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다르니까. 나는 너를 사랑하기는 해도 좋아하진 않아. 그래도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슬프면 나도 슬프고, 힘들면 나도 힘들어. 그렇지만 네가 죽는다면 따라 죽진 않을 거야. 마음 속에 잘 묻어 줘야하니까. 시간에 고여있을 너를 위해서라도 죽지는 않을 테니까 죽을 것 같이 힘들면 도망쳐도 괜찮아.

나는 달이 뜨고 지는 것, 태양빛에 가린 별은 반짝이지 않는다는 것, 계절마다 향기가 다른 것, 찬바람이 불 수록 단풍은 타오르는 것, 가끔 하늘에서 물이 쏟아지는 것. 그런 게 다 신기했어. 너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당연한 거니까 일일이 신기해하지 말라고 했잖아. 나는 그 당연함을 사랑했어.

내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지구는 언제나처럼 우주를 비행할테니까.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당연함이지. 그래도 가끔은 그 당연함이 너무 미워. 적어도 네가 사라진 지구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사라진 날엔 바람이 불지 않았으면 좋겠어. 해가 지지 않는 밤이 찾아오면 온계절의 꽃들이 피어나고, 처음 맡는 향기의 계절이 시작되었으면 좋겠어. 그렇게 되면 너를 몰랐던 사람들도 네가 사라진 밤을 기억할테니까. 온 세상이 너를 그리워하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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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전쟁을 기억해?

잠이 하염없이 쏟아지는 날이었어. 지난밤을 후회로 물들이다 결국엔 아무것도 못했거든. 잠에 드는 것도, 후회하기를 멈추는 것도. 후회의 끝에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지만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어. 사는 게 악몽이라면 잠에 드는 건 휴식일까. 도저히 답을 찾을 수가 없는 날이야.

그래도 삶에 있어 중요한 건 답을 내리는 게 아니라, 답을 찾아 헤맨 과정이라고 생각해. 그 과정이 무섭도록 처참하고, 겁에 질릴 만큼 슬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낸 건 아마 두고두고 기억될 거야. 망가지고 녹슬어 움직이지 못할 것 같아도 또 한 번 모험을 떠나려고 결심한 그 용기를 동경해.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아무나 발견할 수는 없는, 발견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가질 수는 없는, 내가 동경해 마지않는 것. 언젠가 그 용기를 잃는다 하더라도 기억해 줘. 그건 항상 네가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너를 찾아올 거라는걸.

오늘 달이 피어나면 언제나처럼 결심을 하겠지. 그리고 도망치지 않도록 나를 잡아두어야 해.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것도 분명히 용기라고 부를 수 있는 거겠지.

레스가 다 소설같아.. 너무 낭만적인데 또 아프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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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공기가 차다. 감기 조심해.

오늘은 일찍 자야겠어. 잘 자, 좋은 꿈 꿔.

┈┈＊┈┈┈┈＊┈┈┈┈＊┈┈┈ ⭐오늘 물결은 어떤 색인지, 하늘은 얼마나 푸른지, 바람은 차가운지. ⭐돌아오는 길에 헤매지 않기.

증명할 수 없다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야.

만약에 다음생이 있다면 어떤 게 되고 싶냐는 내 질문에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던 거 기억해? 나는 그 말이 슬펐어. 닿을 수 없고, 만질 수 없다고 해도. 사람이 아닌 작고 약한 존재로 태어난다고 해도. 그래도 나는 네 곁에서 다시 태어나, 너를 지켜봐 주고 싶었거든. 짧고 가치 없는 삶을 반복하더라도 네가 이루어내는 수많은 일들에 함께 웃어주고, 헤매고 헤매다 쓰러져 우는 날엔 같이 울어주고, 그러다 지쳐 잠든 날엔 작게나마 곁을 내어주고 싶어서.

그리고 네가 끝끝내 세상에서 숨고 싶어 도망치더라도 언제든지 모든 걸 내려놓고 같이 떠나줄 수 있을 테니까. 그렇지만 이런 내 마음을 말할 수는 없어서, 나는 그때 겨우살이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했었지. 그러자 너는 겨우살이는 기생하는 풀이라며 큰 꿈을 가지라고 했잖아.

내 꿈은 네가 언젠가 정말 행복한 삶을 살 때, 네가 정한 단 하나의 사람과 사랑을 시작할 때. 그걸 축복해 주는 거야. 그게 내 꿈이야. 어떻게 그보다 큰 꿈을 꾸라는 거야? 이미 나의 꿈은 너로 가득한데.

그거 알아? 겨우살이 아래서는 어떤 누구와도 입맞춤을 할 수 있대. 그런데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네가 언젠가 겨우살이 아래로 데려오는 사람은 분명 멋진 사람일 거야. 그럼 나는 그 겨울 내내, 그때 느낀 너의 감정에 뜨겁게 달아올라 봄이 오면 녹아버리겠지.

이런 것도 가치가 있는 삶이라고 한다면, 아니 설령 가치가 없다 하더라도. 나는 분명히 누구보다 따스하게 죽어갈 거야.

나는 사랑이라는 말을 꺼내기가 무서워. 입 밖에 내면 사라질까 두려워서. 그런데 만약에 내게 그걸 말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감히 네 이름을 불러보겠지. 이런 게 사랑일까. 나는 잘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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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엔 구름에 가려 달이 잘 보이지 않았어. 온밤에 잔뜩 낀 안개에 어딘가 울적해지더라. 여기가 어딘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지만 반드시 떠나야 할 것만 같은 기분. 상상이 가? 저 멀리 어딘가엔 우리가 타야 할 열차가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어.

우주 어딘가에는 구름으로만 이루어진 행성이 있어. 나는 가끔 잠들지 못하는 밤에 그 행성을 떠올려. 분명 발 디딜 곳도 없이 온통 먹먹한 공간일 거야. 그곳에서 바라본 하늘이 어떨지 생각해 보면 난 마음에 위안을 얻어. 분명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테니까.

꼭 눈으로 보아야만 그곳에 존재하는 게 아니야. 그러니까 그 행성에 사는 사람들은 별을 보지 못한다고 해서 슬퍼하지 않을 거야. 오히려 구름에 가린 별이 얼마나 반짝일지 상상하면서 매일 밤을 설렘으로 물들이지 않을까.

나도 그렇게 되고 싶어.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반드시 존재할 내 별들을 상상하며 마음껏 기대하고 설레고 싶어. 언젠가 이 불안함이 사라져 내 안에 볕이 들면, 나는 꼭 그럴 거야. 내 우주를 마음껏 상상하고, 설렘에 두근거리고, 그러다 환상에 젖어 잠이 들 거야.

너는 어때? 아직도 구름에 가린 별을, 태양빛에 잠시 숨은 별을 상상하지 못하니? 나는 언젠가 네가 눈을 감으면 까만 하늘에 은하수가 흐르고 유성우가 떨어지는 풍경이 펼쳐지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어.

이렇게나 아름다운 것들을 너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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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대로 식사를 했다.

네 덕분에 알게 된 게 있어.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의외로 잘 모른다는 것. 넌 항상 너 자신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했었지. 어디가 어떻게 못나고, 어떻게 삐뚤어졌는지에 대해서 투덜거렸잖아. 그런데 너는 예쁜 부분이 훨씬 더 많아. 나를 부를 때 목소리가, 나를 볼 때 눈동자가, 마주 잡은 손이, 살랑거리는 머릿결이. 너는 너에 대해 잘 몰라. 네가 이 지구에서, 어쩌면 우주에서 가장 예쁘다는걸.

말할 수 있을 때, 한 번쯤 더 말해줄 걸 그랬어.

졸음이 몰려와. 자고 싶지만, 잘 수가 없어. 꿈을 꿀까 봐. 네가 나오는 꿈을. 오늘은 부디 내 꿈에 나오지 말기를. 부디 오늘 밤엔 나를 찾아오지 말기를.

겨우 다잡은 마음을 네 멋대로 잔뜩 어지르고, 정리된 감정들을 마구잡이로 꺼내 가슴 졸이게 만들고. 넌 항상 제멋대로야. 오늘은 나를 찾아오지 말아 줘. 정말 오랜만에 너를 잊은, 아니 잊으려고 시도한 날이니까.

나는 너를 사랑했던 걸까. 아니면 사랑이라는 감정을 사랑했던 걸까. 여기저기 상처 입고 너덜너덜해진 몸뚱어리로 억지로 이어가려 했던 그 감정은 정말로 사랑이 맞았을까. 그걸 사랑이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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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형태가 있는 것들은 사라지고 말아.

곧 있으면 돌아올 순백의 계절이 기다려져. 나무들은 타오르고 남은 잿덩이처럼 앙상하게 변하고, 바람은 칼날을 품어 풀어헤친 옷 속으로 파고들지. 골목마다 보이는 굴뚝으로는 사람 사는 냄새가 피어오르고, 거리엔 온통 인류가 만들어낸 별들로 반짝이는 계절.

겨울이 소복소복 쌓이면 우리들의 집에 돌아가자.

불타오르는 산을 보면 여름의 잔재가 느껴져.

나비들이 피어오르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바람 소리에 마음이 선선해. 이 나비들은 겨울이 오면 어떻게 되는 걸까? 곧 있으면 몰려올 눈보라를 견딜 수 있을까? 꽃봉오리가 터지기 전까지 제 몸을 지킬 수는 있을까? 나비는 겨울을 알고 있을까?

알고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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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스러진 여름빛을 끌어안고 운다고 해도, 지구는 여름을 돌려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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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인생은 여행이라고 했다. 끊임없이 종착점을 향해 모험해야 하는. 그렇다면 종착점이란 죽음인 걸까? 어디까지 달려야 완주인 걸까. 꼭 끝까지 달려야 한다면, 인생은 왜 이리 가파를까. 죽음은 삶의 한 부분이길 바랐는데.

26(화) 상담 빠지지 말고 가기 수면제 많이 먹지 말기 가능하면 밥 먹기

난 너의 단점이 미운 거지 네가 싫은 게 아닌데. 나는 네 단점까지도 사랑해. 그게 너인 거잖아. 단점을 고치려고 하지 말아 줘. 그게 날 아프게 해도 감안할 테니까. 이미 그렇게 해왔으니까. 넌 너로 있어주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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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이 개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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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짧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어. 분명히 지구 위의 하늘은 거기서 거기일 텐데 전혀 다르게 보이더라. 잠시나마 또 다른 하늘을 바라보고 새로운 향의 바람을 맞이하고. 아직도 꿈결같은 일들이 세상엔 있는 거구나.

혹여나 여름의 잔재라도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벌써 나를 놓고 지구는 가을로 도망쳤어. 길에는 알록달록 태양을 오려 만든 낙엽들로 가득하고, 나무는 겨우 조금 남은 불씨로 제 몸을 태워가. 나는 아직도 그리울 게 남았구나. 어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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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이별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런 이별은 형태에 관계없이 우리를 동요하게 만든다. 떨어진 돌이 크든 작든 호수에는 물결이 일듯. 우리는 준비를 하려 하지만, 그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고. 대부분의 일들은 우리가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들이닥친다. 그렇게 생각하면 절대로 쉬운 이별이란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이별을 하고 다시 사람을 만난다. 그러니까 준비되지 않은 이별에 담담해지는 연습을 해야한다. 이별을 맞이할 준비가 아니라, 새로운 인연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글이 너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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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내리는 계절

오늘은 가을이 녹아내리더라. 하루는 너무 긴데, 일주일은 금세 끝나버리고. 하루하루 뭘 하고 있는지, 뭘 해야 할지 막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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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움직이기 싫은날. 내일은 그림을 그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