저를 받아줄려고 하다가 코트가 커피에 젖어버렸지 뭐에요. 남자친구는 거기서 인상을 찌푸리며 저한테 이야기를 했답니다. “ 그러게 길을 잘 봤어야지 뭐하는 거야 아...씨 코트 버려야겠네” 저는 기분이 나빠졌지만 그냥 미안하다고하고 넘어갔어요. 남자친구는 오늘 집에 대려다주고 저에게 한마디를 남겼어요. (커피 흘린뒤 남자친구와 이야기는 안했어요.) 헤어지자고 말이에요. 오는길에 이야기를 안한 이유가 고민해서일까요. 오는길에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해서일까요. 저는 아직 모르겠네요. 어째뜬 저는 비가 오니까 남자친구를 잠시 붇잡아두고 집에 가서 우선을 남자친구에게 줬어요. 주면서 나와 사귀어줘서 고맙다고 인사도 하고요. J씨 내가 정말 잘한걸까요? 참.. 미련쓰러웠을까요. 그리고 남자친구가 안보일 때 까지 앞에서 손을 흔들며 있었답니다. 남자친구가 안보이자 저는 참아왔던 감정이 폭팔한 것 인지 눈물이 삐져나와 흐르기 시작하더니 멈추질 않아 한참 그 자르에서 울었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비가와서 저의 눈물이 눈물인지 사람들이 잘 몰랐을 것. 그거는 저에게 큰 행운이였죠. J씨 라면 어떻게 행동할꺼에요? 저는 제가 잘 행동한 것 인지 잘 모르겠네요. 오늘 편지는 여기까지 쓸께요. 잘있어요 J. <J를 그리워하는 K가>
83 이름없음 2019/01/26 02:20:44 ID : qY2oE1inVam 0
딸기우유 비오는날 눈물
84 이름없음 2019/01/27 03:39:23 ID : lCqlyNs784K 0
[ 딸기우유 색의 눈물 모양 무늬가 그려진 우산의 주인분을 찾고 있어요. 저번 주에는 우산 빌려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2층 미용실에서 우산을 보관 중이니 와서 찾아가 주시기 바라요. ] 귀여운 글씨체로 쓰인 공고문을 본 순간, 온몸의 기관이 몇 초간 정지해버린 듯했다. 말도 안 돼! 그걸 안 버리고 갖고 있었다고? 강혜경은 그녀에게 우산을 빌려주고 달려가 버린 지난주 금요일을 회상해보았다. 무시하고 갈 생각이었는데, 같은 건물을 오다가다 언뜻 본 그녀의 곤란한 표정이 너무 신경 쓰여서, 초면인데도 불구하고 "이거, 쓰고 가세요."라며 우산을 던지듯 넘겨준 채 버스 정류장으로 뛰어가 버린 강혜경이었던 것이다.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좀, 로맨스의 한 장면 같지 않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강혜경은 지난주 금요일의 그녀처럼 곤란한 표정이 되어버렸다. 이거, 찾아갈 수도 없고 안 찾아갈 수도 없고! 찾아가면 뭐라고 말해? "하하, 제가 지난주의 그 사람인데요. 하하하하?" 아니야.. 어색해 보여.. 이런 상황에 적당히 할 말이 무어가 있을까. "우산 찾으러 왔는데요..." 하면, 지난주의 그 멋진 말이 허세처럼 들릴 거 아냐! 뭐라고 말해?! 뭐라고 말할지를 결정하지 못한 채, 강혜경은 미용실 앞에 섰다. 마음 같아선 더 미루고 싶었지만! 공고문을 보고 5일이나 미뤄본 결과 다음 주에 찾아가는 게 더 부끄러워질 거란 힘들 결론을 내리고, 그 실행을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미뤄버린 결과였다. 정말.. 뭐라고 말하면 좋지? 미용실 문고리를 잡을락 말락, 혼자서 몇 분간 마임을 하고 있을 찰나에 갑작스레 미용실의 문이 벌컥 열렸다. "안녕하세요. 머리 하러 오셨나요?" / "네?" 딸랑거리는 종소리와 함께 등장한 그녀는..... 이건, 마치, 뭐랄까, 여신?! 조금 전에 들은 종소리가 천사의 강림을 알리는 종소리였나?! 너무나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에 강혜경은 잠시 정신을 뺏겨버린 수준이었다. 멍해 보이는 강혜경을 가만 바라보던 그녀는 잠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가, 아! 하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혹시, 저번 주의 그 우산. 빌려주신 분이신가요?" / "네? ...아! 네! 맞아요! 그거 저예요!" / "저번 주에는 정말 감사했어요. 잠시만요, 우산 가져올게요." 그녀가 우산을 찾을 동안 강혜경은 계속 그녀에게 눈을 떼지 못한 채였다. 그녀는 너무, 예뻤으니까! 그러나 강혜경은 소심하기론 정평이 나 있는 사람이었고, 결국.. 우산이 제 손에 쥐어졌을 때는 기묘한 우울감을 느끼며 그럼 안녕히 계세요, 라고 말해버리고 말았다. 침울한 걸음걸이로 느릿하게 미용실에서 멀어져갈 때쯤, 딸랑거리는 종소리와 함께- "저기! 제 이름은.. 이나연인데요. 혹시 시간 되시면 다음 주 금요일에 같이. 저녁 드실래요?" 그녀의 목소리가 울렸다. 조, 좋아요! 진짜 좋아요! 너무 좋아요! 좋아요!를 연발하던 강혜경은 그 뒤로 도망치듯 건물을 빠져나왔다. 뭐지? 나 지금 뭐한 거지? 데이트 신청 받은 거야?! 근데 나 지금 저 사람한테 반한 건가?! 어쩌지? 근데 지금! 너무 기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강혜경은 버스정류장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마치, 저번 주 금요일처럼.
85 이름없음 2019/01/27 05:52:03 ID : 1CphtfWlBf8 0
짝사랑, 다정, 우울.
86 이름없음 2019/01/27 15:41:38 ID : wLfbzPimIHD 0
그대의 다정함이 독이겠습니까. 멋대로 연심을 품은 제 잘못이겠지요. 허나, 쓰라린 이 공허함 또한 멋대로 생겨나 얼굴을 들지 못할 뿐입니다. 그대의 다정함은 너무나도 깊어, 빠져나가지 못할 뿐입니다. 저를 부르는 그 목소리가 달고, 선뜻 내미는 그 마음이 달아 차마 입을 못 열 뿐입니다. 그대, 지금처럼만 웃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대. 내 한마디에 손끝이 떨리지만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드는 수렁같은 파란 빛은 제 것입니다. 그대, 방울지며 파란 빛을 떨구지 말아주세요. 모든 것을 끌어안을 저이니 그대는 말간 웃음을 잃지말아주세요. 저는 그대의 다정에, 속으로 죽어나갈터이니, 이 연심만큼은 다시금 내비치지 않을터니. 그대는 저를 벗으로나마 생각해주길 바라봅니다.
87 이름없음 2019/01/27 16:23:31 ID : IHDBs9thhBw 0
화장실 욕조 커튼
88 이름없음 2019/01/27 17:24:01 ID : urcFa2srs3w 0
욕조에 서서히 물들어가는 피는 네가 준 그 꽃을 닮았다. 결혼하자, 며 수줍게 얘기하던 네 얼굴에는 홍조가 예쁘게 피어 있어서. 보면 마음이 약해질까, 나는 눈을 감고 조용히 물었다. -왜 장미꽃이 아니라 튤립이야? -어? -바보. 청혼할 때는 장미꽃 100송이. 아무도 이런 거 말 안 해 줬어? 아. 소리를 내며 설핏 웃는 너는 지독히도 사랑스럽다. 내가 예쁘다고 했던 갈색 눈이 부드럽게 접힌다. 그 사람을, 닮았다. 네가 내 앞에 숨쉬는 지금은 비현실적이고, 밤이 되면 너는 목을 조르러 찾아온다. -아니, 그게 아니라... 톡. 토독. 화장실 바닥에 흐르는 마음은 흐드러지게 붉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되는하루. 사실은 처음붗 알고 있었어. -으, 알았어. 장미꽃 준비해올 테니까. 그래도 그건 안 버리면.. 안 돼? 나를 기어코 찌르고 만 너의 울 듯한 표정과. -튤립... 예쁘다. 피에 젖은 커튼을 잡고 덜덜 떨고 있는 모습과. -뭐야, 반지...? 그럼에도 널 놓을 수 없는 내 마음은. -'결혼하자, 응?' 너를 사랑한다는, 흔해빠진 이야기 정도는. -사랑해. 나도. 죽어가는 심장으로, 간신히 웃어 보였다. 날 사랑한다고 한 네가 칼을 든 이유 같은 건 알고 있어. 결혼 같은거 부담스러워 했으면서, 오늘 아침에 청혼한 이유도. 잠이 많은 네가 오늘 아침에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 이유도. 일러나자마자 내가 사라지진 않았는지, 그 떨리는 손길도. 전부, 기억하고 있어. 그러니까 그런 표정은 짓지 마. "잠깐만 자. 내가 아프게 해서 미안해. 내가 널 못 놔서 미안해, 그러니까 조금만 참아." "야." 난 튤립이, 제일, 좋아. * * * 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 하나, 둘, 셋. 네가 소리를 지르며 일어난다. 세상에서 제일 귀한 듯 내 얼굴을 어루만진다. 기어이, 입에 담고 만다 너는. "죽지 마 제발..." 그리고 기어이, 나를 사랑해 버리고 만 너를 나는. * * * -있잖아, 넌 어떤 꽃이 제일 좋아? -꼭 골라야 돼? -아니! 근데 뭐, 궁금하기도 하고...? -...딱히 좋아하는 꽃은 없어. 해마다 철마다 가장 아름다운 꽃은 다르니까. 그때의 가장 어여쁜 꽃을 좋아한다면, 답이 되려나. -헤에. 그럼 요즘엔 뭐가 좋은데? -튤립. 꽃말은, 사랑의 고백...일까. 루프물인데 한명이 다른 한명을 죽여야 하루가 돌아간다는 설정😬
89 이름없음 2019/01/27 21:27:24 ID : he46p87ak3x 0
루프물 좋아해😍 반복 바람 파란(색깔 - 파랑색)
90 이름없음 2019/01/27 23:51:12 ID : JQqY9zbvhcG 0
반복되는 일상 속에 오늘은 조금 다른것이 있을까? 바람이 불어오는 하루의 색깔은 파랑, 오늘 하루종이 내기분은 파랑, 기분이 별로 안좋아. 오늘은 좀 예민해. 너는 모르겠지만. 내가 항상 너에게는 까다롭게 굴었잖아. 넌항상 나에게 잘 지내냐고 물어봐 줬지? 오늘 대답 해줄께 난 아니야 지금 보다 더 나아졌으면 해. 항상 조금은 호감? 좋아한다고 표현해야하느 잘 모르겠네. 사실 그마음보단 미안함이 더크지만. 넌 날 미워하겠지? 너에게만 까다롭게 굴었으니까. 어제보다 오늘이 더 야위어서 안쓰러워서 잘댛ㅐ줄까 했지만 그만뒀어. 난 너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면서, 까다롭게 굴었잖아. 넌 내가 미워 보이겠지. 우리가 처음 만날때 연극 준비를 하고있었잖아 그때는 참 친했는데 말이야 하늘을 칠하면서 서로 파란색이 묻어서 얼굴보고 한참동안 웃고 그일 뒤로 많은일이 있으면서 너의 마음도 파랗게 멍들어가고 그랬겠지. 너와 친해지고 우리는 그대로 썸을 탔지. 그게 잘못인걸까? 난 아직도 그대로 멈춰있지만 티안내려고 너에게 까다롭게 구는걸수도 있어. 넌 여자친구가 생기고 난 여자사람친구였고 그래서 심술이 난거 아닐까? 까다롭게 군건 미안해 날 미워해도되. 난 너와 더 멀어지고싶지 않아. 하지만 그냥 그대로 있는것도 나삐지 않은듯해. 난 오늘 영화 세트장에서 하늘을 칠하는데 니가 생각나서 한번 글을 남겨봐 니가 볼수있을까? 다음이 니가 칠하는 차례긴한대 보면 좋겠네 난 이만. 볼빨간 사춘기 - BLUE 듣고 쓴글
91 이름없음 2019/01/27 23:53:11 ID : JQqY9zbvhcG 0
초콜릿 다리( 차들이 건너는거 ) 딸기
92 이름없음 2019/01/28 01:10:15 ID : hfcMo2Nzhy0 0
지척에 딸기 꽃이 피어있었는데, 그게 얼마나 예쁘던지. * 봄이면 어미 손을 잡고 산으로 놀러갔지. 가서는 풀도 따고 꿀도 먹고, 그러다 선잠에서 깬 개구리가 있으면 잡아다 어미한테 달려갔어. 개구리야 개구리! 하고. 그걸 고대로 주머니에 잘 숨겨놓고 있으면 이따 집에 가 아궁이 불에 구워먹을 수도 있었는데 말야. 개구리를 한 손에 꼭 움켜쥐고 어미 앞에서 손을 펼쳐보이면 어미는 고대로 내 손을 잡고 물가로 걸어갔어. 그리고선 손에 힘을 풀고 그 아래로 개구리가 떨어지게 했어. 엄마야? 하고 부르면, 엄마는 고대로 불쌍하잖아, 라고. 봄 풀을 다 딴 어미는 한 손에는 바구니를, 한 손에는 내 손을 꼭 쥔 채 산비탈을 따라 내려왔어. 해거미가 지는 도중이라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밟으며 마찬가지로 긴 그림자 꼬리를 단 돌을 툭툭 찼지. 산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작은 철길과 큰 다리가 하나 있었는데, 나는 예닐곱살 무렵에 다리에서 큰 개한테 물릴 뻔 해서 다리를 무서워 했어. 처음에는 그 다리가 너무 싫어 그 방향으론 고개로 안 돌렸지. 근데 언제 엄마가 그러는 거야, 영아, 무서운 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잠깐 멈추고 눈을 감아봐. 그럼 엄마가 영이가 무서워하는 걸 다 없애줄게. 나는 엄마 말을 믿고 오른쪽에 엄마 손을 꼭 쥐고 속으로 십초를 셌어. 그리고 눈을 뜨니 정말 거짓말처럼 그 다리가 안 무서운 거야. 그래서 나는 꼭 그 다리 앞에서 잠깐 멈춰 눈을 감고 십초를 세고 움직였어. 십초로 무서운 게 가시지 않으면 이십초고 삼십 초고 계속 세면서 엄마가 그 무서운 걸 없애주길 기다렸어. 그래서 나는 꼭 그 다리 앞에서 십 촌가 이십 촌가를 세고서야 움직였는데, 엄마는 그게 귀찮지도 않은지 항상 불평도 않고 십 초든 이십 초든 삼십 초든 기다려줬어. 산에 갔다오면 꼭 고사리 밥을 해먹었지. 고사리가 없으면 그때그때 있는 나물들로 나물 밥을 지어 먹었어. 그날도 그랬어. 평소처럼 산에 올라가 엄마가 나물을 딸 동안 나는 나무 사이사이를 뒤적이며 벌레나 곤충이나 아니면 다른 소동물들을 찾았고, 해가 질 즈음에야 산에서 내려와 기도하듯 다리 앞에서 이십 초를 멈추고 집에 돌아와 나물밥을 지었어. 그 순간 쾅, 하는 소리가 들리고, 순이 아저씨가 지친 대문을 열고 들어왔어. 순이 아저씨는 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슈퍼마켓을 하시는데, 나를 유독 예뻐해서 내가 그 앞을 지날 적마다 쪼꼬렛을 주셨지. 나는 반가운 마음에 순이 아저씨! 하고 불렀지만 순이 아저씨는 사색이 된 채 엄마를 찾았어. 영이 엄마! 영이 엄마! 하고 부르는 순이 아저씨는 태어난지 한달된 새끼를 뺏길 때의 맹구의 울음 소리를 닮아있었어. 영이 엄마, 지금 마을에 군인들이! 아저씨의 말에 엄마는 집 안으로 들어가 분홍색 보따리를 하나 들고 나왔어. 그러곤 내손을 잡고 어디론가 뛰어갔어. 순이 아저씨네 슈퍼를 지나, 얼마 전 또 새끼를 밴 맹구가 있는 파란 대문집을 지나, 떡 가게를 지나서. 숨이 턱끝까지 차 달리는 와중에 다른 사람들도 우리랑 같은 방향으로 뛰고 있단 걸 깨달았지. 엄마, 지금 우리 어디가? 엄마는 말 없이 뛰었어. 그러다 다리에 다다랐어. 나는 아직 개가 무서웠고, 자리에 멈춰섰지. 그런데 평소에는 십초건 이십초건 기다려줬던 엄마가 멈추지 않았어. 어, 안 되는데... 기다려야 하는데. 나는 그 자리에서 우뚝 멈춰섰어. 엄마도 멈춰 나를 돌아봤지. 엄마, 잠깐만. 영아, 우리 저기 산까지만 가자, 응? 나는 무서운 게 너무 싫었어. 그래서 멈춰서 눈을 꼭 감았지. 십 초만 세면 엄마가 무서운 걸 다 무찔러 줄 거야. 그리곤 당겨진 손, 고막을 꿰뚫는 소음, 영아-! 엄마의 비명, 번쩍이는 섬광, 아픔, 고통, 아픔, 아픔, 아픔. 으아악-! 영혼이 섞이듯이 혼란스럽게 들리는 다채로운 음색의 비명. 눈을 뜨고야 그게 다리가 무너진 거란 걸 알았지. 엄마? 나는 내 아래 누워있는 엄마를 흔들었어. 엄마. 엄마는 일어나지 않았어. 이상하다. 엄마는 내가 기침만 해도 일어났는데. 문득 엄마 머리에 엉켜붙은 붉은 피들이 보였어. 나는 덜컥 겁이 나 눈을 감고 삼십 초를 셌어. 눈을 떠도 당연하게 변한 건 없었지. 그래서 난 막연히 생각했어. 이건 무섭지 않은 거야. 난 엄마가 들고 있던 보자기를 들고 엄마를 부축했어. 축축 쳐지는 팔이 너무 무거워서 몇번이나 떨어뜨릴 뻔했어. 땀을 뻘뻘 흘려가며 겨우겨우 엄마랑 산의 초입까지 왔어. 그러다 나무뿌리에 걸렸는지 그만 철푸덕 넘어지고 말았지. 소리내어 엉엉 울고 싶은데 아까부터 들리는 고함소리가 무서워 그러지도 못했어. 나는 입을 꾸욱 막고 잠깐 쉬기 위해 엄마를 나무에 기대게 했어. 산은 나무 그늘이 많아 시원했어. 잠깐 눈을 감았다 떴는데 엄마가 쓰러져있었어. 나는 놀라 엄마를 일으켰어. 근데 엄마가 계속해서 쓰러졌어. 나는 울지 않으려 입술을 물고 엄마를 똑바로 세웠어. 세우는 내내 엄마의 몸이 차가웠어. 계속해서 바람이 불었어. 뭐가 다리를 툭툭 쳐서 봤는데 아직 설익은 딸기 꽃이었어. * 그러니까, 지척에 빨간 딸기 꽃이 피었는데, 그게, 그게, 참,
93 이름없음 2019/01/28 01:35:56 ID : wLfbzPimIHD 0
소낙비, 민들레, 차 (마시는거! 종류는 상관없어)
94 이름없음 2019/01/29 09:38:45 ID : jAqmINzeZeN 0
어느 여름날 , 나는 너를 생각한다. 갓 스물이 된 우리 둘. 너는 도시로 가버리고 나는 이 조그마한 시골에서 지내고 있지만 이곳도 꽤 살만하다. 네가 없는것 빼곤 그럭저럭이다. 나는 비를 꽤 좋아하는데, 이유는 네가 비의 마녀이기 때문이다. 어딜가든 비를 몰고다니는 너니까 어느새 비는 내 행운의 증표가되어버렸다. 네가 오지 않아 더 뜨거웠던 어느 여름날 오후, 소낙비가 내렸다. 그리고 운명처럼 너는 우리 찻집에 들어왔다. 너는 나를 모른다. 우리가 18살 같은반이 되었던것도, 내가 너를 그리는것도,너를 사랑하는것도. 너는 내 존재를 모른다. "민들레차 주세요." 그리운 목소리. "저기요...?" 아 널 바라보다 멍때렸다. "아 죄송합니다. 뭐라고 하셨죠? " 웃으며 말하는 너 " 민들레차..ㅎ" "네, 민들레차. 네?? 죄송하지만 여긴 민들레차가 없어요" 너의 향기가 나를 마비시킨다. "알아요.18살의 민들레를 가져다주던 네가 생각나서 온거니까." 그리고. 심장이 멎는다
95 이름없음 2019/01/29 15:43:12 ID : q1BdO4FdA4Y 0
병원, 피(혈액), 첫사랑
96 이름없음 2019/01/30 02:43:34 ID : 7fbxu8lBgrx 0
기다란 손가락이 둥글게 말리나 싶더니 다음 순간 꼿꼿하게 서면서 내 이마를 가격하고 지나갔다. 이런 것을 세간에서는 딱밤이라고들 부를 터였다. "아야." 화끈해진 이마를 만지작거리면서 고개를 치켜들었다. 손등을 허리에 얹은 누나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기가 차다는 표정이었다. "엄살쟁이 같으니. 내가 살다 살다 코피 좀 났다고 병원까지 쳐들어오는 애는 처음 본다."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법이죠." 말대꾸가 아니었다. 방실방실 웃으면서 대답했는데 설마 그래도 말대꾸로 들리지는 않았겠지. 좋단다, 한숨처럼 중얼거린 누나가 뒤를 돌아 뭔가 도구들이 잔뜩 담긴 카트를 뒤적거렸다. "코에 휴지 빼 봐." 시키는 대로 하자 콧속이 휑한 느낌이 들었다......싶더니만 다시 주륵,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누나가 혀를 끌끌 차면서 소독솜을 코에 넣어 줬다. "아 하고." "목은 안 아픈데요." "떽." 뭐라고 더 하는 대신 누나는 내 손을 끌어다가 뭔가를 쥐어줬다. 확인해보니 사탕이었다. 짙은 주황색 봉지, 오렌지맛. "이제 그거 다 먹으면 집에 가. 그때쯤이면 피도 멎어 있을 거야." "누나 가려구요?" "그럼 여기서 계속 너랑 놀고 있을까? 일해야지." 심드렁하게 말하고는 쓱 일어나 훌쩍 가 버리는 누나. 누나의 일해야 한다는 말 때문에 가지 말아달라고도 못하고, 멀거니 쳐다만 볼 수밖에 없는 나. 나는 가만히 고개를 떨궈 손에 쥐인 것들을 내려다봤다. 마르지 않은 피를 머금고 시뻘겋게 축축한 휴지 덩어리, 흔히 볼 수 있는 봉지 알사탕. 사탕은 먹는 대신 주머니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 누나, 난 오렌지맛 사탕은 싫어요. 어디로 갔는지 더 이상 누나는 보이지 않았다. 피묻은 휴지를 들고 주먹을 쥔 나머지 손에 피가 잔뜩 말라붙었다.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화장실을 찾았다. "뭐야, 안 갔어?" 손을 씻고 나오자마자 누나랑 눈이 마주쳤다. 안 보이길래 간 줄 알았네. 덧붙이는 누나를 보며, 새삼스럽게도 나는, 별안간 코끝에 감도는 병원 냄새를 맡았다. 그래 맞아. 여기는 병원이야. 사람이 있었다 없어졌다 하는 일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곳이야. 내가 여기 온 게, 누나한테는 동생 친구가 귀찮게 구는 상황일 뿐이겠지. 내가 가 버려도 그냥 그러려니...... "이제 가려구요." 서글퍼진 나머지 어물어물 대답했다. 그러자 아까 갔던 것처럼 성큼, 이번에는 누나가 내게 다가왔다. 몸을 낮춰 나와 눈을 맞췄다. "앞으로 이런 걸로는 병원 오지 말기야, 알았지?" "네." "그래야지. 열두 살씩이나 먹었으면, 엄살 부릴 나이는 지났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원 밖으로 나왔다. 병원에 있던 시간이래 봐야 불과 15분 남짓, 오후 두 시의 햇살은 아직 따사로웠다. 집에는 들어가기가 싫다. 내 발로 나왔지만 그래도 발길이 자꾸만 병원 앞을 맴돈다. 나는 누나가 좋다.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했다. 나보다 열세 살이나 많은 누나가, 내 머리가 허리에 닿을 정도로 키가 훌쩍 큰 누나가,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어른인 누나가 좋다. 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누나가, 그래도 너무너무 좋다. 하필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나라니. 하필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나라니. 하필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나, 라니. 이러면 첫사랑은 안 이루어진다는 통설에 한 가지 예시를 더해주게 될 수밖에 없잖아. 때아닌 아픔에 낑낑 앓는 나를 사이에 두고 병원은 굳건했으며 햇살은 여전히 따사롭기만 했다.
97 이름없음 2019/01/30 03:23:30 ID : 7fbxu8lBgrx 0
, 너레더 글 찰지게 잘 쓴다. 문체가 내 취향이야. 비, ufo, 돌담
98 이름없음 2019/01/30 17:45:57 ID : VasjdzWp9hg 0
비가 투둑투둑 기분 좋게내리던 날 처음 만난 너와에 인연은 운명이라 생각했다. 비,청춘,처마밑 우리 둘다 우산이 없었고 비를 피하려 뛰어든곳도 같았고 심지어 같은 아파트에 살았다. 친척 언니가 그랬다. 연애는 공통점이 있는사람끼리 만나야지 오래지속된다고 나는 금사빠처럼 그를 쫓아다녔다. 겨우 받아낸 고백이였고 누구도 부럽지 않은 사랑을 이어갔다. "돌담길 가서 산책이나할까?" 똑같은 비오는날 우산은 두 개인데 우리는 하나만 나눠쓰며 돌담길을 걸었다. 다른연인과 다름 없었지만 비오는 날에 추억 때문일까 묘하게 더 달달해보이는 우리 커플에 몇몇 솔로들은 우리에게 부러움이 눈길를 주었지만 우리는 아량곳하지 않고 걸으며 분위기 좋은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를 한 잔씩 시키고서는 그가 잠시 의자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갔다 오겠다고 하였다. 그의 주머니에서 유독 네모났게 튀어나온 물체에 기분 좋은 상상을 했다. 저게 반지면 얼마나 좋은까하며 방금 나온 차가운 아메리카노를 살짝 마시고서는 망상에서 나왔다. 자리로 돌아온 그는 어딘가 숨이 차 보였고 뒤에는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다. -그거 뭐야? 손에서 나온 꽃다발 내가 좋아하는 안개꽃 받고서는 고맙고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글썽글썽하였다. 네모난 박스를 나에게 주었고 네모난 박스를 열자 작은 ufo에 우리 둘에 이니셜이 적혀있었고 열쇠고리여서 살짝 실망을 보일까 내 눈치를 보는 그에 강아지같은 모습에 일부러 더 실망한척 했더니 그가 내 옆에 서더니 -너 반지나 그런거 싫어한다며, 마침 너가 외계인 좋아한다길래 일단 그거 받고 이건 서비스 촉 나의 첫키스는 그렇게 그 남자에게 뺏겼다. 기분좋은 달콤함 그가 바르던 내가준 립밤의 맛과 나의 립밤에 맛이 섞였고 달달함이 폭파되었다.
99 이름없음 2019/01/30 17:46:59 ID : VasjdzWp9hg 0
키스 안해봐서 느낌을 몰라 미안해...
100 이름없음 2019/01/30 18:15:19 ID : VasjdzWp9hg 0
삭제하고 싶은데 글 순서깨문에 삭제하는 법을 모르겠다 미안 이러면 순서 되는거지? 미안해ㅠㅠ
101 이름없음 2019/01/30 18:29:19 ID : xu8kmk9xQpP 0
강압, 축복, 도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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