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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1/12/19 03:41:46 ID : anCkrcJQqZc
촉법 소년 시절 이맘때 쯤이었다. 우리는 눈싸움을 즐겼고 대략 서른 명이서 눈싸움 대난투를 벌였으며 누구 하나 죽기 전까지 멈추지 않았다. 눈싸움도 결국 싸움이거늘, 싸움은 곧 폭력, 폭력은 광란을 부른다는 것을 그 시절의 우린 모르고 있었다. (조금 각색이 있을 수도 있음)
이름없음 2021/12/19 03:45:00 ID : anCkrcJQqZc
눈싸움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1 대 1 서로의 순수한 '눈싸움력'으로 쇼부를 보는, 그야말로 전사의 혈투. 다 대 1 보스 레이드라는 그 시절의 낭만. 다 대 다 팀전 전쟁을 경험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 이 모든 전장을 오갔던 쥄민이 스레주조차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무려 서른 명이 펼치는 대난투의 현장은.
이름없음 2021/12/19 03:48:36 ID : anCkrcJQqZc
전투는 게릴라의 형태였다. 우리 학교는 산 바로 아래 있었는데, 깡촌이라 눈이 한 번 쌓이면 발등까지 쌓였다. 경사진 산기슭, 소복히 내린 눈. 이 두 가지는 미끄러운 바닥을 만들었으며 이는 휼륭한 전장이 되었다. 바로 밑이 학교였기에 실수로 뼈 좀 부러져도 보건실 가서 붙이면 만사 걱정될 게 없었다. 옆반 우리반 끌어모아 만든 서른 명의 공수부대는 그렇게 산으로 들어간다.
이름없음 2021/12/19 03:51:19 ID : anCkrcJQqZc
이동 허용 범위는 산 입구부터 학교까지. 시작은 개인전이었다. 아이들은 배틀 그라운드를 즐기듯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저마다의 스노우 웨폰을 제조하기 바빴다. 이때 나의 위치는 산으로 가는 경사로였으므로, 지리적으로 좋지 않았다. 때문에 학교로 숨어들어가자, 벌써부터 소규모 대전이 발발했다.
이름없음 2021/12/19 03:53:48 ID : 5gnPhhy7xO7
아니 먼 소리야 뼈를 보건실에서 어떻게 붙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겠다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1/12/19 03:55:02 ID : anCkrcJQqZc
경비병 아저씨가 한쪽 구석에 쌓아두었던 눈 더미. 거기로 한 학생을 던져서 파묻고 끊임없이 눈을 뿌린다. 잔혹한 인간 빙수 제조 과정이었다. 파묻힌 아이는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뚱뚱한 남학생이 몸빵으로 밀어붙여 그대로 눈 속을 파고 들었다. 이어지는 공포의 기술 '샌드위치'. 여러 명이 그 위로 올라타 먹음직스러운 빙수를 만들었다. 그렇다. 옆반 애들은 눈싸움 좆고수들이었다.
이름없음 2021/12/19 03:57:32 ID : anCkrcJQqZc
실시간 좆됐음을 느끼고 고인물들을 피해 부리나케 발을 놀렸다. 쥄민이 시절의 나는 고칼슘 함량 멸치였기 때문에 피지컬 면으로도, 눈싸움력으로도 그들의 상대가 되질 못했다. 그렇다면 어찌 해야 하는가. 약육강식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아니다. 인류 역사가 그걸 증명하고 있었다. 약자가 전장에서 살아남는 법을. 무기. 존나게 큰 무기가 필요했다.
이름없음 2021/12/19 03:59:35 ID : anCkrcJQqZc
눈싸움의 승기를 결정짓는 요소. '눈의 양'. 물량은 절대적이다. 한 줌의 눈덩이는 양손의 눈덩이를 이길 수 없으니. 그래서 나는 경비 아저씨의 재설삽을 들었다.
이름없음 2021/12/19 04:04:05 ID : anCkrcJQqZc
삽에 담을 수 있는 눈의 양은 압도적이었다. 한 번 삽을 휘두를 때마다 절대 영도의 눈폭풍이 불어닥치고 이는 마치 설인의 권능과도 같았다. 눈의 파도. 뭉칠 필요도 없다. 그저 삽을 바닥에서 위로 치켜올리는 한 방으로 다른 학생들은 추풍낙엽처럼 날아갔다. 그렇게 옆반 아이들을 격퇴하자 핍박받던 우리 반 학생들은 내 손에 들린 삽을 보고 경외감에 차 경배를 표했다. 경비 아저씨의 삽은 비대칭 전력이었고, 이를 중심으로 소수의 우리 반 학생들이 모여 들어 1차 동맹을 결정했다.
이름없음 2021/12/19 04:09:17 ID : anCkrcJQqZc
동맹이라고 해봤자 고작 세 명의 잼민이들이었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큰 전력이었다. 나는 그 셋을 통해 이 학교를 지배하고자 하였다. 일단 꼴받는 옆반 놈들을 몰아내는 것을 일 순위로. 삽을 들고 용맹하게 외쳤다. "살아 숨쉬는 것은 모조리 찢고 죽여라. 이 땅의 눈을 붉게 물들여라." 세 명의 충직한 신하와 함께, 눈덩이를 장착하고 옆반 놈들을 찾아 어슬렁거렸다.
이름없음 2021/12/19 04:13:47 ID : anCkrcJQqZc
대개는 강당 앞 주차장에 몰려있었다. 멍청하게 서있던 소수의 옆반 놈들은 우리의 스노우 기동 타격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눈덩이를 던지며 재빠르게 접근해, 그대로 유린한다. 사지를 붙잡고 옷 속으로 눈덩이를 집어넣어 고통스러워하는 적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악마처럼 낄낄거렸다. 뒤늦게 옆반 녀석들이 지원을 왔지만 재설삽 앞에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반격을 맞았다. 우린 강당을 점령하고 그곳을 제 1 거점으로 삼았다.
이름없음 2021/12/19 05:50:51 ID : yFdBe1xCmHx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21/12/19 10:15:09 ID : eIGpXy1xA7B
아 ㅈㄴ 웃기네 ㅋㅋㅋㅋㅋㅋ더풀어줘
이름없음 2021/12/19 10:26:21 ID : xAZeE8o2Go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21/12/19 16:58:44 ID : hfe6nWi66qn
아 이게 뭐야 ㅣ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21/12/19 23:47:36 ID : k3vfTRyK5bx
ㅂㄱㅇㅇㅂㄱㅇㅇㅂㄱㅇㅇㅂㄱㅇㅇㅂㄱㅇㅇㅂㄱㅇㅇ 더.. 필요해
이름없음 2021/12/20 12:31:19 ID : dvfQnBf9a1b
아 진짴ㅋㅋㅋㅋㅋㅋ그 시절 비버판 보는 것 같넼ㅋㅋㅋ레주 넌 레전드로 가잨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21/12/20 19:17:34 ID : 4FfSHyE09xQ
아니 이 무슨 ㅋㅋㅋㅋㅋ 더 써줘 부탁이야
이름없음 2022/01/07 21:51:47 ID : 4K7vDxUZgZc
뭐야 왜 끊겨? 장난해?
이름없음 2022/01/14 21:51:46 ID : smK6qo6p9jx
필력 미쳤다 어디갔어 스레주........ 개재밌어 더 써줘 어디갔어 제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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